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자원부국 중심으로 자원개발 적극투자

과거에 자원은 곧 생존이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일은 흔했다. 인류의 전쟁은 자원 확보를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비록총칼은 없지만, 세계는 지금 또 다른 자원 전쟁에 돌입했고,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차이나파워가 전 세계 자원시장의 지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자원의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의 힘은 자원시장 곳곳에서 나타난다. 중국은 세계의 자원을 싹쓸이하고, 위기에 빠진 글로벌 기업을 사들이고 있다. 또한 시가총액 1~3위 은행을 가지고 있고 세계 최대 자동차 소비시장이 되었으며, 외환 보유액 1위 국가이자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이란 타이틀을 하나씩 꿰차가고 있다. 중국은 이제 더 이상 그저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나라가 아니라 세계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중심국이 되고 있다.

세계 자원 수요의 블랙홀이라 불리는 중국이 최근 자원 가격의 하락세를 틈타 석유·가스와 광물자원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원유값 하락을 틈타 전략 석유 비축을 가속하는 한편 해외 원자재 사냥을 본격화하고 석유, 철광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해외 에너지 개발을 위해서라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전용할 수도 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은 특히 톈진 빈하이 신구에 600만t 이상 석유를 저장 할 수 있는 중국 내 최고 규모의 석유비축기지를 새로 착공하는 등 원자재 확보 기반을 대거 확충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중국은 신흥자원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앙아시아, 동남아와 인접국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친분을 활용해 적극적인 자원개발 협력을 이끌어 내고 있으며 아프리카, 러시아, 중동, 북한 등 자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진출해 캐내고 있다. 최근에 세계 경기가 침체되어 자원가격이 하락하자 외화 보유고를 바탕으로 원자재기금을 조성해 해외 에너지 탐사, 에너지 기업 인수, 유가 안정 등을 노리며 해외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앞서 CNPC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중국이 해외 유전 개발 확대를 위해 '석유기금'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기금은 외환 보유액에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이처럼 보유외환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중국이 해외 원자재 확보에 올인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중국은 향후 3년 내 대출금리 특혜와 자금 투입 등을 통해 해외 자원 개발과 인수에 나서는 기업들을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국제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부를 것으로 예상되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넘치는 외환으로 끝없는 탐욕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원수입국이라는 수요 우위를 바탕으로 자원공급국들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의 폭발적인 자원수요는 업계의 판도까지 뒤흔들고 있는 실정이다. 철광석 업계의 경우 과거 수십 년 동안 일본이 가격협상을 주도해왔지만 이젠 중국으로 바통이 넘어갔다. 중국의 급증하는 자원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신규 광산 개발 및 투자가 증가하는가 하면 업계의 인수합병(M&A)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 인수합병 규모는 406억달러였다. 2003년 이후 매년 70% 이상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데일리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차이나알코(중국알루미늄공사)가 세계 3위 광산 업체인 호주 리오틴토에 195억달러를 투자하는 데 합의했다.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바뀌면 차이나알코의 리오틴토에 대한 지분은 9.3%에서 18%로 올라갔다. 차이나알코의 195억달러 투자는 중국계 기업의 해외투자 사상 최대 규모다. 또한 우쾅그룹이 세계 2대 아연 생산업체인 호주 오즈미네랄스 지분 100%를 17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국제 광산업계의 선두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중국 측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속도의 자원 사제기
저유가를 빌미로 중국의 석유 비축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4대 석유 비축 기지를 가동하기 시작한 중국은 추가로 8개 기지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가운데 중국 최대 규모 기지로 꼽히는 톈진 빈하이 신구 석유 비축 기지가 이달 중순에 착공된다. 총 600만t을 비축할 수 있는 이 기지에는 국가 전략 석유 비축 창고뿐만 아니라 상업용 석유 비축 창고도 포함된다. 또한 중국의 해외 유전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해 `석유기금`도 설치된다. 16일 중국 최대 석유천연가스 업체인 CNPC는 자사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해외 유전개발 확대를 위해 `석유기금`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금 조성 자금은 보유 외환에서 충당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또한 지원을 통한 비축자원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CNPC는 러시아 최대 국영회사 로스네프트, 국영 송유관업체 트랜스네프트로부터 향후 20년간 3억t의 원유를 공급받기로 했다. 대신 중국 국가개발은행이 250억달러를 차관으로 제공한다. CNPC와 시노펙은 또 브라질 국영 페트로브라스와도 국가개발은행의 100억달러 차관 제공을 조건으로 안정적인 원유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5년 뒤 중국의 석유비축량은 현재의 2.6배인 2억 7000만배럴로 늘어난다. 석유 외에 다른 원자재 비축도 본격화하는 추세다. 중국은 아연과 알루미늄을 지난해 12월 8개 제련소에서 모두 29만t을 구입한 상태. 올해는 100만t 이상을 추가 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총 12만t정도에 불과했던 알루미늄 수입량을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로 자원 사재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광물뿐만 아니라 쌀, 밀, 콩 등 곡물류 비축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데 중국 북동부 지역에 콩 수입량을 총4000만t으로 늘린다고 한다. 주시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연구센터 소장은 "중국이 자원 사재기, 에너지ㆍ원자재 업체를 인수하는 배경은 1994년 516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1조9500억달러로 40배나 증가한 외환보유액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잇따른 '자원 사재기'는 경영난을 겪는 기업이나 경제위기가 심각한 국가가 1차 타깃이 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부족한 천연자원을 싼값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과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 차익도 기대된다는 점 때문이다.

中 자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1990년대 이후 중국과 중앙아 국가들은 서로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서로를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협력을 강화, 꾸준한 자원개발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동남아 진출도 활발한 중국은 지난해 11월 미얀마와 인도양에서 미얀마 내륙을 종단, 중국 운남성에 이르는 파이프라인 건설에 합의하고 착공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 수송관을 통해 중동으로부터 수송된 원유와 미얀마 광구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자국 쿤밍지역까지 수송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해 10월 중국과 러시아는 동시베리아 송유관의 중국 지선 건설에 합의했다. 중국은 러시아 송유관 건설을 위해 250억달러 규모의 차관지원을 검토 중이며 향후 20년간 연간 30만b/d의 원유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두 나라의 국영회사들은 합작하여 서로의 상·하류 부문에 진출하는 계획도 세웠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3세계’인 아프리카
에 진출한 중국은 앙골라에 40억달러의 차관제공을 제공하고, 부채탕감, 29개국 190개 상품에 대한 관세혜택 부여하는 등 포괄적 경제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의 최대 자원개발국으로 떠오른 중국은 수단, 앙골라, 콩코에서만 자국 원유수입량의 22%이상을 수입하고 있으며 광물분야에서도 짐바브웨의 백금, 잠비아의 구리, 콩코의 목재, 남아공의 철광석 등을 수입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외국에 유전개발권을 내주지 않던 이라크는 이달 초 중국 CNPC와 30억달러 상당의 아흐다브 유전의 공동 개발사업에 합의했다. 아흐다브 유전은 6년내에 11만5000b/d 생산이 가능한 규모이며 20년간 채굴권을 따내기도 했다. 중국은 북한에 종합화력발전소와 석탄 선탄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최근 북한의 안주 석탄공사와도 대규모 유연탄 채광 프로젝트 개발의향서(LOI)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에 엄청난 규모의 채광 프로젝트와 석탄 화학공업 프로젝트를 개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중국의 무차별 자원외교로 국제적 비난을 받기도
최근 3년동안 새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14개국을 순방하고 원자바오 총리가 7개국, 리자오싱 전 외교부장이 20개국을 돌았으며, 양제츠 외교부장도 연초 4개국을 방문했다. 중국의 국가 지도자들이 연초부터 전 세계를 돌며 외교력을 과시, 자원 확보를 위해 앞을 다퉈 아프리카를 방문하는가 하면 채무 상환 능력이 낮은 나라에 막대한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며 그들 표현대로 ‘정월외교’에 전력을 다한 것이다. 일찍이 미소 냉전의 틈새에서 비동맹 외교 기반을 다졌던 중국은 요즘 자원·에너지 외교로 성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5월 상하이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차총회에서 중국은 33개국의 채무를 탕감하고 3년간 30억달러의 우대차관을 제공키로 약속했다.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같은 정상 초청외교 등을 기반으로 각종 자원과 에너지를 부지런히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수단,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20개국과 유전 탐사·개발 계약을 맺어 석유 생산과 수입 물량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아프리카 전역에 살고 있는 중국인이 최근 20년 새 75만명으로 늘었고 곳곳에서 차이나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은 아마 이 모든 것들이 가난한 국가들의 후원자로 나서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쳐지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세
계의 시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연초부터 몰아치는 중국의 자원 확보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외교 전략 배후에 자원 확보 전략이 깔려 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냉전 시대에 비동맹 외교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과 친선을 다져왔던 중국이 이제는 ‘자원외교’라는 실리주의 전략으로 각종 자원을 선점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한 중국이 석유 등 원자재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 지원을 함으로써 인권 탄압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대 아프리카 진출에는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 있다. 바로 중국의 ‘신식민지’전략인데 과거 구미 열강이 인도, 남미, 동남아 등을 식민지로 삼아 강대국으로 부상했듯이 중국도 아프리카를 자국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군사 지원, 부채 탕감 등 각종 특혜를 주면서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데, 유럽의 식민지 시대를 겪은 아프리카 각국은 현재 유럽 국가들보다 중국과의 교류를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유럽의 식민지 시대에 버금갈 정도로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해 미국 등 유럽국가들이 자국의 아프리카 진출을 시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하며 중국과 아프리카는 농업과 경공업, 기계류, 사회 인프라 건설, 정보통신, 관광분야에서 상호 보완관계에 있다고 주장한다. 유럽은 아무런 대가 없이 아프리카에서 석유를 끌어갔다며 중국의 경제정책은 투자를 유치하며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 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발전을 지원, 자립 기반을 마련해주고 필요한 에너지도 개발하는 이른바 윈-윈(Win-Win) 전략이라는 것이다.

중국 '자원외교'에 바란다.
중국은 자원외교의 가장 중심에 있는 아프리카에 인프라구축과 아프리카 유학생을 받아들이고 교육시설을 지어주는 사회복지, 문화시설 건립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자원은 풍부하지만 자본이 부족한 아프리카에 투자하겠다는 것인데 중국의 자본이 몇몇 부호들의 주머니로 들어가 일반인들의 생활은 전혀 개선되지 않는 경우도 생각해봐야한다. 물론 국제정치가 자국의 이익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중국이 지원하려는 국가들 대부분이 자원을 많이 가진 나라들에 한정되어있다는 점이 아프리카의 발전보다 제 뱃속만 채우려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비난을 뒤로하고 오히려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아프리카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자국이익도 추구하면서 아프리카의 전반적인 발전에 기여해 진정한 자원외교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현재 중국이 적극적으로 해외 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어 원자재가가 상승되고 있다. 그것이 압력으로 작용해 우리나라의 경제적 비용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국내 자원 개발률이 매우 낮은 우리나라가 중국의 자원 선점에 따른 원자재가 상승에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경제연구원 김필수 연구원은 '세계 자원의 블랙홀, 파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가 확보하려는 석유ㆍ천연가스와 철, 동, 유연탄 등 6대 전략광물은 중국이 확보하려는 자원과 상당수 겹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자원 공급을 지역적으로 다각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대형 자원개발 회사를 육성하고 파생상품 등 국제 원자재 시장을 활용하여 한ㆍ중 자원개발 협력과 자원 스와프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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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해외자원 투자금액

2008년 07월 노르웨이 굴착회사 아월코 오프쇼어인수 -> 25억달러
2008년 10월 브라질국가석유공사와 공동해저 유전 개발 -> 100억달러
2008년 10월 러시아에서 매년 원유 1500만t톤씩 20년간 도입 계약 -> 250억달러
2008년 12월 캐나다 석유가스회사 탕가니카 석유개발 -> 15억달러
2008년 12월 호주 석유회사인 AED오일 지분 60% 인수 -> 5억 6100만달러
2008년 12월 호주 아연 채굴회사 페릴야 -> 3200만달러
2009년 02월 호주 광산업체 리오틴토 지분 7% 확대 -> 195억달러
2009년 02월 호주 철광석업체 OZ미네랄스 지분 100% 인수 -> 17억 1000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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