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집단 따돌림-
‘빵셔틀’, ‘투명인간’, ‘스타’, ‘휴대폰 왕따’ 등등 신종‘왕따’

왕따나 이지메보다 강도가 높은 것이‘투명인간’이다. 반 아이들 전체가 한 학생을 아예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다.‘투명인간’이 된 학생이 불러도 대답조차 하지 않으면서 그의 교과서며 노트, 휴대전화, 지갑까지 마음대로 가져다 쓴다.
‘스타’는 모든 재앙의 원흉으로 불리는 것이다.‘스타’로 찍힌 학생은 숙제가 많아지거나 급식 반찬이 맛이 없어지면 어김없이“너 때문”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아야 한다.
지난 2008년 서울 시내 중학생 7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715명 중 약 13.7%인 98명이‘휴대전화로 집단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설문조사에 의하면 7명 중 1명꼴로 욕설이나 놀림을 담은 문자메시지 등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것. 현실에서‘왕따’피해를 본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10.8%인 77명이‘그렇다’고 응답했다. 휴대폰 왕따의 동기는‘재미쾌락형’이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분노', ‘타인에 대한 지배욕’이 뒤이었다. 또한 주변에 휴대전화를 이용해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친구가 있거나 휴대전화 집단 괴롭힘을 당한 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그 자신도 가해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인해 청소년 비행이 보다 다양한 형태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휴대전화를 통한 집단 괴롭힘은 기존 왕따와 다르게 분노와 지배, 배척이 동기가 아니라 재미와 쾌락을 이유로 저질러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이렇듯 피해 학생들은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큰 상처를 받지만 가해자들은 죄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장난삼아 상대방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분위기가 학생들 사이에 만연해 있어서다. 가해자는 무리를 이루고 있어“나만 그런 것도 아닌데”라며 죄책감이 희석된다.
사회학자들은 폭력의 발생 조건으로‘차별’을 꼽는다. 강자와 약자, 다수와 소수 등 불평등한 상황이 만들어지면 폭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학교 폭력이 만연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는다. 학교는 강력한 교칙과 규범을 바탕으로 동질성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소위 ‘튀는’ 소수의 존재들은 차별과 폭력의 대상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폭력은 예방이 최선이다. 심리학자들은“가해자도 열등감과 적의ㆍ불신에 사로잡히게 돼 결국 모두가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만다”고 강조한다.
폭력은 상대를 공격하는 불법적 행위다. 형태도 여러 가지로 나타나는데 구타나 억압과 같은 신체 폭력, 욕이나 비하하는 말로 공격하는 언어폭력, 위협을 가해 공포심을 조장하는 정신적 폭력 등이 있다. 또한 인간의 폭력성은 동물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동물은 생존에 위협을 느꼈을 때 공격성을 보이는 데 반해 인간은 뚜렷한 동기나 이유가 없어도 폭력을 저지른다. 인종ㆍ이념ㆍ종교의 차이만으로 대량 학살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특성은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성악설의 결정적인 근거가 되기도 한다.『폭력사회』(푸른책 펴냄)를 쓴 독일의 사회학자 볼프강 조프스키는“폭력은 인간의 유희거리”라고 정의했다. 그는 책을 통해“사람은 상대를 공격하고 위협할 때 절대적인 자유와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에 금지 조항을 피해가며 계속 새로운 폭력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폭력의 발생 조건으로 ‘차별’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은 강자와 약자, 다수와 소수 등 불평등한 상황이 만들어지면 폭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학자들은 학교 폭력이 만연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는다. 학교는 강력한 교칙과 규범을 바탕으로 동질성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소위‘튀는’ 소수의 존재들은 차별과 폭력의 대상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소위‘튀는 소수’인 피해자들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리하는데‘수동적 피해자’와‘도발적 피해자’, 그리고‘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이다.

도발적 피해자(provocative victims) 주의 집중의 결핍과 과잉행동의 문제로 주위 사람들에게 긴장과 불편감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고, 불안한 반응 형태와 공격적 반응 형태가 결합되어 있는 특징을 보인다. 이들은 또래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지만 친구들을 귀찮게 하거나 방해하고, 특히 수업시간이나 또래가 함께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동양식을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왕자병, 공주병으로 일컬어지는 아이들 역시 도발적 피해자 유형이 되기 쉽다. 이들은‘잘난 체하는’행동 특징을 보이고, 자기본위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타인과 공감을 이루지 못하고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해서 아이들로부터 소외당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돌림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유형도 있는데, 최근 들어 이 유형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따돌림의 피해자였다가, 자신보다 더 약자인 학생을 발견하면 그 학생을 따돌리거나 폭력을 가함으로써 자신이 받은 혹은 받았던 피해를 보상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고 한다.
학생들의 폭력성이 잔인해지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게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중 역할에 놓여 있는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가해 주동자 주변을 맴도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는 완전히 가해자역할을 하지 못하고 가해 주동자 주변을 맴돌다가 자신보다 힘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아이로부터 만성적인 따돌림이나 폭력을 당하는 것이다. 학교폭력이 단순한 피해상황을 넘어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으로 전환될 수 있는 교육 현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문제는 학생들의 폭력성이 잔인해지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 예로 지난 해 여고생 A양이 친구였던 4명에 의해 집단 폭행을 당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 사건이 있다. 가해자 4명중 1명인 B양은 A양의 절친한 친구로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B양은“내가 타격대상이 될까봐 함께 폭행했다.”고 진술해 충격을 안겨주었다. 또 다른 예로 중학교 3학년 학생이 후배 1명을 집단으로 폭행한 사건이 있다. 당시 가해자 3명중 1명인 K군은 전교 1등으로 우수생이었지만 2년여 동안 동급생들에게 집단 따돌림 및 협박을 받아왔었다고 한다. 사건 당일 K군은 동급생들의 협박에 의해 결국 폭행에 가담했다. 또다른 예로 약 세달 전인 지난 해 2010년 12월, 경기도 안양에서 중학교 3학년생의 남자아이가 같은 학교의 동급생인 여학생 4명과 남학생 1명을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소한 시비로 무차별 흉기 난동사건으로 조명 받았던 이 사건은 후에 가해자가 곧 피해자였음이 밝혀졌다. 흉기난동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은 1년 반 동안 같은 반의 여학생을 포함한 다섯 명에게 주기적으로 일명‘왕따’를 당해왔다고 한다. 이 피해학생들은 같이 몰려다니면서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는 등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붙여 아이들을 괴롭혀온 것은 물론 가해자인 남자아이에게는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 왔다고 밝혀졌다.‘집이 가난하고 그것이 티가 난다’는 것이 남학생을 괴롭힌 이유였다고 한다. 심리적, 육체적 괴로움을 간직하며 생활하던 가해자가 계획적으로 저지른 사건이었던 것이다.
따돌림을 받지 않기 위해, 나를 지키기 위해 ‘내가 당하지 않기 위해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의식이 폭력에 가담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학교폭력 형태들에서‘이상 징후’들이 속속 발견되는 가운데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이 해결책 마련과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에 대한 교육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왕따는 초기에 잡아라.
당사자가 쉬쉬하면 영원히 따돌림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2.진정한 친구를 만들어라.
노르웨이와 영국에서는 두 사람을 한 짝으로 만들어 서로 돕도록 하면서 왕따 해법을 찾고 있다.
3.다양한 그룹활동에 참여하라.
왕따 당하는 학생들은 대개 인간관계가 미숙하다.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갈 필요성이 있다.
4.나만의 장점을 개발하라.
공부 이외 자기 장점을 개발해 스스로 자신감을 불어넣어야 한다.
5.왕따의 원인을 분석하라.
왕따는 보통 ‘3척’(아는 척, 이쁜 척, 가진 척)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6.‘3척’을 제거하라
친구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는 3척을 없애는 노력을 한다.
7.지원을 요청하라
선생님 등에게 왕따 고통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도움을 청한다. 일본은 학교 상담제를 통해 왕따 피해 학생을 돕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상태이다.
8.왕따의 백신을 맞으라
따돌림으로 괴로우면 선배 왕따를 찾아본다. 링컨 대통령과 아인슈타인도 왕따를 당했지만 적극적으로 이겨냈다.
9.차라리 왕따의 열매를 찾아보라
따돌림의 상처만 생각하지 말고 이 아픔을 통해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10.가해자를 진심으로 용서하라
친구를 왕따 시킨 학생들은 훗날 죄책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왕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복수가 아니라 미덕이어야 한다.
박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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