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 제 기능 하지 못해 버릇없는 아이 양성

과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동방무례지국으로 불릴 만큼 도덕과 예의, 질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미래의 기둥인 청소년들, 학생과 사회인의 사이에 놓여있는 20대에서 그 현상이 불거지고 있다. 지하철에서 강아지 용변을 치우지 않은 채 내린 개똥녀,‘키 작은 남자들은 모두 루저’라고 말해 비난을 받았던 루저녀, 환경미화원에게 욕설을 퍼부은 경희대 패륜녀에 이어 인천에서 환경미화원에게 욕설과 더불어 폭력까지 행사한 인천 패륜녀 등 사회에 물의를 빚는 젊은이들의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도덕불감증에 대해 집중 조명해 본다.

동방예의지국은 옛말

▲ 지난 5월 13일 경희대 청운관 화장실과 여학생 휴게실에서 어머니뻘 되는 미화원에게 욕설과 막말을 한 사건으로, 해당 미화원의 딸이 사건 내용을 담은 글을 포털사이트에 올리면서 파문이 일었다.
한 때, 우리나라가‘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던 때가 있었다. 지금부터 약2300년 전에 공자의 7대손 공빈이 조선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서 쓴‘동이열전’에 전해지는 말이다. 당시 드넓은 중국까지 알려질 정도로 우리민족성은 매우 순수했다. 남을 해칠 줄 모르고 함부로 업신여기지 않았다. 동이열전은“풍속이 순후해서 길을 가는 이들이 서로 양보하고, 음식을 먹는 이들이 먹을 것을 미루며, 남자와 여자가 따로 거처해 섞이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그래서 공자도“그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할 정도로 동방예의지국을 칭송했다. 군자의 나라로 추대 받았던 우리나라 우리민족이 어느 새 이렇게 상대방에게 공격적이고 무례해졌을까. 이번‘경희대 패륜녀’,‘인천 발길질녀’사건 이외에도 알몸졸업식, 청소년 성매매, 노인 폭행 등 청소년을 비롯해 사회인으로 넘어가는 모호한 단계에 있는 젊은이들이 비상식적으로 행동하고 일탈을 일으키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이번‘경희대 패륜녀’사건이 특히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지성인이라 일컬어지는 대학생이 벌인 일이었기 때문이다.‘경희대 패륜녀’사건을 요약하면 이렇다. 지난 5월 13일 경희대 청운관 화장실과 여학생 휴게실에서 어머니뻘 되는 미화원에게 욕설과 막말을 한 사건으로, 해당 미화원의 딸이 사건 내용을 담은 글을 포털사이트에 올리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후 목격자가 당시 상황을 녹음한 파일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누리꾼이 가해 학생에게 비난을 퍼붓고 신원을 알아내 공개하는 등 파문이 커지자 학교 측이 진상조사에 나서 20일 해당 학생의 신원을 확인했다. 그 후 가해학생과 그 부모가 미화원을 찾아가 사과했다. 녹음 파일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당 미화원은 가해학생이 돌아간 후에 휴게실에 남아 멀뚱히 지켜보고만 있던 학생들에게“학생들도 그러면 안 돼, 친구가 저렇게 행동하면 말려야지, 배운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된다”며 씁쓸해 했다. 지난해 KBS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해 키 작은 남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루저녀’를 비롯해‘경희대 패륜녀’사건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난‘인천 발길질녀’는 지하철역에서 새치기 시비가 벌어져 만삭인 여성의 배를 발로 걷어차 제2의 패륜녀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세대에서 연구실을 남자화장실로 착각하고 문이 잠겼다고 여자화장실에서 청소하고 있던 여성 환경미화원에게 시비를 걸어 욕설과 폭행을 저지른 남학생 또한 패륜남으로 불리며 이 사회의 도덕불감증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인성교육은‘성격교육이기보다는 인간성을 기르는 교육, 사람을 사람답게 기르는 교육’

인재가 되기 전에 사람부터 돼야

▲ 오늘날 학교사회는 성적과 수능,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편협한 시각만 유지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성적을 마치 실적처럼 여기며 성적중심의 평가위주로 교육하여 인성에 미처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입시위주의 교육은 항상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사교육시장의 확장과 더불어 교육의 양극화를 야기하더니 결국 엘리트 괴물을 만들어 냈다. 대학생으로서 전문지식을 쌓고 높은 학점을 받아 대기업에 들어가서 능력 있는 인재라는 소리를 들어도 훌륭한 시민이라는 소리는 듣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어머니뻘 되는 사람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비도덕적인 사람이 소위 엘리트 계층에 있다면 사회가 돌아가는 방향은 뻔하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21세기에는 도덕성을 지닌 민족만이 번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파했다. 그만큼 인성교육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인성교육의 사명과 가치가 교육을 통한 인간화이기 때문이다. 명심보감에는“안으로 현명한 부모와 형제가 없고 밖으로 스승과 벗이 없이 성공한 사람이 드물다”고 하였다. 출세지향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인성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이는 시민의식과 국민의식수준을 향상시켜 선진화와 국력신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다. 교육정책은 무엇보다도 민주주의 국가가 표방하는 보편적 가치에 근거한 건강한 인성교육의 바탕위에서 입안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알고 보면 인성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인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더 폭넓게 추구하는 인간상이라고 표현한다. 이 점은‘인감됨’또는‘인간다움’이 교육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으로서‘학생의 학습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초능력과 기본생활습관의 형성으로 민주시민의 자질을 함양하는데 중점을 둔다’라는 교육목표에서‘민주시민의 자질’이 인간다움의 표현이며‘길러야 할 인성’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길러져야 할 능력 및 자질에는 심신의 조화로운 발달, 문제 해결력, 창의력, 진로 탐색력,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 민주적인 생활방식을 들고 있다. 또한 인성은 교육환경을 통해 의도적으로 인간다운 품성을 함양하고 고양시키고자 하는 것인데, 인성교육의 방향은 인간중시, 개성존중, 적극성함양, 긍정적 사고방식의 고취, 미래지향성 등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육은 단순히 지식의 축적이나 습득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정의적 영역에도 관여되는 전인적인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인성교육을‘도덕성, 사회성, 정서를 포함한 바람직한 인간으로서의 성품을 기르는 교육’이라 제시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인성교육을‘덕성, 능력, 교양을 겸비한 인간의 육성보다 덕성을 바탕으로 교양을 겸비한 인간의 교육’이라고 설명한다. 즉 인성교육은‘성격교육이기보다는 인간성을 기르는 교육, 사람을 사람답게 기르는 교육’이라고 일컫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일탈과 강력범죄들을 보고 있자면 얼마나 우리의 교육이 말만 그럴듯한지 알 수 있다. 오늘날 학교사회는 성적과 수능,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편협한 시각만 유지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성적을 마치 실적처럼 여기며 성적중심의 평가위주로 교육하여 인성에 미처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담임교사의 업무를 간소화함으로써 담임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또한 체험활동위주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여 실천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하고 가정과의 신뢰와 협조적인 분위기 조성 및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인성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와 학부모가 자녀들 앞에서 스스로가 윤리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가정의 해체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하더라도 자녀의 인성교육마저 포기하진 말아야

가정이 제 기능 못해
현대가정은 전통적 가정과 달리 교육이라는 사회적 기능을 수행할 능력이 약화되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도 기본적인 교육은 여전히 중요하고 필요하다. 현대정보사회에서는 도덕이나 윤리의 내용과 체계가 다양화되었지만 도덕과 윤리교육의 기본은 가정에서 인성교육의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가정은 인간이 태어나서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생활습관과 문화 등을 배우는 삶의 터전이다. 이는 인간 사회에서 가장 오래되고 자연적인 집단이며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단위다. 심리학자나 교육학자들에 의하면 탄생 후 어머니와의 수유에서부터 시작해 6세 이전까지 자아정체성의 대부분이 형성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부모의 자녀양육태도, 가정의 분위기, 가족 간의 인간관계 등은 인간의 장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가정의 분위기가 허용적이고 긍정적이면 자녀들도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사교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을 갖게 되고, 가정의 분위기가 부정적이고 억압적이면 자녀들은 반항심을 갖고 소심하여 매사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며 사교성에서도 문제가 나타나는 경향이 짙다. 그러므로 가정에서의 부모역할은 자녀의 인성형성에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낳고, 양육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며 양육은 가르쳐서 기르는 교육을 말하므로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교육과정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정은 교육의 장소이며 부모는 가장 무거운 책임을 맡은 교사이다. 루소는 교사가 평생에 걸쳐 한 명의 학생만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하였다. 한 명의 학생을 온 열정을 바쳐 평생 지도할 수 있는 교사는 오직 부모뿐이다. 현대가정이 수행할 인성교육은 새로운 시민사회, 정보사회에 필요한 것이어야 하며 부모는 민주적인 교육방법으로서 학교와 사회와의 연계 속에서 자녀를 지도하여 자녀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자아를 확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인성교육은 사회의 변화 추세 속에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인격성숙을 위한 가정과 학교의 상호협력이 필요한 것이 교육이다. 인성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갈수록 증가하는 청소년 범죄와 더불어 나아가 그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보여주는 이기주의와 인간성의 상실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성교육의 시기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부모들이 그렇게 중시하는 조기교육의 의미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인성교육을 위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학교의 교사와 가정의 부모이다. 지식위주의 입시교육에 시달려 규격화·획일화·비인간화되어 가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우리가 안게 된 심각한 사회 문제 중의 하나는 지금까지 사회를 지탱해 왔던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의 상실과 이웃에 대한 무관심, 민주시민의 기본적 자질을 제대로 함양하지 못한 점이다. 산업화·정보화 사회는 과거에 중시되었던 공동체적 덕목들이 묵살되고 개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물론 개인과 사회발전에 기여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기적이고 물질만능적인 가치관과 과소비 생활과 충격적인 사회범죄, 웃어른을 경시하거나 계산적인 보살핌 등 역기능 현상들이 긍정적 측면을 퇴색시켜 현대생활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핵가족제도와 가정의 해체로 인해 결손가정이 양산되었고 이로 인해 심리적인 안정감을 잃어버리고 인간관계를 이해관계, 수단으로만 여기는 인간소외현상을 가져왔다. 어렸을 때부터 습관화되어야 할 여러 덕목의 기본 생활이 제때 이루어지지 못한 채 성장하는 과정에서 비뚤어진 사고를 갖게 된다. 기본 예절습관은 인간이 태어남과 동시에 부모, 형제, 자매 등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에서부터 이웃, 친척, 친구, 선생님 등과의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생활을 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욕구충족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채 같은 인간을 대상으로 엽기적인 범행을 서슴지 않아 사회에 엄청난 물의를 일으킨다. 불안정한 가정환경과 매스컴의 지나친 상업광고 및 성인물의 무분별한 노출은 가치관이 완전히 정립되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모방심리와 함께 쉽게 일탈로 연류 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 사회생활을 가치 있게 영위할 수 있는 인간다운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생각과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교육시켜야 한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타인에 대한 배려, 항상심을 길러주고 잠재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여 사회에 적응하게 함으로써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자신감 있고 당당한 민주시민으로 육성시키는 것이 인성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성적, 신체적, 경제적으로 소외당한 이들 고령의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는 쉽게 언어폭력, 신체폭력에 노출되고 만다”-연세대 대책위원회

환경미화원, 경비 인권 되찾아야

▲ 어렸을 때부터 습관화되어야 할 여러 덕목의 기본 생활이 제때 이루어지지 못한 채 성장하는 과정에서 비뚤어진 사고를 갖게 된다. 기본 예절습관은 인간이 태어남과 동시에 부모, 형제, 자매 등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에서부터 이웃, 친척, 친구, 선생님 등과의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생활을 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번 경희대 패륜녀, 연세대 패륜남 사건을 봐도 고령의 여성 비정규직, 일용직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언어폭력, 신체폭력에 노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세대 대책위원회에서 환경미화원 폭행사건에 대해 “학내에서 청소, 경비 노동자에 대한 직·간접적 폭력은 일상적으로 벌어져 왔다”며“유사한 사건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은 사건의 본질적 원인이 이들의‘인권을 간과하는 사회 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특히 고령의 여성은 저임금을 받는 단순노동, 서비스 일자리만 얻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대부분은 일터에서도 가정에서 가사·돌봄 노동을 전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돌봄 노동인 청소일, 식당일을 전담한다. 그런데 사회는‘고령’,‘여성’,‘비정규직’,‘단순노동’자의 일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기고 하찮게 대한다. 결국 성적, 신체적, 경제적으로 소외당한 이들 고령의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는 쉽게 언어폭력, 신체폭력에 노출되고 만다”고 밝혔다. 이어“개인의 인성에만 초점을 맞춰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사건의 해결과 재발방지에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고령, 여성, 비정규직, 단순노동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의 폭력성을 인식하고 문제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인식의 전환과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내 환경미화원에게 막말과 폭행을 저지르는‘패륜사건’이 발생하는 가운데 지난 11일 성균관대 학생들이 교내 환경미화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총학생회는 기숙사 지하식당에 교내 환경미화원 130여명을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고 선물과 편지를 전달했다. 이 편지는 지난달 열린 학교 대동제에서‘미화원 어르신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편지쓰기’행사를 통해 학생 150여명이 쓴 것이다. 편지에는‘새벽같이 나와 학교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해 주셔서 감사하다’,‘힘드실 텐데 인사할 때마다 웃으면서 반겨주신다’,‘앞으로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않겠다’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환경미화원들은 학생들의 호의에 감동했다. 행사를 주최한 김태수 총학생회장은“미화원들이 계셔서 학교를 좀 더 쾌적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며“아버지와 어머니 같은 분들이 고생하는 것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학내 게시판에도‘훈훈하다’,‘감동적이고 뿌듯하다’등의 답글이 게재되었다.

패륜녀에게 누리꾼이 처벌을 내릴 수 있다면 도대체 어떤 권리에서 비롯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누리꾼들의 마녀사냥

▲ 사회는‘고령’,‘여성’,‘비정규직’,‘단순노동’자의 일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기고 하찮게 대한다. 결국 성적, 신체적, 경제적으로 소외당한 이들 고령의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는 쉽게 언어폭력, 신체폭력에 노출되고 만다.
과거의‘개똥녀’,‘루저녀’사건 때도 그랬지만 최근 일어난‘패륜’사건들도 모두 분노한 누리꾼들이 온라인상에서 해당 인물에 대한 신상명세를 알아내 공개해 사건이 일파만파 커져버린 경우다.‘루저녀’의 경우 해당 여대생의 신상정보가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학생이 다니던 대학 홈페이지가 해킹되고 휴학을 하게 되었다. 마치 중세의 마녀사냥식의 사이버재판이 재현된 것이다. 누리꾼들은 인터넷을 통해‘경희대 패륜녀’를 찾기 위한‘수사대’를 가동하여 경희대 김 모 씨를 해당 학생으로 지목하고 신상 정보와 사진을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렸다. 하지만 김 씨는 이번 사건과 무관한 학생이었고, 그녀의 인터넷 미니 홈피에는 몇 시간 만에 1만 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방문해 비난과 욕설을 퍼부었다. 김 씨는 미니홈피에서“계속 이상한 글이 올라와서 무서워 탈퇴 후 재 가입했는데도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모르겠지만..마녀사냥 재밌나요?”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해가 확산되자 처음 인터넷에 이 사건의 경위를 밝힌 환경미화원의 딸은“지금 인터넷으로 급속하게 퍼진 김XX분은 해당 여학생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괜한 추측과 억측으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지 마세요. 다들 진정해주셨으면 합니다”라며 누리꾼들에게 자제를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경희대 학생 전체를 두고‘욕설을 일삼고, 무례하게 구는 집단’으로 낙인을 찍는 패러디 유머까지 퍼져 제2, 제3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택시를 타자마자 운전기사에게 행선지를 말하지 않은 채 욕설을 퍼부으며 무조건“빨리 가자”고 소리치는 승객이 있다면 경희대생이고, 어머니에게 욕을 하며 용돈을 올려달라는 학생이 있다면 경희대생이라는 식의 유머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런 행태를 보며‘자제하자’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있으며 미화원의 딸은“글로 인해 대다수의 선량하고 무고한 경희대 학생 분들에게 피해가 간 것 같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글을 남겼다. 물론 누리꾼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지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무고한 사람에게 비난을 퍼부어 정신적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패륜녀를 비롯해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누리꾼이 처벌을 내릴 수 있다면 도대체 어떤 권리에서 비롯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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