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되돌아보기-
널 보내기 전에 모두 알았더라면 미리 알았더라면 우리 지금 혹시 차 한잔을 같이 했을까.
가수 신승훈의‘나비효과’노래 가사의 일부분이다. 이처럼 내가 한 자그마한 행동이 나를 포함한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 혹은 다른 어떤 현상 때문에 큰 일이 닥치게 되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나비효과’라고 부른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는‘나비효과’가 가져온 후폭풍으로 여겨지는 기상이변 및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다. 정치, 경제, 문화 등'나비효과'는 어떤 곳에도 나타날 수 있다.
나비효과란?

폰더씨의 나비효과-모든 작은 행동엔 의미가

앤디 앤드루스(Andy Andrews)가 지은‘폰더씨의 나비효과’란 책에는 무수한‘나비효과 예시’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 중에는 미국 남북전쟁에서 북군에 승리를 가져다 주었던 유명한 게티즈버그 전투에 대한 얘기가 있다. 게티스버그 전투는 남군과 북군 양쪽의 팽팽한 대규모 전투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전투 막바지의 객관적 전력은 북군의 패배나 다름없었다. 남군 쪽으로는 끊임없이 지원군이 합세한데 반해 북군 측은 대부분의 병사들이 죽었고 그나마 남은 병사들조차 지니고 있는 총에 탄환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휘관은 패배를 인정하고 등을 돌려 달아나는 대신 마지막으로 자신들이 해야 할 소명을 완수하면서 죽는 쪽을 택했고 병사들에게 진군을 명했다. 그 말은 병사들에게 지금 당장 적군에게 달려 나가 목숨을 바치라는 것과 다름없었다. 자신의 소명에 번뜩이는 눈을 한 대장의 의지, 그것이 바로 최초의 미미한 나비의 날갯짓이었다. 그의 의지는 병사들을 진군하게 만들었고, 맹렬히 달려오는 북군 병사의 기세에 눌린 남군은 훨씬 많은 병력을 가지고도 참패를 했다. 이로써 남북전쟁은 북군의 승리로 끝났고 그 결과 미국은 단 하나의 거대한 국가로 존속하게 되었다. 만약 그때 남군이 승리했었다면 미국은 유럽 연합처럼 수없이 많은 나라들로 분리되었을 테고 지금과 같은 거대한 힘을 가진 강대국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세계대전 때 독일과 일본을 제압할 수 있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현재 21세기는 제국주의의 여파 아래서 많은 나라들이 핍박을 받으며 지내고 있을 수도 있고, 파시즘과 나치즘이 유일한 진리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그 북군 지휘관의 의지가 21세기의 현재 세계 정황을 결정했을지도 모르는 일인 것이다. 폰더의 이론에 따르면 이런 일은 무수하게 많아진다. 화가 지망생이었던 히틀러를 그가 지원한 미술학교에서 떨어뜨리지만 않았다면 극악무도한 히틀러는 없었을지도 모르니 2차 대전 원인 제공자 중 하나는 미술학교 입학담당관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게티즈버그 전투에서 졌어도 미국이 사상 초유의 강대국으로 존속하게 되었을 가능성은 여러 가지로 있을 것이고 히틀러가 미술학교에 합격해서 화가의 길을 걸었더라도 언젠가 자신의 악함을 일깨워 역사속의 히틀러로 돌아왔을 것이다. 나비효과가 옳다고 믿든 아니든 한 가지는 확실하다. 오늘날 우리가 선택하고 있는 무수한 일들 하나하나, 행동하고 있는 일들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 있고 소중하며 미래를 만들어가는 초석이라는 진리 말이다.
단순한 소비 행태가 인류의 파멸로?

지구촌 기상이변의 책임은 모든 인류에게 있다

일본발 나비효과

일본 대지진이 어떠한 ‘나비효과’를 가져올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일본 지진으로 인해 일본의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따라 국제 유가가 하락하였고 장기적으로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는 지진 재건 과정에서 어느 정도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나면서 일본 경제 회복과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끼칠 것이라는 그나마 긍정적인 전망도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가 아직 세계적인 금융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일본의 재앙으로 또 다른 경제 위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재 수면 아래에 있던 유럽 재정 위기가 꿈틀대고 있고 중동 사태는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뇌관으로 잠복하고 있어 국내외 경제, 금융이 여전히 불안정하다. 여기에 나날이 점증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흐름은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거기에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는 ‘재스민 혁명’ 즉 ‘민주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정치와 경제의 두 축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위에서 알아보았듯 세계 모든 지역에서 기상이변과 천재지변으로 인한 재앙이 그칠 새 없이 일어나고 있다. 지각(地殼)변동이 일어나고, 지반(地盤)이 침몰하고, 지구의 자전주기도 변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 일본의 재앙을 시발점으로 하여 지구공동체의 일대 변혁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대자연의 해일’은 시작되었다. 이와 함께 ‘경제적 해일’, ‘정치적 해일’, 그리고 ‘문명의 해일’등이 연속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이렇듯 변혁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현실에서 다양한 재난이 그 자극제가 되어 ‘쇼크 닥트린(shock doctrine)’으로 회생의 길을 찾으리라 기대해 본다.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면 공기속의 분자들을 움직일 수 있고 이어 더 많은 분자들을 흔들어 놓아, 결국 지구 반대편에서는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 있다. -폰더씨의 나비효과 中-
지금까지 우리의 삶, 즉 현재가 있기까지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당시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요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 실마리가 되고 다른 사건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만약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등의 가설로 이어지는 예측할 수 없는 결과들. 바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들이 시간이 지났을 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로 인해 뭐가 달라지는가. 내가 움직일 때, 내가 행동할 때, 내가 무언가를 할 때. 우주는 그것을 눈치챌까? 세상에 있는 그 어느 것도 나름의 존재 의미와 영향력을 가진다.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깨닫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NP>
재미있는'나비효과'
나비효과 사례 1
프랑스에는 다음과 같이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쇠못을 하나 잃어버리면 말발굽 하나를 잃는 것이요, 말발굽 하나를 잃으면 전투마를 한 필 잃는 것이요, 전투마 한 필을 잃는 것은 장군 한 사람을 잃는 것이요, 장군 한 사람을 잃는 것은 전쟁에서 지는 것이요, 전쟁에서 지는 것은 곧 한 나라의 멸망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멸망은 뜻밖에도 한 장군의 애마의 말발굽에 박힌 작은 철못이 헐거워져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개미구멍을 막지 않으면 둑이 무너지는 이치다. 이처럼 작은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면 나중에 큰 재난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게 나비효과의 교훈이다.
나비효과 사례2
빠른 두뇌 회전을 돕는 문제 중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다."연못에 핀 연꽃이 두 배씩 늘어나는데, 30일이면 연못을 가득 채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이 28일이라면 연못의 꽃은 얼마나 피어 있을까요?"정답은 4분의 1이다. 30일째 연못이 연꽃으로 가득 피어난다면 하루 전날인 29일에는 그 반인 2분의 1이 피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29일 하루 전날인 28일에는 연꽃이 겨우 연못의 4분의1을 채우고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28일째 되는 날 연못을 바라본다면, 이틀 후에 연못이 연꽃으로 가득 피어나리라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바로 나비효과다.
나비효과 사례3
보험이론과 은행의 복리 이율의 기본 원칙도 모두 나비효과를 기초로 하고 있다. 만약 매월 100원씩 연이율 10퍼센트짜리 적금을 드는데 원금과 이자를 모두 저금한다고 가정하자. 이자를 복리로 계산하면 다음해에는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이 1,265원이 될 것이고, 10년 후에는 18,050원, 20년 후에는 48,100원, 50년 후에는 210,250원으로 불어날 것이다. 매월 절약하는 100원은 적은 금액이지만 몇십 년 후에는 큰 돈이 되는 것이다.
박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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