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육 함량 70% 이상, 연근해 싱싱한 생선만 써 맛과 육질 으뜸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어묵 생산업체 삼진식품이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 부산어묵 800박스를 수출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추가주문을 받아냈다. 일본에 정식통관으로 수출하는 것은 삼진식품(http://www.samjinfood.com)이 처음으로 일본 대형할인점과 백화점에 선보인 후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꾸준히 매출을 이어갈 전망이다.

60년 어묵제조 노하우에 최신식 기계
현존하는 어묵 제조업체 중 가장 오래된 곳은 부산의 삼진식품이다. 원조 '부산어묵'을 생산하고 있는 이 업체는 1950년을 시작으로 창업주의 아들인 박종수 대표가 가업을 이어받았으며, 현재 박 대표의 아들인 박용준 씨도 가세한 상태다. 날마다 새로운 음식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같은 세상에 60여년 세월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맛'이 있다는 반증이며, 원칙을 고수하되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결실이기도 하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생선과 밀가루의 비율을 75대 25로 유지하고, 가급적 부산 연근해에서 잡힌 조기나 갈치를 써 최고의 맛을 유지한 덕분에 해마다 20% 이상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어묵공장의 맏형이라고 케케묵은 공장과 낡은 기계를 연상한다면 오산이다. 사하구 장림에 증축한 신공장은 건물 길이만도 100M에 HACCP(위해 요소 중점관리 기준 기준) 인증에 가장 적합한 설비를 갖추었으며, 최신기계로 완전자동화를 실현했다. 박종수 대표는 "비위생적인 생산환경과 각종 합성첨가물, 밀가루와 저극생선을 사용해 제조한 어묵에 대해 소비자의 불신이 높은 것으로 안다"며 "삼진식품의 어묵의 맛은 소비자들로부터 이미 검증받았으며, HACCP 인증과 최신기계로 설비까지 갖추었으니 앞으로는 전국을 무대로 부산어묵을 유통시키고자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드는 수제어묵을 비롯해 튀김어묵, 찐어묵, 구운어묵, 반제품, 선물용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몇 년 전부터 판매하고 있는 어묵선물세트가 부산 지역에서는 물론이고 특히 타 지역의 부산 출향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70% 이상의 어육함량을 지닌 부산어묵의 위기
어묵시장은 매년 10%씩 성장을 거듭하면서 3천억원대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때문에 대기업까지 가세해 너도나도 부산어묵을 달고 나오면서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부산에서 만들어진 '진짜' 부산어묵이 설 자리를 위협받고 있지만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마땅한 대책은 없다. 부산어육제품공업협동조합의 이사장직을 겸하고 있는 박 대표는 "전국의 120여개 업체가 부산어묵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하다 보니 부산의 업체들이 피해를 많이 보고 있는 실정이다"며 "부산에서 만든 제품에는 독자적인 제조자 마크를 상표 등록해 팔고 있지만, 홍보부족과 대기업 진출이라는 벽에 부딪혀 유명무실한 상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묵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육의 함량이다. 어육이 70% 이상 들어가야 맛과 탄력에서 탁월한 식감을 낸다. 냉동육 대신 연근해에서 나는 신선한 생육이 많이 들어간 진짜 부산어묵은 맛과 육질부터가 다르다"며 소비자들에게 대기업의 브랜드 대신 어묵의 질을 보고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60년 외길, 지금이 도약기
3대째 어묵 제조의 한길만 걸어온 만큼 노하우와 경험으로 만들어진 어묵의 맛은 단연 으뜸이다. 특히, 얼마 전 미국에서 회계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박 대표의 아들 박용준 씨가 가업을 잇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삼진식품은 도약의 기회로 삼는다는 각오다. 지난해 11월 어묵의 본고장 일본에 부산어묵 800박스를 수출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800박스 추가주문을 받아낸 것도 올해 삼진식품의 행보에 청신호다. 교민을 상대로 한 수출이 아니라 일본인을 타깃으로 정식 통관해 수출하는 것은 삼진식품이 처음으로 일본 대형할인점과 백화점에 선보인 것이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꾸준히 매출을 이어갈 전망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는 군납과 해외 수출에도 비중을 두는 등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제품개발과 다양한 상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도록 하겠다. 또한, CI 교체와 활발한 마케팅을 통해 삼진식품을 알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기존의 영도공장은 리모델링을 통해 시식공간과 매장 등을 마련하고 관광객들을 위한 테마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NP>
저작권자 © 시사뉴스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