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없는 공장으로 외화벌이와 동시에 국제적 위상을 높인다”

세계 각국의 언어들이 치열한 설전을 벌이는 곳. 안건을 두고 각국의 대표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하는 국제회의에서의 숨은 공로자들이 있다. 바로 컨벤션 기획자. 그들의 움직임은 정교한 초시계와도 같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한 것들을 펼쳐 보이는 것이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민첩하게 그러나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은 정교한 초시계의 모습을 연상시키고 있었다.

▲ 최태영 대표
21세기의 국가 산업적인 측면에서 컨벤션 산업이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며 이에 따른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시기이다. 우리나라도 국력의 신장과 국제화에 따른 여러 국가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짐으로써 국제회의 및 전시회 등 국제행사의 개최건수가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기에 이들의 역할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회의 전문 연출가로써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간다고 평가받는 최태영 대표와 그가 버티고 있는 (주)인터컴과의 만남을 가져보았다. 그리고 지난해 세계지식포럼과 세계화상대회를 연출하며 또 한번 두각을 나타낸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컨벤션 기획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국제회의 산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인터컴의 최태영 대표는 1985년 우연히 외국잡지를 뒤적이던 중 컨벤션 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는 나라들을 보고 국제회의와 컨벤션 사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당시만 하여도 국제회의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았을 뿐더러 그 분야의 전문가들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회사에서 연출하는 국제회의의 수만 하여도 연 15회 이상으로 국제회의 기획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록을 가지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5년 용역비 매출의 경우 80억원이라는 수치를 기록하면서(일반 회계 기준으로 따져보면 매출 160억원에 해당하는 수준이다)이는 웬만한 상장사가 부럽지 않은 실적이라고 전했다. 현재는 올해도 4월에 열리게 될‘제5차 아·태 동맥경화 학회’와 8월의‘제14차 ILO아·태 연차총회’등의 굵직굵직한 행사의 개최를 앞두고 준비작업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제회의의 유치에서부터 장소 선정과 회의 기획, 진행, 그리고 행사장의 설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세세하게 참여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 역시 집중되면서 컨벤션 분야에 종사하고 싶어 하는 이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어 경희대 컨벤션학과가 치의예과보다 높은 인기를 얻을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결코 만만하게 볼 분야는 아니다.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석하는 대형 규모 행사일 경우 보통 2~3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행사 성격에 맞는 발표자의 섭외나 프로그램의 구성 등 그만큼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된 만큼 보람도 큰 법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노력이 고스란히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이 일이 가지는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회의 개최자가 국제회의 개최의도를 제시하면 이것을 구체화하는 것은 회의 기획자의 몫이다. 때문에 최 대표는 일하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국제회의를 기획하며 다방면의 리더들과 만남을 가지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회의를 무사히 마치고 나면 느껴지는 성취감이 다음 국제회의를 기획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국가적 지식산업, 정책적인 지원필요

▲ 인터컴 국제회의 개최 장면
(주)인터컴은 국내 유일의 국제회의전문 연출 감독 국내 PCO 1위의 업체이다. 현재 국내에서 개최되는 전체 국제회의 중 50~60%가량은 이들이 기획, 연출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기업이다. 오로지 한 우물만을 파며 자신의 분야에 매진하고 있는 멋진 이들이 모인 공간이기도 하다. 최태영 대표는 국제회의를 일컬어 국가적 지식사업이라고 말한다.“단순한 대행업무 차원에서가 아니라 항공, 호텔, 관광 등 산업 연관 효과가 어마어마한 국가적인 지식산업이다.”라고 말이다. 그가 이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지 20년이 된다는 최대표는 잇달아 열리는 국제적 행사들을 지켜보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 같은 발전은 컨벤션 시설 발전을 함께 동반했다. 2000년 코엑스 컨벤션 센터의 개관을 시작으로 대구 EXCO, 부산 BEXCO 등 전문 시설들의 잇따른 개관이 한 예이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한 점들과 발전가능한 부분이 많은 분야라고 이야기한다. 외국인들이 이용하기에 부족한 호텔과 비싼 객실료, 그리고 먹을거리의 문제점과 볼거리가 빈약하다는 점이 취약한 부분이다. 국제회의라는 것이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인 만큼 다양한 볼거리와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위상과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인데 말이다. 더불어 이제는 정책적인 지원으로 컨벤션 산업의 발전에 박차를 가할 시기라고 이야기한다. 컨벤션 산업이 동북아의 메카로 떠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는 설명이다.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임과 동시에 외화의 획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점점 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다른 언어와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는 국제회의라는 특이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적절한 조율과 환경의 연출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항상 아침 시간의 효율적인 활용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최태영 대표는 그만큼 더 삶을 밀도 있게 살아간다. 항상 아침과 같은 느낌으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인 인터뷰였다.NP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