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과학대학 김치발효과 김정숙 교수
전통음식인 한식이 건강에 좋다는 생각은 2011년 현재 대한민국의 지배적인 담론임에는 틀림없다. 농림수산식품부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91%가 한식이 건강식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만드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장류 63.4%, 김치류 40.2%에 달해 훌륭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직접 조리하는 능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 함이 드러나 아쉬운 점이 남는다.
‘김치’를 학문화하기 위한 노력

전통음식 중 김치는 먹을거리의 수준을 넘어 현대에 와서는 문화 콘텐츠로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김치는 전통의 맛과 친화력으로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김치의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에 걸맞은 산업적인 전문화와 세분화가 부족하다는 점이 제기되어 왔고 최근 다방면에서 김치를 학문화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어 왔다.
“당시 전남과학대학의 호텔조리과를 맡고 있던 저는 김치학과 신설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2001년 ‘광주김치대축제’부터 200여 종의 김치 응용 요리를 개발하여 전시하기도 했는데요. 김치산업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아서 김치수입국으로 전락하는 위기를 목도하게 되면서 김치 전문가를 양성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신중한 논의를 거친 끝에 ‘호텔조리김치발효과’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서구 입맛에 길들여진 젊은 세대들이 늘어나고, 일하는 여성이 증가하면서 김치를 직접 담는 가정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2008년 2월에 김치 관련 자격인증서를 받은 첫 졸업생이 나왔고 일본에서 김치를 가르치는 기술 전수생이 나오게 되어 늦었지만 해야 할 일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치는 우리나라 식품 가운데 처음으로 2001년 제24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Alimentarius Commision) 총회에서 채택되었다. 그리고 전남과학대학은 전국 최초로 김치 발효기능사를 배출함으로써 김치에 관한 명실상부한 공인 전문가의 시대를 열었다.
“김치를 세계 식품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김치 Codex규격화와 더불어 해외 홍보를 강화하여 수출을 확대하고 제품을 다양화하여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개발하는 등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산업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김정숙 교수는 한걸음 더 나아가 김치를 산업적인 측면에서만볼 것이 아니라 다른 한국전통 음식 문화와 연계하여 부가가치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식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

“녹색식생활이란 식품의 생산에서 소비까지 전 과정에서 에너지와 자원의 사용을 줄이고,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한국형 식생활을 실천하며, 다양한 식생활 체험을 바탕으로 자연과 타인에 대한 배려와 감사를 실천하는 식생활입니다. 제철에 나는 채소야말로 건강한 식탁을 만드는 최고의 선택이지요. 김치도 배추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열무나 오이, 콩잎, 깻잎, 갓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겠지요.”
김정숙 교수는, 하수구 밑 허드레 물에서 자라는 풋풋한 미나리가 음식의 비리고 탁한 냄새를 정화해 주는 허브라며, 자연의 리듬에 따라 살아가는 생명력 가득한 음식을 먹으면 몸 뿐 아니라 영혼에 윤기를 더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슬로푸드(slow food)의 대표인 김치는 지구 식생활의 미래 콘텐츠다”

이태향 기자
ythsun2@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