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왔다. 실질금리 마이너스시대란 은행금리가 5%라고 해도 실제 물가상승률이 5%이상 되면 은행에 맡긴 돈은 화폐가치가 떨어져서 결과적으로는 은행에 적금을 들어도 마이너스가 된다는 말이다. 몇 년 전까지는 항상 어르신들이 말씀하시는 저축의 시대가 정답이었다. 저축의 시대에서는 돈은 은행에 넣어두는 것이 최고였다.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이자가 꼬박꼬박 붙으니 리스크도 없었고 이자율도 10%이상이 되어서 목돈 만들기가 비교적 쉬운 편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물가상승률이 워낙에 높아졌고 이자율도 참담한 수준이라 적금만 하는 것은 재테크라고 볼 수 없게 되었다. 식상한 재테크가 아닌 기발한 재테크 방법들을 알아본다.
주가 뺨치는‘레고 재테크’… 키덜트 수요 집중, 희귀본 가격 15배↑
▲ 레고 카페코너 모델.
“2007년 10만원→2012년 149만원”주가 얘기가 아니다. 2007년 출시돼 이듬해 한국에서 10만원에 판매됐던 레고‘마켓스트리트(모델명 10190)’블록세트 가격(해외구매 대행가 기준)이다. 오픈마켓이나 소비자 직거래시장에서는 110만원 안팎에 살 수 있다지만, 그래도 5년간 10배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중고제품 가격은 천차만별이나, 상태가 좋을 경우 80만~90만원을 호가한다. 다른 세트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07년 16만원에 출시됐던‘카페코너(모델명 10182)’는 현재 옥션에서 215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같은 해 20만원에 살 수 있었다는‘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10179)’은 인터파크에서 290만원에 팔리고 있다. 이 밖에 카리브의 보물선(6285), 에어포트셔틀(6399), 보물선2(6286), 에펠타워(10181) 등 다수의 레고세트가 현재 100만원을 넘는다. 출시 당시와 비교하면 가격이 최소 3배에서 10배까지 올랐다.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5년 주가상승률도 100% 수준이다. 이쯤 되면“주식 사느니 레고나 사두지…”라는 푸념도 나올 법 하다.
품절, 희귀본일수록 가격 치솟아
▲ 레고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 모델.
레고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이유는 뭘까. 한국에도 최근 3~4년 전부터 유년시절 문화를 그리워하는 어른, 이른바 키덜트(kid+adult)족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들의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웃 일본에서도 레고의 인기는 높지만 프라모델(플라스틱제 조립 완구)과 애니메이션, 인형 등 레고를 대체할 제품이 많아 수요가 분산됐다. 반면 한국은 아직 이렇다 할 제품이 없어 소비자 수요가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레고 사가 내놓는 제품이 다양해지며 성인들의 눈높이를 맞출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최근 나오는 10만~20만원대 제품을 보면 인형이나 프라모델에 버금간다. 최 모씨(32세)는“4년전 인터넷을 보던 중 우연히 레고를 접한 후 하나 둘 사 모은 게 20세트가 넘었다”며“유년시절 가정형편 때문에 갖지 못했던 제품을 이제 살 수 있다는 보상심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취미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최근 3~4년간 늘어난 레고 마니아들은 특히 생산이 중단된 제품, 그리고 희귀품 수집경쟁을 벌였는데, 이로 인해 가격이 수백만 원으로 치솟는 중고품도 등장했다. 이러다보니 전체 제품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마니아들은 맘에 드는 제품이 있다면 지방은 물론 해외로 구매여행을 간다. 제품수집에 수천만 원을 쓰는 이들도 적잖다. 재테크족의 가세도 가격상승에 한 몫 했다. 한 네티즌은“결혼 전 남편 취미가 레고인줄 알았지만, 이렇게 비싼지 몰랐다”며“남편이 단종된 좋은 레고가 나왔다면 지방까지 사러 달려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남편은 이게 재테크라며, 나중에 팔면 3배 이상 뛴다고 한다”며“지금까지 모은 제품을 다 팔면 몇 천만 원은 나온다더라”고 덧붙였다. 다음,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에는 제품 정보와 가격 전망은 물론 직거래와 중고제품 매매 등을 할 수 있는 카페가 우후죽순 생겼다. 일종의 레고 주식시장이 만들어진 셈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레고가격은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던 네덜란드의 튤립투기를 연상케 한다. 인기가 시들거나 거품이 꺼지면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명품 열풍에‘샤테크 펀드’수익률 지존
▲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 1800만원에 팔리고 있는 샤넬 가방.
명품 마니아들 사이에서‘샤테크’가 유행이다. 샤테크는 샤넬 백을 이용한 재테크라는 신조어로 희소한 명품을 샀다가 비싼 값에 중고로 팔아 수익을 남기는 투자 방법이다. 명품을 직접 사지 않고도 루이뷔통 등 명품업체에 투자하는‘럭셔리펀드’에 가입해 샤테크와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한국투자럭셔리증권펀드1호’가 유사 샤테크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펀드는 지난해 9월 8일 기준으로 최근 1년 동안 16.38%의 수익률을 거뒀다고 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49%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월등한 성과다. 금(金)펀드, 농산물펀드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전체 테마펀드 중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다. 이 펀드는 루이뷔통으로 유명한 LVMH 그룹에 7.11%, 미국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 코치(Coach)에 6.15%, 프랑스 크리스챤디오르에 6.08%를 각각 투자한다. 루이뷔통 가방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펀드 수익률도 높아지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명품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수익률은 더 올라갈 수도 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액은 2005년 893억 원에서 지난해 4천273억원으로 급증했다. 명품의 인기는 외국에서도 높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명품인 에르메스의 시가총액이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SG) 주식의 시가총액을 초과했다고 보도했다.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WM)컨설팅부 관계자는“명품백 수요가 급증하는 것만 봐도 명품시장의 성장세를 알 수 있다. 따라서 럭셔리 펀드를 향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까르띠에 앞에서 ‘샤테크’를 논하지 말라
▲ 까르띠에 식스 팬 워치.
“이 제품같은 경우 당시 4000~5000만원대에 판매됐었지만, 지금은 1억5000만원입니다. 가격이 3배 정도 올랐죠.”까르띠에 관계자는‘까르띠에 트래디션’전시회에서 옐로우 골드와 핑크 골드로 어우러져 1966년에 제작된 탱크 쌍트레 워치를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1일 까르띠에는 청담동 본사에서 1970년대 이전에 제작된 소장품 총 49점을 선보였다. 이번 소장품들은 까르띠에 제품 개인 소장자로부터 재구매해 복원한 것으로 기존 콜렉션전과는 달리 제품 판매까지 진행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까르띠에의 역사와 각 시대의 스타일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희소한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어 명품테크 차원에서 까르띠에를 찾는 고객과 예술품으로 까르띠에를 평가하는 사람들, 또 디자인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들은 까르띠에의 제품들이‘샤테크’이상의 효과를 가질거라 기대하고 있다. 1968년에 제작된 터틀 클립 브로치는 현재 1억4000만 원에 달하며 1959년에 만든 나뭇잎 형태의 로자스 펜던트 이어링은 3억 원 후반대다. 육각형 케이스에 로즈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식스 팬 워치는 1억 원대로 이들 모두 당시 가격보다 수 배 이상 올랐다. 가격에‘헉’소리가 나지만 이들 제품들은 실물 공개 전부터 이미 예약문의를 통해 누군가가‘찜’해놓은 상태다. 까르띠에 관계자는“당시 가격을 공개하기는 부담스럽지만 최소 두 세 배 이상씩 오른 것은 사실”이라며“희소가치를 추구하는 고객들로부터 제품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보석이 아니라 예술작품을 구입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고객들도 있다. 27억 원짜리 오리엔탈 티아라는 총 1218개의 다이아몬드 약 82.06캐럿이 사용된 것으로 처음 제작 당시 특별 주문됐다. 1911년 처음 제작 당시 여러 개 제작됐으나 현재 남은 것은 단 한 개에 불과해 사용가치보다 소장가치가 더욱 큰 제품이다. 행사 담당자는“이번 전시 제품들은 1908년부터 1973년까지, 그 당시 가장 부유하고 유행을 선도했던 이들이 착용했던 것들”이라며“단순한 액세서리로 보는 게 아니라 예술 작품으로 여기는 고객을 중심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명품, 투자가치는 있는가?
소득이 많아지면서 고가의 물건을 구입하고 소유하는 것을 부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한정된 물건에 여러 사람이 구입을 하겠다고 하면 가치는 상승하는 것이 경제 원리이기에 명품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결국 투자 목적으로 명품을 구입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명품으로 꼽히는 샤넬은 지난해 7월에 이어 올해 5월에도 25%나 가격을 인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환율을 이유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50% 가까이 인상했다. 이에 따라 샤넬의 대표 백 중 하나인 클래식 캐비어(미디엄)은 2008년 초 270만 원이던 것이 현재 580만 원에 달한다. 신상품 가격이 급격히 인상되자 중고 가격도 크게 올라, 중고 백을 구입가보다도 비싼 값에 되팔 수 있다는 뜻의 신조어‘샤테크’는 농담이 아닌 현실이 돼 버렸다.
놀라운 수익을 낳는 빈티지 투자
▲ 슈퍼맨이 처음 등장한 액션지 1호. 현재 100권 정도만 남아 있다.
수억 원이 넘는 만화책, 테디베어, 영화 포스터,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피겨인형, 영화 소품……. 믿기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아이들이나 가지고 노는 것이라고 홀대했던 장난감, 낡아서 쓸모없다고 내버렸던 오래된 물건 중에도 이런 엄청난 가치를 지닌 보물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코흘리개 아이들이 100원에 샀던 슈퍼맨이 처음 등장하는 1938년 <액션>지 초판은 현재 10억 원이 넘으며, 슈타이프 사에서 1905년에 만든 테디베어는 1994년에 2억 원에 팔렸다. 또 1927년 프리츠 랑 감독의 <메트로폴리스>영화 포스터는 2005년 7억 원이 넘는 값에 팔렸다. 2006년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1965년산 바비 인형은 1600만 원에 팔렸으며, 1977년 영화 <스타워즈>에서 제국군이 쓰던 스톰트루퍼 헬멧도 2700만 원이나 한다. 문화재테크는 주식이나 펀드 등 전통적인 투자 아이템에서 벗어나 남들이 미처 주목하지 않는 문화상품들에 발빠르게 투자함으로써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방법을 말한다. 투자 대상으로는 우표, 화폐, 와인, 책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수집 아이템들도 있지만, 레고나 모노폴리 같은 장난감, 난이나 비단잉어 같은 동식물, 일렉트릭 기타나 그랜드피아노 같은 악기, 영화 소품이나 마술 도구, 코르크스크루, 맥주잔받침 같은 온갖 자잘한 물품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의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다. 이런 기발한 투자 아이템들 중에는 가볍게 연평균 수익률이 10퍼센트를 상회하는 것도 많으며, 유명인들의 사인이나 007 영화 포스터, 공룡 화석 등 몇몇 아이템은 지난 10년간 무려 10배 가까이 폭등하기도 했다. 또한 꼭 거액의 돈이 있어야만 이 책에 나오는 앤티크, 빈티지 상품들에 투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몇 만 원에서 수십만 원 정도의 예산으로 지금부터 도전해볼 만한 아이템도 많다. 요즘 나오는 한정판 바비 인형도 1년만 지나면 몇 배가 올라 50만 원 이상 받을 수 있으며, 구입할 때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영화 포스터도 주목할 분야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1992년 작 <저수지의 개들>포스터는 현재 90만 원, 1995년에 나온 <토이스토리>포스터도 50만 원이 넘는데,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라고 한다. 감식안과 행운이 따른다면 책 역시 저가에 구입
▲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해리 포터시리즈 중 초기작의 초판본.
하여 막대한 차익을 노려볼 만한 아이템이다. J. K. 롤링이 사인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하드커버 초판본 500권은 1997년 약 2만 원에 팔렸지만, 10년 후 경매에서는 약 5000만 원에 낙찰되었다. <해리 포터>시리즈 중 초기작의 초판본은 수천만 원까지 하지만, 나중에 나온 것의 초판은 몇 십만 원에 불과하다. 베스트셀러가 되기 전 작가가 무명일 때는 인쇄부수가 적어 그만큼 희소가치가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옛날에 거금을 들여 샀던‘벽돌 휴대폰’을 구식이라고 미련 없이 버렸던 이들은 크게 후회할지도 모른다. 벽돌 휴대폰의 원조인 모토롤라 다이나택 8000x가 현재 100만 원 이상 하며, 더 최근에 나온 마이크로택과 스타택, 노키아 2110도 점점 가격이 오르고 있다.
엽기적인 수집품이 효자재테크 품목으로
▲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포스터. 컬트 영화는 마니아들이 많기에 시장이 안정적인 편이라고 한다.
엽기적이지만 희귀한 수집품이 재테크 품목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일명‘쪼그라든 머리’라는 아마존 원주민들의 트로피는 전투 후 적의 목을 잘라 두개골을 제거한 후 얼굴과 머리 가죽을 훈제 처리해 만든 것으로 원주민들은 전투력을 높여주는 일종의 마법 부적이라 여겼다. 19세기 중반 서구 탐험가들에 의해 소개된 이 희귀 아이템은 1990년대에 350~550만 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90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한때 갖고 있었다는 쪼그라든 머리는 1700만 원이 넘는 값에 팔리기도 했다. 심지어 골동품 변기를 수집하는 이들도 있다. 빅토리아 시대에 만들어진 변기는 현재 180~360만 원 정도 하는데, 수조와 나무 시트가 온전히 남아 있고 멋진 장식까지 있는 것은 700만 원 이상을 호가한다. 골동품 변기를 수집하는 1차 목적은 직접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1880년대부터 대량생산된 변기는 지금의 욕실 시설에도 배관 연결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타들의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극성팬들이 가끔 있는데, 유명인의 머리카락은 현재 가장 유망한 신종 투자종목이라고 한다. 10년 전 90만 원이던 넬슨 제독의 머리카락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금은 3600만 원을 호가한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머리카락 한 뭉치는 2002년에 1억 3000만 원에 팔렸으며, 링컨 대통령이 암살당한 후 검시 과정에서 총상을 살펴보기 위해 자른 머리카락은 현재 11억 원 이상 나간다. 아인슈타인의 머리카락은 1800만 원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남아 있는 그의 유일한 DNA이므로 값은 계속 오를 전망이라고 한다.
재테크용 수집 아이템, 구매 요령은?
▲ 1959년 세상에 처음 나온 바비 인형.
첫째, 희소성이 있어야 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가장 오래되고 독특한 것, 세상에서 몇 안 되는‘레어 아이템’일수록 더 값이 오르게 된다. 슈퍼맨이나 배트맨의 만화책 초판본이 그토록 값비싼 이유는 자녀들의 방을 청소하면서 잔뜩 쌓여 있는 만화책을 쓰레기 취급하며 내다버린 부모님들 덕분에 남아 있는 작품이 거의 없는 탓이다. 희소성을 높여주는 또 한 가지 요인은 우연한 실수나 사고다. 일례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표는 1857년 스웨덴에서 발행된 것인데 1996년 무려 23억 원에 팔리게 된다. 이것은 원래 초록색으로 인쇄되어야 할 것이 노란색으로 잘못 인쇄된, 지금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우표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 불량 제품은 대부분 생산단계에서 폐기되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은 이처럼 엄청난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이다. 둘째, 보존 상태가 좋아야 한다. 집에 아무리 오래된 전화기나 괘종시계, 레코드판, 피겨인형이 있더라도 흠집이나 상처가 심한 것, 부품이 하나라도 파손되거나 유실된 것, 너무 많이 손때가 묻은 것이라면 최고 상태일 때 가격의 10분의 1도 받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레고나 바비 인형 등 장난감 수집광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전혀 가지고 놀지 않은 것, 원래 포장박스도 뜯지 않은 채 보관된 완전히 새것 같은 제품이다. 셋째, 위작을 조심하라. 시장에는 빈티지 청바지에서부터 아프리카 부족미술품, 체스 말까지 가짜가 넘쳐난다. 일례로, 바비 인형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은 오른쪽 엉덩이에 찍힌 제조일자인데, 시중에는 여러 다른 인형에서 떼어온 부분들을 조립해서 만든‘프랑켄슈타인 짝퉁’이 돌아다니기도 한다. 따라서 반드시 꼼꼼히 사전조사를 하고, 출처를 확인하고, 믿을 만한 딜러나 경매회사와 거래하고, 전문가의 감정을 받아야 한다. 넷째, 공부하고 즐겨라. 어떤 아이템을 수집하고자 할 때 끊임없이 해당 분야를 공부해야 하는 것은 비단 가짜에 속지 않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수집품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이해가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가령 예술작품을 수집할 경우, 뛰어난 콜렉터라면 자신이 평소 지켜본 작가의 작품, 배경, 스타일은 물론 그의 전작들이 얼마에, 어디에서 팔렸는지까지 소상히 조사해볼 것이다. 그 과정에서 관련 서적을 읽고 갤러리를 방문하며 나름의 감식안을 키워갈 것이다. 우표나 괘종시계의 최근 가격 부침처럼, 가치라는 것은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는 법이며, 그런 위험이 따르지 않는 투자란 없는 법이다. 이런 리스크를 다스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투자하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말고 관심이 있는 것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와인이나 일렉트릭 기타를 수집하는 취미가 돈도 된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만일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슬픔을 달랠 최고의 위안거리를 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