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하고 연출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
누구의 도움도 누구의 투자도 받지 않은 채 시작한 일
진정성을 갖춘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극단 파파프로덕션은 1996년 10월 5일 공연예술의 대중화와 보다 새롭고 흥미로운 작품 개발을 목적으로 창립됐다. ‘라이어’에서 출발하여 최근 ‘영웅을 기다리며’까지 관객이 연극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작품개발과 예술 컨텐츠의 다양성을 모색하고 무한한 가능성, 무한확대라는 모토아래 계속 거듭나고 있다.


메리와 바바라 라는 두 부인을 두고 정확한 스케줄에 따라 두 집 살림을 하던 택시 운전사 존 스미스는 어느 날 가벼운 강도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무너지기 시작한다. 경찰서와 병원에 서로 다른 주소를 적어 경사의 의심을 사게 되고 당황한 존은 엉뚱한 거짓말을 하지만 거짓말은 자꾸 이상한 거짓말을 낳게 되고 결국 존은 호모로까지 몰리게 된다. 마음 약한 한 남자의 거짓말로 인한 하루 동안의 기막힌 해프닝을 다룬 코믹극이 바로 ‘라이어’다.

“누구도 상상 못할 일 이었다”

▲ 이현규 대표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작은 극단이 누군가의 도움과 투자 없이도 이렇게까지 성공하게 될 줄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연극하면 굶어 죽는다’라고 모두가 말하던 그때에 생각 할 수도 없는 일을 만들어 낸 이현규 대표. 그는 연극기획자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2년 동안 극단 한양레퍼토리에서 기획을 배웠고, 1996년 2500만 원짜리 원룸을 빼 파파프로덕션을 차려 독립을 했다. 1999년 5월, 비는 내리고 단 한사람의 관객도 없을 때, 스물아홉 살이던 이 대표는 길에서 지나가던 여성 두 명을 붙잡아 첫 공연을 시작했다. 두 명의 급조된 무료 관객과 7명의 배우, 그것이 ‘라이어’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연매출 30억 원에 100여명의 단원에게 월급을 주며 극장까지 소유하고 있는 내실 있는 극단 대표이다. 첫 공연을 우울하게 시작했던 ‘라이어’도 매진 행렬을 이어갔고, 지금은 ‘라이어2,3’까지 무대에 올라 80%이상의 객석을 채우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4,500회가 넘는 공연 횟수와 세계최초로 ‘라이어1,2,3’ 모두가 전국에서 공연을 하는 등 그야말로 ‘라이어’는 국민연극이 되었다.
“연극의 시작은 매표소에서부터”
그렇다면 관객들이 끊임없이 ‘라이어’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표는 “관객들의 입소문이 한몫 단단히 했을 것”이라 말한다. “숨 돌릴 틈 없는 빠른 전개,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와 에너지를 뿜어내는 무대 위 배우들의 열정에 관객은 후련함을 느끼고 극장 밖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이 되는 것 같다”며 “라이어에 가장 중요한 점은 관객의 마음을 열게 만드는 웃음이란 무기”라고 말했다. 이렇듯 ‘라이어’의 연극은 매표소부터 시작이 된다. 시작부터 관객이 돌아갈 때까지 철저한 고객만족 서비스다. 일단 공연이 시작되기 5분 전부터 웃음이 터져 나온다. ‘공연 중 휴대폰이 울리면 주인공이 바뀌는 수가 있습니다.’ 등의 재미있는 멘트가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관객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제공하고 주연배우와의 사진 촬영, 고객 배웅 등 즐거운 마무리로 고객만족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힘썼다.

“연극의 진정성을 이끌어 내다”
▲ 라이어1탄
우리나라 연극 역사상 이런 기록은 없었다. 아무리 공연계가 불황이라고 해도 라이어만큼은 예외였다. 이 대표는 연극 라이어의 성공요인에 대해 “작품의 완성도와 함께 각 인물들에 ‘진정성’에 있다.”고 말했다. “연기를 하는 배우가 내용을 이해하고 느끼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느낀 감동을 진정성을 가지고 관객에게 보이기위한 행동이 연기로 나와야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6개월에 한 번씩 배우를 교체한다. 장기공연을 하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진다는 우려와 공연이 몸에 익으면 배우들의 극적 긴장감이 떨어지고, 점점 습관화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노력이 성공한 연극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수준 낮은 저질 코미디가 대학로를 망친다는 식의 비난도 많이 받았다. 이에 대하여 이 대표는 “코미디는 연극의 한 형식일 뿐이고, 연극은 절대로 어렵게 만들면 안 된다. 이해하지 못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박한다. 누구나 예술을 즐길 권리가 있으며 살아있고 생동감 있는 연극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관객이 제일 무섭다”는 그는 “연극인으로 살며 예술인으로서 패배의식과 피해의식에 빠지지 말자”며 원래 연극엔 관객이 없다는 식의 생각을 버리고 부족한 점을 정확히 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의 성공이 후배들에게 모델이 되는 일이기에 연극인도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우수작을 수상한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
▲ 영웅을기다리며
“우리는 예술창작자가 아니라 예술을 표현하는 자이며, 평가는 관객의 몫이다.”라고 강조하는 이현규 대표는 “파파프로덕션은 투자를 받지 않는 제작사로 합리적인 공연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것이 경쟁력이 있는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입소문으로 성공에 이르게 하는 연극 본질의 중요성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작페스티벌][창작희극공모][노동부,잡코리아와 함께 하는 ‘일’에 관한 창작문화 페스티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매년 창작극을 발굴하는 것이다. 이렇게 늘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이 대표가 또한번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남을 가지고 있다. 바로 파파프로덕션의 3번째 창작뮤지컬이며 2008년 창작팩토리 우수 뮤지컬에서 최우수작을 수상한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이다. 이 작품은 1597년 7월의 어느 밤 5년이 넘는 임진왜란으로 더 이상의 희망 없이 피폐해진 조선 땅에 백의종군해야 했던 이순신이 설상가상으로 왜군무사 사스케에게 붙잡히게 되는, 영웅의 숨겨져 있던 3일간의 행적을 찾는 내용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이다. 또한 파파프로덕션은 이 공연을 통해 더 큰 꿈을 꾸고 있다고 밝혔다. 그 꿈은 계속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 가는 것과 토탈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해 세계시장에 나아가 한국적 소재를 가진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이 대표는 “공연을 하고 연출하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며 현재 뉴욕 브로드웨이와 베트남에 극장을 임대하고 법인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세계 속 한국 공연예술에 커다란 기대를 갖게 만들고 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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