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킨제이 - 그 둘의 보고서

1948년 킨제이 박사가 <인간에 있어서 남성의 성적 행동>이라는 학술서를 내자마자 온갖 비판 여론에 시달렸지만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어 <인간에 있어서 여성의 성적 행동>도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은 학술서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시대에 금기시 여겼던 性을 수면위로 올린 킨제이 박사는 성의 선구자인 동시에 혁명가이자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혀 불운한 영웅이 되고 말았다. 낯 뜨거운 단어들이 버젓이 범람하는 21세기에도 사람들은 성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하고 숨기려하고 창피해한다. 킨제이 박사는 이 문제를 와이 낫(Why not)이라며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렸다.

도움말/ 한지엽 박사(한지엽 비뇨기과) 이선규 박사(유로탑 비뇨기과)

몇 가지 성

우리가 알고 있는 성은‘남과 여'두 가지 성이다. 이것은 육체적으로 또한 정신적으로 일치된 성으로, 지향성과 정체성이 육체적 조건과 같은 경우이다. 그러나 남성의 육체(또는 여성)를 가지고 있으면서 정신적으로는 반대의 지향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들을 트렌스젠더라 불리며 지금까지 이들이 성적소수자란 이유로 무관심 또는 소외되고 정신분열증이나 성도착증으로 치부되어온 것이 현실이다. 성 동일성 장해는 육체의 성(sex)과 정신의 성(gender)의 불일치에 의해 생기는 것을 알 것이다. 그들이 자신이 지향하는 성을 찾았다고 모든 문제가 풀린 건 아니다. 제일 큰 문제는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이다. 다수의 논리는 항상 소수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소수는 단지 신의 실수로 자신들이 육체를 잘못 타고 태어났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면 그들은 피해자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성끼리의 사랑은 정상이고 동성과의 사랑은 왜 비정상이어야 하느냐에 대해 누구도 명확한 해답을 내릴 수는 없다. 인간이 동물의 단계일 때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없었다. 그러나 문명의 단계에 접어들면서 금기는 늘어났지만 이상적인 성의 방식은 사람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해진 것이 아닐까?

너의 性과 나의 城을 바꾼다고?

부부스와핑(swapping) 이제 별로 낯설지 않은 단어다. 이 폐쇄된 황홀한 잔치에 지도층 인사와 고학력자들이 기웃거리고 이것을 상업적으로 매개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여럿 있다고 한다. 심리적 저변에는 윤리의 틀을 부수어 버리며 쾌감을 얻는 이상 성욕과 동물적 본성에 가까이 접근해 보자는 광적 욕구가 깔려 있다. 나의 외도를 배우자의 외도와 동시에 이루어 죄책감을 상쇄하고 희열을 꿈꾼다. 윤리 도덕에 반하는 행동을 함으로 더 큰 쾌감을 느끼고 일상에서 탈출해 보려던 황홀한 잔치의 꿈은 자칫 이런 범죄의 올가미에 씌워 추악한 잔치로 바뀔 수 있다. 자극은 반응을 위해 존재한다. 신선한 자극은 흥분을 부르고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혈액순환과 대뇌의 활동을 원활케 한다. 그러나 이처럼 끝없는 자극에만 매달리는 행위는 반응을 잊어 자칫 성 불능을 초래하고 가족관계를 무너뜨리며 사회적 문제를 만들고 있다. 심하면 정신질환으로 이어 질 수 있다.

더 이상 공격할 性이 없다

남자들이 약해졌다. 자신의 남성이 왜소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가정과 사회생활에도 자신이 없는 사람들. 그러나 비뇨기과에서 실질적 시술을 받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다고 말한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사실 성관계를 가질 만한 여자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성욕이 끓어오르는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저는 제가 남자라는 것을 느끼고 싶습니다. 적어도 새벽에는 제가 남자임을 느껴야 하루를 활기 있게 살아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남성은 개척자가 되어야 한다. 정당한 공격은 최고의 수비이다. 남성의 정복욕은 인류의 문명을 발달케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지킬 性은 없다

이브 엔슬러는 <버자이너 모놀로그>라는 작품에서 여성의 性의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였다.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6살 난 어린소녀에서 75세 노파까지, 여성들이 왜곡되어 왔던 性으로 인해 경험한 에피소드를 엮어낸 드라마이다. 이제까지 감추어졌고 터부시 되어왔던 여성신체의 일부분인 Vagina에 관하여 솔직하게 이야기함으로써 때론 유쾌하기도, 때론 가슴이 미어지기도 하지만 사실은 여성신체의 구체화를 통해 여성이 자신들의 신체와 의식적인 관계를 갖도록 만들뿐만 아니라 여성의 존재성을 자각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하였다. "말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고, 기억하지도 못합니다. 말하지 않으면 비밀이 되고, 비밀은 부끄러운 것이 되고, 두려움이 됩니다. 언젠가 그것이 부끄럽지도 않고, 또,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오기를 바라기 때문에 입 밖에 내어 말하기로 했습니다." 성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여성에 대해 말한다고 하더라도, 그 대상이 여성에 일관하는 것은 아니다.

Fair Play

섹스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페어플레이 정신이다, 이성의 동의가 없는 일방적인 섹스는 반칙이다, 사랑에 기초를 두지 않는 생리적인 욕구만을 충족시키는 배설 섹스는 파울이다. 이런 경기는 너무 재미가 없다, 섹스가 무미하고 건조한 것은 바로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정신, 즉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페어플레이의 핵심은 사랑이다. 이제 맛있는 섹스의 기본 틀은 정해지기 시작했다. 첫째, 이성존중. 둘째, 페어플레이. 이 둘은 결국 사랑이다. 이런 것이 없는 섹스표현이 바로 외설이다. 봇물이 터진 성,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법으로도 규제하기 어려워진 상태에 있다, 이제 우리는 이 시점에서 정말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제는 우리사회에서 법은 보편타당성이 없는 굵직한 사항에만 집중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나머지는 정말 맛있는 섹스가 뭔지 사회가 적극적으로 가르쳐 줘야 한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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