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실용 접목시킨 세계 디자인 축제의 장

오는 10월 9일~29일까지 총 21일간 디자인으로 하나 되는 세계인의 통합축제,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가 잠실올림픽주경기장과 광화문광장, DDP파크 등 서울도심과 한강둔치에 확대 개최된다. 세계디자인수도 서울 2010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지난해 10월 개최된 이 행사는 200만 명의 관람객을 맞이한 첫 행사의 성공을 밑거름 삼아, 올해에는 단순히 보는 행사가 아니라 모두가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세계디자인시민축제로 거듭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i DESIGN(나는 디자인 한다)’를 주제로 한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는 특히 올해의 어려운 경제상황과 연결, 핵심 메시지를‘디자인 장터, 불황을 이긴다’로 정하고 전체 프로그램에 장터의 개념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행사 공간 전체를‘i DESIGN Marketplace’로 발전시켜 모든 참가자들이 사고팔고 교류하는 활발한 경제활동의 장터인 동시에,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부터 디자인교육자, 경영자, 학생, 국내외 도시, 기업, 단체,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디자인을 통한 창업 및 취업 기회도 제공, 경제가치 창출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실질적 불황 극복 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는 빛나는 아이디어들, 그리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참신한 디자인과 관련 생활정보를 담은 컨퍼런스, 전시회, 공모전, 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이번 행사의 정경원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은“‘i DESIGN’이라는 주제가 표현하듯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는 우리 모두가 디자인의 주체로 참여하는 축제”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디자인의 경제 가치를 발견하고 불황 극복에 대한 비전과 가능성은 물론, 희망메시지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의 총감독으로 선임돼 화제를 모은 천의영 교수(경기대 건축대학원)는 이번 행사의 기획, 연출, 실행 등 전반적인 총괄지휘를 맡고 있다. 천 총감독은 10여 년 전 MBC‘일요일, 일요일 밤’의 <신장개업>과 <러브하우스>에서 리모델링 디자인을 담당해 우리에게 친숙한 모습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현재 서울시 디자인위원회 위원,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및 대한건축가협회 홍보분과 위원 등, 도시·건축·디자인 분야의 전문가로서 사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천 총감독이 말하는 서울의 디자인산업과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에 대해 알아보자.

Q.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의 총감독을 맡은 소감이 어떤가.
- 총감독으로 선임되고 난 후 장점과 단점을 공유하게 됐다. 우선 가장 큰 장점은‘경험의 확대’다.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의 총감독으로 선임돼 아무나 경험하지 못하는 책임감과 임무를 맡게 됐고,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역할을 하게 돼 경험의 장을 넓힌다는 부분에서 커다란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관에서 실시하는 행사인 만큼 공무원으로서의 활동과 여러 다른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접촉할 수 있다는데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반면, 단점이라면 역할이 큰 만큼 바쁘다는 것이다. 선임된 이후로 잠은 물론 세수도 제대로 못하고, 밥 먹을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뛰어다니고 있다. 물론 바쁘다고 불평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내 능력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또 하나의 단점이라면 부담감이다. 작년 처음으로 치러진 서울디자인올림픽 2008과 비교되면서 더 좋은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큰 부담감이랄까.

Q. 지난해 열렸던 서울디자인올림픽 2008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의 불편함이나 행사전반이 지나치게 많은 요소 속에 나열됐다는 의견들을 듣기도 했지만 거대한 올림픽 같은 디자인 판을 상상했을 정도로 첫해 대담한 시도를 했다. 특히, 관이 중심이 된 최초의 대규모 행사로 장기적인 기반과 네트워크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하지만 지난해 전시방법 및 동선과 관련해 여러 문제가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올해는 어떻게 개선할 생각인가.
- 지난해 잠실올림픽주경기장 3층에서의 전시가 정말 어려웠다. 스타디움 자체가 3층과 1층을 분리하도록 설계한 구조여서 이를 적극적으로 연결하는 동선을 만들지 않는 한 동선의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또한, 스타디움 타원을 둘러싼 수많은 진출입구가 일시적 동시피난을 위해 설계되었는데 오히려 많은 동선이 미로를 형성하고 말았다. 올해는 두 가지 방향이다. 전시장을 1층과 내부 스타디움, 필드 그리고 좌석 스탠드 쪽으로 내부화하고 2, 3층은 전시공간으로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외부로 자전거와 전기자동차의 동선을 도입해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배려할 예정이다.

Q. ‘i DESIGN’이라는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의 주제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계획인가.
- 작년 폐막식에서 올해의 주제가‘나는 디자인 한다’로 정해졌다. 이 주제가 나타내는 가장 큰 의미는‘참여’다. 즉, 단순히 보는 행사가 아니라 디자인전문가 이외에도 일반 모든 사람들이 디자이너가 되어 상상력을 구현하고 참여의 기회를 얻음으로써 창작 및 제품화를 일으켜 일상의 혁신을 위한 도구로서의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많은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전시나 축제, 공모전의 의의인 만큼 사람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불황의 시기인 만큼 참여가 중요하기에 올림픽 전체 개념을‘나는 장터를 디자인 한다’라고 설정했고, 좋은 디자인을 통해 불황을 탈출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디자인시장을 열 계획이다. 보다 압축되고 승화된 방식으로 디자인이 보이도록 할 예정이다.

Q. 지난해와 비교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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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큰 틀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유지하게 된다. 가장 큰 차별화는 서울디자인올림픽의 아카데믹한 성격을 산업적인 성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즉, 지난해에는 아카데미 중심의 논문 발표 및 세미나 형식의 행사내용이 중점이었다면, 올해는 전시 및 경험, 그리고 제품 산업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로 인해 경제 활성화의 효과를 얻어내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의 공모전과 전시 참여도 중요하지만, 디자이너와 디자인 오피스, 산업 생산 공장, 디벨로퍼, 비즈니스맨들이 참여해 새로운 상품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유통의 아이템을 찾음은 물론, 적합한 인력들을 발견해 국제 경쟁력 있는 혼류와 통섭의 디자인, 생산, 유통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전문 디자이너들은 물론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품화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자원봉사 디자이너를 붙여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한, 컨퍼런스, 전시회, 공모전, 페스티벌 등의 네 가지 행사 외에 2009 서울월드디자인마켓, 국제공공디자인대상, 한국공간디자인문화재 등 많은 연계 행사들이 예정돼 있으며, 공모전에서 선정된 일반시민들의 시상 작품들을 전시회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Q. 올해의 행사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특별한 콘셉트가 있다면.
- 가장 큰 형태는‘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이다. 즉, 겉에서 보여지기 보다는 직접 안으로 들어와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작년 행사에서 안과 밖의 너무 넓은 공간을 활용함으로써 이곳을 찾은 시민들이 행사를 다 관람하지 못했던 것에 착안해, 이번 행사는 폭 넓은 공간 활용 보다는 강제동선에 의한 관람을 통해 보다 많은 디자인의 모든 것을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이번 행사는 올림픽주경기장의 1, 2, 3층을 모두 사용하기보다는 1층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며, 메인로드를 통해 모든 것을 관람할 수 있는 행사로 꾸려나갈 계획이다.

Q. 이번 행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참여와 다양한 디자이너 유치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를 어떻게 끌어낼 생각인가.
- 이번 행사의 핵심은 디자인 장터를 여는 것이고 그곳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i Brand Marketplace’는 일반인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아이디어 경쟁에 의해 참여하는 중요한 행사의 핵심공간이다. 마치 비빔밥처럼 다양한 내용과 아이디어들이 커다란 스타디움 안에 블록을 형성하면서 디자이너, 협회, 산업들이 함께 참여하는 유인책을 고민하고 있다.

Q. 이번 행사가 2010 세계디자인수도나 디자인서울총괄본부와 어떤 관련이 있고, 협력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 서울디자인올림픽과 세계디자인수도는 모두 디자인총괄본부 산하의 행사다. 서울이 2010 세계디자인수도가 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디자인올림픽 2008, 2009가 진행되고 있어 하나의 뿌리에서 다양한 가지가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Q. 서울디자인올림픽의 의미는 무엇이며, 이를 이루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 서울이 세계디자인 중심의 한 축으로 부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본다. 결국 건축가를 포함한 우리 디자이너들이 세계화된 시장에서 살아남고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갖게 될 때, 또 세계를 향해 우리 디자인 기획과 제품이 팔릴 때 우리 디자인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세계는 점점 평평해지고 궁극적으로 서양 중심의 단일한 디자인축이 아시아에도 형성되면서 다축화될 것이다. 이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Q. 서울디자인올림픽이 서울 도시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서울디자인올림픽은 서울시가 도시 발전의 미래를 위한 디자인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를 마련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주지하듯 현대도시는 민·관의 원활한 파트너십으로 위험을 공유하고 함께 아이디어를 내면서 발전함은 물론, 이를 통해 경쟁력을 획득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시민들을 계도하거나 참여시킨다는 명문정도가 아니라, 시민들과 지자체 정부가 함께 이득을 볼 수 있는 윈-윈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서울이 도시디자인 브랜드를 형성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글로벌 도시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다. 세계도시들은 규모가 확장돼 인구 3천만에 육박하는 초거대 도시로 성장하고 거기에 산업, 금융, 그리고 어반 소프트웨어가 녹아 있다. 이런 유목과 이동의 시대에 도시를 특화시키고 차별화된 미래의 공간을 선도적으로 만들어 국제 자본을 유치하고 산업체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일이 도시경쟁력 강화와 서울 브랜드 형성의 핵심요체라고 생각된다. 서울디자인올림픽이 이를 위한 좋은 한 알의 씨앗이 되리라 본다.

Q. ‘디자인이 산업이다’라는 주제가 서울시가 내세우는 주요 정책 중 하나라고 본다. 서울디자인올림픽이 산업으로 연계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 디자인이 산업으로 연계되기 위해서는 기획과 아이디어 그림 단계만이 아니라 생산, 재료, 가공, 유통, 공급 등 디자인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가 함께 성장해야 경쟁력 있는 산업화가 완성된다. 즉, 밀라노나 동대문의 경우 디자인 기획에서 제품화, 유통, 그리고 퀵서비스에 의한 작은 규모의 배달과 적절한 비용의 노동 인력까지도 형성돼 있다. 이들 전 과정을 이해하는 기획자가 자금력 있는 자본가를 만나 제품화가 이루어지기에 패션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동대문은 점점 비싸지는 토지가격과 인건비의 상승으로 중국에서 OEM한 제품의 단순유통시장으로만 전락해 산업기반을 잃어가고 있다. 국가에서나 서울시에서 정책적으로 토지와 인력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산업이 활성화되도록 정책적 대안을 개발하지 않으면, 향후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도시로서의 서울의 모습은 약화될 것이다. 실제로 산업이 없는 금융 허브란 허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Q.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디자인에 대한 소비가 위축된다. 이런 불경기에 디자인 분야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 그래서 올해는 디자인 장터를 연다는 주제 아래‘나는 장터를 디자인 한다’를 화두로 디자인올림픽 행사를 진행하려 한다. 이 장터에서 누구나 참여해 물건을 팔거나 사면서 서로 간에 경제적 이득을 얻고, 옛날 장터에서 약장수의 공연이나 남사당패의 놀이가 있었던 기억을 되살려 모두가 어우러지는 축제를 열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취업자는 자신의 작업을 전시해 취업의 기회를 얻고,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좋은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한편,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필요한 것은 작지만 독특한 것, 값싸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500달러가 드는 물건을 150~200달러로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의 힘이다. 혁신은 모양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사고를 바꾸는 것이다. 좋은 디자인은 보기에 예쁜 것이 아니라, 생각과 아이디어가 혁신적인 것이다. 감동이 없는 것인 디자인이 아니다. 스웨덴의 조립가구 이케아처럼 저렴하고 반짝이는, 그러면서도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와야 불황 탈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으로 토목사업, 정보기술, 그린 산업 못지않게 훌륭한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의 가장 큰 주제는‘참여’다. 많은 시민들이 행사를 즐기고, 그런 행사 속에서 펼쳐지고 있는 전시 및 디자인 장터를 통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이번 행사를 통해 현재 전 세계 및 대한민국에 불어 닥친 경제 불황을 조금이나마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찾았으면 한다. 그러자면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행사기간동안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에 참여하셔서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고 있는 디자인을 직접 경험하시고 디자인 도시 서울의 새로운 비전을 위한 주체가 되어 서울이 세계 디자인, 문화 중심도시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성원해주시길 바란다.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는 디자이노믹스를 지향한다. 즉, 디자인이 경제 불황을 타개하고 우리나라의 산업과 경제를 성장시키는데 핵심역할을 하도록 집중 육성하는 데에 그 목표가 있다. 나아가 시민들이 디자인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안목을 높여 모든 시민들이 디자인 고객으로서 우리나라의 디자인 수준을 높임은 물론, 기업의 디자인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디자인 선진화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대표적인 시민 참여형 디자인축제다. 전문가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시민 모두가 디자이너가 되어 경제를 활성화하고 문화를 선진화해 서울만의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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