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의 마음에서 시작했고 주부의 입장으로 개발하고 있다”

주부들은 사랑하는 가족 건강에 늘 전전긍긍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대기오염이 사람들의 건강에 적신호이다. 대기 오염으로 집먼지 진드기나 미세먼지가 집안 곳곳에 쌓이는데 이는 아토피나 천식, 피부성 질환에 주범이다. 미세먼지 속 오염 물질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기다. 여름은 그나마 통풍이 자유롭지만 겨울에는 환기가 쉽지 않은 터라 공기청정기는 해가 갈수록 가정의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되는 공기청정기는 고가에 부피가 커서 구입이 선뜻 망설여지는데 혁신적인 소형 제품이 공기 청정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뛰어든 사업 

 

달팽이 형상의 손바닥 크기만 한 공기청정기지만 플러그를 꽂는 순간 200만개 음이온을 내뿜으며 말끔하게 먼지를 빨아들인다. 음이온이 나와 불쾌한 담배 냄새를 제거하고 꽃가루를 중화시켜 비염이 크게 완화됐다는 사용 후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홈쇼핑에서는 연일 대박행진이다. 그 화제의 주역인 ‘에어 비타’ 의 이길순 대표를 서울 염창동에 소재한 본사에서 만났다. 여성 CEO에게서 갖게 되는 무겁고 딱딱하다는 선입견을 불식하고 이길순 대표는 사람 좋은 얼굴로 미소를 건네며 편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 지극히 여성스러운 외모에서 어떻게 공기청정기 시장을 뒤흔들만한 힘이 생겼는지 자못 궁금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뜻밖이었다. “단지 호기심 하나에서 출발했다. 저는 그저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전자제품에 대한 기본지식도 일절 없었다. 80년대 후반 반지하 빌라 살 때였는데 소중한 내 아이들이 늘 기침을 달고 사는 것이 안쓰러웠다. 서구에서 유행하는 공기 청정기를 마련해 주고 싶었지만 당시 가장 인기 있었던 스위스제는 400만원을 호가했다. 그런 만큼 공기청정기는 부잣집에서 과시용으로 들여 놓는다는 인식이 대세였다. 일반 가정에 너무 불합리한 비용이었다. 그러다 친언니가 있는 일본에 방문했는데 섬나라라 습도가 심한 일본 열도에는 여느 가정집이나 공기청정기가 비치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문화적 충격이었다. 그것을 보며 우리나라 일반 가정에도 큰 부피감 없이 편리하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래서 기계에 문외한임에도 직접 뛰어들게 되었다” 이길순 대표는 그 후 두 발이 부르트도록 청계천 상가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결국 약 7년이 넘는 준비기간을 거쳐 완성된 땀의 결정체인 소형 공기청정기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거대한 공기청정기에 익숙한 사람들은 작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해서 기능까지 소홀하다고 생각해버리기 일쑤지만 착각이다. 에어비타가 내놓고 있는 모든 제품에는 기존 고압방식이 아닌 저압방식에서 전위차(전압)에 의해 다량의 공기비타민을 발생시키는 ‘복합이온화기술’ (AICI)이 적용돼 있다. 이 기술은 현재 대부분의 음이온 공기청정기 제조방식인 코로나 기술을 뛰어넘어 인체에 가장 안전한 살균이온을 만들어내 항균 및 악취제거 등 공기정화 효과가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가정용 공기청정기는 하루 24시간 사용해도 월 전기료가 100원도 안 되고 필터 교환 없이 물 세척만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또 차량용 공기청정기의 경우는 180도로 각도 조절이 가능해 시거 잭에 꽂아 사용하기 편리하고 이동식저장장치(USB) 포트도 있어 스마트폰 등을 충전하기에도 좋아 일석이조다.

공기청정기하면 ‘에어비타’ 라는 등식을 성립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다.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작은 거인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에 대해 묻자 이길순 대표는 “아이를 키우는 주부의 입장으로 공기 청정기를 개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주부의 마음이란 무엇인가. 그 마음에 만족감을 채우는 길은 성능이 좋으면서도 안전하고 적은 유지비에 답답하지 않은 것이 관건이다. 기술 방식이 타제품과 다르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며 이어 “공기란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사람에게 물과 같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우리 공기 청정기도 그런 공기의 가치를 지향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노하우는 비밀로 하겠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뗬다. 에어비타는 2005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 수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어 2008년 독일 홈쇼핑 방송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당시 매출 규모 20억 원에 불과했던 에어비타였지만 독일 QVC홈쇼핑에서 9만9000원짜리 공기청정기 1만6000대를 40분 만에 팔아 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추가로 5만대의 주문을 받았다. 방송을 본 터키 상인도 연간 4만대씩 주문하기도 해 총 100억 원대의 주문을 받았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독일의 QVC 전파를 탄 과정도 이채롭다. 평소 비염이 있던 울리히 플라텐 QVC 부회장이 이 제품의 효과를 체험한 뒤 한국에 연락해 판매가 이뤄졌다. 수개월씩 걸리는 품평회 과정을 생략한 채 즉시 방송을 지시했다고 한다. 앞으로의 에어비타의 청사진에 대해 묻자 “우리는 틈새시장을 공략했고 그 전략이 통했다. 그 분야에서 10년만 일해도 귀신이 되는데 나는 지금 공기청정기에 승부수를 띄운 지 20년이다. 이제는 거의 기계와 교감을 하고 있는 경지다. 아이의 눈빛만으로 어디가 불편하고 아픈지 컨디션을 파악할 수 있듯 우리 제품에서 들리는 미세한 소리로도 해당 기계의 상태를 판별할 수 있다. 앞으로도 주부의 입장에서 제품을 개발해 공기청정기하면 ‘에어비타' 라는 등식을 성립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다”며 그 편안한 얼굴과 사뭇 다른 강단 있고 다부진 면모를 보였다. 독일 국제아이디어발명신제품전시회 동상,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 금상 및 특별상, 발명의 날 대통령상·산업자원부장관상, 세계지적재산권협회 기업인상, 중소기업연구원 여성 기업인상, AT&D KOREA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선정 등은 그의 의지에 대한 훈장이다. 현재 17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5개의 특허가 출원 준비 중이다. 에어비타의 기술개발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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