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송후원회 매달 사비 털어 청소년 500명에게 음악선물

세계적으로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도 자신의 재산 400억 달러(약 50조원)의 대부분을 기부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자선 재단(BMGF)’을 설립하고, 세계의 빈곤과 질병 퇴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세계 2위의 부자인 워런 버핏(Buffet)도 여기에 동참하기위해 자기 재산의 85%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선진국에 비해 사회적인 기부문화가 부족했던 국내에도 최근 유명인들을 중심으로 기부문화가 점차 사회적인 움직임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환원을 위한 장학재단 설립, 가수 김장훈의 기부와 배우 문근영의 숨은 기부소식까지 기업, 단체 등으로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나눔은 자신의 행복뿐 아니라 수많은 이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로 전해진다. 대전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리는 가족음악회도 마찬가지이다. 평송후원회가 8년 전부터 문화적으로 소외돼있는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매달 음악선물을 위해 후원을 하고 나섰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회

지난 6월 18일 저녁 대전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가족음악회가 열렸다. ‘유은호 밴드와 함께하는 유쾌한 음악회’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공연에는 아이들을 위한 동요와 어른들을 위한 감미로운 재즈 선율까지 한여름 밤의 재즈 향연이 펼쳐졌다. 평일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1,000석 규모의 공연장은 청소년 및 지역민들의 호응으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가족음악회는 평송후원회가 지역민들의 문화적인 욕구와 갈증해소를 위해 평송예술단과 함께 마련한 자선공연이다. 처음에는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작은음악회 형식으로 분기별로 열리던 것이 후원회가 결성되면서 지금은 매달 관객과 만나는 정기공연으로 발전했다. 가족음악회의 의미도 지역민은 물론 청소년들의 음악적 소양과 풍부한 감성을 함양하는데 기여하는 자리로 거듭나고 있다.
이를 위해 가족음악회는 매월 테마별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공연프로그램은 클래식부터 오페라, 재즈, 가곡 등 다양한 장르로 다뤄진다. 무엇보다 다른 어느 공연보다도 관객의 참여가 많고 관객들 스스로가 적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또 음악회를 처음 접하는 청소년들이 알기 쉽게 평송문화예술단 장석근 예술감독의 재밌는 해설도 곁들어진다. 때문에 한 시간이 넘는 공연에 지루할 법도 한데 누구하나 자리를 뜨거나 지루해하는 일이 없다.
장 감독은 “클래식 음악은 딱딱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클래식 음악과 일반 대중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관객 위주의 음악회가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들을 위해 음악 교과서에 실린 가곡과 아리아뿐만 아니라 음악회에 대한 친밀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뮤지컬, 대중가요, 팝송 등 다양한 곡들을 해설과 함께 들려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뜻에 동참하기위해 지역예술인들도 함께하고 나섰다.
한편, 평송후원회는 최근 대전YMCA와 손잡고 지역아동센터와 복지시설 등 어려운 여건에 있는 청소년들을 찾아가는 셔틀버스 10대를 운행 중이다. 이를 통해 클래식을 접할 기회가 적은 소외계층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통해 꿈과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 매달 셋째 주 목요일 저녁에 한 차례 열리는 공연은 항상 만석이다.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이명기 회장은 “매달 가족음악회를 위해 적지 않은 운영비를 부담해야하지만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들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며 “문화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것에 누구든 공평해야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불평등이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지역 신인예술가들의 등용문
가족음악회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출신 예술인들을 위주로 공연을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사회자, 연주자 등 출연진 대부분이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지역예술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문화, 예술 관련 발표 무대가 많지 않은 대전지역의 신인예술가들에게는 높기만 한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출신 유명 예술인들에게는 고향에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인 셈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예술인들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전해져 공연장의 열기로 이어진다.
장석근 감독은 “가족음악회가 단순한 소모성 행사가 아닌 지역의 문화·예술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평송후원회와 협력해 다양한 기획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역공연문화의 질적인 수준향상 및 신인예술가 발굴·육성의 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평송문화예술단은 각종 복지시설단체, 종교단체, 병원, 학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음악회를 마련하는 등 지역문화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가족음악회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있다. 올여름 무더위를 가족들과 함께 날려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로 평송가족음악회를 추천해본다. NP
-----------------------------------------------------------------------
2009년 평송음악회 일정표

.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