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온라인게임 ‘디아블로3’ 국내 출시, 그 후

스타그래프트를 비롯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의 수많은 PC게임을 히트시킨 미국의 대표적인 게임업체‘블리자드 엔터테이먼트’(대표 마이크 모하임)는 최근 액션 롤플레잉 PC 게임‘디아블로’시리즈의 신작인 디아블로3를 세상에 내놓았다. 전작인 2시리즈 출시이후 꼬박 11년만이었다. 이른바‘악마’로 통하는 이 게임의 출시 소식에 한정판을 손에 거머쥐기 위한 국내 유저들은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 때문에 공식 판매처에서는 판매 전 날부터 게임 구매를 위한 유저들의 노숙 행렬이 이어졌으며, 온라인 판매 사이트는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그로부터 약 한달 여가 지난 지금, 현재 디아블로는 접속 에러 등의 빈번한 오류로 유저들의 원성을 사고 있지만 블리자드 측은 시종일관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할 뿐이다. 이에 유저들의 불만은 블리자드를 상대로한‘환불 집단소송’으로 까지 번진 실정이다.

미국의 게임업체 ‘블리자드 엔터테이먼트’에서 출시한 롤플레잉게임(Role Playing Game 사용자가 어떠한 역할(Role)을 수행(Play하는 게임)‘디아블로3’는 미국의 블리자드사가 1996년 개발한 컴퓨터 게임 프로그램이다. 게임의 명칭인 ‘디아블로(Diablo)’는 스페인어로 악마를 뜻하며, 게임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사용자가 악마와 싸우는 구조를 띄고 있다. 이 게임은 매시리즈 마다 3D그래픽으로 게임의 사실감을 극대화 하였고 캐릭터 역시 기존의 것보다 더욱 세분화 돼, 출시되는 종종 유저들의 큰 기대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 디아블로는 출시 하루 만에 10만장을 돌파하는 위력을 보였으며, 그로부터 10여 달이 지난 후에는 100만장 돌파라는 초유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출처 : 디아블로diablo 네이버 백과사전

디아블로3 출시, 그 후

그 명성답게 최근, 무려 11여년 만에 발표된 디아블로3는 출시되기가 무섭게‘디아 폐인’,‘디아 광풍’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로 중독성 또한 더욱 강해져‘악마의 게임’으로 불리고 있는 이 게임의 공식판매가격은 5만 5000원. 온라임 게임 치곤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 유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디아블로 구매 행렬에 뛰어들었다. 이때 각종 온라인 게시판과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에는“악마의 문이 열렸다”는 글이 게재되는가 하면,“시작하지 말아야 할 것을 시작하게 될 것 같다”,“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등의 반응이 속출하는 등 디아블로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출시 약 한달 여가 지난 이 후‘디아블로 3’는 웹상을 비롯한 학생, 직장인들 사이에 빼놓을 수 없는 화두가 되었다. 이는 곧 동시 접속자 수만 43만이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과 함께 디아블로 게임서버의 폭주로 이어졌고 게임 한번 해보겠다고 결강에 결근까지 불사하는 이들의 출현이 뒤따르는 등 그야말로 디아블로의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디아블로는 출시 한 달여가 채 지나지 않아 갖가지 문제를 일으켜 연일 유저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접속 장애이다. 11년만의 디아블로 신작 출시에 유저들의 관심이 배가 되었을 것은 불을 보듯 빤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사는 국내 유저들의 접속량을 이기지 못해 접속 장애를 밥 먹듯이 내고 있으며 아이템 복사 버그까지 등장, 게임성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디아블로의 게임 제작사인 블리자드는 신속한 대응은커녕 출시이래 약 한달 여 이상을 안일한 서비스 대응으로 일관, 접속 오류 코드인‘에러37’만을 연신 내놓았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학점과 맞바꾼 게임과의 사투를 벌여야 했고, 게임에 할애할 시간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은 1년 열두 달 아껴왔던 각종 연차, 병가도 소진했거니와, 퇴근 후 출근 전까지 게임에 매달리다 돌아오는 점심시간엔 곧장 PC방으로 직행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도저히 서버에 접속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밖에도‘한정판게임’과 게임에 필요한 각종 무기와 아이템들이 현물로도 거래되고 있는 실정.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이 더 이상 게임이 아니다. 이렇듯 엄청난 위력의 디아블로3. 과연 이 게임이 생업마저 내던진 채 충성하는 국내 게임 유저들의 희생이 따를만한 값어치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현대판 게임 을사조약, 디아블로3는 온라인인가 PC게임인가

그런데 이 게임, 시작하기 전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꽤 많다. 2012년 3월 30일부터 개정된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거, 주민등록번호 기재 외에 다른 방법으로도 가입이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사가 요구하는 회원가입 양식에는 주민등록 번호 및 실명 인증 등의 절차가 잔존해 있다. 이밖에도 메일 주소 기입 외에 수어개 이상의 약관 동의에도 응해야 한다. 가입 과정 중에도 오류는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이는 개인 신상 정보 노출이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은 게임을 하기 위해 동의하고 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더 큰 문제점은 게임사의 운영 방식이다. 디아블로3는 PC게임으로 출시되었다. PC게임이란 모든 콘텐츠가 구성, 완료 된 상태로 출시되는 형태로 언제 어디서든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게임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블리자측은‘배틀넷’이라는 서버를 통한 접속 방식으로 디아블로3의 준온라인게임화를 꾀했다. PC 패키지 기반으로 출시되었던 전작 디아블로2와는 또 다른 방식인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온라인게임이란 PC게임과 달리 모든 콘텐츠를 완료하지 않은 상태. 즉,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콘텐츠가 추가되는 방식이다. 이는 지속적인 업데이트 문제로 운영에 따라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유저들은 배틀넷이란 별도의 서버를 통해 게임에 접속해야하며, 원하는 곳에서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이용할 수조차 없게 돼 버렸다. 이는 전작에서도 큰 문제가 됐던 아이템 복사와 불법 시디키 배포 등을 사전에 막기 위한 블리자드 측의 조치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쳐도, 출시는 PC게임의 타이틀을 앞세워 이점만을 강조‘눈가리고 아웅’한 꼴밖엔 되지 않는다. 이용자들은 구매 당시, PC게임의 이점을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뿐이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다 현재는 백섭(백섭은 인터넷 신조어로 게임 서버에 오류가 생겨 직전의 데이터로 복구되는 현상)현상과 또 아이템 복사 버그 등의 문제점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또한 의미를 잃었다는 의견이 쏟아지는 실정이다.

블리자드, 이건 횡포다
이렇듯 시작부터 문제 많은 거대 게임사에 국내 게임 유저들은 이번에도 그럭저럭 넘어가 주는 듯 했다. 게임을 구매한 이상 게임 이용은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개선하라고 요구 할 뿐 별다른 불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블리자드는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디아블로3의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은 서버 접속 장애로, 이용자가 몰리는 평일 오후 시간이나 주말에 게임 접속 자체가 불가능했다. 블리자드 측은 서버 점검 글과 점검 시간 연장 글 등을 수시로 올리며 거듭 양해를 구했지만 이용자의 불만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이한 블리자드의 대응이 이용자들의 불만에 도화선을 그었다. 연일 계속되는 접속 장애에 블리자드는 급기야 무려 16시간 이상의‘무한 서버 점검’을 감행 한 것이다. 게임 값은 미리 지불했건만, 기약 없는 서비스 점검에 속수무책 애가 타는 건 유저들 뿐 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MS계정 해킹에 대한 문제까지 발생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 이용자는 모바일 보안 솔루션(M-OTP)을 사용했음에도 디아블로3의 계정 해킹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계정 해킹을 당한 이용자는 게임 내 캐릭터 아이템과 게임머니 등을 도난당하는 등 상당한 손실을 입기도 했다. 이밖에도 서버 접속 장애와는 별개로 경매장 이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매장은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거래하는 서버로 게임 서버 클라이언트와 별개로 운용함에도 불구, 아이템 분실, 검색 오류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해 이용자의 불편을 가중시켰다. 현재 국내의 경우 금화경매장만 열린 상태지만 만약 현금으로 거래가 가능한 현금경매장이 열렸다고 가정할 때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면 게임사와 게임 이용자 간 신뢰는 더욱 무너졌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듭되는 블라자드 측의 안일한 서비스 대응은 이용자들에게‘횡포’수준일 수밖에 없다.

‘내 돈 내 놔!’ 집단소송 봉착
블라자드는 (지난 5월 15일)출시이래, 국내에서만 총 400여억 이상의 수입을 거둬들였으며 전 세계 판매량은 630만 장을 넘어섰다. 반면 디아블로3를 구매한 유저들은 5만 5천원이란 게임 지불 비용만큼 게임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거듭 반복되는 접속 장애와 해킹,서버 백업 및 버그 복사 등의 치명적인 운영상 오류에 참고 기다리던 이용자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이르렀다. 급기야는 디아블로3 게임 구매 환불을 요청하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집단 소송으로 번진 것이다. 이는 비단 이용자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PC방 점유율 40%에 육박, 동시접속자수 43만명을 기록했을 정도로 블리자드의 최대 고객이었던 PC방 업주들도 화가 단단히 났다. 이번 업주들의 불만은 블리자드 측의 꺼져 있는 컴퓨터에서의 과금, 배틀넷 점검 중 과금, 접속 시도 중 과금 등의‘오과금’문제에서 불거졌다. 이에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사장 최승재)은 지난 달10일 블리자드코리아에 공문을 보내 디아블로3의 오과금 문제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였고, PC방 업주들의 모임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에서도 같은 달 11일 연일 반복되는 서버 문제 등 불안정한 서비스로“유저들과 PC방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고 있음에도 블리자드가 무책임한 회피성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집단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유저들과 PC방 업주들을 중심으로 피해인단으로 모집하던 집단소송카페‘디아블로3 피해 소송 모임’를 개설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어쩐지 이번만큼은 거대 게임사의 횡포가 통할 것 같지 않았다. 이 같은 움짐임에 공정거래위원회 마저도‘디아블로3’의 환불 불가 정책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블리자드코리아는 잠시 비상식적인 서버 점검과 오과금 문제에 대한 사과는커녕 본사의 확인과 결정을 기다리라며 일관해 국내 이용자들의 불만을 폭증시켰다.

장기흥행 불투명

▲ 디아블로를 하기위해 모여든 직장인들.
디아블로3의 개발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자사의 게임은 완성도가 높다는 등의 발언을 해왔다. 하지만 디아블로3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이를 신속하게 해결하지 못하면서 이 같은 발언은 무색해졌음이 명백해 졌다. 이로써 11년만의 출시 된 디아블로3는 장기 흥행은 불투명해 졌다. 게다가 국내 유저들의 환불 요구는 집단 소송으로 번지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으니 환불 및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본래의 점유율을 확보할지는 의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의 경쟁 게임업체에서는 블리자드사의 디아블로와 맞먹는 기대를 불러모아온 신작 게임을 출시하고 나서 디아블로의 장기 흥행 여부는 더욱 모호해졌다.

블리자드‘제한적 환불’최후의 꼼수

▲ 왕십리 비트플렉스 광장-디아블로 출시를 앞두고 구매자들의 노숙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블리자드 측은 결국 지난 달 18일 유저들에게 백기를 들었다. 디아블로3(5만5000원) 전액을 환불키로 발표한 것. 집단 소송 제기 초반만 해도, 약관상 7일 이내에 환불이 아닌 이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블리자드로서도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마저'서비스 제대로 하라'는 시정권고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로서도 이례적인 조치였다. 이에 블리자드도 더이상 사방에서 죄여오는 전방위적 압박을 버틸 명목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블리자드 역시 호락호락 하진 않았다. 환불대상을 레벨40이하 유저 전액환불, 레벨 40이상 유저 및 게임 구매자 전원 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 30일 무료 이용권 선물 지급으로 명시한 것이다. 이 같은 제한적 환불 결정에 이용자들은‘생색내기’라며 블리자드를 비난하고 나섰다. 일반적으로‘디아블로3’의 40레벨은 하루 만에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며 대다수 게임유저들은‘만렙’인 60레벨에 도달했거나 이에 근접한 상황이다. 또한 스타2 30일 무료이용권 지급은 유저 수가 많지 않은 스타2 사정을 감안할 때 무늬만 보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환불조치를 통해 실제로 환불받을 수 있는 사용자는 극히 소수라는 결론이 나온다.“환불정책이 생색내기 수준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다. 이는 유저들이 환불을 요구하고 나선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 사실상 유저들은 원하는 시간과 상황에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기 때문에 환불을 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즐길 것 다 즐기고 이제 와서 환불해달라는 것 역시 생떼쓰기는 마찬가지”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또한 일리는 있다. 콘텐츠가 소진되는 소프트웨어 제품의 특성 상, 부분적인 한도 내의 환불 정책은 합리적인 처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디아블로3를 둘러싼 이용자와 게임사 간의 싸움은 국내 이용자들을 고려치 않은 거대 게임사의 안일한 서비스에서 빚어진 문제라는 것에 기안해야 할 일이다. 애시 당초 국내 유저들은 즐길 것 즐기고 환불하자는 심보로 노숙 행렬까지 이어가며 게임 구매에 심혈을 기울인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게다가 결강에 야근 불사하며 충성하고 희생했던 유저들의 그간의 맘고생에 블리자드가 내세운 잣대는 너무도 합리적이라 정감이 가지 않는다. 이렇듯 11년만의 게임 출시와 함께 동시접속자 수 43만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온라인PC게임 디아블로3. 이용자들을 고려치 않은 섣부른 서비스 개편과 안일한 운영이 야기한 이번 환불 소송 사건에, 블리자드 측이 내놓은 정책은 과연 단순 게임 구매 비용의 보상일까 이용자들의 신뢰에 대한 보상일까?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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