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등장한 저가 항공사들의 추격 무섭다!

저가 항공사들의 지난해 매출액이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안전성에 합리성까지 더한 저가항공사들의 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저가항공사들의 놀라운 비상에 대해 짚어보자.

올해로 6년째, 저가항공 업계 본격적인 흑자행진 펼쳐져
요즈음 저가 항공사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현재 국내 저가 항공사는 제주에어ㆍ진에어ㆍ에어부산ㆍ이스타항공ㆍ티웨이항공 등 5개 사가 있으며 이들은 기내 서비스 등을 약간 줄이는 대신 운임은 양대 항공사의 70~80% 수준을 받고 있다. 2005년 등장한 이 저가 항공사들은 등장 후 6년 만에 국내선 시장에서는 대형 항공사들까지 위협하고 있다. 저가항공 업계 1위 기업인 제주항공은 지난 1분기 65만6천명을 수송하면서 535억원의 매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과장은“올해에는 21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을 기준으로 두 달 동안 국내선 저가항공사를 이용한 승객은 약 118만명. 국내선만 놓고 보면 시장점유율이 약 41%나 된다. 특히 김포~제주 노선에서는 저가 항공사들의 시장점유율이 대형항공사들을 10%포인트나 앞질렀다. 송경훈 제주항공 과장은“김포~제주 노선의 분담률은 55%를 넘어섰다. 제주항공은 인천~홍콩 노선을 주7회로 증편하고, 운항 거리 4시간 범위에 있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저가항공사들의 비상이 무섭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어떻게 저가항공사가 탄생했을까? 1990년대 하반기 이후 대형 항공사의 운임이 연평균 8.5% 안팎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제주도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 물론 관광객 유치에도 비상이 걸렸는데 실제로 2003~2005년 제주도 관광객의 증가율은 연평균 1%에 머물렀다.‘동북아 관광 허브’라는 제주도의 비전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제주항공이 저비용 항공기를 띄우면서 이러한 문제가 상당수 해소되었다. 그간 대형 항공사의 김포-제주 항공료(주말 편도 기본요금)는 1997년 4만9600원에서 1999년 6만9000원, 2002년 7만6900원으로 급속히 증가해왔으나 2004년(8만4400원) 이후 동결되었다. 이렇게 동결되었던 2004년은 제주항공의 설립 논의가 본격화된 시기와도 맞물리는데, 이 시기 이후 제주 관광객은 크게 늘어 200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는 연 9%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이 2006년 6월 김포-제주 노선에 취항한 이후 대형 항공사들이 속속 저가 항공사를 만들었다. 이들 대형 항공사가 수도권 및 부산과 제주를 잇는 저비용 항공사를 자회사로 설립한 것인데, 진에어는 대한항공의 자회사,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다. 여기에 이스타항공 같은 후발 주자들이 합류하면서 공급은 늘고 가격을 떨어졌다. 최근 저비용 항공업계가 국내선에서 국제선으로 업무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제주항공이 2009년 3월 인천-오사카, 인천-기타큐슈 등 국제 정기노선 2개를 개설한 이후 2009년 말부터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도 국제선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체 매출액에서 국제선 비중도 급속히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전체 매출액 가운데 국제선 비중이 2009년 23%에서 2010년에는 46%로 늘어났다.‘저비용 항공사=국내선’이라는 도식이 무너진 것이다. 물론 저가 항공사의 국제선 진출이 국내 단거리 항공 노선만으로는 흑자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창출을 위한 방책인 점이 반영되기도 했을 것이다. 실제로 김포-제주와 비슷한 거리라 할지라도 한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국제선에서는 국내선의 3배에 달하는 운임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저렴한 가격에 안정성에 대한 우려 불식
▲ 제주항공(사진) 등 저비용 항공사들이 국제항공운송협회의 표준평가제도 인증을 받으면서 안전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저가 항공사는 김해~제주, 군산~제주 노선도 각각 61.1%, 56.7%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저가 항공사의 국내선 취항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취항 초기에는 젊은 층 위주로 저가 항공사를 이용했지만 안전과 서비스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장년층 이상도 저가 항공기를 거부감 없이 이용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8일부터는 영남권에 기반을 둔 에어부산이 처음으로 영남지역을 벗어나 김포~제주 노선을 주 13회 정기 운항을 시작했다. 사실 저가 항공사들은 말 그대로 저가를 표방한 항공사로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합리적인 소비 생활을 영위하자는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정기윤 하나투어 팀장은“현지에서 쓰는 비용이 예전에는 항공료가 70%를 차지했다면 지금은 저가항공사를 이용하면서 50%로 낮아졌고, 나머지 비용은 현지 관광비용으로 쓰는 패턴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승객들이 과거에는 항공기를 버스나 기차보다 특별하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단순한 운송 수단으로 인식하는 점도 저가 항공사가 성장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물론 저가 항공사들의 비상이 눈에 띄고 있는 상황은 맞지만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평도 많다. 연간 영업이익에서 흑자를 낸 곳이 지금으로서는 진에어와 에어부산 뿐이고, 나머지는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다. 때문에 저가 항공사들의 다양한 수익 구조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저가항공사의 인기 요인
저가항공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저렴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요즘은 만원이면 제주 한라산 관광이 가능하다고 하니 저가 항공사들로 몰리는 고객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실제로는 공항이용료와 유류할증료가 더해지지만 이를 제한다면 단돈 만원으로 제주도도 갈 수 있다. 지난해 서울~제주도 항공노선은 저가 항공사들이 기존 항공사들보다 더 많은 55.1%의 승객을 실어 날랐다고 한다. 저가 항공사들의‘저가’표방이 가능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기존의 항공사들은 대형 항공기에 고급 서비스를 추구해왔다. 비행기가 크니 기름값이 많이 들어감은 물론이고 활주로가 긴 대형 공항의 이용은 고객들에게 비싼 값을 내고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에 비해 저가 항공사들은 기종을 줄여 좌석 탑승률을 높이고, 공항이용료가 싼 공항을 이용하거나 요금이 싼 시간대에 이착륙 하도록 했다. 또한 노선을 세분화하고 다양화해서 틈새시장을 만들어냈다. 유럽의 저가 항공사들의 예를 보면 저가 항공이 얼마나 싼 가격에 사람들을 이동시켜주는 지 알 수 있다. 유럽 저가 항공사들은 유럽철도 중 탑승률이 높은 장거리 노선에 비행기를 띄웠으며, 항공사가 직접 인터넷을 통해 비행기표를 판매함으로써 유통 마진까지 없앴다. 뿐만 아니라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고 탑승 수화물에 별도의 가격을 매기며 빠른 체크인을 하게 만들었고 좌석 지정에는 추가 요금을 내게 하는 방법으로 저가 항공사의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비수기에는 할인 경쟁까지 벌이고 있으니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이들이 얼마나 싼 가격에 해외에 나갈 수 있는지 상상할 수 있겠다. 실제로 최근 저가 항공사들은 국제선 취항 증가와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면서 지난달부터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운 할인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5일부터 인천∼삿포로(札幌·일본) 노선에 주 2회 취항하는 이스타항공은 인터넷 구매에 한해 사전 예약시 왕복 8만9000원에 항공권을 판매하는 초특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5월18일 부산∼홍콩 노선 취항을 기념해 지난달 6일부터 왕복 9만9000원에 특가항공권을 판매했던 에어부산은 판매 나흘 만에 준비한 항공권이 동나자 11일부터는 선착순 1190명에게 왕복항공권을 11만90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추가로 진행했다. 제주항공도 인천∼홍콩 노선 주 7회 매일 운항을 기념해 4월 한 달간 매일 최대 70석까지 왕복항공권을 9만90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또 진에어는 7월20일까지 인천∼마카오, 인천∼클락(필리핀) 노선에서 미리 항공권 구입 시 별도 할인율 적용을 통해 최저 19만9000원에 왕복항공권을 예매할 수 있는 얼리버드운임제를 실시할 예정을 밝혔다.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는 메리트 외에 저가 항공사의 장점이 또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에 취항하는 전 세계 51개 항공사를 상대로 1분기 정시율을 평가한‘인천공항 정시성 현황’에 따르면 카타르항공과 저가항공사(LCC) 에어아시아엑스가 정시율 98.9%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도항공과 전일본항공(ANA), 일본항공(JAL)이 3~5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객기가 이륙하기 위해서는 승객이 탑승하는‘브릿지’를 떠나야 하는 데 그 시각이 항공기 출발 예정시간 15분 전이면 정시성을 갖춘 것으로 보는데 여기에 지연시간 정도와 전월 대비 정시율 개선, 운항편 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나온 수치가 정시율이다. 우리 국적항공사 중에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94.9%로 공동 10위를 기록했고, 진에어(94.4%)가 12위, 대한항공(90.0%) 26위, 아시아나항공(88.5%)이 31위에 올랐다. 90% 이상의 정시율을 기록한 항공사는 51개 중 절반 수준인 26개였고, 95% 이상을 기록한 곳은 9개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저가항공사들의 정시운항 비율이 대형항공사보다 대체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대형사들은 항공편 운항 횟수가 많아 정시 운항을 못할 가능성이 더 크게 작용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저가항공사들의 약진에 긴장하는 대형 항공사들
저가항공사들에 긴장한 대형 항공사들은 저가항공사의 시장 진입과 영업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3월에는 100억대의 과징금 철퇴를 맞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3월 시장 지배력을 남용한 대한항공에 시정명령과 함께 103억9,700만원, 아시아나항공에 6억4,000만원 등 총110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중 대한항공은 여행사에 조건부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경쟁항공사의 시장진입을 제한하려 한 점이 인정돼 과징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항공사는 여행사들이 저가항공사와 거래할 경우 성수기, 인기노선 좌석 공급을 줄이거나 가격 지원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했다. 갑을 관계에서‘을’에 위치한 여행사로서는 대형 항공사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제주노선, 일본ㆍ동남아ㆍ하와이 등 주요 국제선 관광노선에서 저가항공사는 여행사를 통해 좌석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됐고 경영난은 가중됐다. 또 대형항공사들이 저가항공사의 조종사들을 무더기로 채용해 빼가는 사례도 늘었다. 지난달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저가항공사인 에어부산 조종사 4명을 잇달아 채용했다. 작년 8월에도 같은 회사 조종사 1명을 뽑았었다. 채용한 5명의 조종사 모두 에어부산에서 부기장으로 일하던 조종사들이었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투자한 저가 항공사다. 에어부산은“우리나라 제1항공사가 국가의 LCC 정책에 반하는 행태를 자행하고 있고 이는 공정거래를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조종인력을 선발해 부기장으로 임명하기까지 8~9개월의 교육기간이 소요되고, 이 기간 교육비용만 1인당 5천여만원이 들어간다”며“대한항공의 자사 조종사 채용으로 시간적·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은“인력 유출 방지를 위해 처우를 대형항공사 수준에 맞추면 결국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LCC 조종사의 급여는 대형항공사의 80% 안팎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LCC 조종사 채용은 스카우트가 아니라 민항 경력 조종사 등을 상대로 공개채용 과정을 거친 것”이라며“이는 조종사 개인 선택에 따른 문제이지, LCC 출신이니까 채용을 금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LCC 조종사들도 안정성과 근무조건, 처우 등에서 더 나으니까 대형항공사로 옮기려는 것”이라며“이를 빼가기로 호도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외국에서도‘저가 항공사 따라잡기’
▲ 제주항공이 2009년 인천-오사카ㆍ기타큐슈 국제노선을 개설한 것을 필두로 진에어(위) 등 다른 저비용 항공사들도 국제선 시장에 뛰어들었다.
외국의 주요 항공사들이 저가 항공의‘수익창출 따라잡기’에 나선 모습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원유가가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항공사들의 수익률은 자꾸 줄어드는 데 반해 다양한 수익을 내는 저가 항공사들은 수익비율이 주요 항공사에 비해 최고 9배 가까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3월 8일 항공사들이 비행 요금을 통해 수익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서비스를 이용한 새로운 이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가 항공사들은 저렴한 비행요금을 제공하는 대신 비행기에 붙이는 짐, 자리 선택 등 모든 서비스에 요금을 부과하며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고 있다. 항공사들은 2008년부터 비행기에 붙이는 짐, 과자, 베개 등 다양한 서비스에 요금을 부과해 지난해 220억 달러, 전체 글로벌 산업 이익의 5%를 차지하는 규모를 벌었다. 항공기에 사용하는 휴대용 판매기 제작사인 게스트로직스 대표 톰 도라마코스는“항공사들은‘셀 수 없이’많은 것을 활용해 이익을 낼 수 있다”며“항공기에는 짐, 좌석 뿐 아니라 영화관 표, 핸드백을 비롯해 비행기에 갇혀있는 여행객들을 상대로 다양한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 저가 항공사인 스피릿 항공과 알리잔트 항공은 화장실 사용을 제외하곤 모든 서비스에 돈을 받는다. 또 비행기 표와 함께 테마마크 이용권, 렌트카, 호텔을 함께 구성하는 마케팅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또 스피릿 항공은 지난해부터 두 번째 짐에는 20~30달러의 요금을 부과토록 했고 좌석선택에는 10~18달러를 더 내도록 했다. 미국 교통부에 따르면“스피릿 항공은 27%의 수익을 끌어냈다”고 말했다. 알리잔트 항공은 지난해 평균 34.58달러를 추가로 내도록 했고 여행관련 서비스와 관련해 평균 76.26달러를 내도록 했다. 앤드류 레비 알리잔트 대표는“스피릿 항공의 짐에 부과하는 세금을 따라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추가적으로 돈을 내지 않기 위해 무거운 짐도 비행기에 가지고 타는 승객에도 돈을 내도록 했다. 좌석 선택에도 요금이 부과된다. 미국의 브랜드 마케팅 회사인 아이디어웍스의 제이 소렌센 사장은“좌석을 먼저 선택할 때 돈을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트블루 에어웨이는 개봉하는 영화를 판매하기로 했다. 델타항공의 경우 무선인터넷 비용을 받는다. 이 외에도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기내 음식, 미성년자와 애완동물 이동, 티켓시간을 변경, 예약하는 것에 추가 서비스 비용을 받는다. 프랑스의 에어세이빙 SA의 라파엘 메자는“최근 항공사들은 승객의 여행에 맞춘 고객맞춤형 비행을 위한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 많아
▲ 최근 저가항공사들의 과도한 이벤트로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 한라산을 구경하기 위해 단돈 1만원이면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광고부터 시작해, 위의 사진처럼 10만원대로 일본 관광을 할 수 있는 등의 저가항공사들의 이벤트가 난무하고 있다. 소비자들이야 저렴한 가격에 여행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겠지만, 사실 이 같은 이벤트는 제 살 깎아먹기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저가 항공사의 지난해 국내선 이용객은 701만 명으로 2009년(494만명) 대비 41.9% 증가했고, 국내선 점유율도 27.4%에서 34.7%로 올랐다. 국제선도 지난해 92만명이 이용해 2009년에 비해 약 6배로 늘어났고, 점유율은 0.75%에서 3.5%로 높아졌다. 9월 취항한 티웨이항공을 제외한 4개 저가항공사가 모두 매출액 1000억원을 넘었고, 5개 항공사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93.7%(2647억원→5126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저가 항공사들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한다. 아직은 저가 항공사들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항공산업 부문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유류비, 항공기 리스 등으로 막대한 고정비용이 계속 들어가는 것이 그 이유다. 국내 첫 저비용 항공사였던 한성항공이 2008년 10월‘추락’한 것은 이런 수익과 비용 구조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다. 아울러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저가항공사들이 이익을 내기 위해 초저가 요금을 선보이면서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도 우려하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이 툭하면 1만원 내외 초저가 이벤트를 실시함에 따라 일각에서는“저가항공사들이 돌아가며 1만원 항공권을 출시하면 제값을 내고 제주도를 가려는 고객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항공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저가항공사간의 요금 차별화 경쟁으로 자본력이 취약한 회사의 경우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업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저가항공사의 경쟁력이 확보가 되지 않는다면 2008년에 파산한 제2의 한성항공이 등장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또 해외 저가항공사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경쟁 구도가 가속화되는 것도 저가 항공사가 넘어야 할 산이다. 해외 저가항공사들은 돈 되는 국내 시장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필리핀 업체 세부퍼시픽항공이 인천~세부 노선 등 4개 노선을 운항 중이고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인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도 지난해 11월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취항했다. 올해는 일본 2위 항공사인 전일본공수가 저가항공사를 설립, 한국과 중국을 잇는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중국 저가항공사인 춘추항공도 인천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을 잇는 노선이 해마다 여객이 크게 늘어나는 황금시장이라는 점에서 기존 대형항공사들과 각국 저가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서비스로 해외업체의 도전을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에어부산관계자는“가격은 낮지만 서비스는 대형항공사에 못지않게 제공할 방침”이라며“해외업체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해 오히려 해외 고격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로 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대형항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경쟁 우위를 유지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마카오 노선을 운항 중인 진에어는 홍콩 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과 제휴해 서울~마카오~홍콩 일정을 짤 수 있는 티켓을 판매 중이다. 어쨌든 저비용 항공사들이 이처럼 심화되는 경쟁과 불황 속에서 대형 항공사들과 어떻게 시장을 배분하면서 발전해 나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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