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진태유 논설위원] 4월2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최근 역사상 전례 없는 무역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은 미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최대한 줄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발 무역전쟁은 국제 통상질서에 완전히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냈고, 오랫동안 불가능해 보였던 미-중 경제의 분리를 가능하게 할 조짐도 보인다.
중국 입장에선, 최고 경영자부터 소규모 공장장에 이르기까지 미국시장의 장벽으로 노출될 위험을 가늠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중국기업에 부과된 새로운 관세가 발효되기 시작한 이후, 중국의 수출업자들은 모두 미국 소비자들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순방은 중국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들과의 사업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연합이나 주요 신흥국들도 관련이 있다. 브라질은 이미 중국의 주요 농산물 공급국으로 미국을 추월했다. 이는 브라질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해당된다. 미국에 의해 세워진 관세장벽은 각 대상 국가들이 다른 곳을 향할 수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는 역설적으로 세계의 주요 국가들이 미국을 우회하는 정책을 촉진하는 데 기여한 셈이다. 이러한 대규모 재편은 단지 경제적 무역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미국의 국제기구 탈퇴, 현재 진행 중인 국제질서와 역사적 동맹국들에 대한 무시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같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될 때만의 조건부 약속 등과 같이 외교적, 정치적 관점에서도 이러한 미국 회피 우회정책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의 일부가 됐다.
중국은 미국 소프트파워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 대신 미국이 수십 년 동안 세계 문제의 중심적 역할을 포기하려는 분위기에서 그 틈새를 중국이 그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이후 가자 지구의 유혈 파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스라엘을 향한 맹목적인 지지를 비난한 것은 중국의 태도가 세계문제에 대한 도덕적 회복을 보여준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만든 세계적 위기의 일면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새로운 주장이 현실화된다면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내수를 흡수할 수 없는 과잉 생산을 목표로 하는 중국의 무역정책은 다른 많은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일본 특히 유럽의 일자리를 계속해서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권에 관한 중국의 후진성은 유럽을 포함한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장애물로 남아 있다. 중국과의 타협은 미국이 촉발한 혼란을 억제하기 위해 의심할 여지없이 필요할 것이지만, 중국이 여전히 세계에 중심국가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