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실나이의 '봄바람에 향긋한 생활한복'

몇 백년간 조상 대대로 우리민족 고유의 일상복이었던 한복. 이제는 명절에도 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예복으로서의 명맥만 유지해오고 있다. 잊혀져가는 우리 문화를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들 가운데에서도 우리나라 생활한복 브랜드 ‘돌실나이’가 그 선두주자다.


▲ 전통문화 지킴이 김남희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며 아름답고 실용적인 옷을 만들어 입었던 우리 선조들의 정성과 지혜를 담아 현대복을 재창조할 수 있을까. 수백 년 입어왔던 우리 한복을 과연 현재 그리고 미래에서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우리의 삶과 어우러지도록 할 수 있을까. 여기에 그 답이 있다. 그저 ‘전통 문화’를 지켜야겠다는 책임감 하나만으로 한 길을 걸어온 돌실나이. 그 신념 덕분에 이제껏 우리 옷의 명맥을 유지하며 업계에서 입지를 굳혀올 수 있었다.

우리 전통에 대한 재조명, 재창조

전통을 보존하거나 현대 문화와 접목시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새롭게 재창조하기란 용기와 도전정신을 필요로 한다. 그 시도에 성공한 ‘돌실나이’는 한복의 위상을 재조명했을 뿐 아니라 한복을 브랜드로서 상업화시켰다는데 큰 의의를 가진다. 돌실나이는 1995년부터 생활한복이라는 한 우물을 파 전국에 30여개의 전문점을 운영할 만큼 성장했고 한복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생소하고 독특해 듣기에도 왠지 우리 것을 생각나게 하는 ‘돌실나이’는 전남 곡성에서 나는 최상의 특산품인 삼베의 이름이다. 우리 옷 문화의 전통을 만들고 이어가는 장인들을 향한 경외심과 닮고 싶은 바램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

우리 문화에 자긍심 가진 실무형 CEO와 함께

돌실나이가 그만의 확실한 가치관을 확립하고 한 길을 가게 된 데에는 CEO보다는 실무에 관여하는 ‘실장님’이라 불리고 싶다는 디자이너 김남희 사장의 영향이 크다. 대학 때 사회과학 공부를 하며 어떻게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게 된 김남희 씨는 학생운동에 참여 하는 등의 경험을 하며 우리 문화와 의식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다.“아직도 저만의 꿈을 꾸고 있어요. 디자이너로서의 성공을 떠나서, 우리 옷을 생활 전반으로 끌어들이고 우리만의 고유한 옷 문화를 만들고 싶은 열망을 언제나 품고 있지요”그녀에게선 우리 옷에 대한 사명감과 전통적 순수함을 지켜 나가기 위한 고집이 강하게 느껴졌다.“고급스러워 보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비쌀 거라 생각하는데 비해 우리 옷의 편안함과 실용성을 비교하면 비싸지 않아요. 모두가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대중적인 평상복을 만들었어요."철학과 문화의식이 있는 옷을 만드는 김 실장과 함께 하는 돌실나이가 우리나라 생활한복 문화의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해결해야할 숙제, 교복의 한복화

한편 김남희 실장은 우리학생들이 입는 ‘교복의 한복화’를 추진한 적이 있다. 학생들에게 전통문화 의식을 인식시키며 정체성을 확립하게 하기 위한 좋은 취지로 시도했지만, 현대적 감성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한복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러한 감성자체는 쉽게 바뀌지 않으며, 학생들의 각 개성대로 변형한 한복디자인은 그 의미를 찾기 힘들다. 또한 교복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요 교복업체와의 갈등, 학교 측과의 의견 논쟁으로 쉽게 진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녀는 이 문제를 놓고 돌실나이가 해결해야할 숙제와 더불어 딛고 일어나야 할 산이라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전통 문화 확산이란 소명 안고

시장 중심적인 다량 생산 기획이 아닌,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심으로 그 이름을 지켜온 돌실나이. 화려한 모던스타일을 찾는 대중에 휘둘려 그만의 정체성을 잃는다거나 무분별한 광고를 통해 매출을 높이려 하지 않는다. 전통문화 확산이라는 소명을 안고 자랑스러운 우리 옷을 만드는 한편, 조합이나 협회에도 참석해 공익적인 협력 작업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적인 뮤지컬‘점프’에 한국만의 독특한 스타일 옷을 협찬하기도 해 우리 옷을 널리 알리는 데에 끊임없는 기여를 하고있다. 돌실나이는 우리 문화에 관련된 여러 단체들과 협약해 패션쇼, 박람회 등의 활발한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으며, 일본 도쿄와 교토에도 진출하여 세계 안의 우리 옷을 향한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다.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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