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인터뷰 -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

계파 갈등 해소와 당 화합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 제시
실천력 있는 미래정치그룹을 만드는 일에 주력할 것

한나라당 초선 의원 중심의 쇄신파들은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당·정·청 쇄신의 방안으로 청와대 및 정부를 향해 인적쇄신을 주장했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수습책으로“청와대와 내각에 젊은 세대를 기용하겠다”며“당도 젊고 활력 있는 정당으로 변모하라”고 주문하면서 이른바‘신(新) 40대 기수론’을 이끄는 기존의 386에서 진화한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정치인들의 가치의 추구가 정치권의 이슈로 등장했다.

정태근 의원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82학번)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정무부시장과 대선후보 시절 수행단장 등을 맡아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그런 정 의원이 지방선거 패배 이후 한나라당 초선 쇄신파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으며 초선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렸을 때도 앞장섰었다. 본지는 7월호 집중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과정에서 국민과 소통하지 못했고 민심을 반영하지 못했다면서‘세대교체론’을 강조한 정태근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태근 의원은 인터뷰에서 세대교체가 뒤늦은 감이 있다며 한나라당의 낡은 구조, 노쇠한 정치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당이 역동적으로 미래를 보면서 모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도록 변화하자는 취지가 세대교체론으로 표현했으며 능력 있고 분명한 비전을 갖고 있는 40∼50대 정치인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Q. 6.2 지방선거 참패 이후 한나라당 내 쇄신 바람이 거센 가운데 몇 가지 쇄신 방안을 공식 건의했는데 어떤 내용인가.

이미 초선의원 쇄신모임으로 발표한 바 있지만 먼저 국정운영 방식에 있어 소통 부족에 대한 실천적 대안으로 4대강 사업관련 국민의렴수렴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한나라당이 먼저 국정 운영 방식 전환에 대한 물꼬를 트자는 취지이다. 쇄신의 핵심은 당청, 당정 간의 국정 의제 및 정책 과제 수립에 있어 당의 주도성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책결정 초기단계와 현안 발생 시부터 당과의 협의를 의무화하는‘당?정간 조기협의제’를 실시하고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당정협의를 상설화 해 기존의 통보식 의제설정에서 협의식 의제설정으로 전환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제까지 원내 운영과 관련해가지고 당론을 결정하는 과정들을 보면 상당히 비민주적인 관행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당론도 강제적 당론은 당원과 헌법에 나온 것처럼 금지돼야 되고, 권고적 당론도 가급적 최소화해야 된다. 즉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자는 것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에는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깊은 실망감이 묻어 있다. SSM(기업형슈퍼) 관련법 및 각종 감세, 복지, 노동정책 등 혼선에 그 원인이 있는 만큼 이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정부 부처 간 협의를 거친 정책에 대해 당정협의에 회부하는 이른바‘정책숙성제’도입을 건의 했다. 더불어 이명박 정부의 친 서민 중도실용 정책 추진에 있어 당의 주도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가칭) 친서민정책자문단을 운영해 줄 것을 비대위에 요구했다. 당 쇄신방안에 대해서는 계파 갈등 해소와 당화합을 위한 초선의원들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포함해 비대위에 건의할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Q.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연설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당내 쇄신을 요구하는 의원들 이상으로 쇄신을 위한 대통령의 고뇌가 있었다고 본다. 야당에서 일부 비판의 말을 하고 있지만, 국정쇄신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젊은 한나라당으로 표현된 세대교체론 또한 원론적인 공감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 것으로 봐야 한다.‘청와대와 정부 모두가 자기 성찰의 바탕 위에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변화하도록 하겠다’,‘이 시대를 주도하고 젊고 활력 있는 정당으로 변모하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언급은 기본적으로 여당은 세대교체 흐름에 부합해 당도 젊어지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성하는 등의 그런 기조가 청와대와 정부개편에 일정부분 반영될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능력이 있고 의지가 있고 비전이 있으면 선수가 낮고, 연령이 낮아도 지도부의 일원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 국민은 한나라당을 젊고 역동적이라고 느낄 것이다.

Q. 이 대통령이 당정청의 세대교체를 시사했는데 40대 국회의원으로서 세대교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한나라당이‘늙은 초식공룡’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고 강도 높게 지적을 했었다. 왜냐하면 지금 한나라당은 2-30대는 물론 이고 40?50대와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에 대해 적극 부정하기가 어렵다. 저는 좀 사실 세대교체가 뒤 늦은 감이 있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왜냐면 우리사회에 이미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사람들이 사회 각계에서 지금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386세대, 요즘은 486이라고 하는데 이들의 1세대가 이미 50살이 넘었다. 더욱이 2-30대에 대한 이해 정도는 참 부족하다. 2-30대의 특성을 개방, 문화적 다양성, 평화 생명 존중 이라고 요약하여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이들이 받는 고통, 불안 등에 대해서 심각하게 체감하고 있지 못하다. 예를 들면 한나라당에서는‘세대교체’에 대안 개념으로‘세대통합’을 종종 강조하는데 이는 전혀 비현실적이다. 오히려‘세대 존중’이라는 말이 맞다. 따라서 모든 세대, 모든 계층과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마인드를 가진 새로운 리더십이 한나라당의 전면에 등장하여야 한다. 일부에서는 나이는 중요치 않고 마인드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일견 맞는 말이다. 문제는 선수와 연령 중심의 서열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능력이 있고 의지가 있고 비전이 있으면 선수가 낮고, 연령이 낮아도 지도부의 일원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 국민은 한나라당을 젊고 역동적이라고 느낄 것이다. 한나라당의 초?재선들이 어린 나이가 아니다. 과거 노재봉 총리는 52살에 대통령비서실장을 했고, 54살에 국무총리를 했다. YS, DJ는 40대에 당 대표를 하고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영국 보수당의 카메론이나 미국 오마바 대통령을 언급하지 않아도 한국정치사에 훌륭한 지도자는 모두 40대 후반에 지도자의 길을 만들어 나갔다. 이미 저는 서울시 부시장을 1년 한 것이 고위 관료 경험의 전부이지만 고위 관료, 전문직으로 검증된 초?재선 의원들이 적지 않다. 세대교체는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더 늦으면 안 되는 시급한 과제이다.

Q. 세대교체론이 당정청 인적개편을 넘어 차기 대권주자 구도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세대교체는 대한민국 선진화를 위해 한국사회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영이라고 봐야 한다. 항시 젊은 세대, 우리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세대에 대한 존중과 젊은 세대에 대한 과감한 발탁은 한국 정치사의 발전 과정에서 분수령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 선거는 미래에 대한 국민과 유권자들의 가치 투자적 성격이 강하다. 현실에 대한 비판 보다는 10년 뒤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 강조되어 왔다. 그동안 시대정신이 반영되어 왔기 때문에 세대교체론을 통해 발현되는 시대적 가치, 선진화의 과제들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발전해 가는지에 대해 국민들이 평가할 시점이 올 것이라 본다.
 
Q. 당정청 쇄신론을 주도해온 초선 의원들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대교체냐 당의 화합이냐 하는 문제로 양분화 되고 있는 양상인데 왜 이렇게 된 것인가.
전당대회를 통해 초선의원 쇄신모임에서 중심으로 새로운 리더십 창출을 위해 다양한 의견이 제출되었고 이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초선의원들 각자가 세대교체를 위한 대승적 판단을 위해 고민하고 있고 이에 대한 중지를 모아 실천적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선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최고위원 후보를 마련하지는 못하겠지만 쇄신의지를 반영하는 초선 후보가 나서면 많은 지지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Q.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 문제와 관련해 ‘국회 표결처리’요구를 두고 야당은 국회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고 하고 있다. 8개월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의원님의 생각은 어떠한가.
국정 운영의 효율성, 국가경쟁력, 그리고 자족기능 부족 측면에서 보면 세종시 원안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정안이 올바르다. 그런데 문제를 제기한 시점과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특히 당내 조율을 하지 못한 채 추진된 것이 문제였다. 오늘(6월22일) 국토해양위원회의 표결이 있다. 부결되면 본회의 회부를 위한 노력이 있을 것이다. 저도 동참할 것이다. 표결시 통과가 불투명한 법안을 여야 간 의사일정이 합의 안 된다 해서 직권 상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전체 의원이 토론을 하고 표결을 하여 역사적 기록에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Q.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국민의사수렴기구 설치를 요구했는데 4대강에 대한 의원님의 생각은 어떠한가.

4대강 사업은 참으로 필요한 사업이다. 찬반 양측 모두 강을 살리자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있다. 강조점이 다른 것이다. 여권은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고 강의 오염상태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물을 잘 이용해야 한다는데 방점이 가 있다. 야당이나 종교계는 생태계 그 자체를 중요시한다. 하지만 종교계, 환경단체의 주장 중 수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 또 오해를 풀어주고 대화와 소통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물론 이리 되면 속도를 조금 늦추는 것이 불가피 하다. 4대강 유역 주민의 경우 반대가 매우 소수이다. 그럼에도 야당 시도지사가 반대한다면 해당 지역은 공사를 중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 책임은 반드시 해당 단체장이 져야 할 것이다. 그분들은 영산강 사업에 대해 꼭 필요한 사업이고 야당 단체장들의 반대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박준영 전남지사의 견해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초선의원들은 미래를 내다보며 도전자로서의 역할을 해야만 하며 이번 쇄신모임의 성과를 발전시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나라당의 중추적인 리더십으로 새롭게 변하시킬 것이다.

Q. 향후 초선쇄신모임의 앞으로의 방향은 어떠한가.
언제 부터인가‘쇄신’은 막연한 이야기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구체적이어야 한다. 추상적인 요구는 더 이상 힘을 결집하기도 어렵고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청와대와 정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큰 패배가 아니라고 하는데 아직도 정신 못 차린 모양이다. 선거 패배와 위기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날카롭게 분석할 것이다. 잘못된 인사를 비롯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위기는 항상 새벽같이 찾아온다. 한나라당 초선의원들은 이러한 위기의 태동 시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며 도전자로서의 역할을 해야만 한다. 이번 쇄신모임의 성과를 발전시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나라당의 중추적인 리더십으로 새롭게 변하시킬 것이다.

Q. 의정활동 중 발의한 법안과 이와 더불어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법안에 관한 설명도 요한다.
서울시 부시장 시절 승용차요일제 시행의 경험을 살려 고유가 에너지 시대에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승용차요일제를 준수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시교통정비촉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작년 4월 국회에서 통과된 바 있다. 추가적인 법안이 정비되어야 하겠지만 서울시를 포함한 수도권 일대와 전국의 광역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승용차요일제의 참여를 유도해 국민 스스로 참여하는 에너지 수요관리체계를 구축하는데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밖에 ▶정부가 원하는 대로 청부입법 방지를 위해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해 정부가 성실하게 법률안을 계획대로 제출토록 해 예측 가능한 국회와 정부간‘협력정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며칠 전 대정부 질문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정쟁의 수단으로 변질된 ▶대정부질문제도를 폐지하는 방안 검토, ▶국회 개혁을 위한 한나라당 초선의원들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여?야 합의 통과 촉구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Q. 한나라당 초선의원으로서 느낀 18대 국회의 현 주소와 정태근 의원의 역할론은 무엇인가.

▲ 한나라당 쇄신을 위한 소장파의원의 성명서(기자회견)
18대 전반기 국회를 되돌아 볼 때, 국회를 중심으로 한 원내정당화에 대한 현실적 요구와는 동떨어진 방향에서 18대 국회가 운영되어 온 것은 매우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소신 투표에 대해 당론 투표란 이름으로 국회 파행 상황이 너무 많았다. 헌법과 당헌의 규정에 따라 강제적 당론은 당연히 금지되어야 하고 권고적 당론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론 성립의 전제인 의원총회 토론과 표결 과정을 보면 과연 적절한 토론 형식과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 및 표결이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저 자신 스스로도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다. 하반기 국회 운영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2010년 하반기부터 2011년까지는 선거가 없는 해이다. 따라서 국회 운영과 관련한 국회 개혁 논의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저의 역할은 한편으로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정치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일하는 것에 있다. 성과가 부족하지만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주저함 없이 소신껏 일하고자 한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여당 속 야당, 주류 속에 비주류, 현실에 발 딛고 있으면서도 실천력 있는 미래정치그룹을 만드는 일에 주력할 것이다. 

Q. 향후 의정활동 계획과 정치적 목표 및 신념, 구체적인 행보 등을 밝힌다면.
너무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면 말이 너무 앞선다는 평가를 받기가 쉽다. 저는 18대 국회 하반기에도 지식경제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상임위 활동과 관련‘저탄소 녹생성장’아젠다가 국정에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문제와 중소기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활동을 중심에 놓고 있다. 정치적 행보와 관련하여서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여당 속 야당, 주류 속에 비주류, 현실에 발 딛고 있으면서도 실천력 있는 미래정치그룹을 만드는 일에 주력할 것이다. 
 
Q. 뉴스피플 독자들과 국민들을 향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언론과 정치의 동반자고 여론은 정치의 시금석이다. 언론과 여론에 내 자신 스스로가 어떠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지 냉정하게 성찰하는 자세를 갖겠다. 뉴스피플 독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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