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 만리포 북서방 약 5마일 해상에서 원유운반선 허베이 스피리트(Hebei Spirit)호의 기름유출사고로 원유 12,547kl가 유출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1995년 여수 남쪽 해상에서 발생한 시 프린스(Sea Prince)호 좌초사고 이후 최악의 해상재난이었다. 해양사고는 대형 오염사고로 이어지며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천문학적인 피해를 피할 수 없게 된다. 피해보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어민 환경복구이다. 또 피해자의 생업과 피해액에 대한 배상을 할 때 사고를 유발한 당사자의 피해배상 능력이 중요한 관건이 된다.

▶ 선주상호보험이 담보하는 손해의 내용
● 해양오염으로 인한 어민 및 환경피해 손해배상, 방제작업(clean-up) 비용
● 부두, 교량, 방파제 등 항만시설, 해저전선, 양식장 등 시설물 복구비용
● 선박이나 화물의 폭발로 인한 제3자 피해 손해배상
● 침몰선박 인양 및 제거비용
● 선박충돌로 인한 오염, 상대선박, 화물, 인명 등의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 선원, 여객 등의 사상 및 질병에 대한 책임, 인명구조 및 수색비용, 송환비용
● 하역노무자, 수리업자, 선원가족 등 선박 승선자의 사상 및 질병에 대한 책임
● 화물의 멸실 및 손상
2000년 Korea P&I클럽의 탄생
그간 우리나라 내항선박 1천 317척 중 23% 정도인 약 300척, 외항선 약 500척 전부가 당시 외국 P&I에 가입되어 있는 상황이었고 연간 1억 달러에 이르는 보험료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점차 선사의 위험관리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선사의 선주배상 책임보험(P&I)을 외국의 클럽에 완전히 의존하는 것은 한국 해운의 경영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연간 막대한 보험료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 등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었고, 이와 더하여 중소형 선사들은 기존의 P&I가 부과하는 고율의 보험료나 보험인수 거부 등으로 경영 불안정 문제가 대두되었다. 보험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불거지면서 국내 P&I클럽의 설립의 당위성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것이다.
창립 10주년이 되는 KP&I클럽은 현재 약 200개 회사, 800여 척의 선박, 13,000명의 선원에 대한 배상책임을 담보하고 있으며 수입 보험료는 약 2,600만 달러다. 창립 당시 120만 달러의 연간보험료로 출발한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21배 이상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선주들에 의하여 설립되었고 선주들에 의하여 경영되는 특수법인인 KP&I의 임원진은 한국 선사들로부터 임명된 이사들이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이윤재 회장(흥아해운)이 창립 시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전체 임원들은 무보수로 비상근이고 이사회를 통하여 의결하고 보고를 받고 있다.
탄탄한 내실을 쌓고 있는 창립 10주년의 KP&I
“저는 벽돌 쌓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50년 100년이 지난 후 ‘기초공사 참 잘 했네’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KP&I의 경영최고책임자(C.O.O.)인 박범식 상임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일본 P&I가 생긴지 60년이 되었고 중국 P&I도 우리보다 15년 전에 생겼습니다. KP&I는 상대적으로 늦게 출발한 게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선박이라고 해서 강제적으로 가입시킬 수는 없는 것이지요. 공정한 거래를 하면서 한국P&I만의 특화된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전체적인 경영에서부터 매일의 사고처리에 이르기까지 운영전반을 지휘하고 있었다. 1976년 한국해양대학을 졸업하고 연습선 한바다호 교관을 역임한 후 범양상선에 입사한 박범식 상임이사는 수년간의 일등항해사로서의 해상경험을 바탕으로 14년 간 보험법무실장을 지냈고, 7년 간 런던 사무소장과 해외영업 담당 이사 및 해사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2000년부터 5년 간 국내 최고의 P&I국제중개법인인 Wilson Korea 대표이사로도 근무하다가 2006년 KP&I 공채로 상임이사에 선임된, P&I 관련 명실 공히 세계적인 전문가이다.
“ON SPOT, ON TIME Service”
KP&I 서비스의 특징은 밀착서비스(On Spot), 현장즉시제공서비스(On Time)로 요약할 수 있다. KP&I는 지난 10년 간 다양한 보험사고 처리 경험을 토대로 우수한 인력의 충원과 교육을 통하여 이러한 요건에 부합하는 조직을 구축하였다. 국내 유수의 해상전문변호사들을 고문으로 영입하여 법률자문을 강화하면서 국제 대형 클럽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4년 간 약 325척의 선박 즉, 연간 보험료 1,500만 달러에 달하는 선박들이 국제 대형클럽에서 KP&I로 이동해 왔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특히 P&I보험의 특성상 즉시해결의 서비스제공이 필수적인데, 국내 선주들에 대해서는 동일한 언어와 동일한 시간대를 사용하는 KP&I야말로 비교불가의 최고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항만에서 사고가 나면 그 나라 항만에 선박의 발이 묶이게 된다. 가입한 P&I가 신뢰성이 없으면 보증 장을 제공하고 항만에서 빠져 나올 수 없게 된다. KP&I의 경우 중국과 동남아 및 세계 주요 항만에 약 500여 개소의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동시간대로 사고처리가 가능해 24시간 안에 해결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선박이 하루만 항만에 묶여 있어도 20~30만 달러의 손해를 고스란히 안게 되는 선주의 입장에서는 통상 2~3일 걸리기 마련이던 타 P&I와의 차별성에 대해 흡족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력 있는 보험료"

세계에서 통하는 KP&I
2020년도 수입보험료 100억 달러를 목표로 확정한 KP&I의 비전은 “세계에서 통하는 KP&I(Korea P&I, acceptable to the world)”이다. 지금까지 쌓은 신뢰를 세계무대로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공신력은, 연료유 민사협약과 같은 국제협약과 각 나라의 자국 입항 선박에 대한 강제보험제도 등에서 P&I보험자를 선정하는 과정 중에 드러난다. KP&I는 미국, 일본, 영국, 러시아, 인도, 싱가포르 등으로부터 인정보험자로 선정되었다. 이에 따라 가입 선박들이 전 세계 어느 항구에 기항하는 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사실상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금융위기는 해운시장에도 타격을 주어 많은 선주들이 경영난으로 힘겨워 했습니다. 이 시기에 오히려 선주들은 KP&I를 신뢰해주었고 KP&I는 이에 부응하여 보험료 수준을 낮추고 서비스를 향상시켜 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흑자경영으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박범식 상임이사는 사업의 동반자인 선주들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했다.
“KP&I는 신중한 위험인수와 건전한 운영을 통한 재정적인 안정성을 구축하고 보험료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서비스 경쟁력을 향상시켜 국내 선주들의 지지기반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이사회를 확대 활성화시키고, 기술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방사무소를 개설해 나가는 일을 추진 중입니다. 그래서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의 신용평가와 선박금융업계로부터의 인정을 확대해서 Oil Major로부터의 인정을 확보하여 특수 화학물질운반선을 확장 가입시키고 용선분쟁법률비용담보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이 앞으로 추진해나갈 과제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창립10주년을 맞은 KP&I가 국제공신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해운산업 경영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박범식 상임이사는 강조했다.
안전한 해양경영을 위한 선주들의 버팀목

2010년 4월 선주상호보험조합법이 개정 공포되었다. KP&I가 그동안 실질적으로는 비영리법인으로 운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주상호보험조합법(이하 ‘조합법’)에 잉여금 분배 등의 영리성 조항이 있어 영리법인과 동일하게 법인세를 납부하여왔다. 그러나 조합법 개정을 통해 세액이 감면되게 되었고, 이 부분은 전액 가입 선주들을 위한 비상준비금으로 적립될 것이라고 했다. 박범식 상임이사는 이를 통해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의 재무건전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에서 선박금융제도와 선박관리업(Ship Management) 분야의 활성화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내용도 해운수산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KP&I가 동반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NP>
박범식 상무이사 약력
1978 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
항해학과/해운경영학과 졸업
1978~2001 범양상선 해사본부장
2001~2006 윌슨손해보험중개(주) 대표이사
2006~ 현 KP&I 전무이사
이창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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