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국민의 여가활용 위해 레저스포츠진흥법 시급한 법안

수은주가 내려가고 입시철이 다가와도 주말이면 패딩점퍼를 입고 부츠를 신고 겨울자연을 만나러 떠나야 할 때다. 이제 겨울은 따뜻한 히터 앞에서 쭈그려 시간을 소비하는 때가 아니다. 눈 속을 뒤집고 미끄러지며 오히려 즐기는 레저스포츠의 계절이다. 친구와 연인 또는 가족단위의 일행들은 겨울설경의 로망인 스키장에서의 하룻밤을 꿈꾸며 여유로운 낭만을 기다린다.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된 이후 레저스포츠 활동은 계절에 상관없이 늘어가는 추세다. 현재 우리나라에 활성화되고 있는 레저스포츠는 총 90여 종을 넘어 올림픽 종목보다 많다. 2008년 베이징에서는 BMX(자전거묘기) 올림픽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젊은 신세대의 니즈에 따라 수시로 새로운 종목이 생겨나고 연간 레저스포츠 활동으로 소요되는 비용도 수십 조 원에 이르고 있다. 급증하는 레저인구와 시설, 관련 산업 등에 대해 제도적 안정지원을 요구하는 정책의 필요성이 수차례 부각돼 왔었지만 정부는 그동안 레저스포츠가 제도권에 없다는 이유로 방치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급증하는 레저인구와 비례하여 안전사고 발생률도 높아지자 여론에서는 이에 대한 대안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돼 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레저스포츠진흥법이 제정되지 않아 마땅한 방안 마련이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레저스포츠가 국민의 행복과 직결되고 21세기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인지하는 사실이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레저스포츠 동호인이 급증하고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부각되자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7년 대한레저스포츠협의회를 출범시켜 레저스포츠 산업과 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지원 방안을 모색 중이다.
장형욱 기자 happy @ inewspeople .co.kr

선진국일수록 레저스포츠가 고부가가치산업
국내 전문인력과 지원기반 선진국 비해 취약
국가경쟁력 강화시킬 전략사업으로 지원해야


오늘날 국가경쟁력은 국민의 레저스포츠 활동에 따라 우위가 결정되고 있다. 개인의 여가를 어떻게 소비하는가에 따라 삶의 질이 향상되고 또 행복지수가 결정되는 것이다. 레저스포츠는 그만큼 우리생활의 의식주 다음으로 중요한 위치다. 국민의 건강과 행복이 곧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척도가 되는 시대다. 정부는 세계10대 레저스포츠선진국 진입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2005년에는 레저스포츠진흥법 제정을 위해 발의하기도 했었다. 레저스포츠가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육성되고 국민의 안전한 레저스포츠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시급한 민생법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18대 국회가 개회되었을 때 나주에서 번지점프 줄이 끊어져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춘천에서는 산악자전거를 타던 동호인이 바위에 부딪혀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자 국회의 이정현(한나라당) 의원 측이 문제의 심각성을 들며 법제정 업무를 시도했으나 당시 쟁점이었던 미디어 법에 밀려 발의도 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다. 법이 국회 정문 입구에서 방황하고 있는 사이 지난 가을 인천도시축제에서는 초경량비행기가 연줄에 얽히어 추락,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대전 전국체전에서도 스카이다이빙을 하다가 추락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조차 아직 명쾌한 일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는 연간 약 4천만 명의 동호인들이 각자의 레저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관련업체 수도 1만5천여 개가 넘고 13만 명이 종사하고 있다. 장래 유망한 산업이라 인식돼 130여 대학에서 개의 전공학과에서 매년 3천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으나 졸업 후 마땅한 취업자리가 없는 상태다. 레저스포츠가 국가 경제성장 원동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레저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전환돼야 하며 레저스포츠용품 개발 지원, 관련업체의 세제개선 등 제도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 또한 전문인력을 양성해 국민의 안전한 레저활동이 이뤄지도록 세심한 관리도 해야 한다. 지난 해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번지점프장을 순회하며 안전에 대한 시설확인을 실시한 적이 있다. 번지점프장 시설의 대부분이 안전에 노출돼 있다고 결론 냈다. 이 결과는 언론에 공개되고 국회와 문화체육부에도 고지되었으나 아직 묘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한레저스포츠협의회(회장 정운택)가 그동안 일체의 자료도 없던 국내 레저스포츠 현황을 조사해 오면서도 한 편으론 레저스포츠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관련산업 육성을 위해 여러 기관에 협조를 부탁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해 오고 있으나 가끔씩 관련법이 없어 곤란하다는 관청의 답변에 힘이 빠진다고도 한다. 그나마 2008년 레저스포츠 안전과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여 지자체의 레저정책 수립을 유도했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의 레저스포츠시설 지원사업기금을 통과시켜 필요한 각 지방의 시설지원비로 보급하는 등, 레저스포츠 진흥을 위해 꾸준히 활동을 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레저스포츠용품제조업의 지원을 수락 받아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하는 등, 레저스포츠 활성화에 소임을 다하고 있다. 대레협이 해야 할 일은 끝이 없는 듯하다. 국민들이 편안하게 주말을 즐길 수 있도록 종합레저정보안내사이트 구축, 시설개발 및 안전관리, 진흥을 위한 연구조사, 국제교류, 레저보급을 위한 홍보사업 뿐 아니라 국내 정서나 자연환경에 맞는 새로운 레저종목을 개발해야 하는 등, 현재의 대레협 조직이 실현하기에는 누가 봐도 벅찬 업무계획 뿐이다. 가장 시급한 일로 대레협의 김창수 사무총장은 “종합정보사이트 구축과 전문인력 양성사업 그리고 안전을 위한 대안연구와 보험기능을 할 수 있는 레저업체 공제조합 조성”을 꼽으며 “우리 직원 모두 레저스포츠 발전을 위한 일이라서 바쁘게 일하고는 있으나 인력이나 운영 면에서 상당히 어려움이 많다.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기분”이라고 말하는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대레협은 레저스포츠 분위기 조성을 각종 행사도 직접 기획하여 수행한다. 2007년 설립 후부터 매년 지방을 순회하며 레저스포츠 종합대회를 개최, 레저스포츠종목과 개최지의 레저시설을 홍보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세계 유일의 DMZ콘텐츠를 활용한 'PLZ(Peace Life Zone)트레킹대회‘를 개최해 일반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내년에는 G20회의와 관련하여 우리 국민들의 즐거운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 주기 위해 두 대회를 더 크게 개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산악자전거와 낚시 등 25년간 레저스포츠를 즐겨왔다는 김문구(55. 청주시 흥덕구) 씨는 “오랫동안 레저스포츠가 좋아 주말마다 즐겨왔지만 정부의 무관심이 서운할 때가 많았지요. 그런데 재작년 레저법이 만들어진다기에 잔뜩 기대했는데 결국은 폐기되어 아쉬웠습니다. 보이지 않게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요. 정부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라며 레저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대한레저스포츠협의회가 발족돼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는데, 법이 없어 정부로부터 경상비 일체를 지원받지 못한다고 들어 기대를 안했는데 열악한 여건에서도 아주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제 눈에도 보일 정도예요. 레저 인으로서 정말 고맙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힘이 못되어 줘 미안하기도 하답니다. 정부가 약간의 지원만 해준다면 국내의 레저산업을 지금보다 몇 배 발전시킬 단체라고 확신합니다.” 라고 말해 현재 처해있는 국내 레저스포츠의 현황을 느끼게 해주었다. 우리나라는 G20의장국이다. 국민이 행복해야 나라가 평온하다. 연말마다 뜯어내고 다시 붙이기를 반복하는 인도 공사비의 일부라도 레저스포츠 발전을 위한 지원비로 사용된다면 모든 국민이 항상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게 되길 바래본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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