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m 한국에 첫 금메달 선사, 단거리 여제로‘우뚝’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인 이상화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단거리 여왕으로 등극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5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이상화는 4년 동안 진화를 거듭하며 마침내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전 종목을 통틀어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여자 선수로 우뚝 섰다. 챔피언에 오르는 순간은 말 그대로 긴장의 연속이었다. 1차시기 조 편성에서 500m 세계기록(37초00) 보유자인 예니 볼프(29.독일)와 맞붙었다. 어차피 금메달 후보는 이상화와 볼프, 왕베이싱(중국)의 3파전으로 압축됐지만 볼프와 같은 조에서 뛰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상화는 대범하게 얼음판을 박차고 나섰고, 초반 100m를 10초34에 주파했다. 평소 100m를 10초4~5를 탔던 이상화로선 좋은 출발이었고, 먼저 앞서 나간 볼프를 꾸준히 쫓아 역전에 성공하며 38초24로 볼프(38초30)를 0.06초차로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4년 전 토리노 대회에서 0.17초 차이로 동메달을 놓쳤던 이상화는 차분하게 2차시기를 준비했고, 1차 시기에서 나란히 1, 2등을 차지한 볼프와 마지막 조에서 또 한 번 맞대결에 나섰다. 경기가 끝난 후 전광판의 1위 자리에는 1, 2차시기 합계 76초09를 기록한 이상화의 이름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볼프(76초14)와 차이는 단 0.05초.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새보다 짧은 순간에 스프린트 여제의 운명이 갈리고 말았다. 전광판을 확인한 이상화의 눈은 금세 붉어졌고, 대형 태극기를 손에 쥐고 링크를 돌며 '빙속 여제'의 탄생을 알렸다. 이상화는 귀국 직후 가진 밴쿠버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 기자회견에서“즐기면서 경기에 임해서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 부담 없이 즐기면서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올림픽이 끝난 후 이상화 선수는 예능 프로 등 누구보다 바쁜 스케줄을 보내고 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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