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과 늘 공감할 수 있는 배우이고 싶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방영된 MBC 시트콤‘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은 1편에 못지 않은 개성 있는 캐릭터를 선보이며 최고 인기를 누렸다. 그 중에서 정보석의 물오른 코믹 연기는 시트콤의 인기에 날개를 달며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그간 정보석은 조각같이 잘생긴 외모로 중후하고 깔끔한 이미지로 각인돼 왔다. 하지만 지붕킥에서는 소심하고 열등감 넘치는‘찌질남’캐릭터로 분해 대중들에게 재미와 함께 우리 시대의 아버지를 대변했다. 그런데 그가 이번에는 악질 중에 악질 역할로 SBS‘자이언트’에서 연기 변신을 꾀하며 연일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그래서 본지에서는 배우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정보석을 만나봤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에 하나다. 아직은 능력이 부족해서 비슷한 캐릭터를 연달아 하면 내가 버겁다. 작은 차이를 가지고 큰 변화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이미지가 한쪽으로 고착화되는 부분에 있어서도 내 활동영역이 좁아지기 때문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연기를 하려고 한다.
Q. 외국의 경우 배우가 연륜이 들수록 연기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배우가 연륜이 들면 배역이 한정되고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외국의 경우 다양한 장르 다양한 타깃을 가지고 작품이 이뤄진다. 물론 이런 나라들은 시장이 큰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배우가 나이가 들면 아버지 역할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리고 존재감이 있는 아버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주인공 위주의 작품에 아무런 존재감 없이 아버지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의미에서는 현재 촬영 중인‘자이언트’같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음이 정말 감사하다.
Q. 1986년 KBS 특집 드라마 <백마고지>로 데뷔. 잘생긴 외모로 단연 주목을 받았을 텐데 어땠나.

Q. 그렇다면, 졸업 작품은 운명이 아니었나.
사람의 삶에 있어서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도 그 순간이 결정적인 상황이었는데, 사실 굉장히 실패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 너무 혹평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힘들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나는 연기가 체질이 아닌가보다’생각하고 다시 연출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내가 이 정도인가’라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 연기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노력했었다.
Q. 연기자의 직업이 다양한 삶을 대신 살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사생활 노출에 있어서 힘들기도 할 것이다. 공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떻나.
일단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불편한 부분은 역할을 통해서 해소를 하고 또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다는 점에 있어서 상쇄가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생활 측면만 보자면 굉장히 불편하고 힘든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배우에게 지나치리만치 강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댄다. 때문에 작은 일도 크게 부각된다. 그래서 내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쉽게 표현하지 못하고 일상에서도 늘 조심하며 살아야 한다. 반면 자기절제의 시간이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을 만큼 배우로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거기에서 행복을 찾고 사생활 부분은 감당하고 넘어간다.
Q.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마냥 화려하기만 하지는 않는데, 요즈음 학생들은 그런 것을 모른 채 너도 나도 연예인을 하겠다고 나선다. 어떻게 생각하나.

Q. 아버지로서도 지금의 모습처럼 자상한 편인가.
내 스스로는 아이들에게 자상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내가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자기 위치에서 갖는 한계인 것 같다. 마냥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해줄 수는 없다. 이 아이들이 사회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존재로 살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로서의 당연한 의무가 있기 때문에 잔소리를 안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외적으로는 아이들의 선택을 믿어주고 이해하는 편이다.
Q. 수원여대 강단에 서신다. 연기자와 교수는 다른 매력이 있을 텐데, 어떻나.

Q. 교수님으로 힘든 점은 무엇인가.

Q. 어떤 연기자로 남고 싶나.
내가 대본 속에서 읽어내는 생각이 대중들과 항상 공유할 수 있도록 내 생각이 더욱 깊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연기를 하던 대중들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일부러 힘줘서 무엇을 해야 하는 그런 불편한 연기가 아니라 뭐든지 내 생각대로 편하게 했을 때 대중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연기는 표현하는 기술이 연기가 아니라, 읽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표현에는 한계가 있다. 정보석의 하드웨어는 바뀔 수가 없다. 매 연기마다 내가 얼굴을 고치거나 음성을 바꿀 수는 없지 않나.
Q.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이민선 기자
dalpangee@inewspeopl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