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온건파 장성택 숙청. 남북 관계 경색 우려
북한의 2인자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이 공식화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2월9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회의장에 앉아 있던 장성택이 인민보안원에게 체포되는 장면을 방영했다. 그리고 21개의 죄목으로 체포한 뒤 나흘 만에 판결과 동시에 총살형을 집행했다. 김정은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장성택을 실각시킴으로써 남북 관계의 향방은 미궁 속에 빠져들었다.
북한 2인자 장성택 숙청

지난 1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에 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이 12일에 진행됐다. 공화국 형법 제60조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했고 판결 즉시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고위 인사를 숙청하면서 현장 체포 장면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방송을 통해 공개된 회의장에서는 김기남 당비서, 박봉주 내각총리, 리만건 평안북도 당책임비서,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 장성택 면전에서 비판토론에 나섰다. 장성택은 앞에서 두 번째 줄에 앉아 공개 비판을 들었다. 직무 해임과 출당ㆍ제명이 결정되자 장성택은 현장에서 군복 차림의 인민보안원 2명에게 끌려 나갔다. 연단 위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나란히 앉아 이 모습을 지켜봤다. 장성택은 이날 회의에서 해임뿐만 아니라 칭호 박탈, 출당, 제명까지 당했다. 북한이 장성택의 숙청 사실을 공표하면서 내건 핵심 죄목은 ‘반당ㆍ반혁명적 종파’ 혐의다. 김정은 유일 영도체제를 거부하고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려 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반당반ㆍ혁명 종파행위’ 는 가장 무거운 범죄인만큼 3대에 걸친 ‘2인자 인생’ 은 막을 내리게 됐다. 더욱이 장성택의 사형 집행은 지난 8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숙청이 공개된 지 나흘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충격을 더했다. 장성택 사형 집행은 기관총에 의한 사살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장성택 핵심 측근과 지난 8월 은하수 관현악단 예술단원들도 기관총으로 공개 처형된 바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장성택은 숙청 이후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구타를 당하는 등 일종의 고문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갑을 찬 두 손의 크기가 달라 보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장성택의 오른손은 부어있고 피멍이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월9일 “이번처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채택된 결정 내용을 이튿날 공개 보도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주민들에게 김 제1비서의 유일체제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 사회, 한목소리로 북한 비판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숙청 과정 이후 우리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북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폭정과 극악무도한 피의 숙청ㆍ공포 정치에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북한은 김일성 가의 세습 유일 왕조 체제 유지를 위해 어떤 무자비한 일도 벌일 수 있는 집단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더 이상 북한의 인권 유린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야권 역시 북한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놓았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북한 정권의 공포 정치 실상에 세계가 경악했다”며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의 무자비한 폭력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정신 차려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대선 야권의 대선 주자로 경쟁했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역시 북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대선 회고록 ‘1219, 끝이 시작이다’ 북 콘서트에서 “문명국가라면 재판 절차를 거쳐 처벌이 정해져야 하는데 북한은 즉결 처형되듯 했다”며 “아직 북한은 문명국가로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16일 성명을 통해 “북한이 3대 세습이라는 전무후무한 권력 승계 방식을 택한 것을 넘어 권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피의 숙청을 감행한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며 야만적인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은 “이 사건은 북이 얼마나 위험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상대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며 “북측은 권력의 안정이 피를 앞세운 숙청이 아닌 존중과 평화를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장성택 처형’ 에 대해 “북한 내부의 일”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왕쥔성(王俊生) 연구원은 15일“중국은 북한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성택 사건이 중ㆍ북 관계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베트남을 방문 했던 케리 미 국무장관은 장성택의 처형으로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김정은은) 즉흥적이고 변칙적인데다 권력 구조에서 아직까지 자신의 지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어떠한 잠재적 정적이나 경쟁자도 제거하려는 술책을 쓰고 있다”며 “지난 한달 동안 북한에서 꽤 많은 처형이 자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불안정성과 위험이 실재한다는 불길한 징조”라고 말했다. 덧붙여 김정은 같은 인물의 손에 핵무기가 들어가는 것은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국과 중국 등의 일치된 비핵화 노력을 강조했다. 미 행정부가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을 거론한 것은 인권의 문제로 접근했던 초기 대응과는 다른 것으로, 앞으로의 대북정책 기조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과 관련, 유엔에 즉각적인 조사와 개입을 요청했다. 센터는 “최근 북한이 공개한 사진 등을 보면 장성택이 처형 전 고문을 당했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며 “이는 북한 정부가 체결한 유엔 고문방지협약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센터 관계자는 “ ‘장성택 처형’ 문제는 안보보다 인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북한 내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도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정부도 이번 사태를 국제사회의 인권과 인간존엄 등의 기본원칙에 위배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향후 대북 인권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북한은 생명의 존중을 규정한‘시민적ㆍ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가입국이다. 특히 이미 사형이 집행된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 뿐 아니라 그와 연관된 인사들에 대해 대대적인 숙청이 진행될 경우 앞으로도 더 많은 북한인사가 ‘비인권적인 방법’ 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미국 정부와 유엔을 상대로 더욱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3대에 이어지는 피의 숙청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의 고비마다 북한 정권은 반당 종파행위를 명분으로 반대세력을 숙청했다. 제거 대상과 시기, 성격은 달랐지만 최고지도자의 권력 공고화 과정에선 빠지지 않는 수순이었다. 김일성은 1956년 8월 동유럽 순방기간 중 각각 소련파와 중국파의 거두였던 최창익과 박창옥이 자신을 제거하려는 움직임을 포착, 급거 귀국해 “반혁명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며 종파사건을 일으켜 반대세력을 제거했다. 반대파 숙청에 성공한 김일성은 이를 계기로 최고지도자를 신격화하는 유일영도체계를 구축, 3대 세습의 길을 텄다. 김일성의 숙청이 반대 파벌들을 제거해 자신을 중심으로 한 단일체제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면 김정일과 김정은은 수령의 권위에 도전하는 세력 척결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 1976년 6월 평양에선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일의 세대교체 작업에 불만을 품은 세력에 대한 숙청작업이 진행됐다. 이른바 김동규 사건이다. 당시 부주석이던 김동규는 “노 간부들에게 ‘노쇠’ 라는 딱지를 붙여 일선에서 후퇴시키고 김정일 세력을 받쳐주는 청년 간부들이 대거 진출한다”며 김정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책에 대한 반대였지만 김동규는 반당 종파행위로 몰려 이듬해 숙청됐다. 그로부터 37년이 지난 2013년 12월8일 최고지도자 김정은은 정권의 2인자이자 후견인이면서 고모부인 장성택을 내치면서 반당ㆍ반혁명적 종파사건으로 규정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정치적 의미에서 숙청이 단행된 건 김동규 사건 이후 37년 만이다”며 “고모부 숙청은 다른 사람들에게 본보기를 보임으로써 자신의 정통성 확보와 체제 공고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김정은식 통치술”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장성택 처형의 후폭풍으로 북한에서 대규모 숙청의 공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가 건재함을 알렸고 장성택과의 추문설이 나돌았던 영부인 리설주도 2개월여 만에 모습을 드러내 소문을 일축했다. 또 장성택 최측근 인사 가운데 일부의 ‘생존’ 이 확인됨에 따라 북한의 숙청 정국이 일단 고비를 넘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세습 2년을 맞는 김정은 체제, 불안전성에 우상화 작업 가속화
과거에 해왔던 것처럼 장성택을 숙청한 북한은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의‘위대성’을 부각하는 ‘혁명 일화’ 를 소개하고 그에 대한 충성을 강조해 김정은 유일 영도체제를 공고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2월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의 장성택 숙청 결정을 1면에 보도하고 2면은 ‘우리는 당신밖에 모른다’ 라는 제목의 노래 가사와 악보로 채웠다. 노동신문이‘김정은 찬양곡’을 대대적으로 소개한 것은 이 노래를 대중화해 주민들 사이에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또 최근 김정은의 초인적인 능력과 인품을 부각하는 데도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북한 문학계도 ‘우상화 작업’ 에 발 벗고 나섰다.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 ‘문학신문’ 은 지난 11월16일 김정은의 ‘위인적 풍모’ 를 형상화한 소설이 처음으로 창작됐다며 단편소설 ‘우리의 계승’ , ‘불의 약속’ , ‘감사’ 등을 소개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김정은의 우상화는 북한 사회에서 그의 지도자 이미지를 공고히 해 수령제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북한이 우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김정은을 추대하는 이유는 오는 12월 17일 3대 세습 2년을 맞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북한의 지난 2년을 “개혁과 반개혁이 혼재한 좌충우돌의 시기”로 규정했다.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012년1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지식기반 경제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의 경제개혁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제가 공식 출범하기 전부터 김정은은 이미 중국이나 베트남식 개혁 정책과 맞먹는 김정은식 발전 모델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결과는 신통치 못하다. 국정원은 12월6일 국회 보고를 통해 “외관상 김정은 체제로 권력 세습이 완료된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많은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불과 2년의 국정경험밖에 없는 김정은이 조력자 없이 앞으로 닥칠 수많은 난관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체제 혼란과 불안정성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집권 2년이 지났지만 김정은 정권이 경제정책의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오로지 체제안정을 위해 상황에 맞게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라며 “주민들도 방향성 없는 정부 정책을 믿지 못하는 탓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이 장성택의 처형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 보기보다 불안하며 내부의 반대파가 많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동료였던 장(성택)의 처형’ 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신문은 김정은이 장성택을 처형한 것은 북한 주장과 달리‘법치의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 정권은 ‘채찍과 당근’ 으로 달래어 개혁할 수 없으므로 붕괴하도록 쥐어짜야 한다는 다소 급진적인 주장도 펼쳤다. 이를 위해 앞으로의 서방의 대응은 북한 정권의 돈에 대한 접근을 더욱 제한해 북한 내부의 모순을 더욱 고조시키는 쪽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생존은 권력을 어떻게든 유지하려는 의지와 북한이 주는 공포를 애써 무시해 왔던 서방의 태도가 함께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클린턴ㆍ부시 행정부는 핵포기 대가로 상당한 지원을 했지만 북한은 지원만을 챙기고 핵무기 개발을 지속했다며 이번 장성택의 처형은 북한이 주는 공포를 애써 무시한 서방의 태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사설을 통해 북한이 새로운 권력 투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FT는 장성택의 처형이 김정은의 권력을 강화시키는 조치인지 권력 투쟁의 전조가 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장성택을 제거한 북한이 수많은 그의 측근을 제거하고 대중들을?결집하기 위해 대남 도발 등 과거의 전술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FT는 또 “중국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즉각적인 위협으로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최근 일본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을 더 지정학적인 위협으로 여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북한의 다루기 어려운 행동들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대북 정책을 펼쳐 왔으며 지금까지는 나름의 효과를 발휘했다며 그러나“북한에 정치적 격변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중국의 대북 관리 정책은 또 다른 시험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북관계의 향방

북한의 권력지형 변화와 관련해 추가 숙청작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 전 부위원장 처형 이후 첫 공개 활동에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등과 동행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첫 공개 활동 장면에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그림자처럼 김 위원장을 따라다녔다. 국가표창 수여식에도 최룡해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총리와 함께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최룡해는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의 장례위원으로 세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김정일 장례를 치를 때는 18번째였지만, 2년 만에 지위가 수직 상승했다. 노동당 출신이지만, 2010년 인민군 대장이 된 데 이어 2012년 군 총정치국장이 되며 군을 장악했다. 최룡해가 장성택을 대신해 2인자로 떠오른 것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일단 김정은은 대표적 온건파인 장성택의 숙청으로 최룡해 등의 군부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가 득세해 가뜩이나 어려운 남북 관계가 더 꽁꽁 얼어붙을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북한의 2인자’ 였던 장성택은 남북 대화와 대외 개방을 중시하는 북한의 대표적 온건파였다. 개성공단 재가동 및 북한의 대외 관계 완화도 장성택이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장성택이 대표적 ‘중국통’ 이었기에 북한의 유일한 외교적 통로인 중국과의 대화 단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핵 포기를 설득하고 있는 중국과 대화가 되지 않고, 피의 숙청으로 내부가 극도로 불안해질 경우 시선을 밖으로 돌리기 위해 대남 도발을 강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정부 내부에서도 나온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하여, 국지전과 전면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정은 체제의 공포정치를 언급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이 군사적 도발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면서 “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정권 출범 2년차에 접어든 올해 남북 관계는 시작부터 꼬였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지난 2월12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어 남북 관계 최후의 보루였던 개성공단마저 파행을 겪게 되며 더욱 악화됐다. 6,7월 북한의 개성공단 정상화 회담 제의, 최룡해 인민군 총 정치국장 방중 등 잠깐 동안의 해빙기를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경색 정국이었다. 김정은의 공포정치로 향후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은 높아지고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정부는 국지도발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