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조초대석 - 법무법인 남산 하민호 대표변호사 >

“외형경쟁보다는 질적인 서비스경쟁으로 승부할 것”
전문성 바탕으로 이어온 30년의 강소(强小)로펌정신

지난 3월, 법무부는 외국로펌의 국내 사무실 설치와 운영, 외국인 변호사의 외국법 자문 업무를 허용하는 내용의 자문사법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9월부터 발효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향후 본격적인 국내 법률시장 개방에 나름의 노하우와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아 외국로펌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하지만 법률시장 개방뿐 아니라, 로스쿨 출범, 경기침체 등의 변수들로 인해 국내 로펌업계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영국과 미국의 대형로펌들이 전 세계 법률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 법률시장 또한 큰 변동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 인수합병(M&A)을 위한 최신 금융기법 노하우를 축적한 외국계 로펌과 경쟁하기 위해 전문성을 강조한 한국식 로펌문화의 도입이 시급하다.

‘신속, 정확, 정성’모토로 특화된 법률서비스 제공
▲ 하민호 대표변호사
지난 1980년 창립된 법무법인 남산은 30년에 육박하는 긴 세월동안 로펌들의 대형화, 상업화의 추세 속에서도 변치 않는 맞춤형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옴으로써 기업과 고객들로부터 지속적인 신뢰를 얻어왔다. 초창기 로펌답게 국내 로펌업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남산은 임동진 변호사를 주축으로 시작된 이래 지금의 하민호 대표변호사가 있기까지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지난 1986년 입사해 2003년 3월부터 남산의 대표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는 하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5기 베테랑 변호사로서, 20년이 넘는 풍부한 송무 경험을 바탕으로 남산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한편, 2007년 초 대한변협 회장에 출마해 변호사들 사이에 새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던 임동진 변호사는 지금은 고문변화사가 돼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있다. 그간의 시간 동안‘신속, 정확, 정성’을 모토로 특화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남산은 그 경쟁력 또한 업계 최고의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남산이 가장 역점을 두고 강화하고 있는 건설 및 부동산 분야는 그 어느 로펌에도 뒤지지 않을 실력을 자랑한다. 또, 관련 분쟁이 적지 않은 재개발, 재건축사업 분야도 남산의 변호사들이 자주 뛰어드는 단골 텃밭으로, 선례가 되는 판결을 이끌어낸 경우도 없지 않다. 이 외에도 금융과 보험, 정보통신, 조세, 노동, 엔터테인먼트 등, 각종 분야에서 기업과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사고 있다. 이렇다 보니 3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남산엔 정기적으로 자문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건설과 부동산 분야가 강한 로펌답게 SK건설, 동양메이저, 한일건설 등을 기반으로 SKC&C, 롯데정보통신, CNH캐피탈, 동양종합금융증권 등 수십 개의 기업이 고문계약을 맺어 남산의 변호사들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으며, 고문계약을 정식으로 맺진 않았어도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남산에 자문을 의뢰하는 단골기업들도 상당하다. 현재 남산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은 매일 수백 건의 질문과 답변이 오갈 정도로 고객과의 활발한 의사소통 구조 역시 남산의 자랑이다. 남산 고객 중 상당수는 10년, 길게는 20년째 이곳만 찾는 단골 고객들이라는 하 대표변호사는“이렇다보니 우리 변호사들은 고객과 20~30분 정도만 대화를 나눠도 대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파악하고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빠르게 정할 수 있다”며, “이는 곧 자문시간 단축으로 이어지고, 일처리가 빨라지면 수임료도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고객에 대한 무한한 밀착서비스만이 법률시장 개방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믿고 있다”며, “수익성을 무시할 순 없겠지만, 고객이 된 기업의 법률자문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책 제시가 우선이기 때문에 외형경쟁보다는 질적인 서비스경쟁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대형화보다는 전문화, 사회적 부가가치 높여야
▲ 법무법인 남산 단체사진
남산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짧지 않은 역사에 비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변호사로 신속하면서도 기동성 있는 법률서비스를 추구해왔다는 것이다. 현재 총 16명의 변호사가 포진돼 있는 남산은 보통 100명 이상의 변호사가 포진하고 있는 대형로펌들과는 달리 규모나 성장전략에 있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중 1명은 미국변호사로 국제거래나 국제재판에서 한국 측 당사자의 이익을 적극 대변하고 있다. 즉, 여타 로펌들이 제 몸집만 불려나기에 급급할 때 남산의 지향점은 다른 곳에 있었다. 스스로 적정하다고 생각되는 변호사 수를 유지하면서 이른바 강소(强小)로펌 정신으로 자리매김해온 것. 이미 로펌업계에서 일반화되다시피 한 대형화 추세에 분명한 선을 긋고 있는 남산은 기업과 고객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개별적이고도 충실한 맞춤형 법률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하 대표변호사는“변호사의 숫자는 무의미하고, 주어진 사건에 질적으로 충실하게 임하는 것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길이라 믿는 것은 법무법인 남산의 철학”이라며, “구성원들이 화학적으로 결합해 전문성을 높이고 시너지효과를 발휘해야만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법률시장 규모가 커진다고 해서 사회전체의 부가가치가 커지지는 않는다”며, “법률서비스는 송사가 발생했을 때 처리하는 것보다는 사회적 비용과 법무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대표변호사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을 비교했을 때 미국 기업이 지출하는 법무비용이 매출의 5% 이상을 차지하나, 법무비용이 소요된 만큼 사회적 부가가치는 증가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일본은 경제규모에 비해 법률시장이 적고 사회적으로 효율적이다. 즉, 법률시장의 확대가 사회적으로 효율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로펌의 대형화는 일반 국민들과 중소기업들에게 비용과 여타 조건들로 인해 접근가능성을 어렵게 한다. 한편, 현재 하 대표변호사는 월가의 움직임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미 대형로펌보다 부티크로펌이 더 각광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것. 부티크로펌은 변호사 수를 20~30명 정도로 유지하면서 고객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로펌으로, 남산도 이 같은 부티크로펌을 지향하고 있다. 즉, 변호사들이 금융, 세무, 건설 등 업무 파트별로 움직이지 않고 변호사 한 명이 한두 명의 고객을 전담하면서 전반적인 법률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하 대표변호사는“이런 시스템에서 해당 변호사는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에 대해 진정한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다”며, “남산 구성원들이 고객의 모든 문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이자, 기본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특정 전문분야의 실력도 보유하는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그는 대대적인 변호사 모시기에 큰 욕심을 내기보다 전문성 강화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법원과 검찰에서 경력을 쌓은 이른바 전관출신의 영입을 지양하고, 사법연수원을 마친 초임변호사를 데려다 도제식으로 교육해 가며 변호사를 충원하고 있는 것이다. 도제식 교육이야말로 법조인 양성의 이상적인 모델이라는 하 대표변호사는“처음부터 남산의 업무방침과 모토에 공감하는 변호사를 뽑아 하나씩 가르치며 결속력을 높여왔다”며, “이런 변호사 양성시스템 덕택인지 남산엔 그동안 도중에 다른 로펌으로 옮기거나 이탈하는 변호사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남산은 이윤이 발생하면 결산해서 전 직원들이 나눠가지는 사회적 기업이다. 결산 결과 이익이 나면 파트너(로펌의 주요 투자자) 여부를 가리지 않고 일반 여직원에 이르기까지 연봉에 비례해 공평하게 이윤을 분배하는 것도 남산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으로 지난 9년간 매년 400% 이상의 상여금을 지급해왔다. 또한, 회사가 경비를 전액 부담해 매년 전 직원을 2~3개 팀으로 나눠 가족동반 해외여행을 실시하는 등 돈독한 팀워크도 다지고 있다.

국내 법률시장개방 대비, 제 3세계 지역법률센터 개설 준비
무엇보다 원칙을 중요시하는 남산의 업무처리방침은 사건을 유치하는 일종의 마케팅전략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 대표변호사는 오직 일 잘해서 고객의 평가를 받자는 게 마케팅전략이라면 전략이라고 얘기했다. 남산의 변호사들 중 골프를 치는 변호사가 거의 없다는 그는 사건을 따내기 위해 골프를 치며 교제한다던가, 밥 사고 술을 산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네트워크나 교제 등을 통해 수임한 사건은 사람이 바뀌거나 하면 금방 끊어지기 마련으로, 일 잘하는 게 영업이라고 생각하고 명운을 걸고 해 왔다”며, “종종 촌스럽다는 말까지 들어가며 고객의 경영판단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의견서를 써 내려고 하는 것도 일로서 승부하려는 남산의 마케팅전략과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산은 그간의 법률서비스를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국내기업들이 현지에서 부딪히는 법률적인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서비스를 필요로 함에 따라 남산의 해외진출은 그 미래가 밝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남산은 법률서비스가 열악한 네팔,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등에 진출한 국내기업의 자문을 위해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제 3세계 지역법률센터 구성을 위한 계획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지역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전 세계 지역의 유수한 로펌과 유대를 통해 국내기업의 해당지역 법률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하 대표변호사는“남산을 비롯한 국내 대형 로펌들은 이 분야에서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었지만 더욱 세밀한 전문성을 기를 필요가 있다”며, “외국로펌들이 한국시장에서 섣불리 뛰어들 수 없는 공정거래, 부동산, 조세, 보험, 금융과 같은 영역에서 한국로펌이 보다 전문성을 가지고 경험을 축적해야지만 법률시장의 개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무엇보다 고객의 신뢰를 얻고자 하는 서비스의식 강화가 필요하다”며, “고객을 찾아가는 고품질의 법률서비스를 실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문화된 법률지식을 바탕으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법무법인 남산은 뿐만 아니라,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에 대한 무료봉사 등 공익활동 또한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한국복지재단 등 5개의 사회복지기관을 후원 중으로 지난 2003년에는 한국복지재단을 빛낸 55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법률시장 개방에 있어 법률시장의 양적, 질적 변화에 효과적으로 적응한다면 법무법인 남산이 최고의 세계적 로펌으로 도약하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하지 않을까.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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