시리아의 국가 수장인 ’바샤르 알 아사드’ 전 대통령
시리아의 국가 수장인 ’바샤르 알 아사드’ 전 대통령

[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수십 년의 부족 간의 끔찍한 내전 이후, 피폐해진 시리아의 국가 수장인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마침내 쫓겨났다.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C, 레반트 해방 기구)가 이끄는 이슬람주의자들의 무력공세가 있은 지 몇일 만에 국외로 도망간 것이다. 이제 자유로 해방된 시리아인들은 앞으로 감당해야 할 어렵고 복잡한 정치적, 종교적, 부족 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이슬람 민족주의자들의 전격적인 공세에 휩쓸려 수치와 불명예 속에서 도망 친 ’바샤르 알 아사드’는 1970년 쿠데타로 집권한 그의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에 이어 54년간, 반세기 이상 지속적으로 제국주의, 고문, 그리고 최소한의 반대 목소리도 허용하지 않았던 피비린내나는 억압과 강권정치의 대명사였다.  

이 살인정권의 급격한 붕괴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게다가 ’바샤르 알 아사드’가 시리아인들의 이익과 전혀 관련이 없는 자신의 정권과 개인 이익을 위해 외국의 도움과 지지를 받길 원했고 매우 좌파적이고 극우적인 극단의 정치성향을 지닌 양단의 정치집단들이 알 아사드 정권을 두둔한 것은 서로 간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불의도 마다하지 않은 것이라 더욱 개탄스럽다.  

민주주의를 가장한 정치적 독재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자유와 경제의 회복력을 보장하는 모든 것을 박탈당한 시리아 사회는 반감과 불만이 누적됨으로써 국가자원을 한 종족이 빼앗는 공포에 떠밀려 필연적으로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시리아는 40년간의 ‘아사드주의(主義)’를 바탕으로 한 통치의 결과로 경제적으로 낙후하여 가난해졌고, 15년간의 내전으로 황폐화되었으며, 국민은 아사드 지지자나 그 반대자 양쪽으로부터 주권을 빼앗긴 채 피투성이가 된 나라가 됐다.  

어떤 사회 든 주권을 빼앗긴 국민의 시련은 기억상실과 망각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없기 때문에 국가 지도자의 책임감의 가치를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한 책임을 묻는 일이 급선무가 될 것이다. 따라서 ’바샤르 알 아사드’가 국외에서 영원한 은신처를 찾든 간에 시리아 사회는 ‘정의’가 바탕이 된 정치적, 형사적 책임을 끝까지 그에게 물어야 한다.  

한편, 시리아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무장 파벌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의 ‘지하디스트’ 과거의 행적과 그의 이슬람주의적 성격을 바라보는 시리아 국민과 국제사회는 ‘바샤르 알 아사드’의 몰락과 그 이후를 향해 당연히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말해, 이슬람 무장 파벌이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킨 후, 알 아사드를 반대하고 저항했던 야당지도자와 일반 저항시민들이 감금되어 있던 지하감옥들을 개방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시리아 밖에서의 그들의 행적은 정기적으로 죽음과 공포를 뿌린 이슬람 테러로 이어져 온 매우 부정적인 것이다.  

게다가 반란군들은 명확한 노선이나 합당한 지도자 없이 어수선하고 복잡한 정치권력투쟁 상황 속에 갇혀 있다. 그들은 특히 반세기 동안 소외된 시리아 민중들에게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지만 동시에 이 시점에서 누구도 반란군들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경직된 분위기도 조성하고 있다.  

따라서 스스로 해방된 시리아인들이 앞으로 겪어야 할 어렵고 복잡한 막중한 과제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길 바랄 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핍박 받는 시리아인들에게 관심을 보였던 그들의 가까운 이웃 국가들도 일정한 제한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방국가들 역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때의 제재가 아직 풀리지는 않았지만 시리아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튼 서방국가들과 국제사회는 지금 유럽 각지에 망명 중인 수십만 시리아인들의 자발적인 귀환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재건의 성공을 위해 많은 원조와 관심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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