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크릿은 없다. 최고의 실력을 갖춰라!
대가 없이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에게 베스트셀러로 널리 알려진 책, <시크릿>의 메시지가 담고 있는 오류를 지적하기 위해 용기 내어 쓴 책.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꿈꾸는 다락방>을 통해 인정받은 이 책의 저자 이지성은 베스트셀러를 읽을 때 균형잡힌 시각과 안목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끌어당김의 법칙보다 더 강력한 것은 대가 지불의 법칙이라고 말하는 이 책은 사소한 일에서부터 큰 바람까지 모든 것을 오로지 생각만으로 얻으려고 하지말라고 설명하며, 책을 대하는 균형잡힌 시각을 비롯하여 안목이 중요한 이유를 제시한다.

최근 구글은 자신들이 검색할 수 있는 URL의 수가 1조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관리하여 검색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구글의 독자적인 기술은 컴퓨팅의 미래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구글의 분산 처리 시스템, 데이터 시스템, 대용량 데이터 처리 등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구글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보다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구글의 기업 운영 방식과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와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구글의 전반적인 모습을 국내에 소개하고, 관련 그림과 도표 등을 통해 시스템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로마제국 최후의 100년 : 문명은 왜 야만에 압도당하였는가> / 피터 히더 저 / 이순호 옮김 / 뿌리와이파리 펴냄

서기 3세기 로마제국의 국경지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카이사르가 활동한 기원전 1세기 중반과 비교할 때 4세기의 로마제국은 어떻게 변질되었는지, 훈족 세력은 어떤 방식으로 세력을 키워 게르만 부족을 로마제국 국경으로 쇄도하게 만들고 나아가 서로마를 멸망에 이르게 했는지 등을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제국 말기의 숨막히는 격변 속에 로마제국이라는 거함이 만족들의 물결에 밀려 서서히 침몰해가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서사시를 읽는 듯한 비장함마저 느끼게 해준다. 또 방대한 기록사료와 고고학 사료들이 그같은 극적 효과와 줄거리의 생생한 현장감을 살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로마의 몰락과 그에 따른 서방제국의 패망은 유럽사에서 일대 격변으로 흔히 고대가 막을 내리고 중세가 시작되는 사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르네상스, 종교개혁,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서로마제국 멸망으로 세계는 영원히 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은 로마제국 최후의 100년을 주시하며, 로마는 왜 멸망했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새로운 해답을 내어 놓고 있지만, 단지 역사 속 한 나라의 멸망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시대에서 또 다른 하나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 대한 고찰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넌 아름다운 친구야> / 원유슨 글 / 김상섭 그림 / 푸른책들 펴냄

<넌 아름다운 친구야>는 한센병을 앓은 적이 있는 부모를 둔 '미감아' 문제를 다룬 장편동화이다. 이 책에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인식으로 인해 고통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한센병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들과 미감아들의 아픔이 담겨 있다. 작가는 주인공인 미우를 통해 보통의 사람들과 좀 다르다는 이유로 냉대와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을 사랑으로 따뜻하게 감싸 주고 있다. 이 책을 지은 동화작가 원유순은 초등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미감아의 담임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아이는 소위 '문둥이 마을'이라 불리는 농장에 살고 있었는데 작가는 그 때 한센병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그 아이에게 가까이 가기를 꺼렸으며, 병이 옮을까 봐 손 한 번 따뜻하게 잡아 주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한센병에 대해 자세히 알고 난 다음 그 아이에게 무거운 죄책감을 느끼며 이 책 <넌 아름다운 친구야>를 썼다고 한다.
<대중지성의 시대> / 천정환 저 / 푸른역사 펴냄

오늘날 무지렁이나 비이성적 존재는 더 이상 대중과 어울리는 말이 아니다. 황우석 사태를 역전시킨 <브릭>의 과학도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온 인터넷 동호회 네티즌들은 앎을 공유한 대중의 참모습이다. 동시에 이들은 새로운 근대를 찾아 만민공동회에 모여든 일제 강점기 민중들, 일제의 압제에 항거하여 만세를 외친 3·1운동의 시민들, 봉건적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서회와 야학을 다니며 앎을 습득하려 했던 노동자와 학생들의 새로운 얼굴이기도 하다. 저자는 역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온 앎이 곧 대중의 앎이었으므로 현 시기 앎의 의미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한다. '지식경제시대'라는 말이 들려주는 것처럼 '지식'을 돈, 권력으로 파악할 것이 아니라, 소통과 연대로 모두가 공유함으로써 더욱 넓고 깊어지는 역사의 에너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은 지식인들의 독점물이 아닌, 일제 강점기 민중들의 앎, 그리고 그것을 향한 열정, 그 열정이 바꾸어 낸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대중지성'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을 기소하다> / 빈센트 볼리오시 저 / 최지향, 홍민경 옮김 / 웅진닷컴 펴냄

<대통령을 기소하다>는 한국 저자의 필체를 담은 책이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 저자의 필체가 유려하게 담겨 있는 똑같은 제목의 책이 발간되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바로 국방부는 제2의 불온도서를 급히 선정하여 1번에 이 책을 올려놓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한국 저자의 유려한 필체가 담긴 책이 아니라고 해서 불온도서에 선정되는 마케팅 폭발적 영광을 얻을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렇지도 않다. 불온도서 선정 기준에는 분명 반미라는 두 글자로 뾰로퉁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만큼 놀랄 노자의 제목을 갖고서 국내 독서 애호가들에게 소개된 책이 바로 이 책 <대통령을 기소하다>이다.
이 책은 제목부터가 놀랍다. 대통령을 기소하다니, 과연 무슨 정신으로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1970년대나 80년대로 회귀하고 있는 회귀본능의 또 다른 역사를 창조해내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제목이다. 하지만 이 책은 땡기게 한다. 내용이야 어찌 되었건 제목을 통해서나마 통쾌하고도 발칙한 상상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내용은 누구를 향하는 것일까. 바로 8년이라는 통치기간 동안 저지른 온갖 만행과 의도적인 살인행위를 저질러온 조지 W. 부시를 향한 화살이 이 책에 담겨 있다. 106건의 재판에서 105건을 승소, 이중 21건의 살인사건에서조차 한 번도 패소하지 않은 최고의 검사 빈센트 불리오시가 미국 최고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조지 W. 부시와 맞짱뜨는 내용이라 하겠다. 이 책의 집필을 위한 준비해온 엄청난 양의 보고서, 언론 기사, 인터뷰 등은 보는 내내 간담을 서늘하게 했으며, 그 사실이 정말로 객관적인 진실이라면 이놈의 부시 XX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는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완벽한 법률적 논리 전개로 통쾌한 문학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이 책은 그 발간 자체로도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고 하겠다. 물론 이 번역 제목도 좋지만 사실 원제인 <조지 W. 부시를 향한 살인기소>라는 제목 역시 그 맥락을 이해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 국내 정세라면 사실 인물을 바꾸어 넣고 싶은 욕망 아닌 욕망까지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