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공부, 2~3개월이면 충분히 마스터 가능해

4살 딸을 둔 워킹맘 이모(34세)씨는 최근 친구들과의 모임에 다녀와서 고민에 빠졌다. 친구들이 너도나도 유치원에 보내기도 전에 아이들에게 영어 조기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우리 아이는 영어 교육을 아직 시키지 않았는데 너무 불안하다.”고 하소연한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서 고3까지 우리가 영어를 공부하는 기간은 무려 12년이라는 시간이다. 요즈음처럼 유치원부터 영어 교육을 시작한다고 치면 12년을 훌쩍 넘는 기간을 영어 공부에 할애하지만 정작 외국인을 만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교육 현장에 문제를 제기하며 새로운 영어 학습법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어 본지에서 찾아가봤다. 그 주인공은 바로 ‘잉글리쉬넷’의 이재현 원장이다.

영어교육 혁명의 시작

▲ 잉글리쉬넷 이재현 원장
영어 공부의 진리는 없는 것일까. ‘영어 공부=단순 암기’라는 진부한 교수법은 현재 급변하는 시대의 영어 교육에는 맞지 않으며, 효율성 측면에서도 소모적이다. 이재현 원장은 현재 영어교육의 큰 문제는 영어 학습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2009년 5월에 ‘잉글리쉬넷’을 개원했고, 같은 해 12월, ‘네이티브 스피커 프로그램(NSP)’를 시작하게 되었다. 네이티브 스피커 프로그램(NSP)이란 종래의 일률적이고 비효율적인 방식에서 탈피하여, 영어를 언어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평가하여 이를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것인데, 교육방법과 효과가 전례없이 독창적이고 성과도 좋다. “처음 이런 계획을 세우고 연구를 시작했을 땐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야 했어요. 이론적인 면에선 언어학을 연구해야 했고, 효과적인 학습진행을 위해서 데이터베이스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익혀야 했으며, 이를 학생들에게 최적화시키기 위해서 강의 능력까지 갖춰야 했지요. 게다가 가정을 꾸리려면 돈도 벌어야 했고요.” 이재현 원장이 10년 연구 끝에 내놓은 ‘네이티브 스피커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지식’을 많이 알거나, 혹은 영어에 대해 잘 ‘이해’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학생들을 훈련의 대상으로 전제하고 말 그대로 ‘훈련(training)'시킨다. “제가 오랜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은 영어는 지식(knowledge)이라기보다는 기술(technique)에 가깝다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영어교육은 지식인보다는 기술자(technician) 양성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골퍼나 피아니스트 양성방법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는 눈빛을 반짝이며 진지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한 사람의 테크니션을 키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해야 2~3개월이면 충분합니다.” 그는 단언하듯 말한다. 10년, 20년을 공부해도 영어실력에 변함이 없는 이 시대에 그의 주장은 신선함을 넘어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재현 원장의 말을 증명해 주듯 그의 학원에 있는 학생들의 실력은 한 주, 한 주에 따라 매우 현격한 차이가 난다. 1~2주차 학생들이 더듬거리며 문장을 해석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3~4주차에 이른 학생들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다량의 문장을 해석해 나가고, 두 달 정도 된 학생들은 모의수능문제를 힘들이지 않고 풀어나간다. 게다가 놀랍게도 학원에 있는 학생들은 모두 초, 중등 학생들이다.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영어교육에 최고의 기술을 접목

“언어습득시기에 뇌가 해주던 역할을 학원이 대신 해 준다고나 할까요. 성인이 되면 새로운 언어습득이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뒤집는 것이지요. 또 특이한 점이 있다면, 우리는 유창성(fluency)을 전제로 가르친다는 겁니다.” 간단하게 요약한 그의 말과는 대조적으로 구체적인 과정을 소개하는 그의 말 속에는 'match and leap 기법’, ’언어적 긴장(linguistic tension)', ’BSN', '쇄도(rush)', '청크‘와 ’인터청크', ‘마인드맵과 마인드맵 스캐닝’과 같은 일일이 다 설명하기 힘든 생소한 용어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인터뷰 중간 언급한 100년의 영어교육 역사와 현재 학원계의 현실, 공교육과 사교육 문제는 물론 언어학과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데이터베이스 등에 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은 그와 그의 학원 잉글리쉬넷이 작지만 내공이 충만하고 잘 준비된 조직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시대는 21세기의 고도로 정보화된 사회지만 교육분야, 특히 영어교육은 100년 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기껏해야 인터넷 강의 정도로 정보화를 운운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언어학도 마찬가집니다. 이론은 발전했는데, 영어교재는 예전 그대로거든요.” 따라서 영어교육에 최고의 기술을 접목하자는 의미로 학원이름을 잉글리쉬넷(EnglishNet)이라고 지었다는 그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물었다. “일단 제 주변에서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을 없애는 게 목표입니다.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의 영어고민을 없애고, 그리고도 시간이 남으면 전 세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작은 기여라도 하는 것이 꿈입니다.” 영어 때문에 고민인 세상, 수도 없이 학원을 다니고, 교재를 사고, 그것도 모자라 해외 조기유학과 어학연수를 다니면서 소모적인 전투를 치르고 있는 이 시대에 그가 밝힌 당찬 포부에 본지는 희망을 걸어본다. (문의: 031-924-6260).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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