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의 모범, 자율화산중학교

21세기 新 명문학교 -자율화산중학교

‘의(義)’가 오로지 이치의 타당성을 좇는 것이라고 한다면,‘신의(信義)’는 관계에서의 믿음과 의리를 말한다. 신의가 있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춘추전국시대의 전략가 손자(孫子)는 장수의 자질을 논할 때‘병사들이 형벌과 포상에 대해 의심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정성을 기반으로 하는‘신의’는 예나 지금이나 리더의 덕목으로 첫 번째가 될 수밖에 없다.

“전인적인 인격을 형성하기 위해서는‘신의(信義)’로서 교육을 해야 합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만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키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율화 산중학교는‘신의, 성실, 노력’을 교훈으로 삼고 창조적이고 도덕적인 지성인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심의두 교장(자율화산중학교, www.jb-hs.ms.kr)은 창의적이지 못 하고 자율적이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교육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적용한 교육자로서 주목받고 있다. 교육열에 관한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이지만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실험적 과정에 있는 현재 우리의 교육현장을 점검한다면 심의두 교장의 교육실천은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한국 최초 의무교육 시범학교’로 중학교 의무교육의 기틀을 잡다

심의두 교장은 정부에 대해 중학교 무상의무교육을 주장하여’85년 화산중·위도중·무풍중이 시범학교로 지정되도록 하였고 그 후’90년에는 면 단위,’94년에는 읍 단위 지역으로 확대하여 2001년에는 시단위로 전면 실시하는 데 기여를 하였다. 30년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심의두 교장은 화산학원을 설립한 장본인이다. 전북 완주군 화산면 화평리에 학교를 세울 당시에는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63년이었고, 국가에서도 돈이 없어 세우지 못하는 학교를 개인이 어떻게 세우느냐는 비웃음을 받는 형편이었다. 하지만 선생은 묵묵히 땅을 개간하고 교실을 신축하였다. 학교 인가는 받았지만 수업료만으로는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선생 자신도 아버지의 사랑채에 살면서 옆방을 교사들을 위한 기숙사로 쓰고 그렇게 그 시절의 보릿고개를 넘었다.
“중학교 의무교육과 사립학교 시설비 지원을 받기 위해’69년부터 16년 동안 청와대를 쫓아 다녔습니다.”
결국’85년 화산중학교는 우리나라 최초로 의무교육 시범학교가 되어 교사들의 월급이 100% 나오게 되었고, 중학교 의무교육이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선생의 끈질긴 요구로‘사립학교 시설비 지원’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배정받게 되었을 때 그 지원금과 자신의 사비를 털어 교실을 증축했다. 당시 부동산 관계자들은 시세가 좋은 다른 땅에 투자하기를 권했지만 선생의 생각은 달랐다.
“그 사람들이야 자기 자식 하나 가르치는 데 급급하겠지만, 화산중학교에서 훌륭한 지도자
가 배출되면 대한민국이 달라지고 세계가 달라지는 겁니다.”
설립자, 이사장, 교장 등의 온갖 화려한 직책에도 불구하고 그에게‘선생’이라는 이름이 가장 걸맞은 이유는 백년지계를 세우고 실천하는 그의 진정성에 존경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지역 명문을 넘어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자율화산중학교
-평생을 교육에 헌신한 교육자의 안목이 만들어 낸 21세기의 신화
사회가 힘들 때는 때대로 농촌학교가 교육에서 소외 되고, 산업화와 정보화 시대가 되어 시절이 좋아지자 급속한 이농현상으로 농촌학교는 폐교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점은 가슴 아픈 일이다. 지역에 있던 7개 초등학교 중 6개 학교가 폐교되는 현실을 바라보는 교육자의 심정은 어디에도 비유할 수 없을 것이다.
2005년 선생은 화산중학교를 대한민국 최초의 자율중학교로 격을 높인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오지의 중학교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을 만큼 새롭고 신선한 교육 내용을 제시하게 된다. 이것은 단지 폐교 위기를 극복한 어느 학교의 차원이 아니라 평생을 교육에 헌신한 교육자의 안목이 만들어 낸 신화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06년도 신입생 120명 모집에 1,200명 이상이 지원했습니다. 우리학교의 영재교육프로그램과 미래의 지도자를 키우는 비전 있는 교육 프로그램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열광했기 때문입니다.”
이농현상으로 전교생이 54명 이하로 줄었던 학생 수도 360명으로 늘었고’09년도와’10년도에 자율화산중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연속 2년 최우수학교로 선정되어 명실 공히 대한민국 명문학교로 인정받게 되었다.

-교과교실제 운영을 통한 자기 주도적 학습
‘교과교실제’란 교과목별로 특성화된 전용교실로 학생들이 이동하여 수업 받는 방식을 말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4년까지 전국의 중·고등학교에 도입하여 시행할 예정으로 있는데, 교과교실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과목별로 최적화된 전용교실이 마련되어야 하고 이동수업을 위한 학습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야 한다. 자율화산중학교는 현재 전 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국어의 수준별 이동수업을 전면 실시하고 있고 영재학급을 확정하여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교과부가 지정한 교과교실제 연구·시범선도학교이다.
영어 수학 관련 각종 경시대회에 출전하여 그랑프리를 휩쓸었다는 것은 더 이상 자율화산중학교의 자랑이 될 수 없다. 재학생들은 전국중학생 중 최고의 토익 점수를 받고 졸업생들은 한국과학영재학교나 KIST로 진학하면서 향후 대한민국을 떠받칠 동량으로 자라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화산중학교는 전설의 고장답게 한국의 정사는 물론 전 세계의 정사를 좌지우지하는 지도자를 육성하는 학교로 달려가고 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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