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하고 투명한 산삼시장 개척에 앞장서다”

자생약초인 하수오는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야생 백수오(허준의 동의보감)나 가짜 하수오인 이엽우피소(중국산 재배 백수오)가 아닌 정통의 하수오를 지칭한다. 사진으로만 전해지던 하수오의 꽃을 국내 최초로 발견한 정형범 회장은“4년 전, 우연히 지나친 오래된 전통가옥의 담 넝쿨에 뒤엉켜 있는 것을 보고, 1미터 가량을 파 내려가니 직경 50cm, 무게 8kg에 이르는 대형 하수오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를 충북대학교 원예농업학과 백기엽 교수팀에 의뢰하여 성분을 분석해본 결과, 인삼에 비하여 면역력이 5배가 높은 것은 물론 활성화산소 억제능력 또한 무려 8배에 달해 산삼에 버금가는 성분을 지니고 있음이 밝혀졌다.


▲ 정형범회장
전국적으로 활동하던 전문심마니가 300여명에 불과 하던 90년대 중반을 지나 IMF 이후, 많은 실직자들이 약초산행에 대거 참여, 현재 그 수가 2천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 한국전통심마니협회(www.simmemani.org)의 정형범 회장은“난방용으로 쓰여 지던 산림목재가 연탄이나 보일러로 대체되면서, 산림은 점차 울창해지고 산삼의 자생지가 복원되어 산삼들이 대거 발견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심마니들이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중간상인들에 의해 헐값으로 넘겨지는 산삼은 소비자들에겐 몇 배의 가격으로 부풀려져, 결국 상인들의 이속만 채워지고 있다”고 토로한 정 회장은“소비자는 그 나름의 피해가 생겨나고 심마니 또한 손해가 계속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소비자와 심마니의 직거래를 위한 심마니들만의 단체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현재 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심마니는 전국적으로 1천여 명에 이른다.“산삼의 진위여부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에는 과학적인 성분 분석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피력한 정형범 회장은 그동안 각 지역에서 발견되는 일부 산삼들을 연구기관에 기증하여, 과학적 체계를 세워나가고 있다. 이는 더 이상의 가짜 산삼이나, 외국삼이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그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연구결과물로 홍보를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밝힌 정 회장은“우리 산삼의 우수성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만큼, 전 세계 어느 나라 산삼을 가져와 비교하여도 자신이 있다”며,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산삼의 과학화와 올바르고 투명한 거래
고등학교 재학시절에 출가의 뜻을 품고 산사를 찾은 적이 있다며 당시를 회고한 정형범 회장은“그곳에서 생활하던 또래 행자승이 몇 차례에 걸쳐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산사를 내려가라고 권유해 결국엔 졸업 후, 곧바로 육군에 입대하여 8년간 직업군인으로 살았다”고 말했다. 군복무 시절, 이웃에 사는 약초꾼의 도움으로 약초와 산야초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게 된 정 회장은 1987년 전역 후, 본격적으로 이를 체험하면서부터 약초와 산야초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 약초꾼의 애로점과 가장 먼저 부딪히게 되었다는 정형범 회장은“약초에 대한 진위문제와 함께 판매노선의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표면화하고, 관련학계와의 공동연구가 시급하다는 것을 파악한 정 회장은 1999년 1월, 국내 최초로 대전대학교 한의대내‘한국산삼정보센터’를 설립하게 된다. 산삼의 과학화와 올바르고 투명한 거래를 위해 온라인 산삼 거래를 주선함은 물론 무료감정체계를 구축하여, 감정의 현실화를 통한 저변확대에 앞장서온 것이다. 이후에도 산삼의 진위감정을 위한 체계적인 연구와 산삼시장의 투명화를 위하여, 사비까지 털어 서울 양재동에‘한국산삼감정협회’를 설립(2002. 02)한 그는 한때, 기득권의 모함에 빠져 기소중지에 이르는 엄청난 시련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탄원서 제출을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적극 호소, 결국 사건발생 27개월 만에 누명을 벗는다. 이 기간 중에 지리산과 여러 산사를 찾게 되었다는 정 회장은‘용서’라는 것과 함께‘나 죽을 때 가지고 돌아가는 것 아무것도 없고, 오직 삼베적삼 세 필이면 족하다’는 것을 인생의 지침으로 삼고, 몸소 행하며 실천해 왔다고 한다.

약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
심마니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를 통한 10%의 수수료로 얻어지는 수익 일체를 대학 연구기관이나 암환자 30여명, 탈북소년 운동선수, 기부를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정형범 회장은“그저 행하는 모든 일이 즐겁고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현재 (사)한국생물공학회 전통약용식물 분과위 부위원장과 (사)안전실천연합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정 회장은 신뢰와 정직, 이익의 사회 환원이라는 인생철학을 바탕으로 진정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한편, 최근의 산양삼이나 인삼종이 야생산삼으로, 외국산삼이 국내산삼으로 둔갑되어 판매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정형범 회장은“철저히 가려진 일대일 거래에서 빚어진 결과”라며“하지만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산삼은 다수의 소비자들이 여러 곳에 문의함은 물론 산삼전문가를 직접 대동하고 구입하고 있기에, 불미스러운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어디에서 구입하든지 재감정을 필히 받는 것이 피해예방을 위한 원칙”이라고 강조한 정 회장은“가능하다면 확인서까지 받아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사단법인의 활동을 구체화해 미국이나 중국처럼 국가가 직접 나서서 감정 및 판매에 대한 제도적인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한 그는“인삼시장이 그러하듯 향후 FTA 체결에 의한 외국삼의 국내 잠식은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양삼 정책의 현실화와 입법화를 촉구한 정 선생은“우리 약초의 우수성은 무한대”라며“그동안 왜곡되어 온 것들을 정리하고 그것의 참된 가치를 모두 밝혀내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국생물공학회 전통약용식물 분과위의 부위원장과 안전실천연합회 위원직을 수행하고 있는 정형범 회장. 입으로만 산삼의 진위를 내세우던 구태의 기득권자들과 수많은 부적격 단체들이 난립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며 적극 앞장서고 있는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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