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뱃길 넘어 국제적 문화·관광·레저명소로의 도약

올해 초,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녹색뉴딜사업의 선도를 목표로 경인운하 건설 사업을 발주했다. ‘경인 아라뱃길’은 800년의 도전 끝에 등장하는 국내 첫 운하로, 바다와 내륙을 잇는 대역사이자‘한강과 서해의 만남’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총 사업비 2조 2,500억 원이 투입되는 경인 아라뱃길은 2만 5천여 개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3조원 이상의 경제적 생산유발효과를 통해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경제 회복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오는 2011년 경인아라뱃길이 완공되면 굴포천 치수, 내륙교통난 완화, 연근해 수송을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와 더불어, 화물과 승객을 실어 나르는 단순한 뱃길을 넘어 수도권서부와 한강, 서해를 잇는 국제적 문화·관광·레저명소가 새롭게 태어날 전망이다.

21세기 녹색성장 주도할 18km 거대 물길
경인 아라뱃길은 인천 서구 경서동(서해)과 서울 강서구 개화동(행주대교)을 연결하는 18㎞ 물길을 말한다. 지난 3월,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인 아라뱃길 주 운수로 연결구간 공사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협의 및 실시계획 승인에 따라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착공 구간은 총 18km의 주 운수로 가운데 굴포천 방수로 14.2㎞와 한강~굴포천 방수로를 연결하는 3.8㎞ 구간 일부로, 공사비 190억 원, 보상비 130억 원 등 약 320억 원을 투입해 올 12월까지 연장 1.5km, 저폭 80m의 운하수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연결수로 외의 본 공사는 인천·김포터미널, 갑문(2개소), 횡단교량(7개소) 등을 포함해 설계·시공일괄입찰 방식으로 지난 6월말 착수, 오는 2011년 12월 완료할 예정이다. 인천터미널은 280만㎡(85만평) 규모, 김포터미널은 200만㎡(60만평) 규모로 조성되며, 인천터미널은 갑문 3기(일반 2기, 레저용 1기), 김포터미널에는 갑문 1기가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컨테이너와 바닷모래, 중고차 등을 실어 나르고 여객을 수송하기 위해 인천과 김포에 총 23개의 선석이 설치되며, 242만㎡(인천 129만㎡, 김포 113만㎡) 규모의 물류단지에는 화물창고, 분류·가공·조립시설, 유통시설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경인 아라뱃길을 가로지르는 교량(다리)은 선박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최소 15.5m 높이로 설치되며, 굴포천 방수로 구간에는 환경교, 시천교, 다남교, 귤현교 등이, 한강~방수로 연결구간에는 상양교, 전호교, 쓰레기수송교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기타 교량으로는 백석교(인천), 굴포교(서울), 전호대교(김포시), 귤현대교(외곽순환도로) 등이 있다. 제방도로는 총 15.6㎞에 달하는 4차로 규모로 설치될 예정이다.
경인 아라뱃길은‘굴포천 방수로’를 한강과 연결해 평상시 뱃길로 활용함으로써 굴포천의 홍수피해를 예방함은 물론, 수도권의 교통난 및 물류난을 완화하고 수송비 절감 등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여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방수로로 활용될 때는 매년 유지관리 비용이 별도로 필요하지만, 운하는 항만하역료 등 일정한 수익을 통해 국고 지원 없이 안정적인 유지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방수로로 건설 시에는 연간 15일(홍수기)가량 활용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기간에는 물이 마르고 고여 있을 수 있어 수질오염의 염려가 있다. 특히, 방수로만 건설할 때는 폐기물 불법 투기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수자원공사는“운하 건설을 통해 홍수가 없는 시기인 350일 동안 활용이 가능하고, 물을 흘려보내면 수질 향상 등 친환경적인 관리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경인 아라뱃길을 따라 수향(水鄕) 8경(景), 자전거 전용도로, 녹지 공간 등 다양한 친수공간과 친환경 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친수 공간을 대표하는 곳이 바로 수향 8경인데, ‘수향’은 못이나 하천이 아름다운 지역에 조성된 도시나 마을을 의미한다. 즉, 물가에 아름다운 곳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아 강촌마음이란 뜻의 수향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볼 수 있다. 수향 8경은 서해(1경)를 시작으로 동쪽까지 차례로 번호를 붙여 한강(8경)에서 끝난다. 정진웅 경인 아라뱃길 건설단장은“수향 8경을 조성하기 위해 외국의 사례들을 많이 조사했다”며, “특히‘한국의 멋’을 살려내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수향 8경은 1~2경은 포구(浦口), 3경은 교각, 4경은 낙수와 누각, 5경은 들판, 6경은 두물머리 습지, 7~8경은 나루터 등으로 각기 심어진 테마가 있다. 그 가운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서해(1경)를 제외하고는 인천터미널(2경)에는 운하 테마공원이 조성되며, 뱃길을 가로지는 시천교 주변(3경)에는 시민광장과 나루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리버사이드파크(4경)에는 원형 전망대, 인공폭포, 수변카페 등이 조성되며, 만경대(5경)엔 전통정원과 대숲정원이, 두물머리 생태공원(6경)엔 생태습지, 생태 체험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김포터미널(7경)과 한강 둔치(8경)에는 수상 레포츠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인 아라뱃길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민고용증대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공동수급체 구성원수를 5개사 이내에서 10개 이내로 확대함은 물론, 지역 중소건설업체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조건을 내걸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컨소시엄 내 지역 건설업체의 시공 참여비율을 최소 30% 이상으로 권장하고, 비율에 따라 가점을 차등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입찰사전자격심사(PQ)에서는 모두 4단계로 나눠 20%는 5점, 25%는 6점, 30%는 7점, 그 이상은 8점을 준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대개 공공사업을 발주할 때 지역 건설업체의 시공참여비율이 15%만 넘으면 만점을 부여했던 것에서 벗어나 그 비율을 크게 높였다는 얘기다. 특히, 턴키방식(건설업체가 재원 조달, 토지 구매, 설계·시공, 시운전 등을 모두 마친 뒤발주자에게 인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인 아라뱃길은 그 상징성이 매우 크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설되는 데다 이명박 대통령 등 정부에서 크게 관심을 표시하는 사업이이기 때문에 업체마다 이미지 제고의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초부터 건설업체들이 경인 아라뱃길 입찰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까닭이기도 하다.

뱃길 따라 우리민족의 멋과 얼, 정서와 문화 흘러
지난 5월초,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인운하의 이름을‘경인 아라뱃길’로 확정, 교체했다. 이 같은 명칭변경은 지난 3월에 있었던‘경인운하 새 이름 지어주기 국민공모’와 전문가, 전문기관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됐다. ‘아라’는 우리 민족의 대표 민요인 아이랑의 후렴구‘아라리오’에서 따온 말로, 우리민족의 멋과 얼, 정서와 문화가 흘러가는 뱃길이라는 의미와 서울과 인천을 잇는 뱃길에 대한 민족 천년의 숙원이 담겨져 있다. 발음이 편하고 이해하기 쉬워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음은 물론, 한강의 옛 이름인 아리수를 연상하는 효과가 있어 서해와 한강을 잇는 뱃길을 자연스럽게 강조할 수 있으며, 바다를 이르는 옛말로도 알려져 최종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의 김건호 사장은“경인 아라뱃길은 단순히 뱃길 하나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함과 동시에 21세기 녹색성장을 선도할 명품 뱃길을 여는 역사적 사업”이라며, “세계가 함께하는 명품 뱃길, 경제와 환경과 미래를 포괄하는 부가가치 높은 글로벌 브랜드 뱃길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광역시 서구 시천동 경인 아라뱃길 중앙전망대 인근에서 개최된 경인 아라뱃길 사업 현장보고회는 서울, 인천, 경기도의 3개 광역자치단체장 및 각계 주요인사와 지역주민 등 약 4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이명박 대통령은“세계에서 강과 바다를 잘 활용하는 나라가 선진국”이라며, “경인 아라뱃길은 세계 모든 나라가 경쟁하고 있는 녹색성장 사업임은 물론, 위기 속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가 경인 아라뱃길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은 수해예방은 물론, 물류비절감과 교통난 완화 등 녹색성장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그동안 환경단체 등 반대진영의‘경제성이 없다’는 주장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재검토에서 근거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 재추진 의지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 한반도의 첫 운하로 자리매김하게 될 경인 아라뱃길은 그 필요성을 역설하는 목소리가 800년 전부터 시작됐다. 고려 고종 당시 실권자인 최충헌의 아들 최이가 안정적인 조운항로를 만들기 위해 굴포운하 신설을 시도했던 것. 당시 각 지방에서 거둔 조세는 대체로 김포와 강화도 사이의 염하를 거쳐 서울 마포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염하는 밀물 때나 배 운항이 가능했고, 손돌목(강화군 광성리 해안)은 3개 험로로 불릴 정도로 사고가 잦았다. 게다가 이를 감안한 최이의 시도 또한 기술 부족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원통현 400m 구간의 암석층을 뚫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조선 중종 때는 김안로가 경인 아라뱃길 건설을 시도했다가 암석층을 뚫지 못하고 결국 도랑만 파다 포기하고 말았다. 당시의 도랑이 지금의 굴포천이다. 일제시대에는 조선총독부가 경인 아라뱃길 건설을 계획했다가 만주사변이 일어나면서 흐지부지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65년에도 건설이 추진됐다가 육상교통기반이 갖춰지면서 점차 탄력을 잃었고, 결국 1980년 공식적으로 폐기됐다. 한편, 이후 1987년 굴포천 유역에 대홍수가 발생해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이듬해 대통령 선거에서 경인 아라뱃길 건설이 다시 공약으로 제시되며 살아났다. 이어 1991년에 들어서는 굴포천 치수사업 계획이 수립돼 드디어 이듬해 15㎞에 이르는 굴포천 방수로 사업이 착공됐다. 이후 1995년 경인 아라뱃길을 민간투자대상사업으로 선정하면서, 1999년에는 현대건설 등 8개의 민간기업과 정부가 출자해 (주)경인운하를 시공사로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과 경제적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되었고, 결국 감사원이 2003년 감사를 벌이면서 대상선박, 물동량, 경제성 등에 대한 재검토를 통보한 데 이어 결국 2004년 7월 공식 중단되었다. 하지만 정부는 그 다음 달부터 전문기관인 네덜란드 DHV사에 타당성 검토를 의뢰했다. 경인 아라뱃길사업의 경제성과 사업내용 등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비용대비 편익(B/C)이 1.76으로 나왔다(B/C가 1보다 높으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경인 아라뱃길사업은 쉽게 추진되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현 정부는 지난해 경인 아라뱃길 사업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다닐 수 있는 선박을 2500t급 연안해운선에서 4000t급 R/S 선박으로 바꾸고, 레저용 갑문과 요트장(마리나) 부두를 추가한 것이다. 환경을 위해 해수 유통도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토대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9월부터 사업계획 타당성을 조사한 결과 B/C가 1.07로 나왔다. 마침내 정부는 지난해 11월 총리 주재 국가정책회의에서 경인 아라뱃길사업 추진을 확정하고, 12월말 종전의 민간투자사업에서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가 직접 시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2030년, 서울의 랜드 마크로 부상할 한강르네상스
한강을 ‘회복과 창조’라는 기치 아래 재탄생시키는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서울의 도시 구조는 한강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먼저 한강르네상스 4대 특화지구가 조성되고, 서울을 수변도시로 탈바꿈시키는 8개 워터프런트 지구 사업이 이뤄지며, 이후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경인 아라뱃길 사업이 마무리된다. 현재 서울 한강르네상스 4대 특화지구 중 반포한강공원이 지난달 개장해 한강르네상스 시대의 서막을 올렸다. 여의도·상암·뚝섬 등 나머지 3개 지구 사업은 오는 10월 마무리되며, 4대 특화지구가 조성되면 차차 8개 워터프런트 지구 사업이 이와 연계돼 진행될 예정이다. 기성 시가지를 연결하는 상암과 여의도지구, 신시가지를 개발하는 마곡과 용산지구, 기존 건물이 이전되고 그 부지를 활용하는 당인리발전소, 서울의료원·종합운동장지구, 주거지 연계형인 행당·흑석지구 등 8개 수변도시가 유형별로 개발되면 서울은 진정한 수변도시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8개 워터프런트 타운 조성과 함께 한강변 경관 개선 작업도 병행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한강변의 단조로운 병풍식 외관을 배후지와 어울리는 경관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강 교량, 공원, 강변에 있는 아파트 등은 지구별 특성을 고려해 개발되고, 한강의 아름다운 선형을 드러내는 조명도 곳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수변도시 서울은 서해와 연결되면서 항구도시로 진화된다. 현재 한강에는 59~400t급 유람선 7척과 홍보선 1척, 수상택시 10대가 운항 중이며, 지난 6월 서울시가 밝힌 1500~2000t급 투어선이 건조되면 반포·여의도·뚝섬·상암 등 4개 특화공원을 운항하게 된다. 특히, 투어선 건조는 서울을 항구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승선료는 민간사업자가 운영 중인 유람선(1만 1,000원)보다 훨씬 낮은 3,000~5,000원으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인 아라뱃길이 완료되는 2011년 말에는 서울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오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경인 아라뱃길을 통해 중국 동부연안인 상하이, 텐진, 칭다오, 웨이하이 등을 오가는 국제 여객노선을 운영할 예정이다. 500명이 탈 수 있는 5000t급 규모로, 이를 위해 시는 여의도 국제여객선 터미널을 설계하고 있으며, 한강 수심을 5m에서 6.3m로 깊게 파고 양화대교의 교각 폭을 35m에서 50m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이와 함께 시는 5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150t급 규모의 홍보선을 건조 중이다. 기존의 24t급 홍보선보다 고급화해 서울을 찾는 국내외 주요 인사가 상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인 이 배는 오는 9월 한강에 띄워질 예정이다. 경인 아라뱃길은 서울과 경기, 인천을 한데 묶는 마음의 구실도 하게 된다.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사업인 만큼 지자체 간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서부 지역의 대동맥 구실을 하게 될 경인 아라뱃길은 한강 르네상스와 연계해 관광·물류 명소로 발전할 수 있다. 교통개발연구원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수도권 컨테이너 물동량의 55%는 부산·광양항을 통해 운송된다. 경인 아라뱃길이 완공되면 수도권 내륙의 김포터미널과 부산·광양을 육상교통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훨씬 높은 배로 오갈 수 있게 된다. 미국 교통부에 따르면 내륙 운하용 선박의 에너지 효율은 트럭의 8.7배, 기차의 2.5배다. 정부는 2030년에는 경인 아라뱃길을 통해 연간 20피트 컨테이너 93만 개와 자동차 6만 대, 바닷모래 1000만t, 철강 57만t이 수송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인 아라뱃길이 완공되고 서울시의 워터프런트까지 마무리되면 부동산 투자의 패러다임이 변할 수 있는 만큼 이들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이라고 주문한다. 경인 아라뱃길과 워터프런트 사업은 표면적으로는 강을 정비해 여객선 등이 취항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지만, 여객선 취항 등이 본격화되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결국 물길 쪽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포 고촌의 한 부동산 중개업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경인 아라뱃길 터미널이 들어서면 김포시가 주거지역으로 주목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분양 아파트 현장에도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경인 아라뱃길 효과가 당분간 김포 지역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할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김포시 고천면에는 신동아건설과 남광토건 등이 공동 시행하는 분양 물량이 11월쯤 나올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고촌힐스테이트(2,605가구)와 인접해 있는데다 단지 규모가 3,659가구에 달해 고촌면 일대가 전체 5,000가구가 넘는 대단위 주거지역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 양촌지구에서 648가구의 물량이 분양될 예정으로, 화성산업이 시공하며 주택형은 109㎡형 단일형이다. 또한, 김포 감정동에서 신안건설산업이 1,074가구를 내놓는데 113~202㎡형 등 중대형 위주로 단지가 구성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2030년까지 ▲자연성 회복 ▲동서남북의 소통 ▲역사성 회복 ▲도시 공간 재편 ▲이용성 증진 ▲고품격 시민문화 창조라는 6대 목표 아래 한강을 개선하는 장기 프로젝트‘한강르네상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한강의 모습이 바뀌면 그 가치는 얼마나 될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단순히 한강이 가져오는 연간 경제적, 환경적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했을 때 7,000억 원이 넘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서울시는 문화와 생태가치가 높아진 한강의 브랜드 가치는 금액으로는 환산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강은 서울의 도시 브랜드를 세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는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요즘 전 세계 도시의 화두는 수변도시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미 유럽 및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하천 정비를 도시 정비와 연계해 국토 디자인을 재창조함은 물론, 경제발전을 통해 삶의 질을 높여왔다. 독일 함부르크의‘하펜시티’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하펜시티는 지난 2000년 국제공모를 통해 마스터플랜 초안을 마련한 이래, 알스터 인공호수를 엘베 강과 연계하고 수변지역에 획기적인 건축물을 세워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났다. 우리나라 또한 한강르네상스를 통해 국토 디자인을 새롭게 정비할 수 있다. 특히, 4대강 살리기는 그동안 홀대받아온 수변지역을 국토의 중심이 되는 삶의 공간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계기라 할 수 있다. 한강르네상스 관계자는“서울과 한강을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살고 싶은 도시 서울로 만들기 위해 도시 공간구조를 재편하고 자연환경을 되살려 매력이 가득한 공간으로 변화시켜나가는 것이 바로 한강르네상스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과 한강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시키고자하는 한강르네상스가 2030년까지 진행되느니만큼 어떤 성과를 가져오게 될지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 한강을 서울의 랜드 마크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야심찬 계획만큼, 오랫동안 버려진 공간에 불과했던 강 주변이 새롭게 되살아남은 물론,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줄기가 우리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기를 기대해본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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