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명의 사상자, 25만명의 난민… 정치적 종교전쟁으로 번진 시리아 내전의 끝은 어디인가”

시리아, 휴전 협의중 폭탄테러…42명 사상

시리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정치ㆍ종교 전쟁으로 번지며 수면위로 떠올라
시리아 사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적, 종파적 색채를 띄게 되는데, 사태가 이런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국제적 이슈로 부각되었다. 사태 발생당시 시리아의 정치적, 종파적 상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시리아는 소수의 시아파가 다수의 수니파를 통치하는 국가다. 아사드 대통령은 시아파의 일파인 알라위파 출신이다. 40년이 넘는 아사드 대통령의 철권통치로 사태 발생당시 정치적 측면에서 야당 또는 재야세력은 미미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들 세력은 정부군의 진압이 과도하게 진행되자 보다 적극적으로 아사드 정권의 퇴진에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반 정부세력이 주로 수적으로 다수인 수니파에 의해 장악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수적으로 소수이나 권력을 보유한 시아파와 수적으로 다수이나 권력을 장악하지 못한 수니파의 대결구도가‘쟈스민 혁명’이라는 바람을 타고 자연스럽게 형성된 셈이다. 반정부 세력에는 파리에서 활동하는 갈리운(Ghalioun)을 중심으로 한‘시리아 국가회의(SNC, Syrian National Council)’, 압둘 아짐(Abdul Azim)이 이끄는‘국가조정위원회(NCC, National Coordination Committee)’,‘자유시리아군(FSA, Free Syrian Army)’등을 포함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 대결구도는 종파적 분열과 연결되면서 아랍권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는 시리아 사태가 근본적으로 종파분쟁이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 성격을 갖는다는 분석과 연결된다. 즉, 아랍권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 이란은 시아파의 맹주이기 때문에 시리아 사태에서 양국이 각각 다른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연맹(Arab League)을 통해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으며, 이란은 시아파 정권 유지를 위해 경제 및 군사적으로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사드 대통령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시작된 현 사태를 종파간 대립으로 몰아가는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에 종파간 대립구도가 더욱 두드러진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종파간 분쟁을 부추겨 정권을 유지하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반정부 시위의 거점인 홈즈에서는 정부군과 시위대간의 유혈 사태에 따른 희생자 보다 시아파와 수니파 간 충돌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이런 점 때문에 시리아 사태가‘인종청소’라는 비극을 낳은 유고슬라비아 내전과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대두된다.
국제사회의 조치는 없었나?
그렇다면 그 동안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서 국제사회는 어떤 조치를 취해왔을까? 시리아는 리비아와는 달리 주변국과 얽힌 상황이 복잡하기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서방세계는 그 동안 시리아에 대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못해왔다. 시리아에 대한 유엔 결의는 종종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에 부딪쳤다. 시리아는 러시아 및 중국과 강한 경제적, 군사적 유대 관계를 지속해 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국가는 서방국가들이 시리아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한편, 미국과 나토는 리비아 사태의 여파와 글로벌 경제위기를 처리하는데 여념이 없었기 때문에 최근 들어 시리아에서 인명살상이 급증하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시리아에 신경을 쓸 수 없었다. 2012년 3월까지만 해도 시리아에 대한 국제공조로 유효한 조치는 지난 2011년 11월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경제제재 조치였다. 시리아는 고실업과 빈곤, 식료품 값의 급등 등 만성적인 경제문제를 안고 있었는데, 아랍리그 회원인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시리아에 개혁조치를 요구했고, 이것이 거절당하자 경제제재에 나섰던 것이다. 그 후 아랍리그, 유럽연합, 미국 및 터키는 시리아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에 참여했다. 관광 및 석유 판매고가 급감했고, 실업율은 20%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까운 시일 안에 내전종결은 기대하기 힘들어…
그동안 지속적으로 악화되어온 시리아 사태의 여러 정황을 살펴보던 국제사회는 2012년 6월 시리아 사태가 내전 상황임을 인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 동안 아사드 대통령은 시위가 계속되면 시리아가 혼란과 내전을 향해 갈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강경한 진압을 계속했다. 그 결과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었고 내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총리를 포함한 아사드 정권 핵심인사들의 이탈현상이 발생하였고, 군대에서 장교 및 사병의 탈영도 이루어지고 있다. 무고한 시민을 죽이는 과정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낀 이들이 이탈하고 있고, 시리아 사태가 아사드 대통령의 망명으로 종결될 경우 책임 추궁당할 것을 두려워한 이들도 있다고 전해진다. 탈영한 군인과 시민은 계속해서 정부군에 대항해 전투를 수행하고 있고, 종파간 분열에 의한 반감은 이러한 일련의 경향성을 강화하고 있다. 시리아 문제는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는 무고한 시민에 대한 학살에 대해 국제사회의 보호책임(R2P, Responsibility to Protect) 문제와 연계되면서 다시 한 번 국제적으로 민감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이 중요한 행위자로 등장하기 때문에 더욱 더 꼬여가고 있다. 최근 시리아 내전과 관련하여 세계적인 관심은 시리아 내전이 중동지역 내 새로운 분쟁으로 확대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다. 그동안 시리아에 대한 경제제재에 동참하였고, 반군에 대한 암묵적인 지원을 해온 터키에 대한 공격이 즉각적인 보복 공격을 유발시켰기 때문이다. 터키 의회는 시리아에 대한 군사조치를 이미 승인했으며, 미국도 터키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이미 몇 달 전부터 사우디아라비아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급료 지급을 공언해왔다. 이러한 사건들은 시리아 내전이 중동지역 내 오래 묵은 종파간 분열구도와 이어질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으며, 이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는 역내 메이저급 분쟁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또한 서방국가들이 점차 심화되는 시리아의 유혈사태에 대한 항의로 자국 주재 시리아 대사들을 추방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는데 이는 서방국가들과 시리아 정부간의 대화 채널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한 동안 시리아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협조했던 러시아도 최근 들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서방의 군사개입을 지속적으로 반대해온 중국의 입장은 더욱 더 견고해지기만 한다. 서방의 군사조치로 상대적으로 쉽게 문제를 해결했던 리비아의 경우와는 달리 시리아는 중동의 군사강국이어서 쉽게 군사개입을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보호책임(R2P)을 둘러싼 논쟁만 있고, 실질적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각종 고문과 함께 총알받이로 이용되는 시리아 어린이들

이웃나라로 뿔뿔이 흩어지는 난민들… 더 늘어날 전망
유엔난민기구(UNHCR)가 최근에 파악한 시리아 난민 수는 25만명을 넘어섰으며 이들 중 절반은 어린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겪고, 본 것들에 고통을 받으며 식량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다. 현재 시리아의 난민들이 시리아 인근 국가에 얼마나 거주하고 있는지는 http://data.unhcr.org/syrianrefugees/regional.php (UNHCR)에 들어가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난민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들은 이라크, 레바논, 터키, 그리고 요르단이 있다. 2012년 10월 25일까지 난민으로 등록되거나 등록 신청을 하고 기다리는 시리아인의 수는 274,712 명이다. 10월 20일, 북아프리카에서는 6,815명의 시리아인들이 난민으로 등록이 되었다. 북아프키라에서 난민으로 등록되거나 등록 신청을 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수까지 합치면 시리아 난민의 수는 359,589명에 다다를 것으로 추정된다(2012년 10월 23일까지의 상황). 한편 난민의 연령대별 분석통계를 살펴보면 어린이 난민이 전체 난민수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 터키: 현재 시리아 난민들이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국가는 터키이다. 터키에 거주중인 시리아 난민수는 101,834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리아인들이 계속해서 터키로 넘어옴에 따라 시리아와 터키의 국경 역시 전쟁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리아와 터키의 국경지역에서는 교전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데 최근 터키 일간 밀리예트는 터키가 시리아군 박격포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시리아에 포격을 가해 시리아군 1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익명의 터키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시리아가 먼저 27차례 박격포 공격으로 선제공격을 가했고, 이로 인해 터키 남부 산리우르파 주악차칼레 마을에 박격포탄 18발, 하타이 주에 9발이 각각 떨어졌다고 한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터키군은 87차례 보복 포격을 가했다. 이처럼 시리아 내전이 터키와의 전쟁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국제사회는 더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난민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자 최근 터키 정부에서는 난민의 수가 수용범위를 초과했다며 더이상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터키정부에 의하면 5월 24일부터 7월 16일 사이의 기간 동안 난민촌의 인구수는 거의 두 배 가량으로 증가하였으며, 그 이후에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터키정부는 새로운 난민촌을 건설하고 기존의 난민촌 보수를 통해 수용인원을 늘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쟁이 종식되지 않고 계속된다면 터키의 난민 수용인원도 포화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 레바논: 레바논의 경우도 2012년 10월 23일까지의 통계에 따르면 72,301명으로 적지 않은 난민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29,311명의 새로운 난민들이 UNHCR에 등록됨으로써 그 수는 101,612로 늘어났다. 터키에 거주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과 그 수가 거의 비슷해진 것이다. 레바논 지역에서는 며칠 전, 휴전 교섭 중에 폭탄 테러가 일어나면서 레바논 내부에서도 내전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 레바논의 경우는 폭탄테러 이전에도 난민들의‘안전’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8000여명에 달하는 시리아 난민들이 레바논과 시리아 국경부근의 위험한 지역에 위치한 마을에 붙잡혀있기 때문이다. 레바논 정부역시 계속해서 늘어나는 난민들의 수 때문에 수용 인원을 초과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수용은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요르단: 요르단의 경우는 2012년 10월 21일에 집계된 난민의 수가 58,622명에 이른다. 현재 요르단에서는 불법적으로 요르단에 들어와 난민 신고를 하지 않는 사람도 많고, 난민 캠프를 무단으로 이탈해 그 소재가 파악이 되지 않기도 하며 난민 캠프에 보고하지 않고 본인의 의사로 시리아로 돌아가는 등, 통제에 어려움이 있어 난민수 집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따라서 UNHCR에서는 정확한 인원 집계를 위해 난민 캠프 입/퇴소 절차를 개선해나갈 것을 요르단과 협의한 상태이다.
▲ 레바논: 현재 이라크에는 41,955명의 시리아 난민이 유입된 상태이며 이는 레벨1 신청 단계를 끝마치고 UNHCR에 난민으로 정식 등록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17,047 명의 사람들까지 포함한 수이다. 요르단 역시 더 이상의 난민 수용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대변인 아드리안 에드워즈(Adrian Edwards)는“이라크, 요르단, 레바논, 터키 이 4개국 모두에서 수많은 신규유입난민들은 겨우 옷가지 몇 개만 가지고 온 채로 수개월 동안 실업상태에 있다.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다”라며“올해 초에 도착한 난민들의 경우 저축해둔 돈을 모두 소진하였기 때문에 이들로부터의 인도적 지원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시리아 난민들을 돕고 있는 단체들 역시 지역 기반시설 및 물자, 특히 식수, 주거, 학교 및 의료시설에 심각한 재정적 압박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라크 수니파까지 가담… 파국으로 치닫는 시리아 내전

시리아 내전, 사망자 4만명 육박… 대부분 민간인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이후 시리아에서 지금까지 3만 9천여 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희생자는 대부분 민간인으로 2만 7천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이는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의 난민 캠프로 가고 있으며, 어떤 이는 총알받이로 희생이 되고 있으며, 또 어떤 이는 폭탄이 터지는 거리를 지켜보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하지만 정부군과 반군의 눈에는 시리아 국민들의 고통을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저 자신의 종파 세력을 유지하는 것에 급급해 이들을 모른 척 하는 것인지, 정말 이들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갈등으로 인해 하루에도 수백, 수천명의 시리아인들이 죽음을 맞거나 인근 국가의 난민 캠프로 목숨을 걸고 국경을 건너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하는 국가가 오히려 그들을 국가 밖으로 내쫓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이다. <NP>
박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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