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신상털기와 잘못된 정보의 무분별한 유포

사회 진단-SNS 부작용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끊임없이 논란의 정점에 서있는 키워드 중 하나가 SNS라는 것을 부정할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SNS는 우리의 정치적인 견해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새로운 인물을 발견해주기도 하고, 새로운 정보를 전달해주기도 하고, 새로운 소통의 기회를 열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또한 강력한 부작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과도한 개인정보 유출과 잘못된 정보의 무분별한 확산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트위터ㆍ페이스북ㆍ싸이월드ㆍ미투데이 등 SNS의 게시물을 심의한 결과 초상권 침해ㆍ명예훼손 등의 적발 건수가 2008년 36건에서 지난해에는 780건으로 약 22배 증가했다. SNS, 과연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이익이 되는 것일까?

SNS의 부작용-과도한 신상털기
지난 해 말 우리를 아프게 했던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이후, 인터넷에서는 가해 학생들의 신상털기가 자행되었다. 이를 통해 가해 학생들 뿐 아니라, 이들의 부모와 가족은 물론 엉뚱한 친구들까지 가해자로 몰리는 사태도 벌어졌다. 숨진 중학생의 유서내용이 일부 알려진 지난 해 12월 22일 오후,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서는 가해 학생 2명이 다니는 학교와 반, 이름과 사진, 블로그 주소까지 공개됐다. 누리꾼들은 이들의 블로그에 방문해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에서 이들 부모의 직업이 공개되면서 신상털기는 부모에게까지 옮아갔다. 가해학생 부모의 신상도 털자는 격문과 함께 휴대전화번호까지 나돌기 시작했다. 한 누리꾼은“부모 직업, 직장과 사는 아파트 동호수까지 신상털기가 시급하다, 트위터에 한 번만 올렸다가 삭제하면 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으며“주범의 사진이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들을 처단할 용기 있는 자 없는가”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유서에서 고마운 친구라고 표현한 학생이 엉뚱한 가해자로 몰리는 일도 벌어졌다. 같은 달 대전 여고생 자살 사건에서도 관련한 과도한
▲ 자살한 대구 중학생의 유서
신상털기 때문에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했다.‘해당 여고생이 자살하도록 방치했던 담임교사’라며 떠돌고 있는 사진의 경우 해당 학교 교사가 아닌 대전 지역에서 초등교사로 일하다 현재 육아휴직 상태인 동명이인의 사진이다. 가해자로 잘못 몰린 학생들도 있다. 누리꾼들이 작성한 이른바‘가해자 학생 신상명세서’중 일부는 자살한 학생과 전혀 관계없는 학생들의 연락처와 미니홈피 주소라는 것. 한 학부모는“우리 아이는 죽은 아이와 같은 반도 아닌데 갑자기 연락처가 인터넷에 올라갔고 하루 만에 1100통의 욕설 문자를 받았다”며“아이가 너무 놀란 나머지 죽고 싶다고 한다”고 했다. 학교 측은“친구를 잃어 비통한 분위기 속에 신상털기 피해자까지 나오면서 학생들이 두 배의 충격을 받았다”며“지금까지 온라인상에 11명의 학생 신원이 공개됐는데 이와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왕따에 의한 자살 사건의 경우 우리나라의 법은 미성년자에게 관대하기 때문에 사실 가해자가 받는 벌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 이유를 대며 신상털기를 주장하는 누리꾼들도 상당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이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런 신상털기가 계속된다면 신상털기를 악용하는 사람이나 기업도 등장할 수 있을 것이며, 사람들은 점차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고 사회적 신뢰도 역시 하락하게 될 것이다.
▲ 택시 막말녀의 신상털기 정보
지난 3월 13일에는 젊은 여성이 50대 택시운전기사에게 10분 가까이 반말과 욕설을 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영상은 택시 내부의 블랙박스 영상으로, 20~30대로 보이는 여성이 택시기사에게“당신 병신이야? 대답해”,“길도 모르는 게, XX”등 쉼 없이 욕설을 쏟아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여성은“우회전 해”,“딱 서”등 반말로 명령하는가 하면 자신을 쳐다보는 택시기사에게“성격 좋은 X 아니니까 쳐다보지 말라고 XX”이라는 말 등의 폭언을 계속했다. 자신을 택시기사의 자녀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이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며“(아버지가)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는데 서울에서 인천을 가면 길을 모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아버지는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는데 이 여성은 택시기사가 자신을 끌고 내려 다리를 다쳤다며 병원으로 가버렸다”고 밝혔다. 문제는 후에 벌어졌다. 이후 지난 3월 13일 SNS에서는 이 여성이‘여의도 모 회사에 다니는 34살’이라며 이름과 나이, 직업, 근무지, 연락처까지 공개되었다. 정보를 올린 게시자는“택시 막말녀 동영상을 보고 참을 수 없었다”며 택시 막말녀의 신상을 공개했고 누리꾼들에 의해 과도한 신상털기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연락처 등 신상정보의 일부를 뒤늦게 삭제했으나, 정보는 이미 블로그, SNS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진 상태. 게다가 이 신상정보도 누군가에 의해 가공된 정보라는 의혹이 번지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신상을 털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름이나 휴대전화 번호, 홈페이지 주소 등이 드러나야 하는데 동영상만으로는 이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없다”며“누군가 이슈를 만들기 위해 가공인물의 이름과 휴대전화 정보를(동영상과 유관한 정보로) 기입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러한 SNS의 신상털기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3월 16일 일본 인터넷 매체‘슈에이샤뉴스’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AV 여배우의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정리한 게시물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게시물에는 배우의 실명은 물론, 회사나 학교가 모두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수의 배우들이 홍보 활동을 중단했고 일부는 은퇴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 배우의 경우 교토대 재학생 신분이 노출돼 AV 데뷔작을 발매 직전 중단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포르노 시장을 갖춘 일본에서는 회사원이나 학생 신분으로 AV에 출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배우의 회사 동료나 학교 친구가 자신만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내 주변에는 AV 배우가 있다”며 다른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 뒤 배우의 사진이나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몰래 공개하고 삭제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배우들 역시 연예인 부럽지 않은 유명세에 심취해 블로그와 SNS로 일부 마니아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개인정보를 노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렇게 축적된 배우들의 개인정보가 결국 대량 유출 사태를 불러왔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SNS의 부작용-불확실한 정보의 유포
지난 2월에 벌어졌던 채선당 종업원의 임산부 폭행 사건은 손님에 대한 종업원의 불친절을 넘어, 임산부의 배를 발로 차는 등 상식 밖의 행동으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채선당 측은 발 빠른 대응을 하고, 대표가 사건이 벌어졌던 천안으로 직접 내려가기도 했지만 사건을 접한 이들의 분노와 채선당에 대한 안티운동은 막을 길이 없었다. 하지만 CCTV 내용과 경찰의 수사 결과가 밝혀지며 사건은 뒤집어졌다. 수사결과 종업원과 손님 간 시비와 몸싸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자가 처음 주장했던 바와는 다른 부분이 많았고, 결정적으로 피해자의 배를 걷어찼다는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채선당 임산부 폭행 사건이 가라앉기도 전에 또 하나의 사건이 터졌다. 이른바‘국물녀’사건. 서울의 한 대형문고 식당가에서 아이에게 된장국물을 쏟아 화상을 입게 한 여성이 현장에서 그대로 도주를 했다고 알려진 이 사건은 지난 2월 24일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대형서점 공공식당에서 아이 화상 테러 그리고 사라진 가해자를 찾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오며 알려졌다. 화상당한 아이의 사진까지 올라오며 분노한 누리꾼들에 의해‘국물녀’온라인 공개 수배가 벌어졌다. 이틀 뒤 문제의 가해자가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그러나 이 여성은 오히려 음식을 받고 돌아서는 자신에게 아이가 달려와 부딪혔고, 자신도 손에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의 행방을 찾아봤지만 아이는 사라진 후였고, 자신도 얼음찜질을 한 후 자리를 나섰다고 하며 현장을 도주한 바도 없다는 것. 결국 28일 경찰이 공개한 CCTV에 의하면 피해 어린이가 뛰어오다가 여성과 충돌하는 장면과 부딪힌 여성이 주방에 도움을 청하는 장면도 녹화되어있었다. 아이에게 뜨거운 국물을 쏟아 화상을 입게 만들고 무책임하게 현장에서 도주했다는 말은 단지 아이의 부모입장에서의 글이었던 것이다. 이에 앞서‘슈퍼폭행녀 사건’도 있었다. 보행신호를 보고 길을 건너다 달려오는 차에 충돌할 뻔 했던 아이를 여성이 슈퍼까지 쫓아가 폭행했다는 내용이다. 이 주인공 역시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보행신호를 확인하지 않은 무단횡단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SNS의 부작용-폐쇄성과 자기검열
SNS가 활성화되면서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생긴 SNS가 이제는 사회적 유대감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SNS에서 이용자들은 자주 검색한 사이트나 활동한 내용이 비슷한 다른 이용자들을 추천받게 된다. 그리하여 성향이 비슷한 동조집단끼리의 네트워크가 강화되는 것. 그렇기에 비슷한 상대와는 계속해서 관계를 가지게 되나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은 무시하거나 반박하게 되는 현상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내에서 그러한 집단이 형성되고 서로 편파적인 정보만을 유통시키면 점점 더 집단이 양극화 되는 현상들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최근에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지원자의 SNS에 들어가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로 최근 기업의 30%정도는 입사지원서에 블로그나 SNS 주소를 적어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SNS를 지우고 새로 만드는 취업준비생들도 많다고. 서울의 취업준비생 박 모씨는“전에는 잡다한 이야기들을 주로 올리고, 연예인 사진 등도 올렸는데 새로 만든 계정에는 주로 뉴스를 스크랩한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실제로 SNS를 말끔히 지워주는 사이트까지 생겼다.‘웹 2.0 자살기계(www.suicidemachine.org)’는 트위터,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등 자신의 SNS 계정과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SNS에 올린 글과 사진을 모두 지우고 계정을 없애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 신상정보 유출경위
신상털기는 인터넷사이트인‘디시인사이드’의 특정 갤러리 이용자와 초보 해커 사이에서 한때 유행했고, 이들은‘사이버 수사대’,‘코찰청(디시인사이드 코미디 갤러리+경찰청)’,‘코정원(코미디 갤러리+국정원)’이란 별칭까지 얻었었다. 그러면서 일반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한 것. 개인 신상정보가 유출되는 경위는 의외로 간단하다. 특정인의 이름이나 이메일주소, ID 등을 우선 국내외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한 뒤 유사 정보를 걸러내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 홈페이지 정보나 출신 학교는 물론, 네이버 등의 카페나 블로그에 공개 상태로 올린 글도 볼 수 있으며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난 뒤 사용 후기 까지도 검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특이한 이름으로 검색을 하자 몇 년 전 독립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남긴 사용 후기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검색을 통해 알아냈다며 오래된 지인에게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메일을 오래 사용하면서 온라인상의 활동을 열심히 한 경우 개인신상은 그 만큼 쉽게 유출될 수밖에 없다. 같은 이메일을 10여 년째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가 있다면 사소한 정보까지도 원하는 사람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 지난 2010년 세계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을 모방한 신상털기 전용 사이트‘코글’이 누리꾼들의 이목을 모은 바 있다. ID와 닉네임, IP 주소 등의 정보를 취합하여‘용의자’를 추려나가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던 이 코글은 현재는 폐쇄된 상태나 일부 대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사한 패턴의 신상털기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사용자 스스로의 철저한 정보관리만이 신상털기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자가 관리하는 홈페이지 등 개인정보가 담겨있는 웹사이트는 승인 없이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며“오래전 일이라고 해도 개인정보를 온라인상에 기입한 적이 있다면 반드시 역추적해 삭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비밀번호는 주기적으로 바꾸되 1234처럼 연속되는 번호나 ID를 비밀번호로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상털기, 67%가“해봤다”
▲ 신상털기를 하는 누리꾼들이 만든 로고
KISA(한국인터넷진흥원)가 인터넷 이용자 3800명을 대상으로‘2011년 인터넷 윤리 문화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인터넷에서의 허위정보 유포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이용자 중 57.7%, 특히 10대 청소년의 73.8%가 허위사실 유포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허위사실이‘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56.1%) 유포한다고 응답했다. 최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신상털기’의 경우 신상털기 참여 경험이 있는 이용자는 전체의 67.0%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가운데 20~30대의 참여 경험이 70%를 상회했다. 이 수치는 악플, 허위사실 유포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KISA는 밝혔다. 또한 신상털기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누군가 신상을 털어주기 바란다’는 응답도 절반 이상(52.9%)으로 조사됐다. 신상털기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재미나 호기심 때문(복수응답 허용;46.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잘못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서(35.7%)’,‘다른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33.1%)’,‘잘못한 일에 대해 응징하려는 의도(30.9%)’라는 응답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신상털기 경험이 있다는 이 모 씨는“사회적으로 주목 받는 인물을 온라인 공간에 올려놓고 단죄하는 게 하나의 놀이가 됐다”며“우리가 올린 신상 정보가 인터넷에 큰 파장을 일으킬 때마다 뿌듯한 기분을 즐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사회에서 소외되고 불안 심리가 있고 자존감도 낮은 이들이 온라인에선 영향력을 과시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이런 행위가 걸러지지 않을 경우 해당 인물에 대한 호불호, 관음증 등과 결합해 비이성적 판단이 확산된다는 점이다. 소설가 공지영씨의 샤넬백 논란, 이 대통령 외손녀 패딩 점퍼 가격 논란 등이 대표적인 경우. 인터넷 논객 진중권씨는 무리한 신상 털기와 왜곡으로 물의를 빚었던‘타진요’에 대해“사실은 철저히 의심하면서 의혹은 철저히 신뢰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신상털기를 놀이처럼 받아들이는 일부 누리꾼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재미와 궁금증 해결만을 위해 타인의 정보를 죄책감 없이 캐내고, 또 그 정보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며 신상정보가 노출되는 당사자의 입장은 전혀 헤아리지 않는다. 어떤 누리꾼들은 그러한 신상털기 행동을 국민들의 알 권리라고 합리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상정보가 노출된 사람의 입장에서 이러한 행동은 사생활이 침해된 것일 뿐이며, 범죄인 것이다. 물론 억울하게 당한 피해자가 있을 경우 기본적인 상황과 정보는 공개되어야 할 때도 있으나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지나친 정보공개는 다수의 대중을 위한 소수의 인권침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

SNS 부작용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SNS에서는 이슈가 30분에서 1시간 단위로 수시로 재구성된다. SNS에서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었다면, 피해자는 우선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대응해야만 한다.‘채선당 사건’에서도 채선당 측에서 재빨리 상황을 파악하고 SNS로 해명했다면 일이 그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바로 일을 해결하지 못했기에 이미 초반에만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채선당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만 간직한 채 끝났을 거라는 것이다. 또한 SNS는 아직은 도입기라서 부작용이 부각되고 대처법이 확립되지 않았을 뿐, 점차 SNS 문화가 성숙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선도 있다. 사실 새로운 소통방식이 등장할 때는 항상 부작용도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부작용이 전혀 없기를 기대할 수만은 없는 노릇. 텔레비전이 오랫동안 단지‘바보상자’로 불린 것도 마찬가지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근엔 SNS 상에서 합리적 참여자들 간 대화를 통해 거짓정보를 자율적으로 가려내는‘협업적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도 생겨나고 있다. 일종의 자정 작용이다. 무엇보다도 악의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행위는 분명 문제지만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파될 수 있는 강력한 네트워크가 바로 SNS의 본질적 특성임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은 여러 가지 상황을 겪고 그에 대처하면서 사회가 천천히 학습해야 한다는 것. 거짓정보가 퍼져나가는 현상을 겪으면서 사람들도 신뢰할 수 없는 뉴스와 루머에 대해 조금씩 신중해지게 될 것이며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마구 쏟아내는 포털 사이트와 인터넷 언론의 자성 역시 필요할 것이다. 채선당 사건이나 국물녀 사건 등도 인터넷 언론의 일부라도 조금 더 사실을 정확히 확인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용자 역시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일단 판단을 유보하는 성숙한 사고를 가져야 할 것이다. 나와 타인 간의 소통의 장이었던 SNS가 오히려 진정한 소통을 가로막는 일은 없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우리는 SNS의 많은 장점을 잃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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