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3인을 둘러싼 논란과 ‘워드 클라우드’ 통해 밝혀낸 그들의 가치관

대선을 한 달 여 앞둔 요즘 어느 자리를 가나 대선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박 후보는 이래서 안 되고, 문 후보는 저래서 문제고, 안 후보는 그래서 안 된다는 대선주자 3인에 대한 평가회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TV의 뉴스에서도‘대선후보 3인’에 대한 특집 방송이 앞 다퉈 방송된다. 전문가라는 몇몇의 정치평론가들을 앞세워, ‘요동치는 민심’을 예측하느라 분주하기 짝이 없다. 그러면서도 은근 특정 후보를 추켜세우는 행동도 간혹 눈에 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대통령 선거의 해를 거듭하면서 발견하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에 대한 선택 기준이‘옳고 그름’보다도‘좋고 싫음’이 돼 버렸다는 점이다. 바로 주변에서 들려오는 대선에 관한 얘기를 듣고 있자면, 정책은 빤해서 분별력이 없고, 공약은 어차피 안 지켜질 것이니 당선 된 후 듣겠다는 식이다. 달리 생각하면 우리는  외모와 언행에서 풍기는 정치적 이미지를 선택의 잣대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반전 있는 여자?
그녀의 사과와 말춤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달 26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 대해“오전엔 사과, 오후엔 말춤. 시중의 우스갯 소리 처럼 정말 반전 있는 여자가 아니냐”고 표현했다. 정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적어도 사과와 반성을 했으면 절에 들어가 참회하거나 기도하는 모습을 하루정도는 보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인혁당을 민혁당이라고 발음한 것이 과연 프롬프터의 오타 때문이었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 신중하지 못하고 마음속 깊이 유신에 대한, 인혁당 판결에 대한 참회의 마음이 깊지 않았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 달 24일 오전‘인혁당 사건’과‘5.16군사쿠데타’등에 대한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박 후보의 공식사과 기자회견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박 후보는 지난 경선과정에서 불거진“5.16쿠데타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발언이 비난 여론을 사자, 이 같은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사과의 입장을 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지지를 호소하고자 방문한 부산에서 박 후보는 말 춤을 췄다. 당시 박 후보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말춤’을 추며 웃음을 지었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과거사 사과를 한 당일 날 이어진 이 같은 언행이 적절한 처사가 아니라는 시선이 쏟아졌다. 이에 네티즌들 역시‘오전엔 사과, 오후엔 말춤’이라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비판을 쏟아냈다. 박 후보의 미흡한 후속조치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과거사를 사과한다고 하면서‘국민대통합위원회’설치를 말했지만 진정한 사과라면 과거사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비판이다. 부산에서의 발언 역시 지적됐다. 박 후보는“선거에서부터 네거티브라든가 과거논쟁으로 일관해서는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없다”고 말해 공식사과에 대해 재론할 뜻이 없음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에 박 후보를 지지하던 정계의 시선도 회의적인 상황이다. 한 정계인사는“5.16이 혁명이다,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또는 인혁당 사건은 두 개의 판결이었다고 말한 것이 엊그제인데 손바닥 뒤집듯 한 이유가 과연 표를 얻기 위한 것이었느냐 아니었느냐가 지켜볼 대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감성이 너무 앞서~”
자주성 없던 전 대통령 NLL 발언에“책임지겠다”

이번에도 역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의 언행에 관한 논란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NLL 포기 발언 논란에 수세에 몰린 것 역시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원이 됐다. 그렇지 않아도‘노무현의 그림자’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문 후보에게 이번엔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족쇄가 된 듯하다. 일단 문 후보는‘강대강’ 전략을 썼다. 문 후보는 의혹이 확산되자 지난 달 12일“(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 주장이 사실이라면 내가 책임지겠다. 사실이 아니라면 정 의원과 박근혜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박 후보를 향한 선제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박 후보가 같은 날“이것은 제일 잘 아는 사람이 관계된 사람 아니겠느냐. 관련된 사람들이 관련된 사항에 대해 명백히 밝힐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맞받아치고, 정 의원이“노 전 대통령의 서해 NLL 관련 영토주권 포기 발언은 사실이다. 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나서면서 문 후보는 수세국면에 빠지게 된다. 이에 문 후보는 대응기조를‘새누리당의 북풍 공작’으로 선회하는 한편, 10ㆍ4 정상회담을 통해‘NLL 포기’가 아닌 ‘NLL을 수호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 같은 대응기조엔 박 후보와의 정면충돌은 피해가겠다는 의지도 읽혀진다. 문 후보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그 대화록을 내가 직접 확인했고 국정기록으로 남겼다. (이명박 정부의) 관계자들이 대화록을 봤다면 바로 그것일 것”이라며“새누리당의 터무니없는 주장은 기가 막힌다. 그런 정치가 어떻게 지금도 계속될 수 있나 한숨이 나올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10ㆍ4 공동선언을 낳은 회담에 당연히 배석자가 있었고 그 대화록은 당시 국정원과 통일부에 의해 실제 대화내용 그대로 풀 워딩으로 작성됐다”면서“전례를 보면 사실 여부 규명이 되지 않은 채 선거에 써먹고 선거가 끝난 후에 가서야 사실이 밝혀지는, 그럴 공산이 크다. 선거마다 되풀이되는 새누리당의 나쁜 정치 본색”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10ㆍ4 공동선언의 NLL 남북공동어로구역 조성 합의에 대해“우리 어선은 NLL 훨씬 밑에 조업선이 설정돼 있는데 북한 수역까지 들어가 조업할 수 있게 된다”며“NLL상 군사충돌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막는 대단히 훌륭한 합의”라고 평가했다.  NLL 기선으로 등면적 합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NLL선의 재획정을 요구했던 북한의 주장을 막고 기존 NLL선을 그대로 고수한 것 아니냐는 논리다. 그러나 문 후보는 현재 새 누리당의“2007년 9월 국회 외통위에 참석해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북방한계선 얘기를 꺼내면 우리는 공동 어로구역으로 설정하자고 제시하겠다고 말했다”는 지적에“영토를 공동으로 관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네티즌 역시“NLL 북방한계선이 우리 영토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양파’같은 남자
까고 까도 자꾸 나오는 의혹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의 발언이 논란이 된 시작은“아파트 매매 다운계약서 작성 사실”로부터 였다. “그 이유야 어쨌든 잘못이다”라는 석연치 않은 언행을 보인 안 후보는 사과발언 이후 불과 일곱시간 만에 안철수 후보 자신이 다운계약서를 썼다고 보도하면서부터 치달았다. 단순한 다운 계약서 작성 차원이 아닌, 철거민들의 터전이었던‘아파트 딱지’로 구입한 사당통 아파트가 문제가 되었다. 청년들로부터‘도덕군자’로 추앙받는다는 안 후보였기에 충격은 몇 배나 더 컸다. 전 국민이 소위‘도덕성 딜레마’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던 사건이었다. 이는 안철수의 생각 등 안 후보 자신의 저서에서 밝힌 말과 실제 언행이 전혀 다르게 나타나 사례의 시발점이 되었다. 곧이어 드러난 박사학위 논문 표절 시비도 여기에 해당된다. 이에 안 후보는 적잖이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안 후보의 대변인은“아내의 다운계약서 사과로 대신하겠다”면서 안 후보 본인의 다운계약서 작성에 대해선 별도의 사과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대중은‘죄질’면에서 안 후보의 다운계약서가 더 죄질이 중하다는 여론을 쏟아냈다. 또한 사과한 것으로 쳐 달라는 취지의 안 후보 측 발언은 그야말로 구태였다. 또한 이것은 기존 정치권을 그토록 비판해온 안 후보였기에 이번 언행이 무척이나 꺼림칙하다. ‘정치혁신’과‘새로운 정치’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데미지’는 더욱 컸다. 특히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그의‘청정’이미지와는 정 반대된‘세속스러운 사건’들이 연이어 불거져 나온다는 것이 더욱 충격적이다. 그만큼‘세상물정’을 몰랐던‘도련님’이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청년을 대표하는‘세계적 석학’이라는 플랫카드로 청춘토크쇼와 컴퓨터 백신을 무료로 배포해 구축된‘헌신적 이미지’와도 상반되는 이 같은 행적은 그야말로‘깨는 처사’였다. 그런가하면 오늘의 안철수 후보를 존재하게 한 안철수 컴퓨터 회사‘안랩(안철수연구소)’와 관련한 뒷 얘기도 상당한 데미지가 됐다. 안 후보는 대표이사 사임 후에도 사내 이사로 등재 돼, 억대의 연봉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 미국 유학 기간을 포함한 3년 동안은 평균 1억 4,4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이와 별도인 최대주주 자격으로 매년 14억 원 안팎의 현금 배당금도 있다. 당시 안 후보는 대표이사 퇴임사에서 경영에 관여치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3인 그리고 소통
이렇듯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선후보 3인의 발언 및 언행에 관한 논란은 이들 후보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통에 얼마나 능동적일지 유추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언행으로 미루어 볼 때, 대통령후보 3인 중, 박근혜 후보의 소통엔 믿음이 가지만 자유로움은 부족한 느낌이다. 경험과 배움이 원체 이성적이었던 탓일까? 그녀는 늘 감성이 이성을 뒤따르는 모습이었다. 그래서인지‘요지부동’의 인상은 완고함과 불통을 연상케 했다. 한편, 문재인 후보를 둘러싼 논란과 그간의 언행은 자유로움과 감성은 넘치나 믿음과 이성이 다소 부족한 인상을 준다. ‘폐족’의 책임 있는 당사자로서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도 없이 감성적인 언행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듯한 강한 인상은 다소 회의적인 인상도 안긴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박 후보와는 정 반대인‘감성을 앞세운 이성’으로 소통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보통 사람들은 지금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안철수 후보의 언행에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젊은 연령대일수록 더욱 그렇게 느낄 것이다.

 

‘우리, 국민행복, 대한민국’, 박근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 사람의 말을 분석하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쓰이지만, 이‘말’을 분석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것이 아닌데다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것 같으면서도 명확하게 와 닿는 것이 없다. 더구나, 이를 다른 사람한테 설명한다는 것은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정말로 유용한 것이 워드 클라우드(Word Cloud)이다. 검색어의‘태그 클라우드’처럼 연설이나 글에서 그 사람이 잘 이용하는 단어들을 시각화하는 것인데, 은연중에 그 사람의 사상과 생각이 어떤지 한 눈에 들어온다. 이 같은‘워드 클라우드’를 통해 대선후보 3인의 연설을 분석한 결과 먼저 박근혜 후보는 국민행복과 대한민국 그리고 우리는, 가치 라는 단어의 사용이 두르러 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간혹 한반도에 관한 단어와 국가라는 단어의 사용도 있었다. 또 생각보다는 대통령이라는 표현은 사용치 않았다. 이 같은 단어 선택에 있어 박 후보의 삶은 분명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맞물려 있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의 아버지였던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전부터 국가의 운영을 지켜보며 성장한 박 후보는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는 당시까지 직접 국정에 개입하기도 했다. 때문일까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유독 국가에 대한 단어의 사용이 두드러진다. 당원동지, 비리 등의 단어도 눈에 띄는 단어이다.

‘우리시대, 나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문재인 후보의 경우 가장 두드러지게 사용된 단어는‘대통령’이라는 점이 가장 흥미롭다. 국민과 우리시대라는 단어도 그렇지만, 특히 문 후보는 본인의 이름을 자주 언급했다. 본인의 존재감을 연설에 쏟아 부은 느낌이 없지 않아 드는 결과이다. 수락연설 당시 어조가 강했다는 점과 현 정권에 대한 언급과 정권교체에 대한 단어 사용을 통해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어필하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으로 해석된다. 문 후보는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후와 현재를 동일시 판단하고 있다는 추측도 불러일으킨다. 흥미로운 점은 문 후보의 대통령 단어 사용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임으로 말미암은 현 이명박 정부에 대한 강한 정권교체 의지와 평소 존재감이 약하다던 대중의 평가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본인의 이름의 사용 또한 더욱 두드러졌다는 추측도 나왔다. 끝으로 문 후보는 특히 현재에 대한 가치를 짚겠노라는 의지대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에 대한 단어 사용 또한 두드러졌다.

‘새롭다, 바꾸다, 위하다, 만들다’, 안철수
안철수 후보의 경우 본인의 이미지와 일맥상통하는 단어 사용이 돋보인다. 새롭다, 바꾸다, 위하다, 만들다 와 같은 동사들이 그것이다. 변화와 생각, 과정이라는 단어도 해당된다. 현실적인 문제로 칭해지는 단어들 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자세와 혹은 철학적인 이야기에나 주로 언급되는 단어들인 것이 특징이다. 대중이 모두 공감할 만한 이야기 일 수도 있는 반면, 뜬 구름 잡는 소리로 비춰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특이한 점은 우리, 서로, 같이, 같은 단어들의 사용이 잦다는 점이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에도 공존, 상생등의 단어가 보이긴 하나 구어체를 사용한 안철수 후보의 단어는 조금 더 감성적으로 어필된다는 분석이다. 이렇듯 후보3인의 단어사용 추이를 분석해 본 결과, 각자의 시선에 조금씩 차이가 있음이 더욱 명확해 졌다. 박 후보의 경우 과거와 국가에 대한 시선이 지배적이었지만, 박 후보의 이 같은 시선은 현재 국가의 가치보다는 과거에 가졌던 좋은 사례를 다시 발전 시켜 보자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 현재에 초점을 둬,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정리해야 할 사안이 무엇이고 풀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양상이다. 반면 안철수 후보의 가?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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