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피플=김시동 기자] 이른바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서울시가 친환경 포집 시범사업에 나섰다. 러브버그는 여름철 불청객으로 인식되지만, 생태계에서는 익충으로 분류돼 서울시는 살충제 대신 생태계 균형을 고려한 대응 방안을 선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2022년 여름 본격적으로 국내에 등장했다. 주로 중국 동남부와 일본 오키나와에 서식하던 러브버그는 은평구 등 서울 서북부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현재는 서울 전역은 물론 인접한 경기 북부 지역에서도 출몰하고 있다.
러브버그로 인한 시민 불편도 급증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접수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9,296건으로, 2023년(4,418건)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러브버그는 생태계에 유익한 역할을 하는 곤충이다. 서울시는 “러브버그 성충은 꿀벌처럼 꽃의 수분을 돕는 화분 매개자이며, 유충은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브버그를 박멸하기 위해 유충 서식지인 산과 숲에 무분별하게 살충제를 살포할 경우, 다양한 곤충이 함께 피해를 입어 오히려 생태계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달 27일부터 러브버그 친환경 포집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시범사업은 러브버그 출몰이 잦은 지역에 LED 전구 빛을 활용한 친환경 광원 포집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러브버그가 꽃향기에 반응하는 습성을 이용해 향으로 포집하는 실험도 함께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시민 불편을 줄이는 동시에 생태계 균형을 해치지 않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며 “러브버그의 수명은 약 1주일로, 7월 중순이면 활동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러브버그로 인한 불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서울과 인접한 군부대 장병들의 경우, 근무 여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추가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부는 러브버그 대응 요령도 함께 제시했다. 환경부는 “러브버그는 불빛에 잘 유인되므로 밤에는 조명 밝기를 최소화하고, 불빛 주변에 끈끈이 패드 등을 설치하면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 이어 “실내 유입을 막기 위해 출입문 틈새와 방충망을 점검하고, 실내에 들어온 러브버그는 살충제 대신 휴지나 빗자루 같은 물리적 방법으로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러브버그는 밝은색에 잘 유인되는 특성이 있어 “어두운색 옷을 착용하면 몸에 달라붙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환경부는 “러브버그 사체가 차량에 오래 부착될 경우 차량 부식이 발생할 수 있으니, 신속히 세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