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더 큰 웃음으로 보답하고파”
‘봉숭아 학당’에서 노브레이크 엔터테인먼트 대표로“스타가 되고 싶으면 연락해”라는 유행어를 통해 이름을 알린 한민관은 스타가 되려는 수많은 이들에게 공감대와 웃음을 함께 선사하면서 개그맨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는 그에게 유달리 많은 행운이 따랐는데, 이수근의 부탁으로 1박 2일에 출연하게 되면서 한 차례 유명세를 치렀고, 우연치 않게 출연했던‘천하무적 야구단’으로 전 국민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것. 그런 그가 이제 영화에 출연하면서 개그뿐만 아니라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지난달 중국 고전‘서유기’를 바탕으로 한 가족 영화‘서유기 리턴즈’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만나봤다.
Q. 2006년 KBS 21기 공채 개그맨으로 입사했다. 어떤 것으로 합격했나.

Q. 원래 꿈이 연기였다고 들었다. 어떻게 개그맨이 되었나.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연기자를 꿈꿨다. 물론 내 자신을 알기에 주연을 꿈꾸지는 않았다. (웃음) 그렇게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극단에서 연극을 했다. 그리고 군대 제대하고 대학로에 와서 연기를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나는 연기자의 꿈을 안고 무작정 서울 대학로에 왔다. 대학로에 와서 소개를 받았는데 소개받은 곳이 바로 개그하는 곳이었다. 그때까지만해도 개그는 생각도 못 했던 상황이었는데, 우연히 개그를 하는 모습을 보니 이 일에 대한 흥미가 느껴졌다. 그것을 계기로 개그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물론 내 꿈은 연기자이기에 연기자로 데뷔하지 못한 점에 대해선 조금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절대로 개그맨으로 얼굴을 알린 것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또 개그맨을 하면서 연기에 도전할 수 있는 길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에 나는 충분히 만족한다.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우선, 시청자들이 개그맨 출신 연기자의 시선이 곱지가 않다. 가수가 연기를 하는 것은 괜찮은데, 개그맨이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시선이 곱지 않아 연기를 함에 있어 몰입의 정도에 방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웃음이 접목된 연기를 꾸준히 도전할 생각이다.

지금 나의 위치는 그래도 많이 유명해졌다고 할 수 있다. (웃음) 하지만 어려운 시절도 있었다. 나의 가난했던 시절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도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내가 군 생활 했을 때부터 집이 가난했다. 그때 아버님 사업이 잘 못 되서 집도 없이 이집 저집 얹혀 지냈다. 누나가 결혼했을 때 작은 원룸에서 살았는데 그 원룸에도 온 가족이 얹혀 지낼 정도였다. 그러다가 4평짜리 컨테이너를 얻어서 살기도 했다. 가정이 조금 나아져서 내가 서울에 왔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빚이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나는 서울에 와서 작은 고시원에 살았는데 그때 고시원비가 한 달에 25만 원가량이었다. 내 공연 월급이 30만 원가량이었다. 고시원 비를 내고 나면 5만원이 남았다. 그 돈으로 한 달을 생활해야 했다. 공연이 끝나고 돈이 없어서 다른 이들에게 얻어먹은 적이 많았다. 그 때 생활은 힘들었다. 어머니가 한 번 서울에 오신다고 했다. 그런데 안 보여드렸다. 가슴아파하실 것 같아서 못 오시게 했다.
Q. 노브레이크 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이름을 알렸는데 본인 아이디어인가.
노브레이크 엔터테인먼트 캐릭터를 처음에 내가 만들고 김재욱 선배에게 그 캐릭터에 대해서 자문을 구했다. 선배가 이것 하나만으로는 부족하겠다는 소리를 했다. 가수나 연기자를 키우는 컨셉은 어떻겠냐고 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지금의 노브레이크 엔터테인먼트다. 결과적으로 그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인식되어서 좋았다. 하지만 그것은 내 공이라기보다는 김재욱 선배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상복이 많으면 좋은데 그렇지 못했다. 상복이 많았으면 김재욱 선배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 전해주고 싶다. 내가 만약 혼자 했다면 몇 주 못하고 막을 내렸을 것이다. 그런데 김재욱 선배가 노하우나 도움을 많이 주셔서 너무 고맙다.

한국에서 개그를 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 심사 규제가 조금만 풀린다면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것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제약이 너무 많다. 내가 처음 데뷔할 때‘약해지지마’에서 뺨을 때리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6주 만에 막을 내렸다. 왜냐하면 아이들 교육상에 안 좋다는 이유였다. 이러한 부분만 봐도 한국에서 개그를 하기에는 조심해야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 개그콘서트는 아이디어 회의가 일주일 내내 있다. 지금은 개그콘서트에서 하차한 상태지만 개그콘서트는 포기하지 않고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천하무적 야구단’을 통해서 인지도가 상승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나에게 있어 개그콘서트는 어머니이고‘천하무적 야구단’은 내게 날개를 달아준 경우다. 천하무적 멤버들은 유사성이 거의 없는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런데 운동을 통했기 때문에 이렇게 결합할 수 있었다. 처음에‘천하무적 야구단’에 들어왔을 때 전혀 야구를 못 했다. 감독님께서 처음에 섭외하셨을 때 야구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안 하셨다.“운동은 좋아하니?”그 한 말씀이 다였다. 나중에 하늘이 형이 야구에 대해서 물으셔서 알았다. 나는 원래 야구를 좋아했다. 고향이 광주이다보니 지금은 KIA지만 예전에는 해태 타이거즈를 상당히 좋아했다.‘천하무적 야구단’은 좋은 프로다. 이 프로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야구의 재미를 전해줄 수 있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말랐다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지는 않는다. 마른 것도 여러 경우가 있다. 보기 좋게 마른 경우가 있는가하면 보기 싫게 마른 경우도 있는데 나는 보기 좋게 말랐다고 생각한다. (웃음) 말랐지만 좋은 몸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듣곤 한다. 어릴 적에는 키가 작았다. 그 당시에는 키 작다는 소리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마른 것에 대해서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팬들이 실물은 멋있다고들 얘기해 주신다.(웃음)
Q. 올해 서른이 되었다. 서른의 나이가 특별한가. 연애는 하나.
특별함은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결혼에 대한 생각은 한다. 내가 무뚝뚝해서 여자 친구를 잘 챙겨주지 못한다. 여자 친구가 있을 때에도 자주 통화하지는 않았다. 난 늘 여자 친구에게 양해를 구했다. 일할 때에는 일만 하는 스타일이다. 선물이나 다정한 말도 쉽게 잘 못하는 편이다. 지금은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다. 나도 언젠가는 결혼을 하겠지만 우선 부모님께 고향에 집을 사드리고 그 후에 결혼을 생각하려고 한다. 내가 가장 역할을 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은 신경 쓰고 있다.
Q. 연예인, 공인의 삶이 쉽지는 않다. 어떠나.
공인이 되어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은 있다. 하지만 유명하지 않은 때가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알려진 것이 좋다. 안타까운 것은 사생활 침해가 상당 부분 있다. 강호동 선배님께서 일전에“연예인이 출연료를 많이 받는 것은 사생활 희생 부분도 포함된 것이다”는 말에 공감한다. 가끔씩 사진 요청을 하실 때 혹여 거절을 하면 그 분들이 제 험담을 하곤 한다. 하지만 모두에게 사진을 찍어드릴 수는 없다. 한 분만 사진을 찍어드리면 다른 분들도 모두 사진을 찍어드려야 해서 쉽지 않다. 그 외적으로는 공인이 되어서, 유명해져서 특히 달라졌거나 하는 면은 없다. 외출도 자유롭게 하고 있다.

가족은 당연히 가장 소중하고 그 다음으로는 내 자신이 소중하다. 또한 한 가지를 더 꼽자면 인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선후배 관계가 철저하다. 밉보이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규율을 정확하게 지킨다. 나이 어린 선배한테도 꼭 존대를 한다. 인맥은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Q. 2010년이다. 올해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하무적 야구단’과‘서유기 리턴즈’영화를 찍을 예정에 있다. 일단 처음 도전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결과가 좋았으면 좋겠다. 그 외에 욕심을 내자면 MC로도 발돋움하고 싶다. 물론 공중파에서 MC를 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나보다 능력 있는 분들이 너무 많다. 나는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 분들과 함께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영화에 출연하신다.
‘서유기 리턴즈’에서 사오정 역할로 나온다. 처음 찍는 영화기 때문에 남다른 애착이 있다. 어린이 영화라서 코믹한 영화일 것이라고 예상하시는데 개그보다는 진지함을 더 많이 가진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관람할 수 있도록 어른들에게도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멋진 영화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능력이 많은 개그맨들이 너무 상당히 많다. 새해에는 개그맨들에게 많은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지난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는 옆에서 도와줘서 많이 잘 된 경우이다. 레이니즘으로 큰 사랑을 받았고, 이수근 형이 1박 2일에 소개해 줘서 버라이어티에 나올 수 있었다. 2009년에 많이 받았으니까 2010년에는 여러분들에게 더 큰 웃음을 전해드리고 싶다.
대표 마른 연예인으로 알려진 한민관, 보호해 주어야할 것 같은 방송에서의 모습과 달리 실제 모습은 진중하고 성실한 면이 엿보여 오히려 든든해 보이기까지 했다. 연기자가 꿈이라는 그는 매 순간 꿈을 놓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주저 없이 내비쳤는데, 오랜 시간 가슴에 품었던 그의 꿈이 언젠가는 빛을 보기를 바라면서 그에게 한 마디를 던진다. “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진다!” NP
이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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