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대중에게 전하는 실천적인 삶으로서의 불교’
김기영 부장 yamashiota@
부처란 깨달음을 향한 모든 중생들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그래서 불교의 가르침은 중생 스스로가 부처가 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인생을 제대로 사는 것이 불교적인 삶이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깨달음을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아닐까 한다. 생활속의 불가의 ‘신심’과 ‘원력’ 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자 단양의 광덕사 를 찾았다.
계도하고 선도해야할 승려의 역할

“불가에 귀의해 승려로서 살아가는 삶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불법을 배우더라도 실천하기란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음으로 느끼고 그것을 일상생활에 실제로 적용하면서, 일상사와 종교적인 행동 사이에 간극이 없도록 하는 데서 삶의 의미를 새기곤 합니다.”
혜공스님은 현재 충북 단양의 광덕사(廣德寺)에서 주지를 맡고 있는데, 혜인 큰스님을 만나 불사(佛事)에 전력하여 사는 일 그 자체가 배움이고 모범이라고 했다.
“생활의 지침서 또는 전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종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등의 전지가 떨어져 어두운 밤에 빛을 발하지 못 하는 상태가 된다면 종교인이 계도(啓導)와 선도(先導)의 역할을 하지 못 하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승려는 일반인의 불심을 온전하게 지도하는 데 기본적인 입장이 있다고 봅니다.”

실제 생활에서 구현하는 철학으로서의 가르침, 생활종교로서의 가치에 대해 혜공스님은 많은 시간을 고심해왔다. 그의 은사인 일타큰스님의 가르침에서 얻은 깨달음은 진정한 종교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큰 지침이 되고 있다고 했다.
보살(菩薩)은 산스크리트 보디사트바(Bodhisattva)의 음사(音寫)인 보리살타(菩提薩陀)의 준말이다. 구도자(求道者) 또는 지혜를 가진 사람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석가보살을 지칭하다가 누구든지 성불(成佛)의 서원을 일으켜 보살의 길로 나아가면 그 사람이 바로 보살이라는 ‘범부(凡夫)의 보살’ 사상은 대승불교에서 받은 영향이다.
‘신심’과 ‘원력’ 은 실제 생활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따르는 수행과정
광덕사의 큰스님인 혜인스님은 불법을 실천할 수 있는 힘에 대해 ‘신심’과 ‘원력’으로 설명한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사물은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는 것이고 사람은 타인과 모든 타자에 대해 믿고 감사하는 마음[信心]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잡초씨를 뿌리면 잡초가 나고 꽃씨를 뿌리면 꽃이 나듯이 기도하고 염불하면 반드시 성취된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따랐을 때 원력[願力]이 행사된다는 말이다.
“시대가 변하여도 종교의 본질적인 윤리강령은 변하지 말아야”
광덕사의 주지인 혜공스님은 “시대가 변하면서 종교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실천적인 행동양식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실천원리는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불가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믿고 따르는 신심과 원력으로 불사(佛事)를 이루어나간다고 할 수 있지요.”라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고통의 삶을 현실에서 행복으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만 진정한 구도의 삶을 이끌어낼 수 있고 종교지도자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혜공스님은 이것을 ‘진정한 이기심’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일화 사해일가(世界一花 四海一家 )를 이룰 국제도량 구축

‘세계가 한 송이 꽃의 다른 잎이요, 사해(四海)가 모두 한 집안이라는’부처님의 가르침을 이 땅에서 구현하여 그 도의 즐거움을 중생계에 널리 펼치기 위해 광덕사(廣德寺)는 64만평 규모의 세계일화도량(世界一花道場) 건립불사를 추진하고 있다. 각각의 법당마다 나라를 정해서 세계 108개국의 불자들이 광덕사 도량에서 함께 불법을 수행하는 국제 신행도량을 구축하려는 것이 그 취지다.
큰 절을 짓는 목적은 오로지 중생을 제도(濟度)하는 데 있다. 불교의 조형물은 본질적으로 스스로가 부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종교적 건축물이란 세속적인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단양은 단양팔경 뿐 아니라 천혜의 자연동굴이 그대로 보존된 명산을 안고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풍광에 어울리는 국제적인 사찰이 들어선다면 불교계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자랑스러운 과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NP>
김태훈 기자
sangak@inewspeopl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