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논란 속에도 아름다운 제주
사회이슈-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논란
지난 2011년 12월 22일‘세계7대자연경관’투표를 주최한 뉴세븐원더스재단(N7W)으로부터 제주특별자치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으로 최종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부일 제주특별자치도 환경경제부지사와 양원찬 범국민추진위원회 사무총장, 그리고 부만근 제주범도민추진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가 7대자연경관에 최종 확정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 이제 그동안 제주지역은 물론 국내ㆍ외적으로 이번 투표와 관련된 투명성과 신뢰성 논란은 종식된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아직 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는 아름다운 섬이다. 이는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덮어놓고 칭찬하자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제주도는 유네스코의 자연과학분야에서 3관왕을 달성했다.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고, 2010년에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는 등 제주도는 UN이 공인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달성한 천혜환경 청정지역이다. 또한 제주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보통 아름다운 경관이라고 해도 대부분은 문명과 자연의 경계선이 명확하지만, 제주의 경관은 인간의 삶이 자연과 밀접히 연관되어 한 눈에 문명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지금은 자연보호를 위해 미공개 상태지만 용천동굴 등 석기시대의 유물이 발견되는 선사유적지와 해녀들의 모습 등은 삶과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제주를 잘 보여준다.
뉴세븐원더스재단 선정“세계7대자연경관”
1.제주도

2.아마존

3.하롱베이

4.이과수 폭포

5.코모도

6.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7.테이블산

제주‘세계7대자연경관’확정발표

논란과 의혹Ⅰ 전화요금 정산 논란
지난 2012년 11월 12일 잠정 발표로 제주도가 뉴세븐원더스재단이 주관한‘세계7대자연경관’에 뽑혔다는 것이 공개되었으나 실제로 확정발표가 난 12월 22일까지, 이번 선정에 대해서는 국내외에서 많은 논란과 의혹이 있었다. 우선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을 주관하는 스위스 뉴세븐원더스(New7Wonders)재단이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됐다고 홈페이지에 띄우고, 제주도에서 대대적으로 기념행사를 열었는데 그로부터 한 달이 넘겨서까지 확정사실이 발표되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거리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전화비용의 문제가 불거졌다. 제주도가 공무원을 동원해 전화 투표한 200여억 원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세계7대자연경관선정이 취소될 가능성도 컸기 때문. 제주도와 KT측에서는 기밀유지협약을 맺고 비용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었으며, 민간단체에서는‘전화투표 돈벌이’에 정부와 국민이 놀아났다고 지적했다. 강성후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장은 잠정 발표날에 제주도의회에 출석해“선정을 위한 유효투표는 요금이 완납된 투표수를 말한다”며“돈이 안 들어오면 유효투표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화요금 정산이 안 되면 제주도가 최종 탈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된 제주도가 모은‘전화표’는 1억개를 넘은 것으로 추산되며, 전화 1통비용(전화 198원, 문제 165원)으로 계산하면 200여억 원이다. 이 전화투표의 대부분은 행정전화로 이루어졌다. 일부 민간부담을 감안하더라도 200억이다. 그러나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 전화비로 책정했던 예산은 30억 원. 이 요금납부를 전부 제주도가 할 것인지 KT측에서 협의를 해줄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우근민 제주지사는“요금을 제주도 예산으로 지불하겠다”고 지난 12월 16일 제주도의회 제288회 본회의에 출석해 2012년 예산안 의결에 대해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제주도의회는 지방비로 세계7대자연경관 전화비용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같은 날 제주도의회가 의결한 2012년도 제주도 예산안에도 7대경관 행정전화 요금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용범 제주도의원은“도민 혈세로 전화비를 내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이 도의회 방침”이라며“제주도 예산에 공식적으로 전화요금을 편성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표명했다. 우근민 지사는“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에 음해성 의혹을 제기하거나 혹은 관계공무원이 명확하게 답을 하지 못한 점이 있어 필요하다면 제주도 의견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선정과 관련해서는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룰의 따라 투표를 했기 때문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앞으로 재단의 계획과 절차에 따라 선정증서를 받는 것은 상식적 수준”이라며“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악의적 비판에 의해서 애향심에 기초해 함께 해준 사람들의 자존심과 명예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도지사가 책임지고 일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논란과 의혹Ⅱ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정체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은 뉴세븐원더스재단이 주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재단의 정체는 2007년‘新 세계 7대 불가사의’선정을 주관한 민간단체라는 것 외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이‘新 세계 7대 불가사의’의 선정이 문제가 되자 유네스코는 뉴세븐원더스재단과 유네스코는 무관한 단체이며, 투표와 선정 모두에 유네스코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선정이 문제가 된 이유는 과학적, 지속적 방법으로 세계 유산이나 문화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인기투표에만 의존해 선정되기 때문이었다. 또한 인도의 영문 파이오니아에서는 뉴세븐원더스재단의 버나드 웨버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계 각국의 미디어 회사에 판매하고 수익을 나누어가지고 있다고 폭로한 적도 있다. 유엔협력사무국은 재단과 유엔의 관계를 묻는 네티즌의 질의에“아무런 공식적 파트너십이 없다”고 밝혔다.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가 아닌 민간단체인데다 지나치게 상술에 의존한다는 비난이 제기되자 세계7대자연경관 후보지 28곳에 들었던 몰디브와 인도네시아는 후보지 신청을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정부와 제주도 측에서는 2010년 12월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위원장 정운찬)를 출범시켰다. 범국민추진위원회는“선정 시 생산유발효과가 연간 6400억~1조3000억 원에 이른다”며 대대적으로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였다. 이명박 대통령도 2차례나 투표했다. 제주도는 공무원을 동원해 행정전화 돌리기에 나섰다. 기업과 단체, 학생들은 돈을 모아 투표기탁금을 냈다.
범국민추진위원회의 입장“브랜드 가치와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
범국민추진위원회에서는 세계7대자연경관에 대해“스위스의 비영리 재단인 뉴세븐원더스가 주관하여 세계에서 아름다운 자연 불가사의를 전 세계인의 인기투표를 통해 7곳을 선정하여 환경의 가치를 알리고 보존하기 위한 사업이다”고 사이트를 통해 소개했다. 또한“이 사업의 추진 이유는‘우리의 유산은 우리의 미래(Our heritage is our future!)’라는 모토 아래 세계의 유적들을 관리ㆍ보존함을 위함”이라고 밝혔으며.“영화, TV, 인터넷, 책 등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세계의 유산은 인공과 자연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여 파기와 손상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함”이라고 주장한다. 범국민추진의원회의 의장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말을 인용하면서는“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정운찬 전 국무총리 역시 제주도가 세계 7대자연경관에 포함되면 이것이 가지는 브랜드 가치와 경제적 파급 효과는 경제학자인 자신이 생각해도 상상을 초월한 일대의 사건이라고 밝혔다”며 이번 선정의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드러내었다. 우선 국가브랜드의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 세계7대자연경관지로 선정된다면 세계의 학생 교과서부터 관광회사의 홍보에 이르기까지 자연경관을 잘 보존하는 친환경적인 국가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국가브랜드 가치 향상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또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면서 해외 관광객 증가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크나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세계인이 인정하는 자연경관을 보유한 국가가 되며, 한국을 넘어 세계의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7대자연경관 보유국의 국민으로서의 자긍심과 애국심이 증대할 것이라고 범국민추진의원회는 자신 있게 밝혔다.
넘치는 것은 부족한 것 보다…
제주도는 아름답다. 세계 어느 아름다운 경관에 비해 제주도는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어떤 재단에서 어떤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되었던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었다는 것은 반갑고 기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진행과정에 있다. 이번 논란이 잘 보여주고 있듯이 진행과정에서 국민들이 의혹을 품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어질 뿐이다. 제주도는 분명 아름다운 섬이지만, 논란 덕에 많은 네티즌들이“제주도는 실은 7위에 들 만큼은 아니다”는 말을 쉽게 꺼내며 오히려 제주도의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말도 안 되는 단체에 돈을 주고, 부정한 방법으로 투표하고 국민을 현혹하면서 투표하지 않아도 제주도는 유네스코에서도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살아 숨 쉬는 곳”이라며 답답해했다. 양원찬 총장이 기자회견에서(2011.12.22) 밝혔듯 그 동안의 과정을 담은 백서가 결백한 모습으로 공개되길 바란다. <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