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묵회 회장 김영배 화백
미 국립 식물원(U.S National Arboretum)과 뉴욕 식물원(New York Botanical Garden)의 무궁화 정원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프랑스 식물연구의 본산인 파리 식물원(Jardin des Plantes)의 중심부 정원은 무궁화를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고 그리스는 공원이나 정원은 물론이고 학교 교정, 사원, 가로수에 이르기까지 무궁화를 많이 심고 있으며 독일의 뮌헨 식물원 전면에는 무궁화가 식물원의 자랑처럼 아름답게 피어있다.

무궁화 그림으로 민족혼을 되살리려
“해마다 봄이 되면 온 나라가 떠들썩하게 벚꽃축제를 하는데, 정작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 축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참 가슴 아팠습니다. 그래서 방방곡곡 무궁화 천지가 될 수 있도록 평생을 바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심석 김영배 화백(심석화실, www.cyworld.com/jindosimsuk)은 무궁화 작가로 불린다. 대한민국미술대전을 통해 화단에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무궁화를 그려왔기 때문이다. 서울올림픽 때는 올림픽 문화축전에 참가하여 무궁화 그림 전시회를 열어 전 세계에 나라꽃 무궁화를 알렸다.
“무궁화에는 우리 민족의 정신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피고 지는 무궁화의 강인한 생명력에 매혹되어서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으로 그리기 시작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궁화가 나라꽃이라는 점입니다. 우리 민족과 얼을 상징하는 꽃이기 때문에 그림을 통해 민족혼을 되살리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무궁화 예술관을 기대한다
그의 무궁화 그림을 보려면 강원도 홍천으로 가면 된다. 올 가을이면 제 3회를 맞게 되는 ‘홍천 나라꽃 무궁화축제’에 무궁화 관련 작품이 전시되어 있을 뿐 아니라, 무궁화 예술관이 개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이 무궁화를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낀 대로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면서 무궁화에 대해 보다 더 이해하고 무궁화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무궁화 관련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문화 강좌도 개설을 해서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무궁화에 대해 익숙하고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무궁화 예술관 방문객들에게는 무궁화나무를 무료로 증정하여 나라꽃 무궁화가 전국에 만발할 때까지‘한 집 한 그루 무궁화나무 가꾸기 운동’을 전개하려고 합니다.”
김영배 화백은 현재 현묵회 회장을 맡고 있다. 현묵회는 현당 김한영 선생이 제자와 후학들을 위해 결성한 친목단체로 한국화, 서양화, 문인화, 서예, 공예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홍천군과 손을 잡고 홍천을 무궁화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각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종화와 남종화를 접목한 새로운 문인화의 시도
김영배 화백은 18세부터 27년 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미술대전에 작품을 출품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1년 만에 처음으로 입선하여 연이어 입선과 특선을 수상하면서 화단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그의 스승인 현당 김한영 선생은“사군자에서 화조와 기명, 신선도에 이르기까지 무슨 소재의 작품이라도 다양하게 구사하여 장래가 촉망된다.”고 그를 칭찬하기도 했다.
“중국 연변대학교에서 유학하면서 문인화(文人畵)를 좀 더 깊고 넓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채색을 위주로 하는 북종화와 필력이나 농담을 중시하는 남종화를 아우를 수 있게 된 것도 중국에서의 경험이 바탕이 되었지요.”
인생에 대한 철학과 자연에 대한 깨달음이 그림으로 표현이 된다고 믿었던 조선 선비들의 문인화는 인격과 교양, 정신이 고스란히 투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은 작가의 인격이요 자화상이다.
나는 사색을 통해 추상과 구상의 예술양식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진정한 작품과 대화할 수 있을 때를 꿈꾸며.
나는 끝이 보이는 길은 가지 않을 것이다. -김영배 화백의 작가노트 중에서
조선시대 궁중의 잔치에는 임금이 내린 꽃인 어사화를 신하들의 사모에 꽂았는데, 이 꽃이 바로 무궁화라고 한다. 나라와 백성이 무궁하게 번영하고 강인하게 발전하기를 기원하는 뜻을 무궁화를 통해 드러냈던 것이다. 서양의 오래된 식물원이나 잘 가꾸어진 정원에서는 기품과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무궁화를 우리는 그동안 잊고 산 것은 아닐까. 김영배 화백의 그림은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NP>
<김영배 화백 약력>
중국연변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현당 김한영 선생 사사
개인전 14회 (한국,중국,일본)
대한민국 미술대전 (연 14회 입·특선)
문화체육부 장관상 수상
대통령 (공로패, 하사패, 감사장 수여)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구상·비구상)
국내외공모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연47회)
현: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서울미술협회이사. 한국미술협회이사, 현묵회 회장. 심석화실 원장,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외래교수
이태향 기자
ythsun2@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