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단-스마트폰 분실비상
“잃어버리면 돌려받을 생각 하지 마세요”
이렇듯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늘어나면서 분실을 하는 이들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그녀와 비슷한 사례는 허다하다.
“버스에서 스마트폰을 분실했습니다. 핸드폰 습득자가 버스 안에서 습득하고 중간에 내린 것 같은데 내린 곳이 어딘지 고객센터를 통해 알았습니다. 현재 거의 4시간 동안 한 장소에 있는 것을 보면 위치추적기에 뜨는 이 주소가 집인 것 같은데 근방 151m라고 합니다. 151m주변의 집을 다 방문할 수도 없고,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고등학생, 18)
“도서관 제 자리에 스마트폰을 두고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니 없어졌습니다. 학교 측에 CCTV를 요청해 보았으나 도서관 안에는 CCTV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군요. 이 도둑놈을 경찰에 신고하면 잡을 수 있을까요?”(대학생, 26)
“택시에 스마트폰을 두고 내렸습니다. 하루 종일 전화해도 받질 않더니 결국 꺼 놓더군요. 방전이 되었나 싶어 다음날 다시 전화를 했더니 켜져 있었으나 여전히 받지 않았습니다. 택시번호라도 적어둘걸... 후회가 막심합니다.”(직장인, 30)
위 사례의 사용자들은 끝내 돌려받지 못하고 새로운 핸드폰을 구입했다.
“지난해 12월 한 통신사에 접수된 스마트폰 분실신고는 3만 2천여 건. 이 중 되찾은 경우는 5.7%에 불과해”
분실로 속상한 마음에 또 한 번 상처 내는 불량 습득자들
“스마트폰을 분실하자 주변 지인들이 살살 달래서 설득한 후 받는 것이 빠른 방법이라고 해서‘돌려만 주면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그랬더니 공중전화로 전화를 해서‘몇살이냐, 몸매는 좋은 편이냐, 데이트를 해 주면 폰을 돌려주겠다’고 하더군요. 소름끼치고 기분 나빠서 그 후로 찾을 생각을 접었습니다.”(대학생, 21)
습득을 빌미로 이상한 대가(?)를 바라거나 금품을 요구하는 이도 적지 않다. 지난 달 서울 역삼지구대에는 스마트폰 분실과 관련 해 40대 남자가 택시기사를 신고하는 사건이 있었다. 아내가 스마트폰을 택시에 두고 내렸으나 다행히 택시기사와 연락이 닿았으나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스마트폰이 고가임을 알고 있었던 택시기사가‘돌려주러 갈 테니 그곳까지 가는 택시요금 만원 외에 수고비조로 10만원을 더 챙겨달라’고 요구해 온 것. 부당한 요구에 40대 화가 난 남자는 택시기사를 구슬려 자신의 집 근처로 오게 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으나 택시기사는 되레‘돌려주러 왔더니 신고를 했다’며 화를 냈다. 이런 경우 공공운송수단인 택시는 손님의 분실물을 습득하였을 경우 무상으로 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고가의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것도 속상한데 양심을 잃어버린 불량 습득자들로부터 갖은 인신공격과 금품요구에 시달려 또 한 번 상처를 받는 일도 적지 않다.
스마트폰 보험, 몰라서 못 든다 vs 알아도 돈 든다

이동통신사의 입장에서 고객의 스마트폰 분실은‘회사의 손실’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 고객이 스마트폰을 분실해도 기기의 할부금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요, 대부분 약정가입 된 고객이기에 요금이 줄어들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고가의 스마트폰을 분실하면 약간의(?)자기부담금과 함께 새 기계로 교환받을 수 있는‘스마트폰 보험’에 대한 교육이 미비한 실정이다. 각 대리점에서 고객에서 무조건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도 한 몫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멀쩡한 스마트폰을 분실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타내고 새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보험사기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보험에 가입하고 싶지 않아요. 한 달에 적게는 2천원에서 많게는 4천원을 더 내야 하는데, 잃어버리지 않으면 되잖아요?”(ID: ai***)
2년 약정, 한 달 4천원의 보험료를 내는 경우 총 8만 8천원을 부담하게 된다.‘자신이 조심하고 신중하면 잃어버리지 않을 수도 있는 스마트폰에 적은 돈이나마 투자하고 싶지 않다’는 심리가 젊은 층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안심’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한 이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K사 고객입니다. 얼마 전 스마트 폰을 분실했지만 스마트폰 보험에 가입하여 한 달에 4,000원 씩 꼬박꼬박 보험료를 납입했기에 든든했죠. 자기 부담금은 8만 원 뿐이라고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웬걸요? 정확히 32만 6천원을 내고 새로 받았습니다.”(ID: cookie***)
보험료도 천차만별이고 보상내용도 가지각색인 말 많고 탈 많은 스마트폰 보험. 업체에서 제공한 각 이동통신사에서 운영하는 분실보험을 보면 S사의 경우‘스마트폰 보험 고급형’에 가입하고 월 3,500원을 납입한 경우 기기값의 거의 전부인 90만원을 보상하여 분실한 이의 부담금은 5만원에 그친다. 그러나 K사의 경우는 다르다. 같은‘스마트폰 보험 고급형’에 가입하여 월 4,000원을 납입한 경우 최대 보상금은 70만원으로<자기 부담금 8만원+기계 값에서 70만원을 뺀 나머지>를 내야만 새로운 스마트폰을 받을 수 있다. L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스마트폰 보험 고급형’에 가입하여 월 3,000원을 납입한 경우 최대 보상금은 70만원으로<자기 부담금 7만원+새 기계 값에서 70만원을 뺀 나머지>를 내야한다.‘스마트폰 보험 저가형’의 경우 부담해야 할 금액이 더 많아진다. 다른 이동통신사에 비해 적은 보상지원을 하고 있는 K사의 경우 월 2,000원의 보험료를 납입한 경우, 분실 시 출고당시 기기값의 30만원을 뺀 금액에 자기부담금 5만원을 받고 있다. 대개의 스마트폰이 100만원에 달한다고 볼 때 50여만 원의 부담을 져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같은 기종의 출고가 90만원인 스마트폰을 동시에 잃어버렸을 경우 S사는 5만원을 부담하고 K사는 30여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말이다. K사의 경우 뛰어난 기술로‘스마트폰의 새 지표를 만들어 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미국A사의 스마트폰을 독점인수 하여 분실 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 고객들의 최대불만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분실방지 시스템? -너희들이 찾아봐라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시 당황하지 마시고 고객센터로 문의해 주세요. 내 폰의 위치를 알려 드립니다’. 한 이동통신사에서 내 건 캐치프레이즈다. 스마트폰의 위치추적은 전원이 켜져 있을 때만 그나마 유용하다. 전원을 꺼버리면 수십km를 이동해도 위치를 알 수 없는데다가 오차범위는 50m에서 5km까지 그야말로 광범위하다. 스마트폰에서의 수신신호를 수집하는 통신사의 수신기가 그나마 밀집한 지역이라면 범위는 미터 단위로 나오겠지만 수신기가 드문 지역이라면 오차범위는 킬로미터 단위로 껑충 뛴다. 운이 좋아 스마트폰의 전원이 켜져 있는 채로 수신기도 밀집한 지역이라 최소 오차범위인 50m내에 내 스마트폰이 있다고 치자. 반경 50m내에 위치해 있는 아파트나 주택, 혹은 상가를 다 뒤져 모든 사람들을 심문할텐가? 그야말로‘무용지물’이라는 얘기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수 있을까? -포기할 때까지 기다린다

외에도 수많은 분실 및 도난방지 어플리케이션이 있지만 이 모든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은 사실 전원을 꺼버리면 찾을 방법이 없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분실한 많은 이들은 습득자(?)혹은 절도범(?)들이 고의로 휴대폰의 전원을 꺼버리는 경우를 경험했다. 스마트폰을 분실한 이가 자신의 휴대폰을 포기하기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분실한 것을 안 순간 도난방지 어플리케이션을 켜서 추적했죠. 제가 잃어버린 위치만 표시되더라고요. 분실 당시 충전이 풀(full)로 차 있는 상태였고 10분이 되지 않아 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져있었습니다. 습득한 순간 고의로 꺼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래도 휴대폰을 켜기만 하면 위치를 추적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일주일이 넘게 켜지지 않더군요. 업무도 봐야하고 휴대폰이 필수인 직업이라 어쩔 수 없이 더 기다리기를 포기하고 새로 구입했습니다.”(직장인, 31)
‘고가의 스마트폰을 습득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란 질문에 휴학생 김 모씨(여23, 대구 달서구)는“스마트폰을 구입할 처지가 못 되는 어린친구들이 스마트폰을 습득한 후 바로 전원을 꺼버리는 것을 본적이 있어요. 추적어플을 피하고 상대가 포기하기를 기다리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라며“저는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지만 만약 제게 스마트폰이 없다면 고민은 해볼 것 같아요. 분실신고가 되어 있을 텐데 위험하게 수신, 발신 기능을 살릴 이유가 있나요? 영화나 음악을 다운받아 폼나게 들고 다닐 수도 있고 무선 인터넷만 잡힌다면 다운된 모든 어플리케이션은 사용 가능하잖아요?”라고 전해 충격을 안겨주었다.
5.7%만 주인을 찾는 스마트폰의 또 다른 이유

잃어버리지 말자, 잃어버리지 말자!
앞서 말했듯이 스마트폰을 분실한 후 새 기계를 구입하는 데 쓰이는 비용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연락처, 사진 등 수많은 개인정보 및 금융거래 내역 등이 유출되어 범죄에 쓰일 가능성도 높다는 것도 큰 문제다. 위치추적으로 스마트폰 찾을 수 있다는 통신사의 허위광고에 속아 부담 없이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구입했지만 실상은?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찾을 수 없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통신사는‘기업’이다. 이들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이윤추구가 우선이지 사용자에 대한 서비스와 보상이 최우선 사항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들 통신업체의 미진한 대책과 대응에 대해 정부의 단호한 제재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몇 주 전,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고 가입된 이동통신사에 찾아갔다‘고객만족 최우선’이라는 배지를 단 직원에게“안타깝게도 분실 하시면 찾기 어려우시다고 봅니다. 포기하시는 것이 현명할 듯 합니다.”란 말을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NP>
박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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