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도량 약천사의 운성 정고 주지스님
지장보살은 석가불이 세상을 떠나 모든 번뇌에서 해탈한 불생불멸(不生不滅)의 높은 경지에 이르는 열반(涅槃)을 한 뒤부터 미륵불이 출현할 때까지, 천상에서 지옥까지 모든 중생에게 가르침을 베풀고 착한 마음으로 이끄는 자비로운 보살이다. 모든 중생을 지옥의 고통으로부터 구제하여 극락으로 인도한다.

“약천사만의 고유한 특징이 없을까 하고 고심하던 중에 전국을 돌면서 수집 한 돌을 모아 탑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낙성식을 하고 난 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좋은 돌을 모으고 탑을 쌓고 있습니다.”
운성정고 주지스님(약천사, 강원도 정선군 033-562-0448)은 손수 돌을 쌓아 올렸다. 2006년부터 5년 가까운 세월이다.
“미얀마 출신의 스님을 통해서 어렵사리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높이 8m, 둘레 13m에 이르는 탑을 건립하게 되었지요. 그 진신사리 탑을 가운데 모시고 정성껏 돌탑을 만들고 있습니다.”

“약사도량은 기도하는 곳입니다. 무엇을 기도할 것인가가 중요하지요. 자기 일신의 영달을 기원할 것인지, 아니면 더불어 사는 이웃을 위해 기도할 것인지 그것이 문제 아니겠습니까? 약천사의 기도는 서로를 배려하는 맘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습니다.”
운성정고 주지스님의 마른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제가 부처님 전에 귀의한 지는 30년 정도 됩니다. 속세에 있을 동안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겼고, 생을 마감하려는 시도도 여러 차례 했습니다. 번뇌 속에서 헤매다 결국 불가에 입문하게 되었고 작은 암자에서 수행하는 동안 깨달은 바가 있어서 지금의 약천사를 건립하게 된 것입니다.”
불법의 완성은 삶의 실천을 통해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존중하는 마음의 자세가 업장을 소멸한다
“우리가 품고 있는 마음들은 백인백색(百人百色)입니다. 이 마음에 대해 겸손한 자세를 가지고 각자의 생활에서 충실할 때 스스로 깨닫는 바가 생길 것입니다. 이 이치가 불법의 도덕률이지요. 그런 수행을 거친 사람들이라면 이웃과 서로 나누고, 상대를 나보다 더 아끼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불법의 완성이라는 것은 결국 이런 삶의 실천을 통해서 가능해 지는 것이지요.”

-돌탑을 쌓듯이 꾸준히
“제 각각 생긴 이 돌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쉽게 허물어지고 어느새 틈이 생기고 그렇지요. 하지만 현세의 삶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돌탑을 쌓듯이 꾸준하게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운성정고 주지스님은 덤덤하게 이야기 해 나갔지만 그 내용의 깊이는 헤아리기 어려웠다.
“살아가면서 열 가지 선행을 해야 한 가지 악업의 업장을 녹일 수 있다고 불가에서는 말합니다. 억울하고 아쉬운 일을 겪을 때마다 내 자신을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유 없는 결과란 없기 때문입니다.”

약천사의 도량은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었다. 주지스님은 매일 돌탑을 쌓아 올리고 그 돌 하나하나에 기원을 담아가고 있었다. 올 해는 대웅전을 완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작은 황토방도 하나 만들어서 불자들이 쉬어갈 수 있게 하겠다고도 했다. 강원도 정선에 가게 되면, 가는 길에 좋은 돌을 하나 골라서 약천사로 가야겠다. 그곳에 가서 무언가 의미 있는 기원을 하고 싶다. <NP>
이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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