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은 늘지 않는데 사교육비는 급증”

입시제도, 사교육 열풍, 평준화. 비평준화 등 교육계는 하루가 멀다 하고 답이 없는 골칫거리를 쏟아낸다. 다 주워 담지도 못할 문제가 한 아름이지만 최근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발의한‘외국어고 폐지와 개정안’으로 한국교육이 길을 잃고 헤매던 사교육시장의 망망대해에서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비춰주는 등대를 찾은 셈이다.

▲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지난 10월 19일‘외고마녀사냥’이라는 당사자들의 반발에“외고는 분명히 마녀”라고 반박했다. 또한“외고를 폐지하자는 말이 아니다”라며“외고를 원래 목적대로 운영하자는 것”이라는 취지를 분명히 밝혔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외고 폐지 법안’으로 사교육 시장의 축소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정의원의 한 마디에 학원계와 외고가 같이 들고 일어섰다. 그들은 같은 맥락에서 외고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 최원호 대원외고 교장은“외고가 사교육 조장의 주범이라는 시각은 문제가 있다”고 했으며 이택휘 한영외고 교장은“대학입시제도를 개선하면 사교육 문제가 해결되는데, 정치권이 대학은 건드리지 못하니, 만만한 외고만 겨냥하는 것 아니냐”며 성화다. 박치완 부산외고 교장도“사교육비 문제의 주범은 공교육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지 외고 때문만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으며 맹강렬 명덕외고 교장도“외고 폐지론은 또 다른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한 뜻을 모았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외치는 다양성, 수월성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걸까.

 

“차별화된 수월성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는 외고의 취지는 퇴색되었다”
외국어고등학교(외고)는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가운데에서도 외국어를 중점적으로 배우는 학교이다. 외고는 대부분 사립이나, 일부 국공립학교 가운데에도 외고가 존재한다. 과학 고등학교와 함께 특화된 교육을 한다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명문대학 입학을 위한 입시 명문 고등학교라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깔리게 되었다. 특목고의 등장은 1980년 교육개혁이 이뤄지면서 영재교육이 다시 부각되었고 과학영재교육방안, 외국어교육강화방안, 외국어고등학교 설립계획, 예체능교육진흥방안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연구가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영재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7개교를 지정하여 실험적으로 운영되었다. 그 결과 3년 후에‘경기도 과학관 부설 과학 고등학교’가 우리나라 최초의 영재교육기관으로 문을 열게 된 것이다. 그 추세로 어학능력을 지닌 우수학생 양성을 목적으로 외국어 고등학교가 급증하게 되었으며‘외국어, 과학 분야 인재 육성’이라는 차별화된 교육취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교과편성에 대한 자율권까지 주어졌다. 하지만 특목고 설립취지와 동떨어진 명문대(의대, 법대, 경영대)에 진학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도구로 전락해 버렸다. 이에 정부는 특목고 입학, 교육과정, 대학진학 등 개선방안을 내놓았지만 외고를 포함한 특목고가‘입시목적고’라는 인식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실제, 2003년에 서울지역에 있는 외고 졸업생의 절반이상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등에 진학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선배들의 성공적인 진학결과는 전국적인 특목고 진학 열풍을 몰고 왔으며 사교육비 증가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특수 재능의 개발에 중점을 둔 특목고는 학교의 교육목표를‘특수재능의 개발’과‘사회발전에 공헌하고 봉사하는 인성의 함양’의 두 가지를 공통적으로 지향하고 있다. 과학 고등학교는‘탐구과정을 통해 과학과 수학을 구조적으로

▲ 외고문제와 관련해 지난 10월 27일, 여의도 연구소의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외고문제 해법 모색을 위한 긴급 간담회’가 열려 한나라당 의원 진수희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해’하게 하고‘문제해결과정을 통해 과학연구에 필요한 기초 능력을 신장’시키며‘창의적인 연구 활동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사회발전에 공헌하려는 태도를 가지게’하는 것이 목표이다. 외국어고등학교는‘기본학력의 강화’,‘탁월한 외국어 구사 능력 계발’,‘인성교육 중시’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특목고가 사회에 이바지 한 것은 사교육 시장, 즉 학원가를 성장시키는 데 한몫 톡톡히 한 것과 글로벌 인재가 아닌 한국사회의 구태의연한 엘리트를 배출했을 뿐이다. 때문에 외고가 이번 사교육 사냥에 있어 가장 지명도가 높은 수배범이 된 것이다. 정두언 의원이 꼽은 외고의 가장 큰 문제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외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가계소득은 늘지 않는데 지출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이 큰 사교육비는 만 악의 근원”이라 꼬집었다.“사교육비 폭증의 주원인은 공교육 붕괴와 대입제도, 외고 입시제도”라고 하였다. 이와 관련해“대입제도는 최근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하여 여러 개선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외고 문제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한“외고를 무작정 폐지하라는 것이 아니라 설립의도에 맞게 운영하라는 것이며 법 개정이 끝나면 외고는 선발방식을 시험전형에서 추첨제로 전환하고 학교형태도 자율학교, 자율형 사립고, 일반계 사립고 등으로 바뀌게 된다”고 했다. 외국어 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을 차별화시켜 교육하겠다는 취지로 인해 학생 선발권을 주었지만 그 취지가 퇴색된 이상 학생 선발권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사교육을 거치지 않으면 외고에 진학할 수 없는 현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

특수목적고등학교 = 입시목적고등학교
외고입시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 외고폐지론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의‘외고입시설명회’참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외고 측에서 학부모에게“외고에 와야 의대, 약대, 치대를 비롯한 명문대에 갈 수 있다”며 일반고에 가려는 학생도 외고로 유치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외고가 인재유치를 위해 학생선발에 있어서 보다 수준 높은 학력을 요구하여 경쟁을 유발하고 그로 인해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난은 면치 못할 것이다. 현재, 한나라당내에서도 가타부타 말이 많은 외고 추첨제도 성적이 우수한 학생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학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계획이며 색다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외고 추첨제도 여러 단계(어학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교사가 추천하는 등)의 전형을 거친 뒤 마지막에 추첨하는 방식이면 효과가 없다. 따라서 성적 기준을 최대한 낮추고 추첨만으로 학생을 뽑아야 본래의 취지와 맞게 실효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외고 추첨제는 외고 진학을 위한 사교육에 대해서는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것 같으나 외고 추첨제가 실용화된다고 하더라도 내신을 위한 사교육 시장은 여전히 기세등등할 것이라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 교육 대장주 메가 스터디의 주가가 최근 외고 폐지론의 영향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3분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중장기 이익 모멘텀으로 인해 여전히 증권사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정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메가 스터디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외고폐지론에 대해서도“큰 영향이 없다”고 했다. 국감에서 외고 폐지에 대한 논의가 불거지면서 중등 사교육 시장이 위축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현 정부가 중시하는 수월성 교육으로 인해 내년부터 15개의 자율고가 새롭게 개교하고 학생선발의 가장 기본기준이 내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등 사교육 시장의 열풍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외고의 자율고 전환이 방법론상으로 쉽지 않으며 시행된다 하더라도 메가 스터디 매출중 약 5%만 특목고 관련 콘텐츠 이며 나머지는 내신관련이므로

▲ 고교 유형별 특성비교

오히려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라고 까지 말했다. 이러한 정황을 따져보면 외고 폐지나 외고의 자율형 사립고 전환으로 사교육 시장이 위축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외고는 중학교를 넘어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마저 외고진학을 목적으로 한 사교육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사교육을 거치지 않으면 외고를 비롯한 특목고에 진학할 수 없다는 것, 특목고에 진학하지 못하면 명문대에 진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 잘못된 현실이며 해결해야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더불어 사교육 시장은 이제 스스로 살아 움직이며 공교육을 갉아먹고 있다.‘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에서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중학생들의 외고 과열의 원인중 하나로‘학원에서의 부추김’이 꼽히고 있다. 보통 일반 학원과 특목고 학원의 비용에는 차이가 있다. 특목고 학원이 비용이 더 많기 때문에 학원 측에서는 특목고 희망 학생을 더 많이 유치하고자 한다. 때문에 학원에서는 일반고에 가려는 학생들도 상담을 통해 특목고 반으로 전환하게 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외고의 입시 설명회도 어불성설

▲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조사한 서울 6개 외고 저소득층 현황

이다. 더 성적이 높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외국어에 재능이 있는 학생 뿐 아니라 자연계열의 인재들도 데려오고 보자’라는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 입시 설명회에서 의대를 희망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외고에는 자연계열 학생들을 많이 편성하고 있으니 오히려 의대나 약대, 치대에 가려는 학생일수록 외고로 와야 된다”고 말하는 등“대학에서도 일반고에서 1등을 한 학생보다 내신이 조금 나빠도 외고 학생들을 더 많이 데려간다”고 한다. 이는 학부모로 하여금 외고가 대학진학을 더 잘 할 수 있게 한다는 그릇된 믿음을 갖게 만드는 것이며 외고 자신이‘입시목적고등학교임’을 자처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믿음을 갖고 있는 학부모들도 사교육문제를 양산하는데 한 몫 한다. 사교육이 성장하는데 가장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은 바로 자녀들의 소질과 적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단 명문대학에 보내고 나면 자녀의 장래가 장밋빛으로 물들게 될 거라는 학부모의 착각과 그로인한 무분별한 사교육이다. 사교육이 특목고 진학으로 이어지고 특목고가 명문대 진학으로, 명문대가 대기업 입사로, 대기업 입사가 자녀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거짓신화로 인해 학부모는 자신의 노후생활 기반까지 깎아가면서 어마어마한 사교육비 지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재 국가적 재앙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는 저 출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소도 바로‘자녀의 교육비에 대한 부담’으로 밝혀져 사교육 문제해결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정권의 사교육 문제에 대한 관심이 극도로 집중되어 있는 지금이야말로 엉켜있던 사교육 문제의 실뭉치를 풀 때이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김성천 부소장과의 일문일답]

▲ ‘사교육없는 세상’의 김성천 부소장은“외고는 현재 입시기능에서 일부 몇 개만 손보겠다고 하지만 그런 식의 해법은 지금까지 계속 해왔다”며“외고 본연의 취지에 맞게 수학을 제외한 영어와 국어 중심으로 외고 진학을 희망하는, 어학에 재능과 소질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스크린을 거쳐 추첨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Q. 외고 추첨제의 필요성과 실효성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외고에 대한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하기위한 정부의 정책이 매번 실패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외고 자체의 존립에 대한 필요성과 존재 근거가 허물어져 있는 상황이고 외고가 입시명문고로 기능하고 있는 상황, 그로인해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정상적으로 중학교 과정을 이수하고도 외고에 진학하지 못하고 사교육을 통해서만 외고에 입학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해열제나 진통제로 이 상황을 수습할 수는 없다. 수술대위에 올려야 한다. 외고는 현재 입시기능에서 일부 몇 개만 손보겠다고 하지만 그런 식의 해법은 지금까지 계속 해왔다. 입시명문고로 부각되기 위해서는 우수한 학생을 뽑고 서울대에 갈 수 있는 학생을 뽑겠다는 철학과 평가 관들을 버리지 않는 이상 입학사정관제 등 다른 입시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여전히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만을 뽑을 것이다. 이러한 정황을 봤을 때 외고가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학생선발권을 회수하는 것이 옳다. 즉, 외고 본연의 취지에 맞게 수학을 제외한 영어와 국어 중심으로 외고 진학을 희망하는, 어학에 재능과 소질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스크린을 거쳐 추첨을 하라는 것이다.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하거나 교사가 추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첨하여 뽑힌 학생들을 잘 교육해서 글로벌 인재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입학의 경쟁이 아니라 교육의 경쟁이 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자율형 사립고도 이미 50% 추첨제로 학생들을 받고 있다. 때문에 외고라고 해서 추첨제가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 정두언 의원의 이번 발의도 이러한 가능성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Q. 외고추첨제를 실시하고 외고가 특성화고로 전환하더라도 사교육문제가 사그라지지 않을 거라고 보는 전망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외고가 없어진다고 사교육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외고를 희망하는 학생이나 그렇지 않은 학생들을 모두 포함해 90%가까이의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폭요인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외고는 적게는 5:1, 많게는 10:1 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당해 학년만 아니라 중1, 2에 영향을 주며 심지어 초등학생에게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내용도 수학사교육, 영어사교육, 내신사교육으로 패키지형식으로 사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외고의 숫자가 30개라는 정황을 봐서는 분명히 사교육 증폭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증폭요인이 되고 있는 외고입시를 잡아야 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한 것이다. 이제까지 외고는 내신 상위 5%~10%의 학생들만을 뽑아왔다. 하지만 추첨제로 전환하면 자율형 사립고로 가더라도 전교 내신 50%내의 학생들이 뽑힐 수 있고 정두언 의원 안대로 가더라도 희망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70, 80%의 학생들이 뽑힐 수 있다. 이를 통해 외고의 성격도 특목고에서 특성화고로 전환되고, 우수한 선발집단이라는 인식이 불식되기 때문에 외고의 입시로 인한 사교육은 줄어들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Q. 일부 여론에서는 수월성과 다양성의 교육목적을 내세워 외고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평가를 해주신 다면.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을 모아놓고 교육하는 수직적 수월성 교육이 참된 수월성 교육이라고 보지 않는다. 82단위의 어학과목을 이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교과목이수도 서울대, 연대, 고대를 비롯한 명문대 진학과 더 나아가 해외명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것이고 입시위주의 교육에 종속되어 있다는 것은 달리 일반고와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더 입시교육을 부추겼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다양한 교육을 실시했다고 볼 수도 없으며 대학진학결과에 있어서도 외고가 교육을 잘해서 학생들이 명문대에 진학했다고 볼 수 는 없다. 실제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외고가 잘 교육했기 때문이 아니라‘외고의 입시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이미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뽑아 외고에 유치하였고 그 실력 있는 학생들의 수능성적이 우수하고 대학진학을 잘 하는 것은 외고가 잘 교육했다기보다 학생의 실력 그 자체라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수월성 교육은 수평적 수월성교육이다. 우수한 학생들만이 아닌, 그 외에도 외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다양하고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진정한 수월성 교육인 것이다. 사실 외고가 입시명문고가 된 것도 우수한 인재만을 유치하였는데“왜 다른 학교보다 명문대에 보내지 못하는가”하는 지역사회와 학부모들의 비판에서 비롯된 것이다. 학생들 중에 수학과 과학에 흥미나 재능이 없지만 어학에 재능이 있고 외고에 진학하고 싶어 하는 학생이 있지만 많은 사교육비를 투자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면 외고에 진학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것은 오히려 수월성 교육에 역행하는 현상이다. 때문에 이러한 학생들을 받아서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 바로 수월성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Q. 공교육 내실화에 대해 정부에 바라는 점은?
평준화의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입시경쟁을 학생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모든 학교들의 교육환경을 균등하게 맞춰 놓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학교가 획일화 되어진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로 대상으로 하는 입시경쟁이 아니라 학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철학과 교육과정, 교육환경의 차별화된 경쟁을 하게끔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우리 교육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때문에 정부가 고교체제 자체를 성적으로 획일화 하거나 계층과 계층 간의 구별 짓기, 차별하기의 형태로 가서는 안 된다. 학교 안에서의 교육과정과 수업과 철학에 있어서의 다양화를 꾀해야 한다. 교장제의 경우에도 문제가 많다. 승진제로 위임된 교장들은 대부분 학교철학 없이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승진제가 아닌 내부 공모제 등을 통해 위임기간동안 자신이 어떻게 학교를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획기적인 계획을 짜고 실적을 통한 검증과 공정한 선발방식을 통해야 한다. 이로 인해 교장들이 질 높은 교육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Q. 학부모들이 자녀의 적성과 소질을 고려하지 않고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이 자녀의 성공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학벌의 뿌리는 깊다. 때문에 부모님들도 학벌로 인해 임금지급과 관련한 차별을 받아왔고 그로인해 자신의 자녀는 그런 대우를 받게 하지 않기 위해 높은 학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제는 이론적 지식이 아닌 경험과 능력위주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명문대를 나온 화이트칼라 계층이라고 하더라도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 부모님들이 시대의 변화를 읽을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대기업도 지원자가 얼마나 이 조직에 적응할 수 있으며 창의성을 갖추었는지, 능력을 갖추었는가를 보기 시작했다. 미디어분야와 공사부분도 그렇다.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진로중심으로 교육을 하는 것이 오히려 그 학생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간판만 보고 대학을 보내는 것은 구시대적 유물이다. 자녀에게 인생에 다양한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자녀에게 길을 개척하도록 하는 것이 옳은 교육방법이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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