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한장선 편집위원] 다사다난한 2024년(갑진년)이 지나고 2025년(을사년)이 온다. 올해가 좋은 기운 가득한 '청룡의 해'인 만큼 희망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간신히 버텼던 자영업자들은, 지난 1997년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아우성이고 곳곳마다 폐업하는 가게들이나 회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웬만한 핫플레이스에도 공실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대다수 서민은 늘어난 가계빚과 고금리·고물가에 허리가 휘다 못해 부러지기 직전이다. 어렵게 모은 돈이나 은행 대출금으로 전셋집을 마련했으나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고통은 명쾌한 해결책 없이 사실상 방치당하고 있다.
올 들어 수출과 내수 부진을 알리는 통계 발표가 많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자꾸만 낮아지고 있다. 한국 경제는 내년에 1%대 저성장이 예고되는 가운데, 국민의 삶은 백척간두에 이르렀다. 벌써 몇 년째 각자도생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는가 싶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 한해는 세계사에 한 획을 그었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3년째로 접어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은 중동 전체로 확산된 양상이다. 이에 레바논과 시리아는 졸지에 '중동의 화약고'로 전락해버린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백악관 귀환이 확정됐고, 내년 1월 20일부터 시작될 제2기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우선'을 구호로 대한민국에 엄청난 청구서를 들이밀 것이 벌써부터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은 비상계엄과 탄핵 등의 여파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환율이 치솟아오르며 성장동력이 꺼져갈 위기에 처해있다.
을사년은 우리 민족에 있어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국론 분열로 무너질 데로 무너졌던 상황에서, 1905년 일제에 의해 을사늑약이 맺어졌고 결국 국권이 박탈됐던 아픔을 갖고 있다.
여야는 이러한 역사를 되풀이하면 안 될 것이다. 정치적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는 것이 우선이다.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 실질적인 개혁과 국제 정세에 발맞춘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경제적으로는 기술 격차를 급속도로 좁혀오는 국가들에 맞서 반도체와 전기차 같은 첨단 기술 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한미일-북중러 구도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중립적이고 균형 잡힌 외교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미일의 한 축인 일본도 러시아나 중국과 화해하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마당에, 북중러를 너무 적대시해서 최근 급부상하는 자원부국 브릭스 국가들과 소원해질 필요는 없다.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강대국 간 갈등을 지혜롭게 조율하는 위치에서 위기즉변(危機卽變)의 자세로 변화를 수용하고 이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더불어 내년에는 더 기분 좋은 소식들이 생기길 바란다. 2024년에 불안과 분노를 유발한 뉴스들은 모두 없어지고, 훈훈한 소식들이 많이 생겨서 기분 좋은 소식들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
2025년 을사년을 상징하는 '푸른 뱀(靑蛇)'은 새로운 시작과 지혜로운 변혁, 성장과 발전을 의미한다고 한다.
국가위신 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성장하고 발전된 세상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를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간곡한 바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