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농자재 발명의 달인

농업 신기술

농업성장이 자원이나 노동력의 양에 의해 결정되던 시대는 이미 끝난 지 오래다. 국가 간 농산물의 무역이 개방되고 국제 경쟁력이 중시되면서 농업기술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경제발전에서 농업의 역할은 식량공급에 대한 기여 수준을 넘어 농촌지역 삶의 질을 높이는 가치까지 견지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저는 농부의 아들입니다. 농사짓는 환경 속에서 자랐고, 농사가 천하의 가장 큰 근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농촌을 진흥시키기 위한 일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류정기 연구사(경북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는 일면 평범해 보이는 공무원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그는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서울신문사와 행정안전부가 공동 주최하는 2010 지방행정의 달인에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달인 선정의 이유는 농촌현장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농자재를 개발하고 그에 따른 산업재산권을 산업체에 기술이전 시켜 상품화한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농촌현장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농자재 개발
류정기 연구사가 개발한 농자재를 보면 무릎을 치게 된다. 연구소 책상에 앉아 머리로만 구상해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개발품들이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흙을 갈아 파헤쳐보고 염천에 과일을 가꾸어본 사람만이 그 필요를 절감할 그런 요긴한 발명품들이다.

-노동력 절감형 과수 가지 유인구
고품질의 과일을 생산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과수 가지 유인구이다. 개발된 가지 유인구를 이용하여 사과나무, 배나무, 복숭아나무 등의 가지를 원하는 방향으로 유인할 수 있다.


-리프트형 전동 핸드카
무거운 농자재나 각종 수확물을 들어 올리거나 운반하기 쉽도록 전동리프트 기능을 추가했다. 충전식 배터리를 장착해서 5~6시간은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열 회수형 가온 환기장치
딸기나 오이, 토마토 등을 심어놓은 시설하우스 안은 자칫 습기가 많아지거나 온도조절에 실패하여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열 회수형 가온 환기장치를 이용하였더니 그동안의 골칫거리였던 잿빛곰팡이병은 무려 71% 정도 억제되었고 공기 순환이 양호하여 난방비가 절감되는 효과를 올렸다고 한다.

-농작업용 가위칼과 미끄럼방지 전정가위

과수 유인줄을 제거하거나 솎음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가위와 칼이 동시에 필요하다. 가위칼은 가윗날의 바깥 끝부분에 칼날을 제작하여 한 가지로 두 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 일반 가위 대비 50%의 노동력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전정가위의 가윗날 한쪽 부분에 미끄럼방지 장치를 만들어 놓은 미끄럼방지 전정가위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손목의 피로도가 확연하게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 경운기 태양광 충전식 안전 후미등

경운기를 운행할 때 발생하는 진동을 이용하여 후미등이 기능을 발휘하게 만들었다. 광소재를 LED로 채택해서 150m후방에서도 식별이 가능하게 했다. 물론 충전과정은 따로 필요 없다.


이 밖에도 오랜 시간 밭에서 작업해야하는 농부들을 위해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그늘을 제공하는 양산이 부착되어 있는 고추수확 보조작업기, 초경량으로 가볍게 만든 호미, 버섯 종균 파쇄작업을 수월하게 하는 종균파쇄기, 농업용수 여과기의 필터 청소장치 등 개발제품들은 하나같이 쓸모 있고 요긴한 것들뿐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이 이런 제품을 만들게 된 에너지였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류정기 연구사는 경운기 교통사고로 생명을 잃는 경우를 주변에서 목격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했다고 했다.

농민들의 고통을 같이 느끼고 가슴 아파하는 사람. 자신에게 있어 농업은 최고의 일이고 최선을 다해 발전시키고 싶은 분야라며 여전히 열정을 불태우는 이 사람. 류정기 연구사 같은 이들이 있는 한 대한민국의 농촌은 희망적이고, 그 덕분에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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