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선진화·공정한 시장·합리적 규제’

국민의 의견 경청과 나라경제를 최우선으로…
“지식경제기반의 법 체제를 완비해 나가겠다”

기업인 출신들이 대거 입성한 18대 국회는 초선의원을 기준으로, 지난 17대 국회에 비해 그 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경제와 민생문제 해결이라는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실물경제 경험이 많은 전문경영인의 국회 진출이 각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지는 그들의 정치입문기와 향후 의정활동 계획 등을 집중 조명,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그 세 번째 주인공은 창조한국당 소속 이용경 의원(66·비례대표)이다. 통신업체 CEO로서, 통신강국 대한민국의 기틀을 세운 인물이다. 지난달(6/8~1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세계저작권총회(WCS)의 기조연설자로 초청된 이용경 의원.‘시장에서의 새로운 창작 선도자’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WCS에서는“한국을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국가·이동통신국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설계자 중 한 사람”이라고, 이 의원을 소개했다. 18대 국회개원 1년. 지난해 5월, 회기를 시작으로 쉼 없이 달려온 그를 국회의원회관 3층에 자리한 의원사무실에서 만났다.


#. (주)KT 대표이사, 테크노 CEO‘이용경’

Q. 정보통신·IT기업인 (주)KT CEO로서의 경험.

- 2000년부터 6년 동안 KTF와 KT CEO를 했다. 당시는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였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이동통신국가, 초고속인터넷 국가로 성장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이동통신의 경우, 당시 업계 간 경쟁이 상당히 심해서 브랜드 전쟁도 대단했는데, KTF CEO 시절에 여성 전용 브랜드인‘드라마(DRAMA)’를 최초로 론칭하여, 여성고객들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결국엔 타사에서도 여성전용 브랜드를 개발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마케팅 사례 중에 하나로 종종 인용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좋은 추억 중 하나다.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기업으로 전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KT CEO로 재직 당시,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의 수많은 기업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KT의 초고속인터넷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본사를 방문, 일을 못할 지경에 이른 적도 있었다. 이는 KT로서도 자랑이었지만, 대한민국의 이미지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도 일조한 것 같아 늘 영광이다. 결국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GBDE(Global Business Dialogue on E-commerce)라는 국제기구 의장으로 2년 동안 활동,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국제적인 노력과 공조를 추진하게 되었다. 이 역시 상당히 기억에 남는 활동이다. 당시 MS의 빌 게이츠와 HP의 칼리 피오리나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IT기업 CEO들이 모두 GBDE 회원이었는데, 이들 역시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발전 현황에 대해 감탄했었다. 이후, 한국이 세계 IT기술의 테스트베드가 된 것도 당시 활동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 창조한국당(비례대표) 초선의원‘이용경’

 “반평생 IT분야에 매진하며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방송통신 산업발전에 필요한 정책개발에 활용하고자 정치에 입문하게 되었다.”

Q. 지난 1년간의 의정활동(발의법안)을 회고해주길 바란다.
- 누구보다 열심히 분주하게 의정활동을 했다. 선진과 창조의 모임 원내수석부대표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첨예한 대립 속에 갈등을 조정하고, 건설적인 대안을 내는데 주력하였다. 여러 법 개정안을 제출했으며, 최근 발의한 법안으로는 국회법 개정안이 있다. 그동안은 법 개정안이 상정 되고나면, 하루도 지나지도 않아 시간에 쫓겨 상임위에서 논의되거나, 본회의에서 통과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국회가 최소한의 시간 여유를 갖고, 법안에 대해 심사숙고하자는 의미에서, 법안이 상정된 후 24시간이 지난 다음에 상임위에서 논의하고, 본회의에서도 논의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Q. 이와 더불어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법안에 관한 설명도 요한다.
- 현재 준비 중인 법안은 논란이 되고 있는 방송법 개정안과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이동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 등이 있다. 방송법은 실질적으로 여론의 다양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데 주력하였다.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은 방송통신위원들 각각이 제대로 된 정책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전문계약직을 두도록 하는 규정과 그들의 정치적 중립성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는 제도 마련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동약자이동편의증진법은 장애인들이 장애인 택시나 지하철 등을 이용할 때,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국고에서 이들 시설의 설치나 개선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국토해양부 장관이 장애인들의 이동편의를 증진시키는 의무를 부여하는 것 등이 주요 골자다.

Q. 2008년 7월, 국회「미래과학기술·방송통신포럼」을 출범시켰다.
- 과학기술과 방송통신산업의 발전을 위해 국회의원 38명이 의기투합하여 결성한 단체다. 1년 동안 활동을 열심히 하여, 국회에서 우수연구단체로도 선정된 바 있다. 작년엔 방송법이나 인터넷산업 규제 등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고, 올해는 방송 및 통신사업자들과 지속적으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을 담아 법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Q. 초선의원으로서 느낀 18대 국회의 현주소와 이용경 의원의 역할론.
- 지난 1년을 돌아보니 경영은 효율이 최선이지만, 정치는 효율이 아니라 소통, 대화, 합의가 최고의 가치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치는 아직 서로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 상호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태도, 신뢰하는 태도 등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이념과 노선의 차이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팩트와 현장에서 출발하여, 건설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모습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힘이 센 집권당의 노력이다. 강자가 먼저 양보하고, 약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을 더 많이 만들어야 된다. 하지만 지금은‘안 되면 힘으로 하자’는 분위기가 득세하고 있어서, 국회가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이에 교섭단체 원내수석부대표로서,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더욱 주력할 것이다.

#. 정치인과 경영인의 유사점 vs 차이점

Q. 경영인들의 정계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CEO출신 의원으로서 한 말씀.
- 경영은 효율성이 최고의 가치지만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 중요하다.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설득하고 함께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원칙만 잘 지켜진다면 경영인 출신의 전문성이 입법 활동에 반영, 우리나라 정치선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이를 국정운영에 비추어 보면 다음과 같다. 리더에게 중요한 것은 조직원과 구성원들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에 동참하게 함으로서 성과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아무리 비전이 훌륭해도 그것을 구성원들에게 설득시키지 못하면, 리더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없다. 이것은 국정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리더가 자신의 비전을 국민에게 이해시키지 못하면,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없다. 이 때, 경영과 정치의 가장 큰 차이점은 CEO는 자신과 뜻이 맞지 않을 경우, 종국에 가서는 해당 구성원을 퇴출시키거나 아니면 그 구성원이 기업을 떠나 다른 기업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 반면 국가는 그렇지 않다. 대통령이 자신과 비전이나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국민을 쫒아낼 수는 없는 것이다. 국민 역시 대통령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나라를 떠날 수 없다. 그러므로 국정운영에서는 국민에 대한 설득과 소통이 더욱더 중요하다.

#. CEO 출신인 이명박 정부(MB노믹스)에 대한 입장

Q. 정부가 지향하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에 대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 정부 출범 초기부터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진정한 비즈니스 프렌들리인지 여부와 구체적인 방향이 맞는지에 대해 많은 의문이 든다. 진정한 의미의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기업이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인데, 기업현장에서는 다른 우려들을 많이 제기하고 있다. 가령, 대기업은 아직 투자할 여건이 안돼서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데, 정부로부터‘왜 투자하지 않느냐’라는 무언의 압력을 많이 받고 있다는 하소연을 늘어놓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가 대기업위주의 규제완화만 추진하여, 중소기업의 기업환경은 오히려 더욱 어려워졌다는 불평이 많다. 또 IT기업들은 정부가 토목과 건축사업 진흥에만 혈안이 되어 있음을 지적한다.‘정작 IT산업은 암흑기를 걷고 있다, 정부 IT예산이 너무 줄었다, 고용보험지원금을 너무 줄여서 이러닝(e-learning) 회사들이 망하게 생겼다’는 등의 우려가 심각하다. 정부는 토목과 건축 중심의 마인드에서 벗어나서 제대로 된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 국민과의 소통,‘경청의 정치·희망의 시작’

 “정치는 법을 기반으로 현실과 이상의 조화를 도모하여, 국민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좋은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국민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Q. 향후 의정활동 계획과 정치적 목표 및 신념, 구체적인 행보 등을 밝힌다면.
- 지금 당장은 국회가 미디어법과 비정규직법으로 대립이 심해질 것 같다. 각 당이 준비한 대안들을 중심으로 건설적으로 토론해서, 최선의 대안을 국회가 찾았으면 좋겠다. 저 역시 건설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의 입법 활동은 우리나라 IT산업의 진흥을 위한 법제도 개선에 주력할 생각이다. 우리 경제가 명실상부한 지식경제로 진입할 수 있도록 산업사회의 낡은 법제도를 고치고, 지식경제기반의 법 체제를 완비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아직은 정치초년생으로서 행보를 논할 시점은 아닌 것 같고, 준비하고 공부하는 기간이라 하겠다. 다만, 정계에 입문하면서 세웠던‘정치 선진화, 공정한 시장, 합리적 규제를 위해 노력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초심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Q. 뉴스피플 독자들과 국민들을 향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우리나라를 움직이는‘룰(rule)’을 만드는 기관이라는 측면에서 국회는 최고의 권력기관이다. 하지만 모든 국회의원들은 예외 없이 4년에 한 번씩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되어 있다. 국민 여러분이 언론 등을 통해 접하는 현실정치가 실망스럽고, 일부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좌절을 느낄지라도 심판자로서 국민의 역할을 소홀히 하지 마시길 당부 드린다. 정치가 실망스러울 때일수록 국민들께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정치인들이 제대로 정치를 하게 된다. 국민들께서 심판자의 역할을 확실히 하실 때, 구태의연한 정치인들이 퇴출을 당하고, 우리나라 정치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시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계속 보여주시길 부탁드린다. NP

-------------------------------------------------------------------------
[이용경 의원의 학력 및 주요 경력]

1957 ~ 1960 경기고등학교 졸업
1960 ~ 1964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 학사
1967 ~ 1969 Oklahoma 대학 전기공학 석사
1969 ~ 1975 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 전자공학 박사

現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現 선진과 창조의 모임 원내 수석부대표
現 창조한국당 정책위 의장
現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
現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現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

前 KTF 대표이사
前 KT 대표이사
前 KAIST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 초빙교수
前 창조한국당 공동대표

-------------------------------------------------------------------------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