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노력과 남다른 기록...시대정신을 담아야 진정한 작품

 <나는 다큐멘터리 PD다>의 저자 안태근 프로듀서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뉴스피플    이 들어본다. <전통문화를 찾아서>, <다큐 이사람>, <역사속으로의 여행>, <풍수기행>, <명의> 등 178편이라는 한국 최다 다큐멘터리 연출기록을 가진 안태근 프로듀서의 대표작은 2004년 광복절 특집 3부작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과 2007년 한중수교 15주년 특집 5부작 <청사초롱과 홍등>이다. 그 외에도 다큐멘터리, 드라마, 애니메이션, 종합구성을 통틀어 1,100여 편의 각본 및 연출을 했다는 것이 더욱더 놀라울 뿐이다. 제작이 심플한 일반구성 프로그램 제작을 제외하면 한국 최다 연출기록일 것이다. 

문화부 고명진 기자  

“방송은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고 그 실현이다. 어제까지 책상위에서 잠자던 기획안도 내일 방송을 위해 오늘 준비해야 한다는 각오여야 한다”고 그는 그의 책 <나는 다큐멘터리 피디다>에서 밝힌 것처럼 그의 다큐멘터리 정신은 뚝심에서 비롯됐다.“다큐멘터리의 기본 정신은 ‘사실 기록’에 있다. 또, 당대의 현실과 당대의 현안들에 충실해야한다. 따라서 비판적 시각을 겸비하는 것이 필수이고, 그렇지 않고서는 당대 사람들의 현실과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담아낼 수가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의 다큐멘터리론에서 근거한 연장 활동이 아닌가 싶다. 안태근 프로듀서는 1991년 EBS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22년째 방송 프로듀서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방송 프로듀서이기 이전에 영화감독으로도 10여 년 동안 꾸준히 활동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75년에 중앙대 예술대학 영화전공 학생으로 <폭류>라는 첫 워크숍 영화를 시작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여, 1980년 12월 제1회 부산단편영화제에서 제5공화국 정권을 풍자한 단편영화 <동춘>으로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83년 제9회 한국청소년영화제에서는 이산가족 만남을 소재로 한 <맥>으로 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그 외에도 각종영화제에서 작품상, 편집상, 특별상을 비롯해 10여 년 동안 약 20여 개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영화계 명감독들과의 경험
그는 1981년도에 영화계에 입문하여 1986년도까지 5년간 임권택, 정진우 감독의 조감독으로 경험을 쌓았고 그 이후 5년 동안은 홍보영화를 20여 편을 만들었다. 데뷔작은 1986년 다큐멘터리영화 <살풀이춤>이며 시나리오 작가로는 1987년 <사방지>이다. 1990년 영화진흥공사에서 주관하는 금관상영화제에선 <귀항>이라는 작품으로 작품상, 감독상, 기획상, 조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였다. 또 방송사 입사후에는 EBS 최우수작품상, 이달의 PD상 등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는 12살 소년시절 우연히 보았던 1967년 신상옥 감독의 <꿈>이라는 영화를 접하고 영화감독의 꿈을 꾸었다. 그때부터 인생의 목표를 영화감독에 두고 영화를 전공하고 영화감독으로 10여 년 활동하다가 어릴 때부터의 꿈 하나로 지금까지 쉬지 않고 영화감독, 방송 프로듀서로서의 길을 힘차게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외대 정책과학대학원 신문방송학과(석사)와 한국외대 대학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박사)를 졸업하고 한국외대와 청주대에서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수십 편의 시나리오를 집필하였고 현재는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EBS 외주제작부 프로듀서로 다큐멘터리 <글로벌프로젝트 나눔>, <순우리말 사전>, <시네마천국>, <다큐프라임>을 기획하고 있다.
             
시대정신을 담아야 최고의 작품
그는 다큐멘터리 제작의 첫 번째 덕목은 '시대정신을 담아낸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피터 죠셉 감독의 그의 영화 <시대정신>에서 종교의 허구와 미국이 전쟁에 집착하는 이유 등을 문제로 다루었다. 이런 모든 것에는 많은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 모든 것들은 거짓으로 위장된 믿음을 통하여 절대 권력과 부를 향유하는 사람들에 의해 조작되고 조정되고 있다. 그런 모든 것들은 베일속에 감춰져 있다. 비밀 신봉자들은 그 비밀은 영원할 것이며 그것을 폭로하는 순간 폭로자 자신은 물론 전 세계가 엄청난 재앙에 빠질 것처럼 주저없이 이야기한다. 그들은 이 거짓과 위장이 밝혀지면 안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밝혀지고 모두가 알게된다. 그것을 밝혀내려 한다면 그 믿음을 통해 이익을 구하고자하는 신봉자들과 음모론자들의 모략과 위협을 각오해야만 한다. 이러한 신성불가침의 종교나 접근불가의 정치적, 사회적인 문제는 그 근본 원인부터 사회에 미치는 해악까지를 낱낱이 파헤쳐 진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그것이 지금까지 진실이라는 허울속에 거짓 믿음으로 우리를 지배해왔기 때문이다. 안태근 프로듀서는 “다큐멘터리는 그러한 사실들을 세상에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우리가 진실을 외면하거나 왜곡된 현실에 안주한다면 세상은 더 이상 밝은 세계로 나아가질 못할 것이다. 오히려 퇴보하며 맹신을 굳혀나갈 것이다. 이처럼 복잡한 세상에서 그것은 편리한 삶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로 인해 우리 모두의 무관심으로 만들어 낸 울타리에 갇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질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스스로 고통인 줄 모르고 어둠속에 잠들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우리 모두를 바보처럼 만드는 것이다. 그런 삶에서 밝음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일깨움이 바로 그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이유가 될 것이다. 그는 세상에 절대권력, 절대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것들은 세상의 변화속에 절대라는 틀을 벗을 수 밖에 없는 허상일 뿐이라고 한다. 그 허상을 벗겨내는 것이 바로 '시대정신'이며 다큐멘터리 제작자로서 주변에 산재해 있는 절대라는 틀 속에 가리워진 비밀들을 알게 된다면 바로 카메라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라는 허구’를 카메라에 담아 세상에 공개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밝은 세상, 좋은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이 된다는 그의 믿음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끊임없는 도전과 폭력까지도 각오해야만 해낼 수 있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세상의 온갖 부조리와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의 세계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시대정신'의 정신은 바로 '사랑'이다. 고통의 순간을 견뎌낸 사람만이 사랑의 실천자가 될 수 있다. 세상의 모순을 밝혀내고자 하는 것은 바로 '사랑의 정신'이다. '사랑의 정신'은 생각을 갖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천할 때 사랑은 완성되는 것이다. '시대정신'은 누구나 갖는 믿음이어야 한다. 동 시대 사람들의 염원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는 <안중근 순국백년> 특집을 만들며 안중근 의사의 유해 매장지를 찾아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일 수가 없다. 밝혀낸 매장지에서 안 의사의 유해를 발굴하고 환국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이 시대의 요망이며 곧 시대정신이다. 수많은 난관이 도사린 이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물음의 답은 '시대정신'을 가진 자만이 해낼 수 있다며 그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끝없는 노력과 남다른 기록으로
사람들은 다큐가 다루는 이야기가 진실이란 것과 진실성이 갖고 있는 힘을 믿고 있다. 그러한 막중한 책임감으로 다큐멘터리 제작자는 '시대정신'을 읽고 그것을 밝혀내야 할 의무가 있다. 모든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꼭 투사가 되라는 것은 아니나 다큐멘터리는 시대정신을 읽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목표이어야 한다. 그는 안중근 의사에 대한 존경심으로 2009년 3월,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 기념작으로 어린이드라마 <스파크>에서 <대한국인 안중근> 4부작을 연출하였다. 그리고 안 의사의 유해발굴을 위해 20여 년간 추적하여 2010년 3월 26일 EBS 특집다큐멘터리 <안중근 순국 백년- 안의사의 유해를 찾아라>를 연출하였고 현재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중근 의사의 유해환국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중이다. 그는 2011년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를 발족하였는데 이 사업회는 여러 지인들의 제의와 도움으로 시작되었고 정부를 대신해 발굴에 나섰으며, 그로선 꼭 이루어야 할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한 편으로 그는 2010년 11월부터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를 이끌고 있는데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에 한국영상자료원의 극장을 대관하여 영화 상영 및 세미나를 개최하여 벌써 22회째 이어오고 있다. 이 사업회는 홍콩 및 한국의 액션영화를 연구하는 모임으로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 이전부터 해오던 문화운동이다.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이 이런 연구활동과 더불어 한국영화사 관련 논문 및 관련 저서를 집필하게 했다. 끝없는 노력으로 남다른 기록과 활동을 보이고 있는 그의 삶은 그야말로 초지일관하는 뚝심에서 비롯되었다. 기록적인 편수의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나 한국영화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저술활동의 결과물들은 잃어버린 우리 역사와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이다. 특히 우리 영화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위장합작의 역사를 규명하여 박사논문을 완성하였다. 그는 이 논문을 주제로 10월 26일(금) 오후 3시에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포럼을 가졌다. 그가 충무로키드로서 꿈을 잃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져왔던 충무로키드의 마음을 지금까지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의 논문으로는 <일제강점기 상하이파 한국영화인 연구>, <EBS 다큐영화제(EIDF) 연구>, <한국합작영화 연구> 등이 있고 저서로는 <청사초롱과 홍등>, <나는 다큐멘터리 PD다>, <나는 드라마 PD다>, <Enter the Bruce Lee(근간)>, <한국영화역사 연구 (근간)> 등이 있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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