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희망을 주는 인물-남서울은혜교회 박완철 담임목사

밀알정신을 바탕으로 자기희생을 실천한다
“장애우와 함께 하는 교회,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교회,
말씀과 기도의 균형을 이루는 교회, 뜨겁게 교제하는 교회,
남서울은혜교회 박완철 담임목사”

남서울은혜교회는 반포에 소재한 남서울교회를 사임한 홍정길 목사가 설립한 교회다. 1992년 1월 중동고등학교 강당에서 첫 예배를 올린 남서울중동교회와 유영기 목사를 중심으로 시작된 은혜교회가 합동하여 1995년 10월 15일 연합창립예배를 드림으로 시작됐다. 20여년이 된 교회로서 박완철 담임목사의 전임인 홍정길 목사가 20여년 사역에 헌신하고 지난 해 은퇴했다. 설립 당시엔 주일에 중동고등학교를 빌려 예배드렸는데, 그 역시 마땅치 않게 되자 한 때는 700~800명의 신도가 학교 운동장에서 예배를 올린 적도 있다고 한다. 당시 교회건물을 갖고 있던 유영기 목사가 고심 끝에 홍정길 목사에게 연합교회를 설립하자는 제안을 했고, 지금의 남서울은혜교회가 탄생하게 되었다. 한국 교회에서는 매우 드문 일로 같은 교단이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설립하는 것이 꿈이었던 홍 목사는 1997년 교인들이 각출한 헌금으로 밀알학교를 세우게 됐고 이것을 계기로 밀알복지재단은 더 넓은 활동을 펼치게 되었다.

김태훈 기자

순탄치 않았던 목회자로의 길
어린 시절부터 신앙생활을 해 온 박완철 목사는 건축학도로 대학진학을 위해 서울로 상경하면서 신앙생활과 멀어졌다고 했다. 어느 순간 갑자기 ‘하나님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의문과 함께 찾아온 신앙에 대한 회의감으로 그의 믿음은 고뇌에 빠졌다. 신앙을 멀리 하고 본격적으로 대학생활에 몰입하면서 박 목사는 더욱 깊은 고뇌에 빠졌다. 그는“그 나이의 청년들은 참된 자아를 찾기 위해서 철학, 문학 등을 접하면서 많은 소용돌이를 겪지 않느냐”며 “자아를 찾기 위한 내면의 갈등은 3년간 계속되었고 그 갈등은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1982년까지 이어져 총 6년이란 시간을 고뇌에 쌓여 보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복학하던 해에는 삶의 허무함, 삶의 본질 자체가 공허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어디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건축경기가 좋았던 당시에는 건축회사에서 홍보를 하고 미리 스카우트 제의를 하던 시절이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전도유망한 젊은이였는데도 불구하고 박 목사는 허무함에 시달리고 있었다. 박완철 목사는 “되돌아보면 그 시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였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영혼이 밑바닥에서 허우적대던 마지막 순간에 비로소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고 고민과 기도를 거듭한 끝에 건축사의 꿈을 접고 1984년, 드디어 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박완철 목사는 “목회자의 길은 전혀 생각하지도, 원하지도 않았던 길이었다”며 “하나님의 인도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1990년, 신학교 졸업 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된 박 목사는 12년 동안 그 곳에서 신학공부와 함께 목회활동을 해왔다. 그로부터 12년 후인 2002년, 남서울은혜교회로 돌아와 홍 목사와 동역을 하게 됐다. 그 동안 부교역자로 섬기던 박완철 목사는 자연스럽게 작년에 홍정길 목사의 은퇴로 남서울은혜교회 2대 담임목사가 되었다.

“존경받는 은사님의 뒤를 이어, 성경말씀에 따르는 목회자가 될 터”

박완철 목사는“홍정길 목사님은 복음주의교회(보수교회)의 대표적인 목사님이시다. 홍정길 목사님이 이뤄놓은 업적이 너무나 많아서 그 분을 따라가기는 힘들다”면서도 “홍정길 목사님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포부를 밝혔다. 또한 박 목사는“범교회적인 사역도 중요하지만 목회자에게는 하나님의 교회를 돌보며 말씀을 전파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더 바람직한 교회가 될 수 있도록 내실을 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완철 목사는 교회의 존재이유는 성경에서 찾아야 한다“며 성경말씀에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태복음 22:37-40)’는 구절이 있는데 이것은 사랑의 사명을 말하는 것이다”고 사랑의 사명이 교회에 있음을 전했다. 아울러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찌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태복음 28:19-20)”라는 성경 구절로 선교의 사명 또한 교회에 있음을 밝혔다.

진정한‘참목자’는 자신의 목숨도 내놓을 수 있는 희생정신이 있어야
박완철 목사가 생각하는 ‘참목자상’은 ‘자기희생’이다. 박완철 목사는“참목자는 성경에서 모델을 찾을 수밖에 없는데 그 대표적인 모델은 예수그리스도이다”라며 “예수는 이 땅에 올 필요가 없음에도 본인을 낮추고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왔다. 33년의 짧은 생애동안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서 왔지만 결국 죄인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힌 채 생을 마감했다.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자기희생정신이 ‘참목자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성경에서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서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처럼 그 밀알정신이 참목자상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박 목사는 남서울은혜교회의 담임목사로서 교회를 운영하는데 최종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나 결국은 예수그리스도가 남서울은혜교회의 유일한 주인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끊임없이 성경의 예수를 본받아야 하고 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며 “예수사랑으로 나를 회복하고 이웃과 세상을 회복시키는 가족 공동체, 이것이 우리 교회가 지향하는 모습이다”라고 밝혔다. 박 목사의 목회철학이 바로 ‘예수사랑’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말하는 ‘예수사랑’이란 예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이기도 하며, 또 예수를 향한 우리의 사랑이기도 하다. 박 목사는“예수사랑으로 우선은 내 모든 것이 회복이 되어야 한다”며 “그 후에 어둠 속에서 신음하는 이웃을 회복시키고, 또 세상을 예수사랑으로 회복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다채롭고 꾸준한 국내ㆍ외 선교활동
우리나라의 선교단체는 많다. 작년 12월말 공식통계로만 세계 169개국에서 24,742명이 활동하는 등, 미국 다음으로 선교사가 많은 ‘선교선진국’이다. 남서울은혜교회는 현재 172명의 해외 선교사들을 지원을 하고 있으며 매년 8억 정도를 선교비로 지출하며 선교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다. 남서울은혜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도 있고, 기도해주는 선교사들도 있는데 지원하는 모든 선교사들에게 얼마씩의 선교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교회 자체에 선교위원회가 따로 있어 계속해서 선교사들의 기도편지를 받아보고 기도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또 이를 전담하는 선교간사가 매주 편지를 정리해서 남서울은혜교회 주보에 선교사들의 사연을 싣는다. 한편 남서울은혜교회의 172명 선교사들은 중동,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러시아 등 각 나라에 흩어져 있으며, 다양하게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는 전도위원회가 편성이 되어 현재 59개의 미자립교회를 지원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미용봉사인데 머리를 만지는 동안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체가 전도가 된다고 했다. 일주일 중 화요일은 전도팀이 남서울은혜교회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시골의 작은 교회나 요청이 있는 지방의 교회들을 찾아가서 전도를 하고 도움을 준다고 한다. 또 남서울은혜교회는 의료 진료를 한달에 한번 씩 나가 의료선교도 펼치고 있다. 남서울은혜교회의 신도들 중에는 한의사, 양의사들도 상당수 있어서 그들을 중심으로 의료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 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경기도 곤지암에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을 자주 찾아가 진료도 하고 복음도 전한다고 했다. 군부대에 찾아가 군인들을 상대로 선교활동을 펼치는 군선교 또한 오래전부터 해오던 선교활동의 일환이라고 한다.

장애우와 함께하는 남서울은혜교회

남서울은혜교회에는 매주 마다 약 400명 정도의 장애우 성도들이 모인다. 장애인들의 주일학교 부서를 밀알부서라고 부르는데 비장애 주일학교 부서와 그 숫자가 8개로 동일하다. 박완철 목사는“장애우들과 친해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남서울은혜교회에 처음 오는 사람들은 놀라기도 한다. 조용히 예배를 드리고 있을 때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일반인들이 은혜를 받으면 ‘아멘’을 외치듯이 비명소리는 그들이 은혜를 받았다는 그들만의 의사표현”이라며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어 당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조금 지나면 ‘남서울은혜교회가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교회’라는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편 남서울은혜교회의 사회봉사위원회 안에 있는 지역사회섬김부는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한다. 박완철 목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산다는 서울 강남이긴 하지만 다 같지는 않다”며 “일원동 주택가는 어렵다. 그 곳의 독거노인들, 소년ㆍ소녀가장들을 찾아가 적은 금액일지라도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는 130여 가정을 돕고 있다. 또 오래 전부터 해 온 일로 일원본동 동사무소를 도와 인근 어른들을 초대하여 일 년에 한번 씩 경로잔치를 한다”고 밝혔다. 교회가 후원금을 지원하고, 밀알학교 장소를 빌려주는데, 매년 500명 이상이 모여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한편 바로 옆인 대왕 중학교와 남서울은혜교회는 협력관계로 각종 학교 지원과 장학금도 수여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밀알학교 안에는 베이커리, 카페, 미술관과 함께 지하에는 도자기로 만들어 놓은 400석 규모의 훌륭한 뮤직홀이 있다고 한다. 예술감각이 뛰어난 홍정길 목사가 이뤄놓은 것이다. 박완철 목사는“24시간 장애 아이에게 매달려 있어야 하는 장애인 부모들은 문화 활동이 없다”며 “그들에게 일종의 휴식과 치유의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은 생각에 만들어진 결과물이다”라고 밝혔다. 미술관에서는 1년 365일 다른 그림이 전시되고 뮤직홀에서는 음악회가 계속되고 한 달에 한번은 밀알음악회를 열어 장애인 부모들과 인근 주민들을 무료로 초청하여 누구나 올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Good-Will 남서울은혜교회

남서울은혜교회는 ‘자기희생’이라는 설립의도를 기반으로 세워진 교회이다. 밀알학교부터가 남서울은혜교회의 소유가 아니다. 밀알학교를 설립해 복지재단에 넘기고 남서울은혜교회 역시 빌려서 쓰는 공간은 대여료를 내고 있다. 그 대여료로 밀알학교에 필요한 부분을 운영하는 시스템인데 이 계획은 설립당시에 구축된 것이라고 한다. 또한 남서울은혜교회는 밀알학교를 졸업한 장애학생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돌보고 있다. 장애청년들이 기술을 익혀 취업에 용이할 수 있도록 수서에 직업 재활 훈련원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특히 3년 전부터 시작한 ‘굿윌’시스템은 장애인들의 고용창출을 극대화 시키는 시스템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래 미국에서 시작한 ‘굿윌’은 버리기엔 아깝고 쓸만한 물건들을 기증받아 다시 쓸 수 있도록 손질을 한 후 원래 가격의 1/10수준에서 판매를 한다. 가전제품, 옷, 가구 등 1년에 각 가정에서 나온 20~30여가지 제품이 묵은 때를 벗고 새상품이 되어 세상의 빛을 다시 본다. 판매를 통한 수익은 장애인 고용, 새터민 고용, 다문화가정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들에게 직업을 주고 고용창출을 극대화시키는데 사용된다. ‘굿윌’로 재활용, 소득창출, 고용창출의 일거삼득 효과를 보는 것이다. ‘굿윌’은 국내에 벌써 6개가 만들어진 상태이다. 현재 ‘굿윌’에서 일하고 있는 장애 아이들의 자부심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방황하는 새터민들을 위해 직업훈련센터를 만들고 소외계층을 위한 사역활동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는 남서울은혜교회다.

한국교회의 침체기, 밀알정신으로 회복
우리나라 교회가 침체일로에 놓여있다. 또 근년 들어 교회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완철 목사는 “진단은 다들 다르겠지만 삶속에서 실천이 기대보다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수가 보여주었던 자기희생정신이 교회의 원리이자 정신인데, 그게 많이 희석화가 되었다는 얘기이다. 박 목사는 “교회가 자꾸 양적인 팽창에만 관심을 쏟다 보니 교회의 본질인 자기희생의 원리가 점점 약화된 결과로 보인다”며 “성경말씀을 따르고 예수사랑을 실천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또 “어떤 사람들은 한국교회가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교회의 미래를 밝게 보지 않는 시각들이 많아졌다”면서도 “하지만 밀알정신이 회복되면 한국교회도 회복된다”고 단언했다. “한국교회의 회복은 오직 밀알정신의 회복이 그 방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교회가 자기희생의 원리를 명심해야 한다”는 박완철 목사를 보면서 대한민국 교회의 건강하고 밝은 앞날을 기대해 본다. <NP>

<약력>
현) 남서울은혜교회 2대 담임목사
밀알복지재단 이사
함께하는 재단 이사
밀알선교단 이사

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런던 한인교회 담임목사

<학력>
영국 브루넬 대학교(Brunel University) 철학박사(Ph.D)
영국 브루넬 대학교(Brunel University) 신학석사(M.Th)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M.Div)
연세대학교 건축학과(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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