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을 받으려 하지 않고 섬김을 다하겠습니다”

희망을 주는 사람들 - 향상교회 정주채 목사

 

교회직분은‘명예’가 아니고‘멍에’

“섬김을 받으려 하지 않고 섬김을 다하겠습니다”

 

용인 구성읍에 있는 향상교회는 2000년 10월 15일, 서울 잠실중앙교회로부터 분립 개척한 교회이다. 교회가 너무 방대해 지면 폐단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교인들과 함께 건강한 중소교회를 지향하자는 기치를 걸고 10여 년 전 분립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늘 남을 잘 섬기고, 말로 하고 가르치고 억압하고 다스리려 하지 않고 앞에서 가면서, 본을 보이는 것을 목회자의 사명으로 삼고 있는 정주채 담임목사를 만나보았다.

 

김태훈 기자 sangak@

 

과도한 성장주의를 지양하는 향상교회

 
정주채 목사는 잠실중앙교회로부터 분립하면서 교인수도 3분의1, 재산도 3분의1식의 구체적 계산을 했었다. 대지를 사려고 일대를 알아봤으나 그 돈으로는 잠실근처에 땅을 살 수가 없어 용인까지 와서 개척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부 목사들의 경우는 무조건 교회를 크게 짓고, 부흥의 상징을 표방하려고 하는데 그에 대해 정목사는“그 자체가 나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그것이 타락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수는 있다. 한 때 청렴했던 기업가가 과도한 욕심 부리다 차츰 타락하듯, 교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교회는 영혼구원해서 그 사람을 진정한 하나님의 자녀로 양육하는 것이 목적이지, 사람들을 많이 모아 이름 알리는 게 목적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의미에서 작금을 반성해보면 한국 교회의 위기는 지나친 성장주의에서 비롯됐다”라며“2000년 전의 초대교회는 외형은 초라했지만 굉장히 파워풀 했었다.중세 교회가 웅장한 성당을 짓고 수많은 신도들을 모으고, 그 사제의 권위가 더불어 높아지면서 교회가 타락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지금 영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그 영성이 크게 약해졌다라며 종교의 위기론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대개 교회가 방대해지면 교회를 옮기거나, 확장하던가 하는 방법을 강구하게 마련인데 당시 정주채 목사이하 담당자들은 교회의 신도수가 1500명을 넘으면 분립하자고 정했고 1500명이 넘어서자 실행에 옮겼다.

 

정 주채 목사의 목회 철학은

 
정주채 목사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목사가 되겠다고 결심하였고, 1982년 5월 35세가 되어서야 목사로 임직했다. 목사로 임직하던 해 2월에 잠실중앙교회의 부목사로 부임하였고, 4개월 후에 안수를 받아 목사가 되었다. 정 목사의 설교는 진솔하고 진심이 담겨있다고 정평이 나있다. 소회를 묻자 정목사는 “인생의 참된 의미와 방향을 제시해주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있는 내용을 그야말로 충실하게 교인들에게 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설교하는 방향이다”며 “성경이 본래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서, 여기서 구원한다는 말은 참된 의미를 가진 인생. 그리고 그것이 그냥 이세상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지속되어지는 그런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 성경에 쓰인 것이다. 그래서 성경에 의해 충실하게 설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겸손한 인사를 덧붙였다. 그렇다면 정주채 목사의 목회 철학은 어떠할까? 그에 대해 정목사는“예수님이‘나는 목자다’라고 말씀을 하시며, 제자들에게‘너희들도 이제 내가 목자로서 양을 친 것처럼 너희들도 양을 먹여라’말씀을 하셨는데, 예수님이 보여준 목자상, 그 것이 바로 우리들이 추구해야할 것이다. 예수님이 보여준 목자상은 워낙 크기 때문에 감히 단순화할 수 없지만 요약하자면 남을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하는 삶이다. 그리고 본을 보이는 것. 목자는 카우보이하고는 다르다. 카우보이는 뒤에서 말을 타고 양들을 몰지만 목자는 앞장서서 양들을 이끈다. 그래서 목사는 교인들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본이 되는 삶을 살아야 되는 것이다. 본이 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쉽게 말해서 봉사이다.‘남을 섬긴다’,‘이웃을 봉사한다’는 것은 섬기는 대상자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과 같다. 부모가 자식들을 얼마나 섬기느냐”고 되물으며 “예수님이‘나는 섬기러 왔다. 섬김 받는 자가 아니라, 섬기는 자가 위대한 것이다’라는 말씀을 유언처럼 남기셨다. 진정한 목자상이란 남을 잘 섬기고, 말로 하고, 가르치고, 억압하고, 다스리려 하지 않고 앞에 가면서, 본을 보이고 나를 따라 오너라.라는 자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늘 섬기려는 자세 필요

 
정주채 목사는 선교란 그 사람들을 구원해야 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냥 순수하게 그 사람들의 고달프고 힘든 삶을 이해해서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든 행위라고 했다. 그 진리 를 실천하기 위해 교회는 해외 선교사들 90명 정도와 국내 어려운 농어촌 교회나, 미자립교회 등 70여 곳, 장애자나 빈민, 엔지오 단체들 40여 군데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교회 안에서는 경로대학을 통해서 어른들을 섬기고, 형편이 어렵거나 결손가정인 학생들이 공부하는 방과 후 교실과 악기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을 모아 교회에서 훈련시키는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합창단도 운영 중에 있다. 불량기 있던 아이들이 음악에 대한 애정과 희망으로 차츰 교화되는 모습을 보며 감사하고 있다. 지금은 수준도 월등해져서 성남 아트홀 음악회에 특별 출연도 하기도 했다. 지금의 교회가 비난의 창을 넘어 사회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점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던 정목사는 이렇게 까지 폐단이 생기게 된 이유가 양적 성장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직분은‘명예’가 아니고‘멍에’라는 표현을 썼다. 교회에서 목사나 장로 등의 어떤 직분을 갖게 되는 것은 섬기라는 뜻인데도 불구하고 대개 섬김 받는 자리를 탐하는 경우가 많은데, 섬기며, 일하라고, 명예를 주는 것이지 훈장을 준 게 아니라는, 그러니까 교회 직분은 명예가 아니고 멍에라는 가르침이었다. 11월 3일 은퇴 후에도 오로지 남을 섬길 수 있는 훌륭한 목회자들 양육하는 신학교육에 봉사하고 싶은 마음뿐이라는 정주채 목사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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