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정재우 기자]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국회에서 후보 단일화를 위한 두 번째 회동을 가졌으나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고 1시간 만에 헤어졌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4시 30분 국회 사랑재 야외 테이블에서 공개 회담을 갖고 단일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는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회동을 마무리했다.

한덕수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김 후보가 지난 4월 19일부터 5월 6일까지 22번이나 ‘한덕수와 단일화하겠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대로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우리 둘 다 속된 말로 ‘바로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며 “단 한 번도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 없다”고 답했다. 다만 김 후보는 “한 후보가 5월 11일까지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해 놀랐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단일화 시점을 둘러싼 논의에서 “우리가 이기려면 ‘방향은 옳지만 시작은 일주일 뒤에 하자’는 식의 접근은 의미 없다”며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까지 결론을 내자”고 압박했다. 이어 “모든 방법은 당에서 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는 한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문제 삼았다. 그는 “출마를 결심했다면 당연히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왜 밖에 계시느냐”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또 “경선을 거쳐 정당한 절차로 선출된 후보에게 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후보 등록을 마치고 책임을 지고 있는 입장에서 함부로 약속을 깰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한 후보는 “청구서를 내미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과 당원의 희망을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결국 회동은 결론 없이 종료됐다. 한 후보는 “양측 입장이 분명히 갈리는 만큼 회담은 이것으로 마무리하자”고 제안했고, 김 후보도 “좋다”고 응답했다.

한 후보는 마지막으로 “단일화 전 과정을 당에 일임하고 어떤 방식이든 따르겠다”며 “단일화가 성사되면 즉시 입당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 후보는 “정당 정치와 선거에는 나름의 규정과 관례가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