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부위원장 장성택, 장남 김정남, 이복동생 김평일 등…김정은, 후계구도 유지될까?”
김정일 사망 이후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3대에 걸친 권력세습과 관련,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지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북한이 당분간 내치에 치중해야 하는 만큼 남북관계 및 6자 회담에 대한 극적인 입장 변화나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들은 그러나 북한의 개혁ㆍ개방 정책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부문제에 치중해야 하는 만큼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과 개혁ㆍ개방이 유일한 탈출구인 만큼, 체제정비 기간을 거친 후 보다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엇갈렸다. 승계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아있었다면 김정은에 대한 권력승계 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었을 것”이라며“그러나 김정일이 사망한 현재는 그의 동생인 김경희와 그의 남편 장성택의 역할, 북한 엘리트집단 내부의 파워게임 등에 따라 상황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후계구도 유지될까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이 사망하자 후계자인 김정은의 권력 승계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은 부친이 보여줬던 것과 마찬가지로‘3년상(喪)’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내부에 과시함으로써 권력의 공고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정은의 의도대로 권력의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2009년 후계자로 내정되고 2010년 당 대표자회를 통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올랐지만 김정은이 권력 승계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은 1982년생으로 올해 30세에 불과할 뿐 아니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김정일의 후광 속에서만 활동했지 단독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국정을 운영해본 경험이 거의 없어 후견인 격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조력을 받아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정일이라는 거대한 힘의 공백이 생긴 가운데 김정은에게는 장성택 부위원장이 든든한 백이 될 수도 있지만 권좌에 오르는 과정에서 최대의 라이벌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김정일 위원장이 생전에 김정은에게 첫 공직으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준 것도 그만큼 북한에서 군부의 힘이 절대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이후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 군 정찰총국 등 공안기관을 장악하고 이들로부터 충성을 다짐받았다고는 하지만 군부가 다른 마음을 먹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권력욕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이 새로운 권력을 꿈꿀 가능성도 있으며 중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새로운 지도자로 내세워질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다양한 예상에도 역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김정은이 3대세습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일단 김정은은 권력장악을 위해 주요 엘리트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이른바‘비밀파티’등 다양한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일 위원장도 후계자 시절부터 측근들을 결집해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비밀파티’를 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의 독자시대를 열기까지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권력을 만들어 갔지만, 김정은은 조기에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입장”이라며“대외적 요소보다는 내부의 권력투쟁이 김정은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군ㆍ공안ㆍ경제 장악한 실세, 국방위 부위원장 장성택
▲ 김정일의 매제이자 김정은의 고모부인 국방위 부위원장 장성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체제의 운명은 그의 고모부이자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66) 국방위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의 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력 공백 사태 속에서 권부의 중심에 서 있는 장성택이 어떤 선택과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김정은 체제가 안착할지, 아니면 북한이 잔인한 권력 암투로 빨려 들어갈지가 결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장성택은 국가 공식 권력 서열은 19위지만, 군ㆍ공안ㆍ경제 등 각 분야를 장악한 최고 실세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으로부터‘김정은을 보호하고 교육하라’는 특명을 받고 그간 당과 군을 막후 조종하는 후견인 역할을 해왔지만 김 위원장이 급사하면서 미묘한 상황이 됐다. 북한 전문가들은 장성택이 일단은 그의 부인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당 정치국 위원과 함께 섭정 형식의 통치를 하면서 김정은의 홀로서기를 도와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장성택 부부가 뒤에서 김정은을 대리해 통치하는‘수렴 청정’을 시도할 수도 있고, 세 사람의 집단 지도체제가 꾸려질 수도 있다. 통치 형태가 무엇이 되든 장성택이 후견인 역할에 만족하면서 처조카의 통치체제를 보좌할 경우 북한 내부는 안정을 찾아갈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에 대한 군 내부의 반감이 크거나, 경제사정이 열악한 주민들의 집단 반발 기미가 있을 경우 장성택 입장에서도 더 이상 김정은을 보호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여기에다 장성택이 스스로 집권에 나설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장성택은 2004년 김 위원장으로부터 지나치게 권력을 탐한다는‘괘씸죄’에 걸려 2년간 실권했을 정도로 권력욕이 상당하다. 때문에 조카로부터 왕위를 빼앗은‘현대판 수양대군’이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김 위원장 애도 기간이 끝나는 내년 초 이후 장성택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주목된다”며“오히려 장성택을 견제하려는 군부세력이 들고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남, 마카오 떠나 평양행, 김정철, 수개월째 자취 감춰
▲ 김정일의 장남이자 김정은의 이복 형인 김정남
김정은 후계체제의 변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마카오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남은 김 위원장의 이복동생으로 권력 후계에서 밀려 해외를 떠돌고 있는 김평일 폴란드 대사의 전철을 밟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에 따르면 현재 마카오의 콜로안에 있는 김정남의 집은 아무도 없었으며 두꺼운 커튼으로 둘러 싸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주민들은 김정남의 집에 오랫동안 사람이 드나들지 않았으며 김정남 외에도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평양으로 떠난 김정남이 김정은 후계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북한 군부 내 일부 세력들이 권력쟁취를 위해 김정남을 이용해 김정은의 후계체제를 흔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미 리용호ㆍ장성택ㆍ김경희로 이어지는 김정은의 후견인 그룹이 탄탄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장의위 명단에도 김정남은 빠져 있다. 김정남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목될 당시인 지난 2009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북한의 후계구도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남임에도 동생에게 떠밀렸지만“권력투쟁에는 마음이 없다”고 밝혀 사실상 백기투항한 셈이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현재 상황에서 김정남은 김정은에 맞서 권부에 진입할 준비나 역량을 갖추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주변여건에 따라 김정남이 어떤 식으로든지 권력투쟁의 장에서 일정 역할을 맡지 않겠냐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 북한 고위층 중 일부는 정보기관의 감시를 피해 김정남을 은밀히 지원하고 있다는 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정일의 차남이며 김정은의 동복 형인 김정철도 자취를 감춘 상태다. 김정철은 지난해 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에릭 클랩튼의 콘서트를 관람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국회 내 안보전문가로 알려진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은“김정일 이후 북 체제에 대해 향후 6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 권력투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송 의원은 국방위원장 자리에 관한 북한 헌법의 개정 문제와 김정은이 김정일에 비해 당의 기반이 전혀 없는 점 등이 권력투쟁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의원은“한국전쟁 1세대 퇴장 이후에도 여전히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북한사회의 흐름에 비춰볼 때 세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김정은이 김정일이 없는 상황에서 위상을 정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따라 북한군부 등이 대안을 찾을 경우 김정남이 자연스레 권력투쟁의 전면에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때 김정일의 경쟁자였던 김평일
▲ 김정일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북한의 김정은 후계 구도 체제가 순조롭게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한때 김정일의 경쟁자였던 그의 이복동생인 김평일(58)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평일은 1998년부터 지금까지 주 폴란드 북한대사를 맡고 있다. 그는 김정일과의 후계 경쟁에서 밀린 뒤 1988년 헝가리 대사를 시작으로 불가리아 대사, 핀란드 대사를 거치는 등 23년째 해외살이를 하고 있다. 김평일은 김일성대 경제학부와 김일성군사종합대 작전과에서 공부했다. 그는 1976년 호위사령부 장갑차 대대장을 지내는 등 10년 이상 북한군에서 활동했으며 해외로 나가기 전인 1987년 인민무력부 작전국 부국장(대좌)을 지냈다. 김평일은 1994년 7월 아버지 김정일 정례식에 참석했지만, 북한 방송은 그와 그의 어머니 김성애의 모습을 삭제한 장면을 내보냈다. 국내 언론은 이를 근거로 김평일이 일종의‘해외 유배 생활’을 하고 있으며 북한 땅을 밟기가 어렵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폴란드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매년 여름 1∼2개월가량 대사관을 비우고 북한에서 지내다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 12월 20일“김평일은 알려진 것과는 달리 비교적 자유롭게 북한을 왕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폴란드 외교가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은둔하고 있다. 이준재 주폴란드 대사는“김평일 대사를 볼 수 있는 것은 폴란드 대통령궁에서 연초에 열리는 신년회와 일부 국경일 행사가 전부”라며“일부러 먼저 인사를 건네지만 그 이상의 대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정은의 외모를 김일성과 비슷하게 꾸며 김씨 왕조의 정통성을 강조하려고 하지만, 실제로 김일성을 빼닮은 것은 김평일이다.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김평일 대사는 여전히 김일성과 거의 흡사할 정도로 닮았고 아주 건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평일이 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폴란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위원장의 장의의원 명단에도 김평일은 포함되지 않았다.
北, 권력승계에 대한 미ㆍ중 전문가 진단 중국의 공산당간부를 양성하는 중앙당교의 장롄구이(張璉?) 교수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44년 만에 열린 노동당 대표자회의가 김정일의 아들인 김정은의 후계체제를 공식화했다”면서“기존의 선군정치 등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자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북한이 김정은으로의 후계체제를 선포했지만 내부 정치역학 구도가 상당부분 베일에 가려져있기 때문에 권력승계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 재단 소장도“김정은이 공식 무대에 데뷔하고 승계과정이 시작됐다”면서도“중요한 것은 김정일 사후에 나타날 북한 내부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버지는 20여년동안 단계를 밟아 차근차근 권력을 장악해 나간 데 비해 이번에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권력승계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토마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는“현재로서는 북한의 권력승계의 진행상황을 알기 어렵다”며“앞으로 수주가 지나면 터널 속에서 나오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반면 주펑(朱鋒) 북경대교수는 권력승계에 대한 낙관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북한은 김일성 때부터 가족 권력 체제 구축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기반을 이어왔다”며“이번 노동당대회에서 드러났듯 김정은을 도와줄 가족 측근 세력들이 핵심 권력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이 개혁ㆍ개방을 주문하고 있지만, 권력승계를 시작한 북한이 이를 수용하기는 더욱 어렵게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장롄구이 교수는“외부 세계에서는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 있지만 정작 북한 정권은 그 같은 시각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북한은 현재 자국의 내정, 외교가 정확하고 역사적으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 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개혁 개방 외에는 출구가 없다는 점을 북한도 인식하고 있어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자칭궈(賈慶國) 북경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이번 노동당대회는 김정은의 후계체제 공식화를 위한 행사였다”며“김정은 후계제체 공식화 이후에도 북한의 대외정책은 기본적으로 변화가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권력 승계로 단기 내에 정책상 큰 변화는 없을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개혁ㆍ개방이 없으면 출로가 없기 때문에 정책 변화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교수도“김정은 후계구도 체제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대외 정책의 큰 변화를 추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후계 체제를 정비하는 과도기를 거친 이후에는 개혁ㆍ개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관계나 6자 회담을 통한 비핵화 논의 등은 상당기간 현 상태에 묶여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추가적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지는 돌발변수도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G20 회담 때 후진타오 주석도 한국을 찾는데, 북한이 무모한 행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바드 전대사는“북한이 미국과 관계개선을 희망한다면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북관계의 개선이나 6자 회담의 진전도 당분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 교수는 북한이 최근 6자 회담 재개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한반도 비핵화 전망은 여전히 비관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북한은 이미 영원히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표시한 바 있기 때문에 북한의 현존 체제하에서는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주 교수는“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진전이 필요하다”며“한국이 대북 협상, 인도적 경제지원 등 유화정책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남한의 적극적인 대화의지를 강조했다.
외신,“김정일 사망 긍정적, 김정은 세습은 부정적”
▲ 김정일 사망 직후 CNN 홈페이지의 메인화면. “북한: 우리가 그 변화를 두려워 해야 할까?”라는 제목이 눈에 띈다.
독일 유력 일간지인 쥐트도이체 차이퉁이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인 지난 해 12월 20일(현지시간)‘어둠의 나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김정일의 통치 방식과 북한의 실상을 소개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이 신문은“북한은 끔찍한 매력을 발산한다”며“북한은 완벽한 고립상태로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김정일에 대해서는“북한 주민들을 노예상태로 전락시켰다”며“북한은 자유에 대한 요구가 없다. 이론적이나 가능한 세계를 만들어냈다”고 꼬집었다. 보수 성향의 디 벨트는‘핵무기를 보유한 강제노동수용소’라는 사설에서“가장 악질적인 독재자이자 수십년동안 북한 주민들을 노예로 만들었던 김정일이 사망했다”고 썼다. 그러면서“2천 400만명이 거주하는 북한은 정신병적 세계관을 가진 통치 왕조의 개인소유물에 불과하다”며“김정일의 사망은 히틀러, 스탈린, 혹은 후세인의 사망 소식과 마찬가지로 좋은 소식이다”라고 평가했다. 중도 우파 신문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초대받지 않은(선출되지 않은) 집안’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김정은의 후계 구도 안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김정은이 채 30세도 되지 않았고 업적을 보여줄 수 없었다”며“그가 향후 모든 사진의 전면에 등장하겠지만, 뒤편에는 실질적인 권력자들이 서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북한의 고립이 종식될지는 배후 실력자들의 결정에 달렸다”며 폭력적인 권력 다툼을 배제하지 않았다. 중도 좌파 성향의 프랑크푸루터 룬트샤우는‘김 3세’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역시 김정은의 후계 구도와 향후 북한의 정세 변화를 전망했다. 이 신문은“김정일의 사망 발표 몇 시간 후 김정은이 중거리 미사일을 공해상으로 발사하게 했다”는 점을 들어“김정은이 덜 폭력적일 거라고 믿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김씨 일가의 환상을 유지하는 것만이 북한 체제를 이어갈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을 파벌들이 잘 알고 있다”며“김정은이 정치적 꼭두각시 이상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의문을 던졌다. 이렇듯 현재 김정은의 입지가 굳건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성택, 김정남, 김평일을 비롯한 세력들이 파워게임을 벌여 권력전쟁으로 북한 정권이 무너질 경우, 결국 우리나라도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즉 북한의 정국 불안은 우리에게도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의 영향아래 있는 북한이 권력쟁탈전으로 자구력을 잃을 경우 중국에 편입ㆍ흡수되기라도 한다면 민족 숙원이며 언젠가는 이루어야 내야 할 통일이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앞으로 북한 권력계승의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