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국내 물 산업‘新 성장 동력’으로 선포
“물은 거저 쓰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물이 석유, 기름과 같은 가치를 가진 시대가 이미 눈앞에 닥쳐오고 있다. 당장 2015년이 되면 우리는 물 배급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이에 긴급하게 수자원 확보, 수질 확보 문제에 대한 기본대책을 세우고자 한다.”
국내 물 처리산업의 성장잠재력 충분할 것으로 평가

한편, 정부는 국내 물 처리산업의 성장잠재력이 충분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상하수도 플랜트, 댐 건설 등의 국내기술 수준은 단기간에 선진국 수준에 도달 가능하며, 해수 담수화 분야는 이미 세계 1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아제르바이잔에서 2조원 규모의 상하수도 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며, 대우건설이 라오스 후웨이호 댐을, 대림산업이 이란 카룬 댐을 각각 건설했다. 이에 따라 물 처리산업의 발전은 물 관련 플랜트, 화학·소재산업 등 관련 산업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플랜트 산업은 예산의 70% 이상이 외주 구매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국내 연관 기업의 기술 및 역량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플랜트사업의 수주 시 약 7만 명(2018년)의 직간접 고용효과의 창출이 예상되며, 해양심층수 시장의 성숙기 시장규모(2018년)는 1조9000억 원 및 취업유발효과 3만2000명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IT·BT·NT 등 연관기술의 발달에 따른 하이테크 산업화 진행으로 새로운 고부가가치 창출도 가능하다.
물 전문기업 육성 토대로 세계 물 시장 주도하는 선진국

상하수도 묶은 수자원 시설·운영·관리 종합서비스 기반 구축해야

정부는 장기적으로 물 산업을 민간에 개방할 계획이다. 하수처리 부문은 2000년 개방, 현재 시설의 60% 정도를 민간이 위탁 운영 중이다. 민간 위탁 운영 결과 지자체가 직접 운영할 때보다 운영비와 인원을 20%가량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코오롱, 삼성엔지니어링, 태영, 대우건설, 한화건설 등이 물 산업에 뛰어든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코오롱의 물 산업 매출은 연 2000억~3000억 원에 이른다. 그룹 차원에서 물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국내외에서 다양한 분야의 물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이다. 해외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하수처리 전담 계열사를 세워 지자체 하수처리장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해수담수화 설비사업 경쟁력 부분에서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수자원공사는 상수도뿐만 아니라 종합 물 산업 기업을 추구하고 있다. 댐 주변 하수도 사업을 위탁 처리하고 있으며, 캄보디아·태국 등 해외에도 진출했다. 상수도는 수자원공사와 지자체가 나누어 맡는 형태다. 수공 상수도사업은 세계 수준의 서비스와 기술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자체 상수도 사업은 서울·부산 정도를 빼고는 스스로 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규모가 작고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신규 시설투자에 한계가 따른다. 권형준 수자원정책연구소장은“세계적인 물 산업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며, “상하수도 묶은 수자원 시설·운영·관리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나 취할 수 있는 물, 이제 희소가치 있는 경제재로 탈바꿈

금융시장도 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물 관련 기업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물 펀드(Water Fund)의 2004~2006년 평균수익률은 41%였다. 이러한 시장 환경 아래, 골드만삭스는 2006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계한 투자 기준을 만들었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기업지배구조(Governance)로 구성된 ESG 투자 기준은 기업의 성장이 사회적 목표와 일치되어야 가능하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는 주요 관심 산업 군 중 하나로 물 산업을 명기했다. 이처럼 근래에 들어 물에 대한 기업·정부·금융기관 등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매우 뜨겁다. 물을 둘러싼 환경변화가 물 산업의 구조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먹는 물 관리법 제정 이후 급팽창하고 있는 국내생수시장
한편, 식음료 업계에선 먹는 물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95년‘먹는 물 관리법’의 제정과 함께 정부가 물 시판을 허용한 뒤 국내생수시장은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국내 생수생산업체는 총 70개에 달하며, 외국 생수브랜드까지 더하면 무려 1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 대기업들이 프리미엄급 생수와 해양심층수를 내세워 물 시장에 뛰어들고 외국산 수입생수가 밀려들면서 뜨거운‘물 전쟁’이 벌어졌다. 수입생수시장은 지난 2001년 물 수입액이 100만 달러를 넘긴 뒤 급팽창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국내에 수입된 물은 모두 4천 3백 톤으로 367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입생수의 인기는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트렌드에서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탄산음료, 착향 음료 대신 칼로리가 낮고 미네랄이 함유된 수입 고급생수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서울 강남 일대에는 커피나 차 대신 다양한 수입생수를 파는‘물 카페’가 등장할 정도다. 물을 직접 골라주는 물 소믈리에까지 생겼다.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 내 이탈리안 레스토랑‘투스카니’가 대표적 사례. 이곳에서는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전 세계 광천수, 탄산수, 빙하수 등 12가지 생수를 맛볼 수 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11월~12월 만 15세 이상 서울시민 2022명을 대상으로‘수돗물 음용 실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0.9%인 1029명이 끓인 물을 포함한 수돗물을 항상 또는 자주 마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2004년 표본 조사를 시작한 이후 수돗물을 마시는 비율이 5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리수 인지도’는 68.8%로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은 아리수를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수도사업본부의 이정관 본부장은“아리수는 안전성면에서 세계적 품질 전문분석기관인 미국의 UL과 NSF로부터 인정을 받았으며,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수준인 145개 수질검사항목을 통과함은 물론, 취수에서 정수까지 24시간 실시한 수질감시시스템으로 감시되고 있어 세계적 품질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면, 수돗물은 마시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들은‘막연한 불안감’, ‘물탱크나 낡은 수도관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냄새가 나는 등 물맛이 없어서’를 이유로 들었다. 서울시는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후 상수도관 교체비용(가구당 최대 150만 원)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내년까지 서울시내 전체 260만 가구의 수질검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금번 개선된 설문문항을 환경부에 건의, 우리나라 수돗물 음용실태 조사방식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조사결과 국내외 음용실태와 비교분석하여 향수 수돗물 정책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해나갈 계획이다.
오는 3월 22일은‘세계 물의 날’이다. UN은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UNCED(국제연합 환경개발회의)의 권고를 받아들여, 1992년 11월에 열린 제 47차 국제연합총회에서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선포하였다. 세계 물의 날은 수자원 보존과 먹는 물 공급의 중요성을 알리며, 정부?국제기구?비정부기구?민간부분의 참여와 협력을 증진시키고 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지구 자원 중 하나인 물. 그러나 그와 동시에 우리 인류에게 주어진 마지막 자원의 보고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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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워터카페, 유진환 대표 >
Q. 수입생수시장의 붐은 언제부터 시작됐다고 보나

Q. 수입생수시장의 현황, 국내생수시장과의 균형은 어떤지
- 현재 수입생수업체가 약 40여개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럽 쪽은 워낙 전문화돼 있고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브랜드가 많지만, 최근엔 일본에서 들어오는 제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산 생수가 젊은 층 성향과 어울린다면, 일본생수는 특히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좋다. 한편, 수입생수시장과 국내생수시장은 가격대나 유통과정 등에서 시장 자체가 다르다. 예를 들어 수입생수가 호텔, 백화점, 전문숍, 고급서비스 업종 쪽으로 흡수된다면 국내생수는 대개 할인마트를 통해 흡수되고 있다. 따라서 수입생수가 국내생수시장의 점유율을 크게 침범하지는 않는다.
Q. 현재 국내생수시장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 수요량은 많은데 취수량은 한정돼 있다. 단일 취수장을 통해 나오는 물이 아니기 때문에 제품마다 성분 함유량 또한 변경될 소지가 있다. 특히, 국내생수시장은 생산기술이 많이 부족하다. 안전한 생산설비는 물론, 전 취수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무엇보다 소비자들에게 물이 깨끗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한 브랜드마케팅으로만 끝난다면 국내생수를 수출상품으로 키워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Q. 2004년 사업 시작 이후, 그간의 변화를 살펴본다면
- 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0년부터다. 당시 생수는 대기업에서 팔고 있는 석수, 아이시스, 삼다수 정도가 전부였다. 초기에는 물에 대한 정보가 다 맞는 줄 알고 커뮤니티에 있는 그대로 올렸다. 그러다 환경부에서‘왜 물을 약처럼 소개하느냐’는 제지를 받기도 했다. 그제야 관련 법규를 알게 됐고 이후 체험, 디자인, 콘셉트 쪽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건 2004년으로, 그때부터 미네랄워터, 탄산수를 비롯해 전 세계의 다양한 프리미엄급 생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 박람회에서 프리미엄 생수를 팔면‘왜 이렇게 비싸냐’고 묻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젠 그런 질문이 쏙 들어갔다. 일반인들도 물의 용도가 다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왜 비싼지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Q. 향후 수입생수시장의 성장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 수입생수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 같다. 현재 탄산수와 미네랄 수입생수는 매년 3~5%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국내생수시장은 과다경쟁이 벌어졌다. 물은 한정돼 있는데 제품은 작년 사이 30~40개가 출시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곧 국내생수의 품질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된다. 그러다보면 브랜드가 생겼다 사라지고를 반복하고, 결국 브랜드에 대한 개념 자체도 사라질지 모른다. 향후 기능성 생수시장으로 진출하는 기업과 저가 생수시장을 공략하는 기업으로 나눠지지 않을까 싶다.
Q. 생수시장을 넘어, 물 산업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 물 산업은 환경산업의 하나로, 개인적으론 이 산업이 단기간에 승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10~20년 지속적 성장가능성이 있는 산업이라고 본다. 안타까운 점이라면 국내생수 또한 외국에 수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 대형마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국내생수가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흔하디흔한 물처럼 느껴지는 것이 씁쓸하다. 기업들도 단지 이윤추구를 떠나서 우리나라의 물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나감과 동시에, 일반인들에게 물에 대한 소중함을 알릴 수 있는 계몽활동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Q. 맛있는 물의 기준이 있나, 있다면 무엇인가
- 물은 성분과 지역에 따라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물론 어떤 물은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을 마시는 습관이다. 단순히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는 게 아니라, 물을 마시면 몸에 좋다는 인식을 갖고 꾸준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용도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시되 하루 2리터의 물, 그리고 아침에 마시는 물 한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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